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82)
성좌가 된 플레이어-182화(182/250)
제182화
‘누구지?’
‘…인간이야….’
마부석에 인간 하나가 타고 있다.
‘곧… 죽겠군.’
‘도망쳐!’
다크 엘프들은 저 인간이 도망쳐주길 바랐다.
저 인간이 살아줬으면 하는 희망 때문이 아니다.
키클롭스가 저 인간을 발견하고 그에게 관심이 쏠리길 바랐다.
하지만 저 인간은 도망칠 생각이 없는 모양이었다.
마차가 멈춘다.
마차에서 다크 엘프 하나와 수인 하나가 내린다.
건틀렛을 부딪치는 수인. 그리고 화살을 뽑는 다크 엘프.
‘설마 싸우려는 거야?’
숨어 있던 다크 엘프들은 저들의 어리석음에 신음했다.
차라리 도망쳐서 키클롭스들을 흩어지게 했으면 좋았을 것을…!
그렇게 생각할 즈음이었다.
마부석에 있는 로키가 내렸다.
그리고 그가 대검을 소환해 어깨에 걸치며 키클롭스들을 올려다본다.
어느새, 키클롭스 3마리가 그런 세 사람을 둘러싸고 있었다.
「먹을 거다.」
「맛있겠다.」
「죽은 자가 아니라 산 자야. 싱싱해.」
키클롭스들이 양손을 뻗어왔고, 로키는 대검을 끌어당겨 옆으로 내렸다.
지면과 대검이 닿는다.
대검에 마력이 응축된다.
「어?」
자신들과 눈이 마주치고도 저 작은 인간은 움직임에 제약이 없었다.
수인과 다크 엘프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의아함이 깃들 때였다.
로키가 대검을 휘둘렀고, 3마리의 키클롭스 몸에는 가느다란 실선이 새겨졌다.
「어…?」
키클롭스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진다.
그들의 상체와 하체가 분리되었다.
***
눈구멍 사이에서 낯선 이들을 훔쳐보던 다크 엘프들은 눈을 부릅떴다.
자신들이 보고도 믿어지지 않았다.
활도, 검도 먹히지 않는 키클롭스들이다.
그들의 피부는 단단한 강철과도 같건만, 그들의 몸이 깔끔하게 나눠진 것이다.
반으로 갈린 몸에서 피가 솟구친다.
거대한 몸이 무릎 꿇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저들은 누구지?’
‘다크 엘프가 있어!’
‘저 다크 엘프 아는 자 있나?’
‘마을 일원이 아니야.’
‘그러면 외부자란 뜻이야?’
‘다른 마을 엘프일지도….’
다크 엘프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속삭였다.
“우리가 사냥했던 것보다 덩치가 크군.”
“…저희가 잡은 게 새끼였나 봐요.”
로키의 말에 샐럿이 말했다.
그러면서도 샐럿은 무력감을 느꼈다.
자신의 활은 새끼를 상대로 일격에 죽이지 못했다는 의미였으니까.
아직도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는 걸 절실하게 실감했다.
“읏챠! 내려!”
카렌은 마차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 타고 있던 다크 엘프 남매를 내리게 했다.
숨어 있던 다크 엘프들은 어린 동족을 보자 눈동자가 흔들렸다.
‘렐! 릴! 내 아이들이 살아 있어!’
‘잠깐, 나가지 마!’
나무 사이에 숨어 있던 다크 엘프 여인 하나가 튀어나왔다.
급히 어린 다크 엘프들에게 다가가 끌어안았다.
“어, 엄마!”
“렐, 릴… 무사했구나!”
다크 엘프 여인이 흐느낀다. 그러면서도 고개를 들어 로키 일행을 보며 경계했다.
“다, 당신들은… 누구죠?”
***
로키는 다크 엘프들의 가장 큰 오두막에 초대되었다.
언제 으스러져 쓰러질지 모르는 말라비틀어진 나무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진 오두막이었다.
오두막도 정상은 아니었다.
키클롭스 덕에 천장은 뜯어져 있었고, 안은 이렇다 할 식탁이나 의자가 없어, 바닥에 앉아야 했다.
자리에는 로키와 샐럿만 있었다.
카렌은 마을 구경하겠다며, 나간 지 오래다.
당연, 외부인을 경계하던 다크 엘프들이 감시를 붙였다.
“…이처럼 외지인을 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네.”
다크 엘프 중, 중년 여인이 다가와 맞은 편에 앉았다.
기껏해야 4, 50대의 중년 여성 정도로 보였지만, 목소리나 분위기로 봐선, 오랜 세월을 보낸 노파 같았다.
