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91)
성좌가 된 플레이어-191화(191/250)
제191화
「현재 명계의 중심이자, 심장부로 알려진 도시. 아케렌. 그곳에 사령궁이 있죠. 그곳을 공략하는 것이 저희의 최종목표입니다.」
유라는 촛대를 들고 앞으로 나아갔다.
혁명군의 요새 안은 수많은 망령으로 북적였다.
천막으로 된 마을이 형성되어 있으며, 시장 역시 존재했다.
뚝딱! 뚝딱-!
야영지를 만드는 망령.
무기를 정비하는 망령.
뼈로 된 공성 병기를 정비하는 망령과 그 앞에서 카드놀이를 하거나 거리를 걷는 망령까지.
규모는 작으나, 그들만의 도시를 만들어 지내고 있었다.
“망령들이 꽤 많군.”
로키의 말에 동의하듯 샐럿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궁술 훈련 중인 혁명군 망령들을 쳐다봤다.
과녁을 향해 활을 쏘고 있다.
「이 요새를 만드는데 만 해도 60년이 걸렸습니다. 명계에서 적응하지 못한 이들이나 차별받는 이, 혹은 뱃사공에게 속아 곤경에 처했던 이들을 구조하고 모았죠.」
혁명군의 요새 내부에 정신이 팔려서일까?
샐럿은 그 말을 듣지 못했다.
하지만 로키는 똑똑히 들었다.
‘60년?’
대륙에서 마왕 칼리브가 죽은 지 60년도 되지 않았다 들었다.
그런데 혁명군 요새를 만드는 데 60년이 걸렸단 말인가?
앞뒤가 맞지 않았다.
‘…잘못 말한 걸까?’
로키가 의문을 가질 때, 유라가 절벽의 구멍 난 동굴로 향했다.
인공적인 티가 나는 동굴이었다.
원래 광산이라도 되는 걸까?
드워프 좀비들이 안전모와 작업복을 입고 곡괭이를 든 채 바삐 움직이고 있다.
그들이 끌고 오는 카트에는 이름 모를 원석들이 가득했다.
“이곳은 광산인가?”
「네, 맞아요. 이 광산을 개조해, 병기고, 제련소, 식량창고와 피난처, 그리고…. 농성을 위한 시설이 준비되어 있죠.」
로키는 카트에 있는 칠흑의 원석을 집어 들고 훑어봤다.
“오호.”
현세에 없는 원석이다.
힘을 주자, 균열음이 들려 온다.
유라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손으로 입을 가려 웃었다.
「당신이 아무리 강해도 무립니다. 그건 암흑석으로, 대륙의 원석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단단하고 견고-.」
원석이 바스러졌다.
그 모습에 유라는 멈칫했다.
「…암흑석을 맨손으로 으깨는 사람은 처음 봐요.」
파멸자 투람 역시 맨손으로 암흑석을 부수지는 못했다.
“암흑석? 그렇군.”
로키는 시선을 돌렸다.
동굴의 통로 너머로, 원석들을 보관한 창고가 보인다.
“…좋군.”
로키는 흥미로운 듯 눈이 반짝였다.
아스가르드에서는 대륙의 원석들을 드워프들이 가공, 융합해 사용한다.
그에 따라 생겨난 합금은 대륙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최강의 무기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
만약, 이 명계의 암흑석이라는 걸 이용해 합금을 만든다면, 아스가르드의 군사력은 더욱 증강될 터였다.
“이건 여기서 흔한가?”
「그리 흔한 건 아닙니다. 저희도 운 좋게 찾았기에, 이곳에 요새를 건설한 거죠.」
죽음의 성좌, 나토스와 싸우기 위해선 무기가 필요했고, 그 무기를 수급하기 위해선 이 암반 주변의 광산을 장악해야 했다.
「따라오세요. 방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유라는 샐럿에게 방을 안내해 주고, 로키에게도 방 하나를 안내해 주었다.
「이곳에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있겠지만…. 아가씨의 지인분이니 불편한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최대한 챙겨드릴게요.」
로키는 소개된 동굴 안을 살폈다.
벽에 걸린 촛불 하나.
선반 하나.
침대 하나.
그것이 끝이며, 방의 문은 철로 되어 있다.
“감옥 같군.”
속마음이 나오고 말았다.
유라는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곳 암반이 워낙 단단해, 방을 크게 만들기 힘듭니다.」
“궁금한 게 있다.”
로키의 말에 유라가 그를 쳐다봤다.
“조금 전 이 요새는 60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했지?”
「네, 맞아요.」
“마왕 칼리브. 그리고 네가 이 명계에 지낸 지 몇 년이 흘렀지?”
왜 그런 걸 묻냐는 듯, 유라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이내 로키의 질문에 답을 주기 위해 입을 열었다.
「150년. 어림잡아 그 정도 시간이 지났습니다.」
***
로키는 랄이 준 서적을 펼쳐봤다.
명계에 가기 위해 목숨을 걸고 조사했던 이들의 기록이었다.
