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71)
성좌가 된 플레이어-171화(171/250)
제171화
요한은 순찰병들의 안내를 받았다.
칠흑의 어둠으로 둘러싸인 숲속을 지나, 도달한 곳은 폭포수가 쏟아지는 계곡이 있는 곳이었다.
그곳엔 오두막 하나가 있었는데, 사냥꾼들이 쉬는 쉼터 같았다.
그런 오두막의 뒤편, 폭포수 뒤로 작은 동굴 입구가 있었다.
횃불을 든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모두 후드를 뒤집어쓰고 있었는데, 그 중엔 얼굴이 자루에 뒤집어 쓰여, 저항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은 모두 병사들에게 이끌려 동굴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요한도 그중 하나였다.
자신뿐만 아니라, 검은 심판자에게 잡혀 오는 이들이 많은 듯했다.
대부분 끌려온 것이겠지만, 일부는 그들의 유혹에 넘어간 거겠지.
‘그럴 만해.’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고자 발버둥 칠 터였다.
요한 또한 희망을 품고자 했으니….
동굴은 여기저기 수십 갈래로 뻗어진 개미굴 같았다.
식량 창고, 무기 창고, 쉼터, 그리고… 와이트를 가둔 우리까지.
상당한 규모다.
‘카르탈 왕국에 상당히 많은 검은 심판자들이 숨어 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요한의 입꼬리가 실룩거리며 올라갔다.
병사가 요한을 보자, 요한은 겁먹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뭐지? 방금 등골이 오싹했는데?
병사는 의아함을 털어내고 요한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너무 긴장하지 마십시오.”
“…….”
“전하께서는 옳은 선택을 하신 겁니다. 전하께서 백성들을 포기하지 않으셨고, 그 백성들은 이제, 교주님의 가호 아래 구원받게 될 것입니다.”
교주?
요한이 의아해할 때였다.
동굴의 가장 깊은 곳에 도달했다.
넓은 홀이 있고, 그 중심엔 단상이, 그런 단상을 수많은 사람이 둘러싸고 있었다.
단상에는 커다란 화톳불이 있고, 그곳에 소 한 마리가 가죽이 벗겨진 채 산채로 불타고 있었다.
주변에선 그 모습을 보며 환호성을 지른다.
“머, 먹을 거다!”
“식량이 있어!”
굶주려 있던 그들은 침을 꿀꺽 삼키며 구워지는 고기만을 바라본다.
“모두 어서 오너라!”
단상 위에 있는 한 노인이 화려한 성복을 입은 채 양손을 펼쳤다.
“그대들을 환영하노라!”
노인을 보며, 신도들이 외친다.
“교주님!”
“불쌍한 저희에게 먹을 것을 주십시오!”
광기 어린 외침이다
수많은 팔이 허공에서 허우적거린다.
노인은 그 모습에 고개를 몇 번이고 끄덕였다.
자신을 원하는 신도들이 있다는 것에, 그는 감격한 듯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눈가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아, 몰락한 성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진정한 신도들이 이렇게나 많다니. 성황 폐하께서 정말로 기뻐하실 거다.”
그 모습에 요한은 어이가 없었다.
저거, 진심으로 감격한 건가?
노인이 고개를 돌려 갑주를 입은 검은 심판자들을 향해 말했다.
“의식을 진행하도록.”
검은 심판자들이 잘 익은 소를 들어 단상 위에 올렸다.
그들은 검을 뽑아 고기를 자르기 시작했다.
잘린 고기가 하나둘씩 접시 위에 올려진다.
“신도들이 잘 먹을 수 있도록 잘 게 썰도록.”
노인의 말에 검은 심판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잘게 썰린 고기에 병 하나를 꺼내 들었다.
병에는 꿈틀거리는 웜 페스트가 들어 있었다.
그걸 고기 위에 뿌린다.
웜 페스트가 소고기에 파고들어, 곳곳에 숨어들었다.
“완성되었습니다.”
“좋다.”
그때, 요한을 데려온 순찰병이 노인에게 소리쳤다.
“교주님!”
“응?”
