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73)
성좌가 된 플레이어-173화(173/250)
제173화
환한 휘광이 벨레트 병사들을 맴돈다.
빛의 성좌가 가호를 내린 것일까?
맞다.
하지만 단지 몸에서 빛이 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저 어둠을 밝혀줄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그것이 ‘빛의 성좌가 내린 가호’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머릿속 아드레날린이 뿜어지며, 그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들의 사기 높은 함성이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아-!”
긴 장창을 든 벨레트 장창병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오, 온다! 놈들이 온다!”
카르탈 병사들이 겁에 질려 소리쳤다.
“젠장! 이렇게 된 거 맞서 싸운다!”
기사들이 버럭 소리쳤다.
타국의 국경은 봉쇄되었고, 벨레트 병사들은 빛의 성좌에 미친 놈들이었다.
카르탈인이라면 그 누구도 살려두지 않으니, 저들에게 무턱대고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싸워라!”
그걸 알기에, 카르탈의 병사들도 함성을 내지르며 화살을 당겨 요새로 다가오는 병사들을 향해 쐈다.
화살 세례가 빗발쳤다.
화살이 벨레트의 병사들을 관통한다.
깡-!
하지만 대부분 입고 있는 전신 갑주에 막혔다.
설령 빈틈을 파고들어도 치명상을 입히지 못했다.
화살에 맞아 쓰러졌던 벨레트 병사들이 이를 악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빛, 빛의 성좌, 머큐리를 위하여-!”
“저, 저놈들, 불사신이라도 되는 건가!?”
“정말로 성좌의 가호가 깃든 거야?!”
그들의 기세에 카르탈 병사들은 기가 죽어버렸다.
벨레트의 석궁병들이 성벽 근처에 도달했다.
“모두 방패 박아-!”
등에 짊어진 커다란 방패를 들어 땅에 내려찍어 고정한다.
“장전-!”
방패 뒤에서 엎드려 석궁을 장전한다.
“쏴-!”
방패 사이의 벌어진 틈에 석궁을 올려두고, 방아쇠를 당긴다.
성벽에 있던 카르탈 병사들이 볼트에 꿰뚫려 성벽 아래로 떨어졌다.
카르탈의 궁병들이 허리를 낮춰 성벽 난간에 숨었다.
“궁수들이 약해졌다!”
“마법 병단 앞으로! 마법 폭격-!”
마법사들이 앞으로 나왔다.
그들이 지팡이를 들어 주문을 영창한다.
그들이 지팡이를 들어 올리자, 허공에 공기가 소용돌이치더니, 바람의 칼날이 뿜어져 성벽을 강타했다.
쾅-!
쾅-!
성벽이 갈라지며, 성벽의 난간 뒤에 숨은 카르탈 병사들이 비명을 질렀다.
“젠장! 화, 화살을 쏠 틈이 없어!”
용기를 내어, 궁병 하나가 고개를 들자, 머리가 바람의 칼날에 의해 날아가고, 그 몸이 볼트에 꿰뚫려 고슴도치가 된다.
그 모습에,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동료가 비명을 질렀다.
“놈들의 성벽이 비었다!”
“사다리를 올려-!”
전신 갑주를 입은 벨레트의 보병대가 사다리를 짊어지고 달린다.
성벽에 사다리가 하나둘씩 걸쳐졌다.
“하하! 역시 카르탈 놈들, 별거 아니로군!”
사다리를 오르던 벨레트 병사의 머리에-.
“어?”
커다란 발리스타가 겨누어져 있었다.
벨레트 병사는 시선을 올려, 커다란 발리스타를, 마치 석궁처럼 들어 겨냥한 인물을 쳐다봤다.
흑백발의 사내.
“…….”
그가 방아쇠를 당겼다.
쾅-!
벨레트 병사의 전신이 터져버리고, 사다리에 올라오던 이들이 모두 볼트에 꿰뚫렸다.
사다리마저 부서져 내린다.
“…뭐야!?”
성벽 아래에 있던 벨레트의 병사들은 로키를 쳐다봤다.
“후우….”
로키가 숨을 들이켜고 내뱉는다.
손을 뻗어 강철 와이어를 꼰 발리스타의 시위를 끌어당겼다.
그곳에 창과 같은 볼트를 장전한다.
발리스타를 들어 올리고 성벽 아래에 있는 석궁병을 향해 겨누었다.
“어, 어어어어?!”
눈이 마주친 석궁병이 급히 방패에 몸을 웅크렸다.
로키가 방아쇠를 당겼다.
쾅-!
터져 나오는 굉음과 함께 방패가 박살이 났다. 그 뒤에 몸을 웅크리고 있던 벨레트 병사가 터져 죽어버린다.
“후우-.”
다시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발리스타를 다시 장전한다.
“마법 병단, 저, 저놈을 노려라!”
기사의 외침에, 마법사들이 지팡이를 휘둘렀다.
허공에서 바람이 불며, 예리해진 바람의 칼날이 로키에게 날아들었다.