거기에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다수 있었지만 그중 일치하는 것도 있었는데, 명계의 모습이나 법칙에 대한 것도 있었다.
지금 보니 어느 정도 신빙성이 느껴졌다.
[명계는 현세와 시간 개념이 극단적으로 다르다.]“…….”
[현세에서의 1년이, 명계에서는 2년이 될 수도, 4년이 될 수도. 10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반대로 작용할 때도 있다. 후자의 경우, 산 자에게 있어 재앙과도 같을 것이다.]로키는 눈살을 찌푸리며 턱을 짚었다.
[다른 세상이니만큼, 그 흐름을 관측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만약 현세로 돌아가고자 한다면-.]
로키는 한숨을 내쉬었다.
[최대한 빨리, 명계를 떠나기를 바란다.]***
「…혁명의 시기를 앞당기도록 하죠.」
동굴 속의 빛나는 홀.
그곳에서는 혁명군의 주요 직책을 받은 이종족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를 주도하는 건 다크엘프 유라였다.
그들은 서로가 그리 좋은 관계가 아니었다.
문화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다.
처음 이곳 명계에서도 자잘한 마찰이 있었고, 요새를 짓고 함께 물품들을 공유하며 생활하다 보니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갔다.
그나마 마왕 칼리브가 카리스마로 이들을 짓눌러왔지만, 지금은 목 없는 육신만을 가지고 있으니, 각 이종족 대표들은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기 일쑤였다.
그 때문일까?
유라의 말에 반박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뭔 헛소리야!? 우리 하네스 혁명군이 예전보다 강대해졌다고 하나, 죽음의 성좌가 있는 도시, 아케렌을 공략하기엔 무리야. 무엇보다 사령궁에는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망령들이 모여들고 있어. 그들을 상대할 수 있다고 보나?」
쿵-!
암흑석으로 제련한, 칠흑의 전신 갑옷을 입은 드워프가 테이블을 내려치곤 고개를 뒤흔들었다.
긴 수염이 나부끼며, 형형한 안광으로 유라를 노려봤다.
「이유가 뭔가요? 갑자기 불러 회의하자더니…. 시기를 앞당기다니요?」
엘프의 대표가 묻자, 유라가 말했다.
「이 거점에 샐럿 님이 오셨습니다.」
그 말에 각 종족의 대표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마왕의 딸?」
「황녀님이 이곳에 있단 말인가요?」
인간의 대표와 엘프의 대표가 놀란 듯 유라를 쳐다봤다.
「그분을 중심으로 하네스 제국을 다시 이 명계에 세울 계획입니다.」
칼리브의 딸이라는 그 자체로, 흩어져 있는 명계의 혁명군을 모으는 데 큰 힘을 발휘할 터였다.
「…아무리 그래도, 아케렌의 장벽을 뚫고, 사령궁마저 제압하는 데는 큰 힘이 필요해요.」
엘프의 말에 드워프가 동의했다.
「그래, 황녀님이 있다고 하나, 그 힘이 얼마나 된다고 그러나? 겨우 그런 사소한 이유로 거병을 일으키려는 거라면… 난 빠지겠네. 승산이 없는 싸움에 동족을 끌어들일 순 없어.」
「샐럿 아가씨가 파멸자 투람을 이겼다면요?」
그 말에 모두가 침묵했다.
「또한 그분의 동료 중엔, 투람조차 쓰러뜨린 이가 있습니다.」
이종족 대표들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뭐? 그 괴물 녀석을?」
「듣자 하니 현세에서 ‘성좌’라 불린 모양입니다.」
이종족 대표들이 서로를 쳐다봤다.
그들의 눈빛에 갈등이 깃들었다.
서로 주도권을 가지기 위해 아등바등하던 이들이다.
현세에 있을 때부터 권세를 휘둘렀기에, 명계에 와서도 그 자존심을 굽히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앞에, 압도적인 힘을 가진 자가 나타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그럼….」
드워프가 유라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계획이 있겠지?」
「네, 저희의 첫 번째 목표는 가장 가까운 도시. 아라타. 그곳을 지배하는 카샤르 크론을 공략하는 겁니다.」
「그래, 카샤르를 없애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준비하자고 했었잖나.」
파멸자 투람을 협력자로 두고 있었지만, 아라타의 장벽은 견고했다.
또한 수천에 이르는 망령의 군대와 수만에 이르는 노예병들이 있을 터.
그들을 지키는 견고한 장벽을 뚫으려면 그에 배가 되는 병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그곳의 수장, 아라타의 귀족.
옛 황제였던 카샤르 크론은 현세에서도 영웅으로 불렸던 자답 게 보통내기가 아닐 터였다.
「저희에게 투람이 있고, 그를 이긴 두 분이 계십니다. 병력이 충분하다면… 아라타를 치는 건 반년 내로….」
그 긴 기간을 단 6개월로 단축했다.
모든 종족의 대표들이 놀라워할 때였다.
쿵-!
회의실이 뒤흔들렸다.