“내 손주, 렐과 릴을 구해준 것에 감사를 전하지. 그 둘을 먼저 피신시켰으나, 새끼 키클롭스가 쫓아가는 바람에… 둘이 죽은 줄로만 알았네.”
말을 걸어온 중년 다크 엘프는 마을을 대표하는 촌장 같았다.
“나의 이름은 랄이라고 하네.”
“…….”
로키는 그런 랄을 쳐다보다 앞에 놓인 접시를 쳐다봤다.
그곳엔 말라비틀어진 과일과 채소들이 올려져 있다.
또한 꿈틀거리는 구더기, 그리고 썩은 고기가 올려져 있다.
로키는 벽 한쪽이 무너진 곳을 쳐다봤다.
밑에 늪지대가 있었는데, 그 위에 채소와 과일들이 둥둥 떠 있었다.
이 땅은 저런 식으로 농작물을 재배가 가능한 건가?
또한 그 옆에는 건조대가 있었는데, 짐승 형태의 좀비 시체를 분해해, 말리고 있었다.
또한 구더기들은 따로 항아리에 담고 있다.
카렌은 그 모습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늪지대에서 과일과 채소를 기르고.
부패한 짐승의 고기와 그곳에 자라는 구더기를 뽑아 먹는 건가?
맛만 좋다면 비위 따윈 신경 쓰지 않던 로키였지만, 눈앞에 있는 음식들은 먹지 못할 거 같았다.
“듣자 하니 명계의 입구에 간다고 들었네.”
“안내해줄 수 있나?”
“…어렵지 않지만, 이유가 있나?”
“찾고 싶은 자가 있다.”
“아… 그런가?”
랄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간혹 있지. 죽은 자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경우가….”
“안내해줄 수 있나?”
“마을을 구해줬으니, 그에 대한 보답으로 안내를 해주겠네.”
의외로 가볍게 승낙했다.
“다크 엘프는 명계의 입구를 막는 수호자라 들었는데?”
로키가 놀란 표정을 하자, 랄이 웃었다.
“수호자?”
“명계 입구로 다가가는 자를 공격한다고 들었다. 아닌가?”
이동하는 내내 만나는 사람마다 경고했었다.
남쪽의 다크 엘프를 조심하라고.
“우리가 왜 외부인을 막는지 아는가? 그자들이 향하는 곳이 통곡의 계곡이기 때문이야.”
“…….”
“전설에서 나오는 이야기를 믿고, 죽은 자를 만나기 위해 찾아오다가 키클롭스의 먹이가 되지, 그리고 키클롭스는 산 자의 맛을 보곤 미쳐서 날뛰곤 한다네.”
썩은 고기가 아닌 싱싱한 살아 있는 고기.
그 맛을 다시 보기 위해 키클롭스들이 종종 다크 엘프 마을 근처로 나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다크 엘프들은 이곳에 찾는 외지인들을 배척했다.
처음엔 설득하여 돌려보내려고 했지만, 죽은 자와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진 자들이다.
그리 쉽게 물러설 리 없었다.
결국,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하나였다.
그들의 소원대로, 죽은 자를 만나게 해주는 거였다.
죽여서 말이다.
“우린 우리를 지키고자 이방인들을 처리했을 뿐이네.”
“…명계의 입구를 지키는 수호자들이 아닌가?”
“도대체 누가 그런 헛소리를 한 것인지 모르겠군. 누군가? 그런 허황된 소리를 한 자가?”
…교황 자우스였다.
“궁금하군. 왜 너희 다크 엘프들은 이곳에서 살고 있지?”
“그건 뻔한 거 아닌가?”
랄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이곳만큼 안전한 곳도 없으니까.”
“…….”
대륙에는 엘프 사냥이 횡횡하고 있다.
그렇기에 다크 엘프들은 그곳을 떠나, 이곳에 자리 잡은 것이다.
좀비들이 들끓고, 키클롭스가 판을 치고 있지만, 적어도 인간들처럼 집요하지는 않았으니.
좀비는 닿을 수 없는 나무 위에서 생활하면 되고, 키클롭스들은 배부르면 다시 계곡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인간들은 엘프의 뿌리째 뽑기 전까지 추격을 계속한다.
그들의 광적인 집착에 지친 다크 엘프들은 그들의 발이 닿지 않는 이곳 남쪽의 끝자락까지 온 것이다.
‘…르란과 드워프들도 인간을 피해 북쪽으로 왔었지.’
대륙의 전 국가가 이종족을 대하는 처우였다.
“그대들이라면 그곳에 있는 키클롭스들을 죽이고 갈 수 있겠지.”
