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66)
성좌가 된 플레이어-166화(166/250)
제166화
벨레트 병사들은 갑자기 튀어나온 노드족들을 쳐다봤다.
저마다 특색을 가진 복장이다.
모두 여행용 망토를 두르고 있었지만, 그사이에 살며시 보이는 갑옷은 상당히 잘 재련된 것으로 보였다.
노드족에게 정교하고 아름다운 갑옷이라니?
벨레트 병사들 머리에서 살며시 아스가르드란 나라가 떠올랐다.
아스가르드의 기사들인 걸까?
그것도 아니면 단순히 용병들인 걸까?
‘아스가르드의 기사들은 아니겠지. 노드족이 아닌 사내도 있으니까.’
벨레트 병사는 로키를 힐끗 보곤 곤혹스러워했다.
제대로 판단이 서지 못한 벨레트 병사들은 서로 눈치를 봤다.
“그대들은… 아스가르드의 기사들인가?”
벨레트 병사들의 말에 로키가 고개를 살며시 옆으로 기울였다.
“우린 용병들이다만?”
“용병?”
“그래, 얼마 전, 길드에 등록했지.”
“그, 그렇군!”
벨레트 병사들은 안도했다.
아스가르드의 병사들이었다면 여러 가지로 골치 아프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노리는 건 어디까지나 카르탈인뿐. 엄청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아스가르드를 건들다간 결과가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었다.
노드족이라도 용병들이라면 마찰이 있어도 문제가 없겠지.
벨레트 병사. 카르탈 병사. 그리고 노드 용병.
이렇게 세 세력이 서로 마주했다.
벨레트 병사들은 긴장했다.
수백의 병사가 지금 눈앞에 대치하고 있다.
저 수풀 뒤에는 제2, 제3의 습격을 위해 500명에 이르는 병사들이 대기 중이다.
그런데도 눈앞에 있는 용병들은 겨우 4명이었음에도 풍기는 여유는 선 듯 손을 쓰지 못하게 했다.
“싸움입니까?”
여전사는 눈을 반짝거리며 기대하는 눈치.
“하아-! 글쎄….”
곰 같은 사내는 하품을 하며 졸린 눈치.
“오오! 오랜만에 마법을 쓸 기회가 온 것인가?”
백발의 노드 노인은 마법 쓸 생각에 기쁜 눈치였다.
그리고 선두에 선 백발의 사내는.
빤히…. 자신들을 쳐다보고만 있다.
…뭔가 정상적인 용병 파티는 아닌 거 같았다.
“이, 이봐. 용병들.”
카르탈 왕국에 악감정이 있는 노드 전사가 대부분이다.
이들이라면 이 난민 행렬을 ‘모르는 척’하고 넘어갈 수 있을 터였다.
‘그래, 싸울 필요는 없다.’
벨레트의 병사가 말했다.
“그, 그냥 지나가도록 해라. 우리가 못 본 척해주지.”
“…….”
로키가 말을 걸어오는 벨레트 병사에게 시선을 돌렸다.
“우리가 볼일 있는 건 카르탈 병사들뿐이다. 그러니-.”
“처음 보면서 반말인가?”
“뭐?”
“반말이냐고 물었다.”
로키가 고개를 치켜들었다.
말을 타고 있었기에, 벨레트 병사들은 그를 올려다보았다.
마주한 붉은 눈이 벨레트 병사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벨레트 병사들은 곧바로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 무례하게 느꼈다면 사과하겠소. 지금… 우리가 매우 예민한 상태라…. 하, 하하! 우린 싸우고자 할 생각이 없소!”
기선 제압을 당한 벨레트 병사들은 자존심을 굽힐 수밖에 없었다.
벨레트 병사가 투구를 고쳐잡고, 로키에게 말했다.
“…그러니… 그냥 지나가시오.”
“미안하지만, 찾고 있는 상대가 있다.”
“뭐, 뭐요?”
“의뢰받았거든. 손주 녀석을 보호해달라는… 노인네의 부탁이다.”
벨레트 병사들은 곤혹스러웠다.
혹, 카르탈 왕국 백성 중 하나가 난민 행렬에 있는 가족을 구해달라는 의뢰를 한 걸지도 모른다.
“…그 의뢰, 거절하도록 하시오. 우린 그대들을 배려할 상황이 아니오.”
저들이 호위 의뢰를 한 가족들을 찾게 배려할 순 없었다.
그 시간 동안 카르탈의 어린 왕이 도주할 틈을 보일지도 모르니까.
“어디 보자, 우리 의뢰 대상이….”
로키는 벨레트 병사들의 말을 무시했다.
그에 벨레트 병사들의 이마에 핏줄이 돋았다.
그들은 무기를 움켜쥐며 로키를 노려봤다.
로키는 코를 킁킁거렸다.
어딘지 익숙한 달콤한 냄새가 났다.
로키의 시선이 돌아가며, 카르탈 병사들 사이에 있는 소년에게로 향했다.
“이봐.”
“네?”
요한은 움찔했다.
“네 손에 들고 있는 거, 초콜릿이냐?”
“초, 초콜릿이요?”
