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85)
성좌가 된 플레이어-185화(185/250)
제185화
자우스에게 들어보지 못한 정보였다.
「그대들도 누군가를 찾아 여기까지 온 거겠지? 돈을 내면 그 영혼이 있는 곳까지 안내해주겠네.」
“오호.”
「찾고자 하는 자의 이름이 뭔가?」
질문을 받은 로키가 말했다.
“카누스.”
「특징을 말하게나.」
“…남자로 알고 있다. 그리고 키는 3m에 이르며 피부는 붉고 머리에 뿔이 있다고 하더군.”
리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 가죽으로 만든 듯한 책을 펼치더니 안을 훑어본다.
「…명부에 없군.」
“산 자라고 하더군.”
「산 자가… 명계에 있다? 확실한가?」
“확실하다.”
리치는 곤혹스러워했다.
「명부에 없다면 우리도 찾지 못한다네.」
실망이로군. 이번 일이 빨리 끝날 줄 알았더니….
“아니면 명계로 나를 데려다주었으면 한다.”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결국 직접 찾을 수밖에 없었다.
「황금을 주게.」
리치가 다시 손을 내밀자, 로키는 황금 주머니를 내밀었다.
짤랑거리는 주머니를 건네받자, 리치는 눈웃음을 쳤다.
“명계에서 황금을 쓸 일이 있나?”
「드물지만 없는 것도 아니지. 녹인 황금은 장식을 만드는 데 쓰이네. 무엇보다 명계라 해도 황금에 대한 탐욕은 사라지지 않지.」
“…….”
「명계도 또 다른 세계. 영혼들이 또 다른 삶을 누리는 세상. 드물지만 황금도 쓰이기도 한다네. 물론, 제일 많이 쓰이는 건 그곳의 화폐인 손톱이지만.」
랄의 말이 맞았다. 손톱이 화폐로 취급된다니….
“명계에 대한 정보가 기록된 서적입니다.”
그때 랄이 다가와 로키에게 책들을 내밀었다.
“대부분 허황되어 보이지만, 그래도 도움이 될지 모르니 가져가십시오.”
“잘 쓰도록 하지.”
로키는 서적을 받아들고 리치를 쳐다봤다.
리치가 우아하게 손짓하며 나룻배의 빈자리를 가리켰다.
로키는 뒤를 돌아 카렌을 쳐다봤다.
붉은 실을 그녀의 새끼손가락에 감았다.
“잊지 않았겠지? 카렌. 자리를 잘 지키고 있도록.”
“응! 알았어.”
카렌은 로키에게 어느 정도 이야기를 들은 직후였다.
자신의 임무는 붉은 실을 지키고, 며칠, 길어도 한 달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
카렌은 귀를 긁적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타게나.」
로키가 배에 올라타 앉았다.
그 뒤를 샐럿도 따르려 하자, 리치가 손바닥을 펼쳐 샐럿을 만류했다.
「이 배에 산 자가 탈 수 있는 건 1명뿐이라네.」
“…나는 못 타?”
샐럿이 불만 어린 어조로 묻자, 로키가 끼어들었다.
“둘이 갈 방법은 없나?”
「죽은 자면 모를까 한 번에 산 자를 둘씩이나 안내할 순 없네. 다른 방법은….」
리치가 손가락으로 다른 나룻배에 탄 리치들을 가리켰다.
「다른 뱃사공의 배를 타게나. 그것이 명계의 법칙이라네.」
로키가 고개를 끄덕이자, 샐럿은 뒤로 물러섰다.
리치는 노를 집어 들고는 강에 담갔다.
흐르는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한다.
아주 천천히, 절벽 사이를 항해한다.
흐르던 물이 점차 짙은 붉은 물로 바뀌었다.
로키가 사라지는 걸 보며 샐럿은 고개를 돌렸다.
또 다른 리치가 기다렸다는 듯 나룻배를 이끌고 샐럿이 있는 근처에 다가왔다.
「산 자를 만나는 건 오랜만이로군. 만나고 싶은 자가 있나? 그럼 황금을 내놓도록.」
샐럿은 로키가 했던 행동들을 떠올리며 품에서 황금 주머니를 내밀었다.
황금을 받은 리치는 샐럿을 보곤 눈웃음을 짓는다.
왜인지 모르게 아까 본 리치보다 더 음흉해 보인다.
「황금은 받았다. 어서 올라타라.」
“…알았어.”
샐럿이 뒤를 돌아 꼬리를 흔드는 카렌을 쳐다봤다.
자신의 새끼손가락에 붉은 실을 묶은 샐럿이 카렌의 새끼손가락에도 붉은 실을 묶었다.
실타래를 끊었다.
그럼에도, 붉은 실은 서로 연결된 것처럼 허공에 나부꼈다.
“잘 부탁해.”
“물론이야!”
샐럿의 말에 카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타도록. 만나고 싶은 망령의 이름은?」
“칼리브. 종족은-.”
