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84)
성좌가 된 플레이어-184화(184/250)
제184화
키클롭스들이 펄럭이는 검은 존재를 쳐다봤다.
「…동족을 죽였다.」
「괴, 괴물….」
키클롭스들이 몸을 움츠렸다.
설마 동족을 죽일 정도의 무력을 가진 자가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저 거목에 걸린 머리들도 저놈이 사냥한 것일까?
「놈은… 한 놈이야.」
키클롭스 하나가 더듬거리며 말했다.
「놈만 죽이면… 돼.」
「강해. 강한 자는 맛이 좋았지.」
키클롭스들이 외눈을 크게 뜨며 로키를 노려봤다.
마안을 통해, 저 검은 짐승의 몸을 마비시켜 제압할 수 있다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음은- 그래. 너다.”
로키가 다리를 굽히곤 몸을 튕겨냈다.
쾅-!
정수리가 꿰뚫린 키클롭스의 뒤통수가 터져나간다.
로키의 신형이 사라지고, 순식간에 중앙에 있던 키클롭스의 눈을, 대검이 파고들었다.
「……?」
키클롭스들이 고개를 돌려 무리의 중심을 쳐다봤다.
「커…, 커컥-!」
대검이 눈알을 꿰뚫은 검은 짐승.
그것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곤 대검을 뽑아 다시 한번 휘둘렀다.
서걱-!
단단한 가죽이 마치 버터처럼 깔끔하고 매끄럽게 갈라진다.
대검이 잔상을 남기며, 키클롭스의 목을 훑고 지나갔고, 그 거대한 머리가 허공에 떠올랐다.
「어…? 어어어어어?!」
키클롭스들은 순간 패닉에 빠졌다.
자신들은 이 땅의 최강의 종족이라 생각했다.
그 누구도 생채기 하나 내지 못할 것이라고 자부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짐승은 너무나도 쉽게 그 상식을 파괴해버렸다.
「쿼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그 충격이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죽여!」
키클롭스들이 메이스를 휘두른다.
로키가 몸을 굽히고 뛰어오르자, 머리가 베였던 키클롭스의 몸이 사방에서 휘둘러진 메이스에 뭉개져 터진다.
「노, 놈은 어디 갔지?!」
넓은 시야를 가진 키클롭스였다.
숲속에 뛰어다니는 민첩한 엘프들마저 포착해 놓치지 않건만.
이 검은 짐승은 찾기 어려웠다.
「그 까마귀 괴물을 찾아!」
「안 보여!」
검은 잔상이 키클롭스 또 하나의 목을 훑고 지나갔다.
서걱-!
키클롭스의 머리가 하늘로 떠오른다.
「뭐야?!」
「파랄이 당했어!」
동료의 이름을 외친 키클롭스들이 뒷걸음질 친다.
그때, 화살이 퍼부어졌다.
키클롭스들은 화살들을 쳐다봤다.
마을에서 다크 엘프들이 화살을 쏴대고 있다.
「엘프 놈들이 공격해와!」
「멍청아. 엘프의 화살은 우리에게 상처 입히지 못해. 그 검은 짐승을 먼저 찾아!」
키클롭스들이 엘프들을 무시할 때였다.
“…너희, 죽어.”
화살 중 마력이 담긴 칠흑의 화살이 대기를 관통하고 키클롭스의 눈을 명중했다.
콰직-!
펑-!
눈이 나선 모양으로 터지며, 사방으로 피가 튄다.
“…또 일격에 죽이지 못했어. 하지만 다음은….”
샐럿이 화살을 다시 꺼냈다.
키클롭스들의 눈이 커졌다.
엘프의 화살이, 자신들의 몸에 상처를 입힌 것이다.
「으아아악!」
눈에 화살이 맞은 키클롭스가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화살이 날아들어 감긴 눈꺼풀을 꿰뚫었다.
화살 한 발에 키클롭스의 거대한 몸이 허공에 뜨며 바닥에 내려꽂혔다.