요한은 당황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코, 코코롤 사탕입니다.”
“맞네. 초콜릿.”
“…….”
“잠깐… 그냥 가라고 했소!”
옆에서 벨레트 병사가 버럭 소리쳤다.
벨레트 병사들은 현재 민감한 상태였다.
전공을 앞에 두고 겨우 4명에게 시간을 뺏길 순 없었다.
무엇보다 빛의 성좌를 섬기는 벨레트 왕국이다.
이 이상의 무시는 곧 빛의 성좌를 모욕하는 것과 같다.
그것만은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로키는 옆에서 재잘거리는 소리를 무시했다.
“혹시 나에게 좀 나눠줄 수 있겠나? 마침 입이 심심하던 터라.”
“네?”
요한은 당황스러웠다.
지, 지금, 이 상황에 무슨 말을…?
하지만 곁에 노드족이 있다.
그들이 자신들에게 이토록 적의 없이 말을 걸어오는 건 매우 드문 일이었다.
요한은 눈치를 살피다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로키는 그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너무 어린 탓일까?
참으로 순진하게 움직인다.
“전하!”
카르탈 병사들이 만류했지만, 요한은 괜찮다고 손을 저었다.
사탕을 떨리는 손으로 들어 올렸다.
하지만 커다란 말을 타고 있는 상대에게 뻗어서인지, 사탕이 닿을 거 같지 않았다.
발꿈치마저 들며 끙끙거리며 내민다.
로키는 허리를 숙여 사탕을 받아 입안에 넣었다.
“오오! 역시 맛있다! 이번엔 좀 색다른 맛인데? 매우 만족스러워!”
로키는 진심으로 감탄했다. 금방 먹어 치운 것에 아쉬웠는지 손가락에 묻은 초콜릿을 혀로 핥을 정도다.
“이봐, 지금 내 말을 무시하는 거냐!?”
옆에서 검을 겨누며 벨레트 병사가 버럭 외칠 때였다.
섬광이 번쩍였다.
뒤편에 있던 로키의 호위로 온, 칸쿤이 검을 뽑아내 휘두른 것이다.
그에 따라, 소리쳤던 벨레트 병사의 머리가 떠올라 땅에 떨어졌다.
로키는 목에서 피가 솟구치는 병사를 무시한 채 입안에 감도는 초콜릿 맛을 음미했다.
“아쉽군! 카르탈 왕국의 이런 과자를, 우리 아스가르드에서 수입할 수 없다니.”
“…….”
벨레트 병사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지, 지금 아스가르드라고…?’
병사들이 검을 겨누었고, 칸쿤은 그런 이들을 바라보며 검을 겨누어 대치했다.
“움직이면 베겠습니다.”
“……!”
그 한마디에 담긴 살기는 이 일대에 있던 병사들 전원이 몸이 무거운 공기층에 짓눌러지는 느낌을 주었다.
로키는 요한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고맙다. 좋아. 마음에 들어.”
로키가 요한을 보며 말했다.
“그 노인네의 의뢰, 받도록 하지.”
“네?”
“제르미 카르탈.”
“……!”
“내 의뢰주다.”
요한은 눈을 부릅뜬 채 입을 열었다.
“하, 할아버지가 고용한 용병이신가요?!”
“그래. 너를 지켜달라고 하더구나.”
벨레트 병사들은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나서는 이가 없었다.
칸쿤이 휘두른 검에 이미 한 명이 죽었고, 모두가 그 죽음을 보고도 반응을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로 있을 순 없었다.
다 잡은 물고기다. 그것도 송사리가 아닌 대어.
왕족을 눈앞에서 놓칠 순 없었다.
벨레트 병사 중 하나가 용기를 내어 입을 열었다.
“어, 어째서 아스가르드가 이 일에 개입하는 것이오!”
북방의 얼어붙은 대지와 이곳 카르탈 왕국과는 상당한 거리다.
이 먼 거리에 온 것부터가 이상하며, 겨우 소수로 이 군대를 맞닥뜨리고도 차별받고 적대적인 국가에 노드족이 나서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로키가 고개를 돌려 벨레트 병사들을 바라봤다.
어깨를 으쓱이며, 여유를 보였다.
“아스가르드가 개입? 무슨 소리지? 우린-.”
로키의 입꼬리가 올라갔고, 그 미소를 본 벨레트 병사들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그저 고용된 거뿐이다.”
***
불타는 짚더미가 만들어낸 불바다.
그곳을 8개의 다리를 가진 괴물마가 지나가자, 불길은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괴물마가 투레질을 하며 달그락거리며 걷는다.
그 뒤를 난민 행렬이 이어진다.
요한은 화살에 맞아 쓰러졌던 아이를 등에 업고는 발걸음을 옮겼다.
로키의 뒤를 따라가며 스리슬쩍 뒤를 돌아봤다.
‘…대단해.’
로키가 보여준 여유로움. 그리고 그가 내비친 카리스마에 기가 죽은 벨레트 병사들은 움직이질 못했다.
그저 허망하게 로키와 그 일행들을 보내주고 있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감이 있었다.