“요한 전하를 모셔 왔습니다.”
그 말에 홀이 순식간에 소란스러워졌다.
“요한? 요한 카르탈?”
“카르탈 왕국의 왕!?”
“저, 전하가 이곳에 있다고!?”
신도들이 놀란 눈빛을 내비친다.
“오오! 그렇군. 드디어 카르탈의 왕이 성황 폐하를 섬기기로 한 건가? 전대 국왕의 피를 이어받아서인지 지혜로운 결단을 내리셨군!”
노인이 손짓한다.
“어서 이쪽으로-! 어이, 마실 것을 가져오너라!”
검은 심판자가 포도주잔 2잔을 들고 와 노인에게 내밀었다.
요한은 순찰병에게 이끌려 단상 위에 올랐다.
그러면서도 시선이 힐끗 신도들에게 향했다.
그 중엔 눈에 띄는 자들도 있었다.
칸타 요새로 피난 온 귀족도 이곳에 있다.
“자, 받으십시오. 전하.”
요한은 무심히 그 귀족들을 쳐다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노인이 무릎 꿇고 포도주잔을 내미는 게 보였다.
요한은 조용히 포도주잔을 받았다.
“이렇게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하의 현명한 선택으로 인해, 저희는 성국을 재건할 수 있을 겁니다. 아니, 전보다 더 강대한 국가로 군림하겠지요!”
“…….”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포도주잔을 요한이 든 잔과 부딪쳤다.
그리고 신도들을 향해 양손을 펼쳐 말했다.
“이렇게 모여주어 너무나도 기쁘다! 그대들은 이 구시대의 타락한 육신을 버리고,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육신을 가지고 다시 태어날 것이다!”
신성 교단은 몰락했다.
하지만 이제, 그 부활이 머지않았다.
전쟁이 있는 한 절망한 이들이 나올 것이며, 그들의 회유는 더욱 쉬워질 테니까.
“방황하는 어린 양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먹을 것을 준다니, 이 얼마나 자비가 가득한 구원이란 말인가! 성황 폐하 만세!”
노인의 외침에, 주변에 있던 신도들이 양손을 펼쳐 외쳤다.
“성황 폐하 만세!”
“구세주이신 팔리스 만세!”
사이비들.
요한은 그렇게 생각했다.
“오늘은 그저 너희만 온 것이 아니다. 보아라! 이 나라의 주인, 카르탈의 국왕 전하께서도 이곳에 당도하셨다!”
노인은 요한을 보며 진득한 미소를 지었다.
다름 아닌 왕족이다.
평민도 아니고, 귀족도 아닌 왕족이 이곳에 왔다는 건 그 의미가 깊다.
한 나라의 왕이 검은 심판자가 된다면, 카르탈 왕국의 난민 대부분을 끌어들일 수 있다.
요한이 데리고 온 수천 명의 난민.
그들이 그대로 불사의 군단이 되리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 명, 한 명씩 세뇌해서 개종시키면 될 터.
“저들에게도 성황 폐하의 구원의 양식을-!”
노인의 말에 검은 심판자들이 웜 페스트가 깃든 소고기를 신도들에게 나누어주기 시작했다.
요한 또한 그 접시를 받았다.
요한은 눈을 부릅뜬 채 벌레가 기어 다니는 고깃덩이를 바라봤다.
혐오스럽기 짝이 없다.
이걸 먹으라고? 과연, 사이비들이로군.
“너희가 먹게 될 웜 페스트는 평범한 웜 페스트가 아니다! 불사자가 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가호가 담겨 있지.”
노인이 요한에게 다가가 그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보아라. 이분이 불사자가 되는 모습을! 전하께서 이제 곧 신의 사도로서 다시 태어나신다!”
노인이 요한을 보며 말했다.
“자, 외치십시오! 전하. 사교도에게 심판을…!”
요한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사교도에게 심판을.”
어린아이답지 않은 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응?”
노인이 요한을 쳐다봤다.
요한이 입을 열어 말한다.
“너희 모두.”
진득한 미소로 고개 기울였다.
“이 자리에서 죽을 거다.”
