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98)
성좌가 된 플레이어-198화(198/250)
제198화
샐럿은 분노했다.
그녀의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맺혀 있었다.
‘죽여버리겠어!’
죽음의 성좌, 나토스.
아빠를 이렇게 만들다니!
샐럿은 활대를 이용해 유리를 깨뜨렸다.
아버지, 칼리브의 얼굴을 조심스레 양손으로 잡았다.
그때, 번뜩이며 칼리브의 눈이 떠졌다.
“……!?”
샐럿은 그 눈과 마주쳤고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들끓던 분노도 한순간에 가라앉고, 사고가 정지되고 만다.
「샐…럿?」
말하잖아!?
사, 살아 있는 걸까?
아니, 명계에 있으니 살아 있다는 표현도 부적절하다.
어쨌든 말한다는 건 무사하다는 뜻이겠지.
“아, 아빠?!”
「네가… 어떻게 이 명계에…?」
칼리브는 충격을 받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 죽은 것이냐?」
“아, 아니야. 살아 있어.”
샐럿은 말하면서도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아버지와의 재회다.
하지만 자신이 상상하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이걸… 기뻐해야 할까? 기, 기뻐해야겠지?
하지만 치밀어오른 혼란이 감정을 좀먹고 있었다.
지금 눈앞이 핑핑 도는 느낌이다.
「산 자가 명계에 있다고?」
“…이, 일단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샐럿이 칼리브의 머리를 천으로 감싸 들어 올릴 때였다.
등 뒤가 오싹해졌다.
“…….”
무언가가 등 뒤에 서 있었다.
하지만 본능이 등 뒤를 돌아보기를 거부하고 있다.
영혼이 뒤흔들리는 듯한 섬뜩한 감각.
공포가 샐럿의 전신을 타고 올라오는 듯했다.
「…오호.」
샐럿의 시선이 옆으로 돌아가며, 진열대의 깨진 유리를 통해 뒤를 바라봤다.
희미하게 비친 등 뒤로, 한 사내가 서 있다.
새하얀 머리, 그리고 창백한 피부.
붉은색 눈을 가진 사내가 고개를 기울인 채 자신의 뒷머리를 쳐다보고 있다.
그가 입을 달싹거린다.
「네년.」
그가 손을 뻗어온다.
죽음이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다.
「살아 있구나.」
샐럿은 목이 잘렸다.
“……!”
샐럿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다리에 힘이 빠져 주저앉았다.
손으로 목을 감쌌지만, 목이 붙어 있다.
“허억… 허억….”
식은땀을 흘리며 거칠게 호흡했다.
‘나, 살아 있어?’
하지만 분명 목이 잘리는 감각을 느꼈다.
아니면….
‘죽어서 망령이 되어 명계에 있는 거야?’
어느 게 진실인지 모르겠다.
산 건지 죽은 건지 구분할 수가 없다.
샐럿은 공포에 질렸다.
시선을 다시 들어 진열장에 있는 유리에 비친 사내를 봤을 때, 몸이 좌우로 갈라졌다.
“……!”
샐럿 두 눈을 꾹 감았다.
이건… 환영?
등 뒤의 존재가 속삭인다.
그 목소리를 들었을 때, 목에 밧줄이 묶여 끌어올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샐럿은 바닥에서 발버둥 쳤다.
「눈을 감는다고 죽음을 거부할 수 있을 거 같으냐?」
목을 압박하는 무언가를 없애려고 했지만, 잡히는 건 없었다.
‘평범한 환영이 아니야!’
고통을 느끼고 ‘죽음’을 체험한다.
샐럿은 떨리는 손으로 등 뒤에 있는 활대를 잡았다.
「나를 본 이상,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샐럿은 급히 화살을 뽑아 몸을 돌려 제단 위, 결계석을 향해 화살을 향해 쐈다.
***
“싫다. 거부하지.”
카누스는 로키의 청을 거부했다.
로키가 뻔히 쳐다보자, 카누스는 그를 노려봤다.
“나보고 또다시 노예 생활을 하라는 거 아닌가?”
카누스는 로키를 향해 살의를 뿜어냈다.
“내 무기는… 이 세상을 위한 거다. 하지만 너희 타락한 성좌들은 감히… 감히 나의 무기로 아버지를 해쳤지.”
“…….”
아젤란을 말하는 건가?
카누스는 증오심을 표출했다.
하지만 저토록 타락한 성좌들을 증오하면서도 그들의 무기를 만들어 준 이유가 뭘까?
“그러면서도 잘도 성좌들에게 무구를 만들어 주었군.”
“…만들지 않으면 너희가 이들을 해칠 생각이니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로키는 그런 카누스를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장인 망령들.
그들이 그런 카누스를 보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성좌님 탓이 아닙니다!」
「잘못된 건 타락한 성좌들이라고요!」
카누스는 대장장이 신으로도 통했다.
그 때문인지 장인들은 그를 섬기고 따르고 있다.
‘이들이 인질이었나?’
명계의 지배자, 죽음의 성좌다.
그가 이들의 영혼을 인질 삼아, 카누스를 압박했으리라.