쿵!
「…뭐, 뭐야?」
「엘프 중에 우리에게 상처 입힐 수 있는 자가 있다!」
「에, 엘프 마을을 공격해!」
키클롭스들이 마을을 향해 다급히 질주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거대한 몸이 진격하며, 앞을 가로막는 거목들을 쓰러트린다.
그때, 또 다른 인영이 날아들며 질주하던 키클롭스의 관자놀이를 후려갈겼다.
쾅-!
가죽이 뭉개지고, 두개골이 으스러지듯, 얼굴 옆면이 움푹 파인다.
“카하하!”
웃음을 터트리는 묘족.
카렌이 건틀렛을 낀 양손을 뻗어, 키클롭스의 머리를 잡았다.
힘을 주며 시계 방향으로 돌린다.
「어, 자, 잠깐… 아파. 그만!」
우드득-.
뼈가 꺾이는 소리와 함께 키클롭스의 머리가 돌아갔다.
쿵-!
또 하나의 키클롭스가 쓰러진다.
「또, 또 우리를 사냥하는 짐승이 있어!」
「잡아!」
카렌이 뛰어올라 다른 키클롭스에게 달라붙는다.
메이스가 휘둘러지며 카렌을 가격하려 했지만, 그녀는 이미 몸을 튕겨내어 다른 곳으로 이동한 직후였다.
「쫓아! 검은 짐승보다 느려!」
키클롭스들이 우왕좌왕한다.
키클롭스의 수장, 클롭은 인상을 와락 구겼다.
두 개의 머리에 있는 외눈이 돌아가며, 검은 짐승을 쫓아 이동한다.
‘빠, 빠르다. 내 눈으로도 쉽게 쫓지 못하겠어!’
이런 생명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단 말인가?!
클롭은 뒷걸음질 쳤다.
‘일단 물러날까? 도망쳐야 해.’
자식에 대한 복수는 이미 잊은 지 오래다.
자신의 생존이 최우선이었다.
‘그, 그래도 나를 죽일 순 없겠지. 나의 가죽은 다른 동족보다도 월등하니.’
그는 돌연변이였다.
태어날 때부터 동족보다 수십 배의 힘을 가졌고, 그의 가죽은 동족이 메이스를 후려쳐도 생채기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동족의 피부가 쉽게 갈라졌다곤 해도 자신의 피부마저 쉽게 갈라지지는 않을-.
서걱-!
클롭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혔다.
동시에 목젖에 날카로운 무언가에 스치는 느낌을 받았다.
피부가 갈라진다. 피가 울컥 쏟아진다.
뜨겁게 달구어진 통증이 화악하고 밀려왔다.
수 세기를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통각’이라는 걸 느낀 클롭이었다.
「크아아아악!」
로키는 거목에 가볍게 착지했다.
한 손에 쥔 대검을 바라봤다.
대검의 검날이 상해 있었다.
고개를 틀어 머리가 두 개인 키클롭스를 쳐다봤다.
“…흐음?”
대검을 오랫동안 써왔고, 르란에게 검날을 갈아달라 부탁하는 것도 잊어버렸다곤 하나, 저 변종 키클롭스를 일격에 베지 못하다니.
‘놈이 본능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그만큼 저 가죽이 질기다는 거겠지.
“허, 명계의 수문장답다고 해야 하나?”
아니, 수문장도 아니고 그냥 서식하는 놈인가?
과연, 대륙의 그 어떤 몬스터와도 격이 다르다.
「이, 이놈! 감히 나에게 상처를 입히다니!」
클롭은 로키를 노려봤다.
「석상처럼 굳어져라!」
클롭은 자신의 외눈들에서 마력을 발산했다.
분명 경직되어 움직이지 못해야 하건만.
클롭의 두 눈이 로키와 눈이 마주치자, 오히려 몸이 굳는 건 클롭이었다.