「아아, 이름을 들었으니 됐다. 우선 올라타도록.」
리치가 손가락으로 배를 가리켰다.
「아! 특징은 말하지 않아도 좋아. 칼리브. 알았다. 내 그자에게 데려다주지.」
“……?”
아까 리치와는 이야기가 달랐다.
“…우선 로키 님이 있는 곳으로 데려다줘.”
「로키 님?」
“아까 먼저 간 사람 말이야.”
「우린 명부에 있는 망령을 만나게 해줄 뿐이다. 그러니… 그곳에 간 후, 따로 합류하도록.」
리치가 눈웃음을 쳤다.
샐럿이 배에 올라탔다.
뱃사공이 노를 저으며 계곡 사이로 간다.
배가 떠나자마자 또 다른 리치가 배를 돌려 카렌에게 다가왔다.
이번 리치는 다른 리치들과는 조금 달랐다.
고깔모자를 쓰고 있었으며, 노를 대신해 지팡이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몸집은 다른 리치들에 비해 왜소해 보였다.
작은 나룻배인데, 그 뒤에는 두 명의 갑옷을 입은 기사가 올리타 있다.
고깔모자를 쓴 리치가 카렌에게 물었다.
「그대는 안 갈 텐가?」
“응? 응! 안 가! 훈이 여기에 있을래!”
카렌이 바닥에 앉아 꼬리를 흔든다.
고양이보단 개에 비슷한 느낌이다.
로브를 뒤집어쓴 리치는 그런 카렌을 뻔히 쳐다봤다.
“…? 왜?”
혹 황금을 받을 기회를 놓쳐서 아쉬워하는 걸까?
카렌은 그렇게 생각했다.
로브를 쓴 리치가 모자 챙을 잡고는 더욱 깊숙이 쓴다.
점차 붉은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샐럿이 탄 나룻배를 쳐다봤다.
「저 엘프, 속았군.」
“응?”
「대가 없이 도움을 줄 순 없다.」
리치가 카렌을 쳐다보며 말했다.
「네 동료의 길 안내를 제대로 해주겠다. 황금을 내줄 수 있겠는가?」
“내 친구들을 도와준다는 거지?”
「그래. 네 친구 녀석을 죽은 자와 대면하게 해줄 수 있게 도와주겠다.」
카렌은 품을 뒤적였다.
주머니를 꺼내 내민다.
고깔모자의 리치는 돈주머니를 받고는 열어봤다.
안에 있는 건 황금이 세 닢 정도였다.
대가론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대가가 부족하군.」
“정말?”
「…아니, 옛 인연을 생각하면 이 대가로는 딱 맞다. 그래, 친우를 도와주길 원하나?」
“응, 뭔지 모르겠지만… 그 애를 도와줘!”
‘참으로 단순 무식한 수인이로군.’
하지만 황금을 받았다.
고깔모자의 리치는 승낙했다.
지팡이를 노 삼아 강으로 흘러 들어간다.
카렌은 그런 리치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문득, 등 뒤가 오싹함을 느꼈다.
카렌이 뒤를 돌아보자-.
쿵! 쿵!
“…어, 어?”
거대한 그림자가 보인다.
카렌은 고개를 들어 올렸고, 외눈박이 괴물들과 마주했다.
키클롭스.
다른 숲에 있던 생존한 키클롭스들이 이곳에 찾아온 것이다.
***
샐럿이 탄 나룻배가 지나간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리치가 움직이는 나룻배들이 그녀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들의 배에는 수많은 영혼이 타고 있었다.
그들이 뼈로 만들어진 선착장에 배를 세웠다.
리치들이 바삐 움직이며, 커다란 가죽 양피지에 무언가를 적고 있는 게 보였다.
“저건….”
「명부다. 죽은 자들이 이름을 새기는 거지. 네년은 산 자이니, 적을 필욘 없다.」
샐럿이 탄 나룻배가 선착장을 지나갔다.
샐럿은 불안한 눈빛으로 주변을 훑어봤다.
코끝을 자극하는 악취.
철분 냄새가 난다.
피의 강은 점차 넓어져, 마치 바다를 연상케 하는 공간에 도달했다.
“…….”
샐럿의 시선이 돌아간다.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도착한 곳은 해안가였다.
다만, 그곳에 있는 건 모래가 아닌 유골들이었다.
인간, 마수, 몬스터 할 거 없이 다양한 유골들이 모래처럼 한가득 쌓여 있다.
하늘에는 시커먼 구멍이 허공을 가르며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 구멍 사이로 번개가 치고 독기가 흘러나왔다.
현세와는 다른 차원을 증명이라도 하듯, 빛의 성좌가 죽었음에도 이곳에서의 하늘은 밝기 그지없었다.
「꺄아아아악!」
「아아아악!」
하늘에서 비명이 메아리친다.
갈라진 시커먼 구멍 사이로 육체를 가진 망령들이 떨어져 내렸다.
악령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끈적한 살점으로 가득한 부패한 대지 위에는 좀비들이 걸어 다녔다.