저 벨레트 병사들도, 저항하지 못할 무언가를 느꼈으리라.
‘겨우 네 명이야.’
그 네 명의 카리스마로 수백의 벨레트 병사의 포위를 짓누르며 길을 연 것이다.
물론 벨레트 병사들 대부분이 용병들로 이루어졌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노드족과 대치하는 상황을 피하고 싶었겠지.
게다가 ‘아스가르드’를 언급한 것이 그들이 큰 압박감이 되었으리라.
“고, 고맙습니다!”
요한은 아이를 업은 채 낑낑거리며 로키의 옆으로 쪼르르 다가왔다.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감사 인사는 잊지 않았다.
“그건 뭐냐.”
로키는 요한의 등 뒤에 있는 업혀 있는 아이를 짐짝처럼 여기듯, 턱짓하며 물어왔다.
“네? 아… 그게….”
등에 화살을 맞았지만, 다행히 주요 장기를 피한 듯 숨은 붙어 있었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할 것이다.
벨레트 병사들 사이에 두기엔 위험해 억지로 업어서 데려왔지만, 이제 한계인 듯 숨이 거칠어져 있었다.
“…제 백성입니다.”
로키가 요한을 지그시 쳐다보다 허리를 숙였다.
아이의 등에 있는 화살을 뽑아버렸다.
“으아아아악!”
“……!”
화살을 뽑았기 때문인지 피가 울컥울컥 쏟아진다.
무, 무슨 짓을…!
부상을 당해 위급한 아이였다.
지쳐 있었고, 안 그래도 화살을 맞아 위급한 상황이건만, 그걸 또 화살을 뽑아 위험해져 버렸다.
로키는 포션을 꺼내 뿌렸다.
붉은 액체가 아이의 몸에, 더 나아가 그 아이를 업고 있던 요한에게도 닿았다.
포션은 점차 아이의 부상과 갖가지 찰과상을 입은 요한의 몸에 스며들고는 치료해주었다.
“……!”
믿을 수 없는 치유 효과였다.
‘평범한 포션이 아니야!?’
요한은 고개를 들어 로키를 올려다봤고, 입을 다물었다.
요한은 왕족이었다.
포션 또한 자주 사용해봤지만, 이 정도 효력을 지닌 걸 물 쓰듯 쓸 수 있는 곳은 그의 머릿속에 딱 한 곳밖에 없었다.
아스가르드.
그것도 자신이 알고 있는 한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고 힘 있는 자만이 이 만능 포션을 쓸 수 있으리라.
“조금만 기다리거라! 내 너를 구해줄 사람을 찾아올 테니! 내 목숨을 다하는 한이 있더라도 너를 구해주마. 요한!”
타국으로 떠나기 전, 할아버지가 한 약속.
타국의 도움을 요청해오겠다고 떠났던 할아버지였다.
하지만 성국을 옹호하며 성황 팔리스를 지지했던 카르탈 왕국을 도와줄 국가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건만….
정말로 할아버지는 타국에 도움을 청했고, 증오심으로 얼룩졌을 노드족을 설득해 이렇게 데리고 온 모양이었다.
“가, 감사를…!”
하지만 아스가르드의 중요 인물임이 분명함에도 이들은 자칭 ‘용병’이라 칭했다.
극소수로 움직이고 있으니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여러 문제가 있는 거겠지.
‘당연한 일이야.’
카르탈의 노드인 차별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는 노드 용병들이었다.
심지어는 의뢰를 받아들이려는 같은 노드인끼리 싸움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 때문에, 아스가르드도 제대로 도움을 주기보단 이런 식으로 용병 고용이라는 간접적인 도움의 형태를 취한 것이겠지.
‘…하지만 아스가르드가 언급된 만큼, 외교적 문제가 될 거야.’
벨레트 왕국이 아스가르드에 문제를 제기할 게 뻔했다.
“초콜릿 더 있나?”
아이를 치료해준 도움의 대가로, 로키는 다시 한번 사탕을 원했고, 요한은 마지막 남은 사탕을 내밀었다.
“우린 요한, 너 한 사람만을 지키도록 고용되었다.”
그 말은, 요한을 믿고 따라고 오고 있는 수천에 이르는 난민들이 무슨 곤경에 처하든 대처하지 않겠다는 소리였다.
“너를 가장 가까운 영지까지 데려다주지. 그 다음 고용은 그에 따른 대가를 보고 결정하겠다.”
고용 비용으로 무엇을 줄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어라, 그런 건가?
요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골똘히 생각했다.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은 헬터 성주가 있는 칸타 요새였다.
가파른 산맥으로 둘러싸인 산악지대로 군대가 다닐만한 길이 정해져 있어, 그 길목에 함정을 배치하면 수성에 여러모로 지리적 이득을 보는 곳이다.
또한 요새 주변에 있는 강은, 뱃길을 이용한 무역이 이루어지는 곳이기도 했다.
무기와 식량 공급과 함께 카르탈의 생존한 대부분의 귀족이 모여들고 있는 곳.
그곳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곳에 귀족들과 힘을 합치면 넷 정도의 용병을 고용할 황금 정도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