「어?」
그저 까마귀 탈 아래의 붉은 눈이었다.
그 붉은 눈을 마주한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며, 생전 느껴보지 못했던 죽음이란 공포와 마주했다.
클롭은 자신도 모르게 두 눈을 내리깔았다.
공포를 피하고자 한 행동이었지만, 그건 어리석은 선택이었다.
“힘을 살짝 더 주면 베이겠지.”
로키가 대검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합금 손잡이에서 뒤틀리는 소음이 들려왔다.
클롭은 본능적으로 위협을 느껴 양팔을 들어 머리를 감쌌다.
로키가 몸을 튕긴다.
대검이 휘둘러지며, 클롭의 머리를 감싼 양팔과 머리 하나가 허공에 떠올랐다.
「아….」
남은 머리 하나가 고개를 돌려 날아간 자신의 머리를 보았다.
그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때-.
탁-!
잘린 목 위로 로키가 내려앉았다.
까마귀 깃털이 휘날린다.
클롭의 외눈이 커지며, 공포가 가득 찼다.
「잠깐… 이봐. 검은 짐승. 이야기를….」
“의뢰이니만큼.”
로키가 대검을 클롭의 외눈에 박아넣었다.
“깔끔하게 처리한다.”
그리고 비틀어 올려 정수리마저 꿰뚫고, 대검을 한 바퀴 휘둘러 클롭의 몸통마저 베어 내버렸다.
***
다크 엘프들은 할 말을 잃었다.
특히 랄은 경악한 나머지 어떻게 된 일인지 판단을 하지 못했다.
자신들이 아무리 상처를 내려고 애를 써도, 생채기 하나 내지 못했던 키클롭스들이다.
그런 이들을, 눈앞에 있는 이들은 너무나도 쉽게 학살해버렸다.
“의뢰는 달성했다.”
로키가 다가와 말하자 랄은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가, 감사를….”
자신도 모르게 저자세를 취했다.
어떻게 보면 당연했다.
자신의 일족이 죽어 나가는 데 살려준 생명의 은인이었다.
무릎 꿇고 절을 해도 모자랐다.
로키는 그런 랄을 한동안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모든 키클롭스를 없앤 건 아니다.”
“…알고 있습니다.”
랄은 존대를 했다.
눈앞에 있는 자가 범상치 않음을 인지했기 때문이다.
분명, 인간도 아니겠지.
인간이라면 키클롭스를 간단하게 제압할 리 없었다.
수 세기 동안 자칭 영웅이란 자들도 키클롭스들을 상대하지 못한 채 그저 몸을 숨겨 조용히 명계로 가는 게 최선이었다.
“만약 다크 엘프들이 갈 곳이 없다면-.”
랄은 로키를 바라봤다.
“북방의 아스가르드로 가라. 그곳에서 너희를 받아줄 것이다.”
“…….”
랄은 말을 잇지 못했다.
보통 때라면 그저 넘어갔을 것이다.
하지만 키클롭스를 압도한 이가 한 말이다.
분명, 북방에 무언가가 있기에 이토록 자신 있게 말한 것이리라.
“이제 명계로 안내해다오.”
랄은 고개를 끄덕였다.
***
밤하늘에 붉은 달이 떠올랐다.
붉은 안개가 더욱 짙어지고, 밤의 어둠이 찾아왔다.
칠흑 같은 어둠에 의해, 죽음의 숲에 있던 모든 생명체가 잠들 시기였다.
하지만, 로키의 주변만은 달랐다.
그의 손에서 빛의 성좌 머큐리의 머리가 빛을 발하며 어둠을 몰아냈기 때문이었다.
랄은 다시 한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세상의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빛을 밝히는 이가 눈앞에 있었으니까.
“…당신은 도대체 정체가 뭡니까?”
랄의 물음에 로키는 가볍게 답했다.
“여행자다.”
“…….”
숲의 끝에 도달했을 때, 물소리가 들려왔다.