“…이, 이곳이 명계야?”
샐럿의 긴장 어린 말에 리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명계는 원래 아름다운 곳이었지. 다만, 죽음의 성좌가 타락하며 이곳을 이 끔찍한 지옥으로 만들었다.」
“아름다웠다고?”
「그래, 아젤란 성좌로부터 이곳에 갇히는 형벌을 받은 죽음의 성좌는 이 명계를 빠져나가기 위해 하늘을 갈랐다. 현세와 연결하기 위해서지. 그로 인해 이 명계는 망가져 버렸다. 차원의 흐름 속에서 흘러나오는 천둥과 독기가 이 명계를 파괴했지.」
“…….”
대지에 방황하던 좀비들이 고개를 돌려 샐럿을 쳐다봤다.
손을 뻗어 말한다.
「사, 살려줘…! 난 죽지 않았어!」
샐럿의 얼굴이 굳어졌다.
“좀비가 자아가 있어?”
「이곳은 명계다. 이곳에 있는 망령들은 보통의 언데드와는 달라. 현세의 생명체들과 다를 바 없지. 뭐, 다른 게 있다면… 죽어도 죽지 않는다는 정도랄까.」
“……”
「그래서 레드문이 뜰 때면 명계의 입구로 망령들이 모여들지. 이 망가진 지옥에서 벗어나 따뜻하고 생명이 넘치는 현세에 가기를 갈구하는 거다. 아, 그대가 만나고자 한 자가 칼리브라고 했나? 그자가 있는 곳으로 가도록 하지.」
샐럿은 긴장하면서도 한편으로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설마, 정말로 아버지와 만날 수 있는 것일까?
리치는 뼈가 쌓인 해안가로 향했다.
그곳엔 등대가 있고, 붉은빛을 뿌리고 있다.
그곳에 도착한 리치가 말한다.
「이름은 칼리브. 성별은 여자.」
“……?”
「목이 비틀어져 뽑혀 죽었군.」
“잠깐, 무슨 소리야?”
그녀가 찾는 건 아빠였다.
한때 하네스 제국을 이끌었던 마왕.
당연히 남자이며, 영웅들에게 죽은 자였다.
한데, 여자라니!
리치가 나룻배에서 내린다.
배에 타고 있는 샐럿을 보며 눈웃음을 짓는다.
「그대는 칼리브라고 하지 않았나? 난 그대의 염원대로-.」
리치가 나룻배를 발로 밀었다.
배가 뒤로 밀려 나간다.
그와 동시에 피의 바다 한가운데가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바다의 성좌, 칼리브가 있는 곳에 데려다줬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야.」
샐럿의 뒤에, 날개 달린 여신이 떠올랐다.
***
로키의 배는 앞으로 나아갔다.
피의 바다로 진입했다.
곳곳에서 손이 올라와 배를 잡고 뒤흔든다.
배를 뒤집어, 산 자를 포식하려는 망령들의 발버둥이었다.
노를 잡은 리치가 그런 망령들의 손을 후려치며 떨어뜨렸다.
「후우… 힘들군.」
리치가 배를 끌고 해안가로 향했다.
「도착했다네.」
로키는 유골로 뒤덮인 해안가를 내렸다.
유골들이 바스락거리며 부서졌다.
유골의 해안가 너머로는 끈적한 대지가 보인다.
수많은 살덩이로 가득했고, 땅이 갈라지며 불꽃이 타오르고 있다.
놀랍게도 나무들이 자라나 있었는데, 평범한 나무는 아니었다.
휘청거리며 배회하는 좀비를, 나무줄기들이 낚아채 들어 올리곤, 커다란 나무 구멍 속에 집어넣었다.
뾰족한 나뭇가지들이 이빨처럼 좀비를 씹어 삼켰다.
시체를 양분 삼는 듯한 모양새다.
그런 대지를 방황하던 좀비들이 로키를 쳐다봤다.
「산 자다….」
「먹을 거야….」
리치는 로키를 보며 조언했다.
「이곳에 온 이상 각오는 해야 할 걸세. 죽어 이곳에 온 자들은 그 힘이 매우 약하지만, 그 수가 엄청나거든. 또한, 숲에는 움직이는 모든 걸 씹어 삼키는 청소부, 블랙 우드가 자라고 있네. 이놈들은 꽤 강할 거야. 웬만한 실력 있는 모험가들도 하루를 버티지 못하지.」
“…….”
「그럼…. 행운을 빌지.」
리치가 노를 저으며 사라져갔다.
그때, 저 멀리 피의 바닷가에서 폭풍우가 불었다.
로키가 시선을 돌려 그곳을 바라봤다.
피의 바다가 요동친다.
핏물이 모여들며 기둥을 이루고, 피의 비가 내린다.
작은 파도가 모여 해일이 되어 해안가 쪽으로 밀려오고 있었다.
“저건….”
예전에 봤던 바다의 재앙.
바다의 성좌, 칼리브 때와 비슷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