콰쾅-!
폭음이 들려오며 동굴이 진동했다.
노인은 몸을 휘청거리며 고개를 들어 동굴 천장을 쳐다봤다.
흙먼지가 떨어져 내린다.
“무, 무슨 일이…?”
“교주님!”
노인이 고개를 돌렸다.
홀의 입구에서 검은 심판자가 달려왔다.
“스, 습격입니다!”
“뭐?”
“노, 노드족이… 습격을-!”
노, 노드족?!
노인은 공포에 질렸다.
검은 심판자들을 사냥하는 전문 사냥꾼 일족이 아닌가!?
그들이 왜 이곳에…?
노인은 멈칫 놀라며 고개를 돌려 요한을 쳐다봤다.
“네놈.”
“하, 하하하하!”
요한은 웃어댔다.
노인의 이마에 핏대가 돋으며 노기가 깃든 눈빛으로 요한을 노려봤다.
“우릴 배신했구나!”
노인이 뒤로 물러서며 손가락질했다.
“저 배신자를 처단하라!”
노인의 외침에 검은 심판자들이 달려든다.
그에 따라, 검은 잔상이 휘몰아쳤다.
콰아아악-!
달려들던 검은 심판자의 몸이 두 동강이 나서 허공에 떠오른다.
몸이 잘린 검은 심판자들은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요한을 쳐다봤다.
작은 몸으로 휘두를 수 없는, 거대한 대검이 쥐어져 있었다.
‘무슨…!?’
두 동강이 난 검은 심판자가 바닥에 굴렀다.
피가 사방으로 튀긴다.
노인은 눈을 부릅떴다.
“네놈, 누, 누구냐!?”
요한이 아니다.
그 어린 왕이 저런 무력이 있을 리 없다!
노인이 뒤로 물러섰고, 요한은 고개를 돌려 노인과 눈이 마주쳤다.
“나 말인가?”
요한은 노인에게 걸어갔다.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온몸에 검은 기류와 액체가 뿜어져 나오며 출렁인다. 그 모습이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노인은 점차 커져가는 요한을 보며 공포에 뺨이 떨리기 시작했다.
“누구게?”
까마귀 탈을 쓴 사내.
그 모습을 보며 노인이 입을 열었다.
“…노, 노드의 왕.”
“정답.”
로키는 대검을 내려찍었다.
***
“으아아아악!”
대검이 휘둘러진다.
검은 심판자들의 몸이 두 동강 나 바닥에 떨어졌다.
“으으윽-!”
몸이 잘리고도 살아남아 기어가는 검은 심판자를, 로키는 지나가며 발로 밟아 으깨버렸다.
“사, 살려줘!”
신도들은 몸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러면서도 들려오는 검은 심판자들의 비명에 귀를 틀어막았다.
구원을 바랬다.
그런데 이게 뭐란 말인가!
결국 검은 심판자들도 자신들과 마찬가지였다.
자신들과 같은 절망 속에서 도망치는 이들일 뿐이었다.
그래, 눈앞에 있는 까마귀 탈의 사내에게 그들은 도망치는 나약한 존재였다.
“쏴!”
화살과 볼트가 날아간다.
로키는 피하지도, 막지도 않았다.
화살과 볼트가 까마귀 탈에 맞아 튕겨 나갔다.
“……!”
‘아, 아무런 공격도 먹히지 않아!’
어찌 보면 당연했다.
상대는 성국의 수도를 무너뜨린 거인을 숙청한 장본인이다.
그런 자를, 겨우 검은 심판자 수십 명이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도, 도망쳐라!”
“이 거점은 포기한다!”
검은 심판자들은 뒤를 돌아 동굴 입구로 향할 때였다.
쾅-!
폭포수가 폭발하듯 사방으로 물이 튀었다.
털썩-!
입구로 향하던 검은 심판자가 좌우로 매끄럽게 잘려나가거나, 검게 타, 바닥에 쓰러졌다.
살아남은 검은 심판자들은 앞을 바라봤고, 눈앞에 있는 워해머를 든 곰은 같은 사내, 그리고 그 뒤를 따르는 여전사를 쳐다봤다.
