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72)
성좌가 된 플레이어-172화(172/250)
제172화
벨레트 왕국군의 행진이 멈췄다.
선봉장이라지만, 군의 맨 앞줄에서 군대를 이끄는 건 그만한 용기를 필요로 했다.
선봉장이자, 신의 무구를 받은 왕족, 달리앗은 오만한 얼굴로 고개를 치켜들었다.
그러면서도 의아해 했다.
앞에 있는 이 사내는 누굴까?
대검을 짊어진 사내.
단 한 명이 서 있건만, 그를 보고 있자니 기세에 짓눌러지는 느낌이다.
혹, 카르탈의 무인인 걸까?
“저놈은 뭐야?”
벨레트 병사들도 그 기세를 느낀 듯 동요했다.
달리앗은 창을 높게 치켜들었다.
콰쾅-!
창에서 신성력이 퍼지며 빛을 발한다.
그 모습에 동요하던 병사들이 경외하는 표정으로 달리앗을 쳐다봤다.
“우리가 섬기는 존재가 누구인가?!”
“빛의 성좌, 머큐리 님이십니다!
“그분의 가호가 있는 한, 우리에겐 패배란 없다!”
달리앗이 창을 앞으로 겨누었다.
“모두 성좌님의 위대함을 증명-!”
콰직-!
“…….”
벨레트 병사들의 눈이 커졌다.
달리앗은 입을 벌리고 외치던 모습 그대로 눈동자만을 굴렸다.
신의 무구, 창을 들고 있던 자신의 오른손이 대검에 의해 잘려 허공에 날아오른 게 보인다.
“아…. 아아아악!”
달리앗이 비명을 지를 때, 로키는 대검을 사선으로 그어 달리앗의 목을 베어냈다.
머리가 떠올라 바닥에 굴러떨어졌다.
탁-!
달리앗이 쥐고 있던 창이 대지 한가운데 꽂혔다.
“적 앞에서 말이 많군.”
로키는 대검을 어깨에 짊어졌다.
또 다른 손을 뻗어 달리앗의 창을 집어 들고는 달리앗의 머리를 향해 내리꽂았다.
창을 들어 올린다.
비통하게 비명을 지르는 달리앗의 머리가 보인다.
그 노골적인 모습이, 선봉대로 나선 벨레트 병사들에게 똑똑히 각인되었다.
“…….”
환호성을 지르던 벨레트 병사들 사이로 침묵이 깔렸다.
그런 침묵이 깬 것이 로키였다.
“다음.”
***
“…보, 보고드립니다!”
병사가 카르탈의 귀족들에게 보고를 올렸다.
“다, 달리앗 벨레트가 전사하였고, 그로 인해 선봉대가 후퇴하였습니다.”
신의 무구를 지녔음에도, 자만에 빠져 연설만 하다 목이 베어졌다.
그뿐이겠는가?
칸타 요새로 갈 수 있는 길목 3곳에서 나타난 ‘노드 전사 세 명’.
그들이 카르탈 병사들을 지휘하여 벨레트 군대를 막아냈다고 한다.
“…….”
보통내기가 아니다.
요새를 점령한 용병이라는 정보를 들었지만, 생각 외로 강력했다.
아스가르드에서도 괴물 같은 자들이 많았지만, 저들에 비할 바가 아닐 터였다.
한편, 아스가르드의 행보에 의문이 들었다.
아스가르드가 카르탈을 침략하더니, 이번엔 침략군을 막아주었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걸까?
“모두 안으로 들어가!”
벨레트 왕국군을 봤던 난민들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모두 칸타 요새 안으로 들어갔다.
“시, 식량이다!”
“물이야!”
칸타 요새로 입성한 난민들은 보급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들은 절망 속에서 빛을 보았다.
벨레트 왕국군이 왔을 때만 해도 눈앞이 깜깜해졌다.
빛을 뿜어내는 창을 든 자는 그 잔악무도하기로 유명한 달리앗 왕자였다.
여기까지 피난 오는 내내 그의 악명을 들었다.
그에게 잡혀 살아남은 카르탈인은 없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그런 달리앗을 아스가르드에서 온 용병이 단지 두 합만으로 팔과 목을 베어버렸다.
그는 그 잔악무도한 악당의 머리통에 창을 꽂아 보여줌으로써 벨레트 병력의 사기를 꺾고 물러나게 했다.
“세상에! 우리가 벨레트를 상대로 살아남다니?!”
“…남은 길목들도 다른 노드족 용병이 격퇴했대.”
난민들은 화톳불 앞에서 따뜻한 수프를 마시며 말했다.
거의 맹물이나 다름없었지만, 굶주려 있던 그들에겐 이것 또한 진수성찬이었다.
“노드족이야. 노드족이 우릴 구해줬어!”
그들이 침을 튀기도록 노드족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간혹, 음식을 나눠주기 위해 노드족 세 사람이 올 때면 난민들은 그들을 환영했다.
“감사합니다!”
“감사해요!”
노드의 곰 같은 사내가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노드의 마법사가 치료해주고, 그 옆에서 노드의 여전사가 먹을 것을 나누어준다.