강이 흐르고 있다.
하지만 그 강은 부패하고 썩어 있었다.
“오래전 이 강은 매우 깨끗했다고 하지요.”
랄은 그 강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영혼을 깨끗이 씻어내며, 명계로 가 안식을 찾는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로키는 교황 자우스가 한 말을 떠올렸다.
「명계는 영혼을 담는 그릇이었소. 그곳에 있는 영혼들은 새로운 생명으로 환생할 때까지 전생의 모든 것들을 씻어내지. 그리고 그런 명계를 다스리던 것이 바로 죽음의 성좌 나토스였소.」
「명계의 질서를 유지한 성좌였지만, 나토스는 영혼을 고문하는 걸 즐겼소. 명계에 온 영혼이 선하든 악하든 무시하고 모두 벌하였지. 그에 아젤란 성좌는 그에게 ‘타인을 죽일 수 없게’ 죽음의 권능 일부를 빼앗고, 명계에 가둬버렸소.」
샐럿이 의미심장한 투로 말했다.
“정말로… 이곳에 명계로 가는 길이 있는 건가요?”
“교황이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면 그렇겠지.”
강을 따라 깊숙이 들어가자, 붉은 안개가 더욱 짙어진다.
이젠 앞을 제대로 분간하기 힘들 정도다.
그때, 로키는 눈을 가늘게 떴다.
뎅-!
종소리가 들린다.
물소리와 함께, 향냄새가 난다.
붉은 등이 보이고, 사람의 뼈와 가죽으로 이루어진 작은 나룻배가 보인다.
한두 척이 아니다.
수십 척의 작은 배들.
카렌과 샐럿은 경계했다.
뎅-!
뱃사공으로 보이는 자가 긴 로브를 입은 채 손에 들린 종을 흔든다.
‘언데드?’
샐럿은 긴장했다.
그것도 보통 언데드가 아니었다.
최상위 언데드, 네크로맨서의 정점이라 불리는 자들.
리치였다.
그것도 수십 척의 나룻배마다 각각 한 구씩 타고 있었다.
다만, 리치는 로키와 샐럿, 카렌을 보곤 적의를 보이지 않았다.
로키 일행에 가장 가까운 나룻배에 탄 리치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인간의 뼈와 가죽으로 이루어진 노를 강에 딛고는 배를 멈춘다.
「그대들은….」
갈라진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로브 사이에서 드러낸 머리뼈.
그 눈구멍에서 영혼이 타오르는 듯한 푸른 안광이 눈웃음짓는다.
「산 자로군.」
리치는 껄껄 웃음소리를 냈다.
샐럿은 로키의 뒤에 숨었고, 카렌은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로키는 흥미로워했다.
리치가 산 자에게 적의 없이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었다.
다른 나룻배에 탄 리치들은 그런 로키 일행을 흥미롭게 바라봤다.
「산 자를 이곳에서 보는 건 100년 만이로군.」
“…….”
「이곳까지 왔다는 건, 만나고 싶은 자가 있기 때문이겠지?」
“그래, 명계로 나를 태워 줄 수 있나?”
「산 자가 명계로 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네. 그 점, 명심하게.」
로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점에 대해서는 자우스에게 들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방법은 이미 알고 있었다.
「돌아올 땐 망령의 뼈로 배를 만들고, 붉은 실타래가 있는 방향으로 향하면 되돌아올 수 있소.」
되돌아오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 걱정은 없었다.
리치는 손을 내밀었다.
새하얗고 앙상한 손바닥뼈가 보인다.
「그럼 황금을 내게 주게.」
“황금?”
「나는 명계로 가는 길을 안내하는 뱃사공이라네. 공짜로 산 자를 명계로 데려가 주지는 않아.」
이건 자우스에게 듣지 못했다.
뱃사공 리치는 안광이 휘어지며 눈웃음을 쳤다.
「내, 그대가 찾는 이를 찾게 도와주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