랄은 고개를 끄덕였다.
키클롭스들만 사라진다면 그녀로선 더할 나위 없을 터.
랄이 말했다.
“만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지? 나도 들은 적이 있다네. 인간 중엔… 정말로 죽은 자와 대면한 자가 있다고.”
그 말에 샐럿은 아버지를 떠올렸다.
“물론, 모두 되돌아오지는 못했지만 말일세. 아마도 만났다는 소리도 망상에 불과하겠지.”
랄은 그렇게 말하며 과일을 씹어먹었다.
그러면서도 인상을 찌푸린다.
더럽게 맛이 없는 거겠지.
“죽은 자를… 만날 수 있어?”
샐럿의 말에 랄은 그녀를 쳐다봤다.
“글쎄…. 그쪽은… 따로 만나고 싶은 자가 있나?”
“…아빠를 만나고 싶어.”
“이름이 어떻게 되지?”
“칼리브.”
순간, 로키는 바다의 성좌를 떠올렸다.
하지만 샐럿이 만나고 싶은 건 다크 엘프이며 남자였다.
“칼리브? 낯이 익은 이름인데….”
“이곳은… 아빠의 고향이야.”
샐럿의 말에 랄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 칼리브 하네스. 그렇군. 네가 그의 딸인가?”
랄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인간들에게 쫓기는 삶은 싫다며… 자신들의 고향을 만들겠다고 떠났었지.”
그리고 마왕 칼리브는 그들만의 나라를 세웠지만, 신성 교단에 의해 실패했다.
“그렇군. 그는 죽었나….”
동족의 죽음에 랄은 슬퍼했다.
“그래서 너도 아버지를 만날 것이냐?”
샐럿이 로키를 쳐다봤다.
“네 마음대로 해라.”
이곳까지 동행해준 샐럿이다.
그녀가 바라는 걸 들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샐럿은 놀란 눈빛으로 랄을 쳐다봤다.
“정말로… 아빠를 볼 수 있어?”
“그건 나도 모르지. 다만… 모두가 그런 희망을 품고 이곳에 찾아왔지, 돌아오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지만.”
로키가 샐럿에게 물었다.
“어떻게 할 거지?”
“…….”
샐럿은 입을 다물었다.
보통 때라면 헛소리라고 치부했을 것이다.
그리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겠지.
하지만 옆에 로키가 있다.
그가 있을 때마다 새롭고 신비한 일들을 경험했다.
이번에도 분명, 그렇겠지.
그가 곁에 있어 준다면 안심할 수 있다.
명계라는 곳도 갈 수 있다.
“만나고… 싶어요.”
“좋다.”
로키가 미소 지었다.
“통곡하는 계곡으로 안내는 해줄 수 있네. 하지만… 아직 시기가 오지 않았어. 명계의 입구는 붉은 달이 뜨는 날 열리네. 그때까지 이곳에 지내게나.”
***
발할라 아카데미에 있던 헬가는 발키리 육성에 힘썼다.
막히는 부분은 없었다.
되살리면 자신의 종자가 되고, 저절로 사령술에 대한 재능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그녀가 자신의 교육 과정을 보고하고자 발할 궁전에 들렸지만.
“네? 로키 님이요?”
칸쿤이 그녀와 마주하며 말했다.
“로키 님은 이곳에 안 계십니다.”
“…그런가요?”
“네, 또 유희를 즐기러 떠나셨습니다.”
“유희….”
헬가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다행이야.’
자신은 대륙에서 쫓기며 떠돌았지만, 그래도 로키는 즐기면서 여행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이곳에서 나가지 않은 지 꽤 됐구나.’
헬가는 신성 교단과 전쟁 때 외에는 이 아스가르드를 벗어난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로키가 즐기는 여행이 어떤 건지 궁금해졌다.
‘확실히, 이 세상을 여행하는 건 재밌을지도 몰라.’
신성 교단이 무너진 만큼, 더는 헬가를 쫓을 자들은 없었다.
그녀가 가는 곳마다, 다른 이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혼자 가신 걸까?’
한편으로는 기분이 좋지 못했다.
분명, 이 나라를 떠날 때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거늘.
그걸 금세 잊은 모양이다.
‘나도… 가볼까?’
“어디로 향하셨나요?”
나름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헬가의 말에 칸쿤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네. 그게… 저도 잘은 모르겠지만….”
칸쿤은 턱을 짚고는 곰곰이 생각하다 말했다.
“이 세상에 안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
칸쿤은 어색한 표정으로 헬가에게 말했다.
“명계에 간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호기심이 생기는 헬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