로키가 그것을 무시한 채 마법 병단을 향해 발리스타를 겨누었다.
쾅-!
콰직-!
바람의 칼날이 로키의 몸에 부딪히고 소멸한다.
발리스타에 바람의 칼날이 충돌해도 흠집만 날 뿐, 망가지지 않았다.
“뭐야?!”
“마, 마법이 통하지 않아!?”
몸뿐만 아니라, 저자가 들고 있는 무기에도 큰 충격을 내지 못했다.
“저, 저놈에게 보호 마법이라도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로키는 방아쇠를 당겼고, 마법사가 볼트에 꿰뚫려 꼬치가 되어 전장 한가운데 매달렸다.
“으아아아악!”
옆에 있던 마법사 동료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 모습을, 벨레트 병사들과 카르탈 병사들은 지켜보며 굳어졌다.
“맙소사….”
카르탈의 병사들은 로키를 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요한 전하는 어떻게 저들을 고용한 거지?”
“저, 저놈을 죽여라-!”
성벽 위로 올라오는 데 성공한 벨레트 병사들이, 카르탈 병사들을 무시한 채 로키에게 달려들었다.
로키는 한 손으로 발리스타를 들어 올리고, 다른 한 손을 허공에서 휘둘렀다.
허공이 갈라지며, 무형의 공간에서 대검이 뽑혀 나온다.
“……!”
흉악한 기세로 대검을 휘둘렀다.
달려오던 벨레트 병사 셋의 몸이 양단 나버린다.
그 사체가 주변에 흩뿌려졌다.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거지?
벨레트 병사들과 카르탈 병사들이 눈을 부릅떴다.
거대한 무기를 아무런 제약 없이 휘두르고 있었다.
발리스타는 마치 장난감 석궁을 다루듯, 대검은 나뭇가지를 휘두르듯, 자유자재였다.
그 무기들의 흉악한 기세는 벨레트 병사들의 함성을 멎게 하기엔 충분했다.
“싸우고자 하는 놈이 있다면.”
흑백발 사이의 붉은 눈이 벨레트 병사들을 직시했다.
“덤벼라.”
그 기세에 전선의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벨레트 왕도 굳어져, 움직이질 못했다.
전장에 침묵이 감돌았다.
그것도 잠시.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건 카르탈의 기사였다.
이 칸타 요새에 있던 기사들은 전장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었다.
전장의 분위기를 읽고, 병사들의 사기를 올리는 방법은 잘 알고 있었다.
“보아라!”
카르탈 병사들이 시선을 돌려 기사를 쳐다봤다.
“우리에겐 요한 전하께서 데리고 온 위대한 전사가 있다!”
카르탈의 병사들이 눈을 휘둥그레졌다.
“신의 무구를 든 자이자, 빛의 성좌에게 선택받았다던 7왕자 역시, 그의 손에 전사하였다. 신의 사도조차 죽인 위대한 영웅이 지금, 카르탈을 지켜주고 있다!”
지금껏 7왕자 달리앗을 막고자 했던 수많은 기사가 출전했지만, 모두 패배하였다.
카르탈 병사들은 떠올렸다.
달리앗을 단 두 합 만에 간단히 이겨낸 로키의 모습을.
“영웅을 칭송하라!”
“와아아아아아아!”
칸타 요새에서 병사들의 함성이 메아리쳤다.
“우, 우리에겐 요한 전하께서 데려온 노드 전사가 있다!
병사들의 함성에 벨레트 병사들은 그 기세에 눌릴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몸에 빛의 성좌의 가호로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지만, 단 한 명의 영웅이 등장에 전세가 역전되는 듯했다.
“노, 노드 전사?”
“저게…?”
“무식하게 큰 무기들을 사용한다는 소린 들었지만….”
벨레트 병사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봐도 노드족이 아니잖아?”
흑백발의 사내는 노드인이라고는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가 역전되었다?”
벨레트 왕은 곤혹스러움을 느꼈다.
조금 전까지 다 죽어가던 카르탈 병사들의 눈빛에 희망이 깃들었다.
이건 정말로 좋지 못한 징후였다.
‘빌어먹을….’
공성전에 있어, 공성 무기는 필수였다.
하지만 샛길을 통해 공성 병기를 들여오기엔 산악 지대가 너무 험했다.
가파른 산길에 내리는 비에 질척한 땅은 공성 병기 부품마저 옮기는 것도 쉽지 않게 했다.
‘사다리만으로도 충분히 칸타 요새를 공략할 수 있다고 보았건만….’
「불쾌하군.」
그때, 벨레트 왕은 하늘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휘황찬란한 빛을 뿌리며, 그 위대함을 증명하는 6개의 날개를 가진 성좌가 자신을 내려다본다.
황금빛 갑옷과 투구를 쓰고 있다.
눈구멍 사이에 보이는 빛나는 금안을 바라보며, 벨레트 왕은 급히 고개를 숙여 말했다.
“위대한 빛의 성좌시여….”