천장에서 흙먼지가 떨어지자, 이종족 대표들은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봤다.
「무슨… 일이지?」
쾅-!
회의실 문이 거칠게 열렸다.
다크 엘프 좀비 하나가 다급히 외쳤다.
「적습입니다!」
「적습?」
유라의 말에 다크 엘프 좀비의 표정이 겁에 질렸다.
「아라타의 귀족이… 공격해 왔습니다.」
이종족 대표들이 굳어졌다.
거병하기도 전, 선수는 놈들이 먼저였다,
***
사막의 언덕 위에 한 좀비가 올라섰다.
가슴을 부풀리고, 목에 공기를 가득 채운다.
들고 있던 거대한 뿔 나팔을 들어 있는 힘껏 불었다.
부우우우우우웅-!
붉은 모래가 휘날리며 모래 폭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모래 폭풍 속에서-
「끼아아아아아악-!」
넝마 차림의 좀비와 스켈레톤들이 질주했다.
아라타의 망령들.
그들의 돌진에, 하네스 혁명군의 요새로 향하던 망령들이 겁을 먹고 비명을 지르며 달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아라타의 군대다!」
「카샤르의 노예병들이야!」
「잡히면 안 돼!」
망령들이 혁명군 요새로 향했다.
저들에게 잡히면 단순히 육체가 망가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영혼이 구속당하고, 영원토록 명계의 노예로 노역을 치르게 될 터였다.
「육신을 파괴하라! 영혼은 나중에 회수하면 돼!」
쿠르르르르르-!
해골마가 끄는 전차가 아라타의 노예병들 사이로 질주했다.
그 위에 탄 노예 기수. 그리고 그 뒤 탄 가면을 쓴 조련사가 노예 기수에게 채찍을 휘두른다.
노예 기수가 울부짖으며 안광을 굴렸다.
도망치는 망령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크아아악!」
채찍질의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선 망령들을 쓸어버려야 했다.
쾅-!
전차가 도망치는 망령들을 덮쳤다.
해골마의 발굽이 그들의 육신을 뭉개고, 전차 바퀴에 달린 칼날이 망령들의 육신을 갈가리 찢어버린다.
「어서 와! 빨리!」
요새의 열린 성문으로 망령들이 손짓했다.
최대한 많은 이들을 구조할 수 있기를 바랐지만, 바로 코앞까지 빠르게 달려오는 전차들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다, 닫지 말아줘!」
망령들이 소리치지만, 혁명군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닫아!」
문을 고정하던 도르래가 풀린다.
성문이 위에서 아래로 거칠게 떨어지며 닫힌다.
「안 돼-!」
요새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망령들이 문을 두들겼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온 전차들이 그들을 그대로 들이박았다.
쾅-!
전차와 함께 망령들이 산산조각났다.
뒤이어 나타난 아라타의 전차들이 급히 고삐를 틀어 우회한다.
그 뒤로 아라타의 노예병들이 요새 성벽과 마주했다.
「아라타의 노예병들이다! 놈들은 수만 많을 뿐이야! 모두 조준!」
성벽 위, 엘프와 다크 엘프 망령들이 일제히 활을 겨눈다.
「쏴!」
화살을 쏜다.
화살이 빗발치며, 아라타의 노예병들을 맞춰 쓰러뜨렸다.
「사다리! 사다리 가져와!」
아라타의 노예병들이 사다리를 가져와 성벽에 걸친다.
좀비 노예들이 휘청거리며 위로 올라가는 족족 화살에 맞아서 떨어졌다.
「역시 수만 많지, 별거 아니잖아!?」
혁명군의 사기가 높아졌다.
그들이 아라타의 군세를 두려워했던 이유는 그들이 장벽 안에 꼭꼭 숨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수성전만 하지 않는다면, 병사의 질로는 혁명군이 압도적이었다.
그때였다.
언덕 위, 뿔 나팔을 불던 노예 기수가 거대한 손길에 나가떨어졌다.
언덕 위에 우뚝 선 건 아라타의 귀족, 카샤르 크론.
그가 혁명군 요새를 바라봤다.
「죽은 놈들이 활기가 넘치는군. 아주 좋아!」
그가 뒤로 손을 내밀자, 좀비 노예들이 휘청거리며 묵직한 쇳덩어리를 가져왔다.
「그러니 손에 넣는 보람이 있겠지!」
카샤르가 쇳덩어리를 움켜쥐며, 혁명군 요새를 노려봤다.
그의 근육이 팽창하고 줄어든다.
앞발을 들어서 지면을 밟고 허리 회전을 이용해 손에 들린 쇳덩이를 던졌다.
펑-!
대기가 터지고, 혁명군 요새의 단단한 성벽에 쇳덩이가 충돌했다.
쾅!
꿰뚫린 성벽 중심으로 벽이 무너져내렸다.
「자-.」
카샤르 크론이 미소 지었다.
「노예들을 수집하라!」
그의 뒤로 늘어선 가면을 쓴 조련사 친위대 망령들이 안광을 번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