그 둘 사이에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는 어린 소년이 보인다.
요한 카르탈.
그는 마른침을 삼키며 조용히 말했다.
“…지, 진실을 말씀드렸어요. 이, 이제 된 건가요?”
“아니.”
검은 심판자들은 뒤를 돌아봤다.
까마귀 탈의 로키가 보인다.
“아직 성황 팔리스의 위치를 말하지 않았다.”
로키가 검은 심판자를 무시하고 요한에게 다가왔다.
칸쿤과 쿠단이 그런 로키를 스쳐 지나가며, 남은 검은 심판자들을 사냥했다.
“성황 팔리스는 어디에 있지?”
“…말씀드릴게요. 하지만….”
그 전에 해결해야 할 게 있다.
“벨레트 왕국군이 칸타 요새로 향하고 있어요. 그들이 지금…. 아스가르드의 ‘소유품’을 탐할 겁니다. 그러니….”
요한이 로키에게 말했다.
“그들을 없애주십시오.”
***
“요한 전하의 행방이 묘연합니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가!?”
카르탈의 귀족들이 버럭 소리쳤다.
아스가르드의 침략으로 겨우 도망쳐 이 칸타 요새로 왔다.
하지만 칸타 요새는 정체불명의 용병 집단에게 점령당한 후였다.
하지만 아스가르드의 군대처럼 자신들을 짓밟지 않았다.
오히려 요한 전하와 대화 후, 보급품을 나눠줬기에, 경계만 할 뿐, 숨을 돌리고 요한과 함께 타국으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이 달라졌다.
요한은 사라졌고, 벨레트 왕국군은 칸타 요새로 오고 있었다.
칸타 요새에서 멀리 떨어진 산맥의 가파른 길목.
그곳에서 횃불들이 보인다.
철컥-! 철컥-!
산맥 샛길에서부터 요란하게 울리는 갑옷 소리.
셀 수 없는 병기의 반짝거림.
“이제 모든 게 끝났어!”
귀족과 난민들은 한탄했다.
샛길로 내려오는 벨레트 왕국군.
그 중엔 화려한 검과 방패를 든 기사가 보였다.
벨레트군의 선봉장.
빛의 성좌에게 무기를 받은 왕족.
달리앗 벨레트.
벨레트의 영웅이 칸타 요새에 도착했다.
귀족들이 다급히 말했다.
“다른 길목은 어떻지?”
병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봤다.
저 멀리, 다른 길목마다 불꽃이 올라오는 게 보였다.
비상시에 봉화를 올리도록 지시한 터였다.
“…남은 세 길목도 모두, 벨레트 왕국군이 있습니다.”
결국 칸타 요새의 미래는 정해졌다는 소리였다.
귀족들은 서로를 쳐다봤다.
“승산이 없어. 배를 준비하고, 군을 뒷문으로 후퇴시켜라. 난 배를 타고 이웃 국가인 네시스나 라랴스 왕국으로 가겠다.”
“…아직 망명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어. 저놈들에게 죽느니, 억지라도 써야지.”
귀족들은 비명을 지르는 요새 앞, 난민들을 쳐다봤다.
“그래도 어린 왕이 미끼 하나는 제대로 던져주고 갔군.”
수많은 난민들.
저들이 학살을 벌이는 동안, 자신들은 도망칠 수 있는 시간은 벌어주겠지.
그렇게 귀족들이 등을 돌릴 때였다.
“자, 잠깐, 저놈은 뭐야?!”
병사의 말에 귀족들이 고개를 돌려 병사를 쳐다봤다.
병사는 넋이 나간 채 손가락으로 어느 한 곳을 향해 가리켰다.
“저기 보십시오!”
귀족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눈살을 찌푸렸다.
“뭐냐? 저 미친놈은.”
벨레트 왕국군의 앞을 가로막은 단 한 명의 사내가 보였다.
대검을 짊어지고 벨레드 대군 앞에 우뚝 선 흑백발의 사내.
요한이 고용한 용병.
로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