「벨레트 왕이여, 나의 위대함을 증명하라고 했다. 그런데 한 번의 패배뿐만이 아니라, 나의 무구를 들고도 승패가 쉽게 가늠되지 않는 상황이라니.」
“…….”
「이 몸을 모욕하는 것이냐?」
“……!”
벨레트 왕은 화들짝 놀라 머리를 바닥에 내려찍었다.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결과를 보여라.」
“그, 그렇게 하겠습니다.”
「칸타 요새로 오는 서쪽 길목들은 어떻게 되었지?」
“혀, 현재 고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내가 통솔하는 천사와 내가 가진 신의 무구를 준 네 혈족이 있는데도 말이냐?」
“그, 그것이….”
「참으로 실망스럽구나.」
“…….”
빛의 성좌, 머큐리는 시선을 돌려 성벽에 있는 로키를 노려봤다.
그와 눈이 마주치자, 머큐리의 투구 속, 눈동자가 커졌다.
「…저놈, 성좌로군.」
“네?”
「빌어먹을, 칼리브가 당했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머큐리는 혀를 차는 소리를 내뱉었다.
「다음은 나란 소리인가?」
“그, 그게 무슨….”
벨레트 왕이 놀란 눈빛으로 머큐리를 쳐다보자, 머큐리는 고개를 털어내며, 다시 휘광을 뿌렸다.
「아니다. 놈이 진짜 우리를 죽일 존재인지는 알 수 없지. 이곳까지 왔는데, 물러설 순 없다.」
도망치다간 다른 성좌들에게 비웃음당하리라.
「듣자 하니 칼리브 때는 저놈들의 신도들이 힘을 합세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칼리브는 아젤란 성좌에 의해 먹을 것을 토해내는 저주를 받았었다.
그에 따라 힘을 키우는 데 있어 제약이 있다.
약해져 있던 칼리브를 상대로, 저 북방의 성좌는 신도들과 힘을 합쳐 겨우겨우 칼리브를 잡았을 터.
‘그럼 나에게도 승산이 있다.’
이곳에 자신이 선택한 사도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에게 불과 원석의 성좌에게 만들라고 한 무구들을 지니게 했다.
신의 무구를 가진 만큼, 그들은 인간을 초월하는 힘을 가졌다.
이들과 함께 저 북방의 성좌를 친다면, 이길 수 있을 터.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겠지.’
「서쪽 길목부터 공략하라. 그곳의 장벽을 무너뜨리면 공성 병기를 들여올 수 있겠지.」
“아,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벨레트 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
벨레트 왕국군이 야영지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또한 병력 일부가 우회하여, 서쪽 길목으로 향했다.
외부와 내부에서 공격해 장벽을 함락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단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나왔다.
장벽이 무너졌고, 칸타 요새로 향하는 길목이 열렸다.
카르탈 병사들은 모두 전사.
그곳을 수문장마냥 지키고 있던 노드인 셋을 현재 추격 중이었다.
“…보다 더 많아졌군.”
길목이 무너져서일까?
칸타 요새 근처로 벨레트 왕국군이 더 몰려들었다.
넓은 활지에서 뚝딱거리는 망치질 소리가 울려 퍼졌다.
수많은 야영지가 건설되었고, 벨레트 병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게 보였다.
또한 거대한 공성 병기와 공성추 또한 보였다.
“…….”
그 모습을 바라보며, 카르탈 병사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칸타 요새는 그리 큰 요새가 아니었다.
저런 공성 병기의 공격을 맞으면, 요새의 성문과 성벽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릴 터였다.
“마, 막을 수 있을까요?”
그때, 요한이 로키에게 다가와 말했다.
“글쎄.”
“……!”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막을 수 있다고 말해줬으면 했다.
로키를 구원자처럼 의지했던 요한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걸 느꼈다.
“무리겠지.”
로키도 몸은 하나였다.
사방에서 덮쳐온다면 모두 막지 못한다.
요새 중 어느 한 부분은 뚫리겠지.
무엇보다…
로키는 시선을 올려 하늘에 떠 있는 빛의 성좌를 쳐다봤다.
빛을 뿌려대는 성좌, 머큐리.
저놈과 싸우는 순간 발이 묶일 터였다.
***
아움과 페르가 진군하고 있을 때였다.
수풀이 흔들렸다.
아움이 군마의 고삐를 틀었고, 페르는 급히 앞으로 나와 도끼를 꺼내 들고 경계했다.
노드 전사들이 정면을 주시했고,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신녀님?”
아움이 놀란 음성을 내뱉었다.
수풀 사이로, 굴러떨어지는 칸쿤과 쿠단, 샤먼이 보였다.
그들은 각자 하나의 자루를 들고 있었는데, 그들이 앞으로 고꾸라지며 자루가 쏟아져 나왔다.
자루 안에는 세 사람을 추격하던 천사의 목, 그리고 벨레트 왕족의 목이 담겨 있었다.
“에구구…. 힘들어.”
칸쿤이 고개를 들어 아움과 마주했다.
“아! 아움 님!”
그녀가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칸타 요새로 갈 길을 알려드리러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