“일단 구해주겠다. 이야기는 나중에 하지.”
“나를 구해준다고? 그건 불가능해!”
“불가능하다니?”
카누스는 자신의 발목을 가리켰다.
발목엔 쇠사슬이 묶여 있었는데, 그 쇠사슬은 명계의 분화구 깊숙이 뻗어 있다.
“이걸 끊어내지 않으면 난 빠져나갈 수 없다. 그리고… 이 쇠사슬은 나를 약하게 만들지. 걸작을 만들고 싶지만… 이것 때문에 쓰레기밖에 만들지 못한다.”
“그걸 끊으면 된다는 건가?”
로키는 대검을 들어 내려쳤다.
깡-!
불꽃이 튀기며 대검이 튕겨 나간다.
로키는 놀란 눈빛을 내비쳤다.
“소용없어.”
로키가 양손으로 대검을 잡았다.
마력이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쇠사슬을 향해 내려찍자-.
쾅-!
폭발과 함께 주변이 뒤흔들렸다.
장인 망령들이 풍압에 나뒹군다.
로키는 눈을 부릅뜨며 자신의 대검을 바라봤다.
대검이 박살이 나 있다.
하지만 카누스의 묶인 쇠사슬은 그대로였다.
“이 사슬은 내가 만들어 낸 거다. 이걸 끊을 방법은… 다른 성좌들의 무구가 아니면 불가능해.”
‘트림을 구속했던 황금 사슬, 글레이프니르와 비슷한 건가?’
아니, 위력 면에서는 글레이프니르를 따라올 거 같지는 않다.
그보다 조금 낮은 단계의 아이템이겠지.
‘그래, 전설급 아이템 정도이려나?’
“그렇담.”
로키는 인벤토리에서 궁니르를 소환했다.
순간, 주변 기류가 변했다.
대장장이 망령들과 카누스는 소름이 끼쳐 눈을 부릅떴다.
황금의 창. 그걸 보는 순간, 장인으로서의 모든 오감이 말하고 있었다.
저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는 무구라고.
“뭐, 뭔가! 그건…! 그 무구는 도대체-!?”
카누스는 공포에 질린 듯 비명을 질렀다.
그에게 있어서는 눈앞의 무구는 세상에서 만들어질 수 없는 무구였다.
자신이 만든 그 어떤 무구도 눈앞에 있는 무구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으리라!
‘평생 담금질을 해온 나조차…, 저런 건 만들어 낸 적이 없었다!’
“그, 그 무기는 어떻게 얻은 거지!? 그걸 만든 건 도대체 누구냐?!”
카누스의 말에 로키는 창을 들어 올렸다.
“내가 만들었다.”
그 한마디에 카누스는 경악에 물들어 입을 다물었다.
로키가 양손으로 창대를 잡고 내려찍었다.
쾅-!
굉음과 함께 폭발한다.
창날이 쇠사슬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오, 오오오오오!”
카누스는 자신의 걸작이 파괴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윽고, 쇠사슬이 끊겼다.
카누스는 폭발의 충격에 이기지 못해 튕겨 나가 바닥을 굴렀다.
「카누스 님!」
「성좌시여! 괜찮으십니까?!」
수백의 장인들이 카누스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에 그는 얼빠진 얼굴로 대자로 누워 있었다.
“만들고 싶다.”
「네?」
카누스가 상체를 일으켰다.
우뚝 서서 궁니르를 쥔 로키를 쳐다봤다.
“무구를 만들고 싶다.”
카누스는 몸에서 투기를 뿜어냈다.
“내가 아는 형제 중, 너 같은 성좌는 없었다. 네놈, 누구냐?”
로키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나도 모른다.”
“…….”
“하지만 자우스가 말하더군.”
자우스?
죄악의 성좌를 말하는 것인가?!
유일하게 아버지의 뜻을 이행해, 타락한 성좌들을 봉인해 잠재운 자였다.
그를 위해, 카누스는 밤낮을 지새우며 담금질해, 그에게 메이스를 만들어 준 적이 있었다.
“종말의 성좌라고.”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존재.”
카누스가 굽은 허리를 곱게 편다.
그가 로키를 내려다본다.
“너를 따라가마. 그리고 너를 위해 무구를 만들어 주마. 대신….”
카누스는 무릎 꿇고 허리를 숙여 로키의 눈높이에 맞췄다.
“아버지를 죽인 타락한 성좌들을 죽여줬으면 한다.”
“그건….”
쿵-!
명계의 지하, 천장에서 흙먼지가 우수수 떨어졌다.
로키는 고개를 들었다.
사령궁이 뒤흔드는 굉음.
이는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온 충격이었다.
‘샐럿에게 무슨 일이 있나 보군.’
요란하게 날뛰란 말은 했지만, 지하의 천장에서도 그 울림이 전해질 줄이야.
‘그만큼 위급하다는 거겠지.’
「젠장, 어이! 최소한의 감시자 외엔 모두 올라와! 사령궁에 문제가 생겼어!」
지상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구울들이 내려왔다.
「침입자다! 침입자가 감히 나토스 님의 보물 창고를…?」
구울은 말하다가 입을 다물었다.