그 모습을 보며, 요한은 욕지기가 치밀어 올랐다.
필요할 때만 저토록 찾고, 필요 없어지면 욕하고 폄훼한다.
이는 단순히 아버지가 행한 죄악이 아니었다.
이 나라 전체가 썩어빠져 있었다.
요한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
“…하!”
아움은 집무실에 앉아 자신이 받은 서신을 보았다.
[벨레트 왕국군 8만 병력이 칸타 요새로 향하는 중.]아움은 관자놀이를 눌렀다.
‘끝이 없구만.’
전쟁에 미친 놈들이었다.
아니면 빛의 성좌가 전쟁에 미쳐 있거나.
‘요새 하나를 없애는 데 8만? 이놈들… 달리앗 왕자의 복수를 하려고 하는 건가?’
아움은 또 다른 서신을 쳐다봤다.
로키가 보낸 서신이었다.
[카르탈 왕국의 약탈을 멈춰라. 대가는 받았다.]“대가라….”
어떤 것일까?
그리고 그다음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한이 말하더군.]요한이라면 카르탈의 어린 왕이다.
[카르탈의 전 백성 모두-.]“…….”
[아스가르드의 노예가 될 것이라고.]어린 왕은 백성들을 살리고자 했다.
벨레트 왕국군에 학살당하느니 차라리 순순히 굴복하여, 아스가르드의 노예가 되기를 자처했다.
이것이 백성들을 살리는 길이오, 또한 그들이 저지른 죄악을 조금이라도 씻어낼 방법이었다.
아마도… 백성들은 모르겠지.
어린 왕이 이러한 결정을 했다는 걸.
‘요한 왕에게 검은 심판자들이 접촉했지만, 요한 왕은 그들을 거절했다, 라.’
백성들이 사교도에 빠져 괴물이 되지 않길 위해서였겠지.
‘우리로선 나쁠 게 없어.’
약탈한다고 해도 도망친 이들까지 일일이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아스가르드는 노동력이 부족하여, 크론 제국에 도움을 받고 있었다.
공짜 노동력이 생긴다는 데 불만스러울 리가.
‘전쟁을 준비하는 데 있어, 딱 좋은 시기야.’
아움은 다음 편지를 읽었다.
[카르탈과 연결된 타국의 모든 국경을 폐쇠하라. 카르탈 노예가 자유를 찾게 하지 마라.]도망칠 길도 주지 않겠다는 거겠지.
[그리고 그들에게 보여줘라. 그들이 섬길 주인이 어떤 존재인지.]아움이 페르에게 말했다.
“페르.”
“네.”
“휴식은 다 취했나?”
“물론입니다! 언제든지 출정할 수 있습니다!”
“그럼 준비해.”
아움이 검을 허리에 찼다.
“출정이다. 목표는 칸타 요새로 진격하는 벨레트 왕국군.”
그는 따로 전장에서 싸우진 않지만, 폼 정도는 취할 생각이었다.
“빛의 성좌 밑에 있는 놈들을 모두 도륙한다.”
***
며칠이 지났을까?
한 번 내리기 시작한 장맛비는 그칠 줄 몰랐다.
습한 더위 속에서 로키는 대검을 쥔 채 앞을 바라봤다.
성벽 너머로, 산줄기마다 횃불들이 보인다.
수천 개의 횃불과 그에 끊임없이 이어진 군대의 행렬.
“…왔군.”
벨레트 왕국군.
그들의 총공격이 시작되었다.
***
“전진하라! 전진하라-!”
군악대의 기수들이 목청껏 소리친다.
북소리가 웅장하게 들려온다.
철컥-! 철컥-!
갑옷을 입은 육중한 병사들이 앞으로 발을 내디뎠다.
잡초들이 묵직한 강철 부츠에 뭉개졌다.
거대한 산맥마다 횃불이 피어난다.
짙은 어둠이 물러가며, 검붉은 불빛들로 가득 채워졌다.
칸타 요새로 향하는 길목마다 벨레트 왕국군이 도열했다.
칸타 요새로 향하는 길목은 서쪽에 총 세 곳.
북쪽의 샛길 하나였다.
“마, 많잖아?”
서쪽의 길목 중 한 곳을 막고 있는 칸쿤은 눈을 부릅떴다.
병력이 상당했다.
족히 수만은 넘어 보인다.
아니, 단지 숫자만 따질 게 아니라, 병사들의 질 또한 달라 보였다.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강철 갑옷으로 무장했다.
벨레트가 상당한 강국인 모양이었다.
“하, 하지만 모양이 좀 빠지네. 겨우 요새 하나 함락시키겠다고 총동원하는 모양새라니?”
칸타 요새 하나를 점령하고자, 벨레트 왕국의 모든 군사력을 동원한 것 같다.
“…삼촌이랑 샤먼 님이 길목을 지키긴 하겠지만.”
칸쿤은 혀를 내두르며 질린 표정을 지었다.
“다 막긴 힘들 거 같네.”
카르탈 병사는 길목마다 300명 정도가 배치된 것이 전부.
칸타 요새도 겨우 1천 명 안팎의 병사와 난민만이 있을 뿐이다.
그들이 이 대군을 막을 수 있을까?
칸쿤은 시선을 돌렸다.
밧줄과 산악용 도끼를 든 별동대로 보이는 벨레트 병사들이 사다리를 챙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마도, 길목에 배치된 장벽들을 무시한 채, 산악 지대를 넘어 칸타 요새로 향하려는 모양새였다.
또한, 병사들이 건널 다리 또한 만들려고 하는 거겠지.
‘저러면 우리가 이 길목을 막아도 곧 뚫리겠네….’
“게다가….”
칸쿤은 군대 앞에 서 있는 인물을 쳐다봤다.
“…천사.”
신의 무구를 든, 빛의 검과 방패를 든 왕족들과 그사이에 비슷한 무구를 든 날개 달린 천사가 서 있었다.
커다란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자, 사기가 올라간 듯 벨레트 왕국군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보통 천사가 아닌 모양이야.”
4개의 날개가 달린 천사다.
묵직한 성스러운 갑옷을 입고 있는 것이 전투에 능해 보였다.
“내가 있는 길목만 있는 걸까? 아니면….”
칸쿤은 긴장한 듯 성검 부르트강을 손에 쥐었다.
“삼촌과 샤먼 님이 있는 길목에도 있는 걸까?”
만약 길목마다 천사와 신의 무구를 가진 벨레트 왕족들이 있다면-.
“오늘 좀 힘들겠어.”
***
“마, 맙소사!”
“도대체 몇 명인 거야!?”
카르탈의 귀족들은 성벽 위에서 다가오는 대군을 쳐다봤다.
병사 중 하나가 귀족에게 외쳤다.
“강 하류 쪽이 봉쇄되었습니다!”
“뭐?!”
“…벨레트 병사들이 댐을 만들어 막은 모양입니다.”
“빌, 빌어먹을 놈들! 쥐새끼 하나 내보내지 않겠다는 건가?”
“또한, 망명을 요청했던 이웃 국가들이… 모두 국경을 봉쇄했습니다.”
“…….!”
귀족들은 눈앞에 깜깜해졌다.
도망칠 곳이 사라져버렸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벨레트 왕국의 모든 군사력이 동원되었다.
어림잡아 7만에서 8만.
이 칸타 요새뿐만 아니라 다른 국경 지역의 성채 공격을 우려한 것일지도 모른다.
“도대체 뭐 때문에 이토록 군대를 동원한단 말인가!?”
“…….”
로키는 성벽 위에 올라와 있었다.
귀족들의 외침에 로키의 시선이 샛길로 내려오는 벨레트 왕국군에게로 향했다.
최전선에 나선 건 벨레트 왕족들.
그리고 그 주변에 황금 갑옷들을 입은 것이 왕실 근위대로 보인다.
그 중, 선두에 우뚝 서 있는 노인이 보인다.
60대 후반으로 보이지만, 날카로운 눈빛과 몸에서 흘러나오는 기백은 그가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알려주는 듯했다.
‘벨레트의 왕인가?’
그가 입고 있는 황금 갑옷, 손에 든 워해머와 방패는 범상치 않아 보였다.
그뿐이겠는가?
벨레트 왕의 머리 위로, 하늘 높이 천사 하나가 보였다.
6장의 날개.
전신에 황금빛 갑옷과 주변엔 수많은 검, 창, 메이스, 워해머 등등, 수많은 무구가 허공에 떠 있었다.
몸 전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휘광.
그에 따라, 벨레트 병사들의 몸에서도 빛이 뿜어져 나왔다.
“오오오오오오오!”
벨레트 병사들의 사기가 올라갔다.
“성좌님의 가호다!”
“머큐리 성좌님 만세!”
“빛의 성좌님의 위대함을 증명하라!”
로키는 혀를 찼다.
그렇군. 저놈이 바로, 이번 전쟁의 원흉인 빛의 성좌인가?
“…….”
그에 벨레트 왕이 손을 들어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러자 진군하던 벨레트 왕국군이 멈췄다.
“우리에겐 패배란 없다. 나의 아들, 7왕자 달리앗이 명예도 모르는 카르탈과 야만적인 노드족의 기습에 전사하였다! 이는 빛의 성좌, 머큐리 님에 대한 신성 모독이다!”
7왕자 달리앗이 당한 것이 어지간히도 분했던 모양이다.
‘하긴, 듣기론 왕족이 참여한 전쟁은 모두 전승이라지?’
패배한 것을 인정하기 싫으니 기습당했다는 뉘앙스라도 씌우려는 것이겠지.
참으로 같잖았다.
“빛의 성좌, 머큐리 님을 위하여-!”
벨레트 왕이 워해머를 들어 올리고 대지에 내리찍었다.
쿵-!
대지가 울리며, 그 여파가 주변에 울려 퍼졌다.
수풀이 흔들리고, 칸타 요새의 성벽이 흔들렸다.
그 모습에 성벽에 있던 카르탈 병사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진심이로군.”
로키가 코웃음 쳤다.
“가자!”
벨레트 왕의 외침에 벨레트 왕국군이 움직였다.
벨레트 왕국군과의 수성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