지하에 있어야 할 구울들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멀뚱히 서 있는 장인 망령들과 낯선 창을 든 사내가 있다.
「어? 뭐야? 너희 일하지 않는 거냐? 빨리 일을-.」
「잠깐만….」
구울 중 하나가 시선을 돌려 카누스를 쳐다봤다.
그의 발목에 묶인 족쇄가….
「부서졌어?」
카누스가 자신의 몸에 두른 쇠사슬을 끌어당겼다.
그에 따라 연결된 모루가 들어 올려진다.
“이 카누스.”
허공에서 거대한 모루가 회전한다.
“종말의 성좌를 따르리라!”
카누스가 모루를 던져버린다.
「제, 젠장. 올라가!」
구울들이 다시 계단을 오르려고 했지만, 모루가 벽을 긁어대며 그들의 뒤를 바짝 쫓아갔다.
모루가 계단과 함께 그들을 그대로 밀어버린다.
「카누스 님!」
대장장이 망령들이 카누스를 쳐다봤다.
“모두 무기를 들어라.”
「……!」
그가 눈을 번뜩이며 온몸에서 오라를 뿜어냈다.
장인 망령들은 그런 카누스를 바라보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아케렌의 병사들은 카누스를 보며 몇 번이나 비웃었다.
이빨 빠진 성좌라고.
족쇄에 묶인 노예라고.
하지만 보아라!
이 피부를 오싹하게 만드는 위엄을!
그는 불과 원석의 성좌.
그리고 대장장이의 신이었다.
장인 망령들은 자신들이 작업해 만든 무기들을 들었다.
“이곳에 종말의 성좌가 왔다는 것은 곧, 나토스의 최후가 정해졌다는 뜻.”
오랫동안, 이 순간을 기다렸다.
“아버지를 죽여, 그 영혼을 취한 나토스의 영혼을 조각내리라!”
아버지의 복수.
종말의 성좌와 함께 이루리라!
카누스는 손을 들어 내려찍었다.
대지가 진동하며, 강철이 솟구쳐 올라, 무너진 계단을 대신했다.
장인 망령들이 무구를 든다.
갑옷을 입고, 창과 방패, 검을 든다.
카누스가 강철의 계단을 올랐고, 장인 명령들이 그 뒤를 따랐다.
이제, 반역을 시작할 때였다.
***
카샤르는 광장에세 노예병들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는 내심 긴장했다.
일이 이렇게 급진적으로 진행될 줄이야.
「하지만 일이 잘 풀린다면….」
그때, 사령궁이 소란스러워졌다.
그가 시선을 돌리자, 사령궁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게 보였다. 그 폭발을 보며 카샤르는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놈들, 아무런 신호도 없이….」
적어도 자신과 나토스가 대면 후 일을 벌일 줄 알았더니….
사령궁을 감싸던 거대한 결계.
그것이 서서히 사라져가는 게 보였다.
로키와 샐럿이 사령궁의 결계를 파괴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본격적인 혁명의 시작이었다.
「…나도 움직여야겠군.」
카샤르는 자신의 병사들을 쳐다봤다.
***
사령궁의 거대한 탑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아케렌의 바깥에서도 보였다.
「…이제 시작인 듯하네요.」
유라는 망원경으로 사령궁 쪽을 쳐다봤다.
사령궁의 결계가 사라져간다.
이제 혁명을 시작할 때였다.
그녀는 뒤를 돌아봤고, 수많은 망령이 무장한 채 그녀를 바라보는 게 보였다.
「혁명을 개시합니다.」
***
“허억! 허억!”
샐럿은 화살로 뚫은 벽을 통과해 질주했다.
「침입자다! 침입자다! 침입자다!」
그런 샐럿에게 악령들이 날아와 들러붙었다.
괴성을 지르며, 샐럿의 위치를 말하고, 그녀의 몸을 붙잡아 몸을 무겁게 만들었다.
샐럿은 이를 악물며 발을 더욱 놀렸다.
그녀의 발이 악령들을 떨쳐냈다.
쨍그랑!
창가를 깨고, 탑의 아래로 떨어졌다.
발로 벽을 박차고 근처 궁전에 있는 건물 천장에 굴러떨어졌다.
“허억… 허억….”
하지만 등 뒤의 오싹함은 사라지지 않는다.
샐럿은 뒤를 돌아봤다.
탑의 부서진 창가로 사내가 보인다.
유리로 비쳤던 그 백발의 사내다.
그가 무심히 샐럿을 내려다봤다.
「뭘 그리 보나?」
샐럿은 멈칫 놀라며 정면을 쳐다봤다.
백발의 사내가 바로 코앞에 나타나 있었다.
‘어느새…?!’
진득한 붉은 눈이 샐럿과 마주하고 있다.
무표정한 얼굴에서 서서히 미소가 피어오른다.
「네년, 그 머리를 보고 ‘아빠’라고 했지?」
샐럿은 그 눈과 마주 보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온몸의 근육들이 비명을 지르며 경련을 일으킨다.
눈가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공포.
죽음의 공포가 느껴졌다.
‘죽음’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 사내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수많은 ‘죽음’을 보게 된다.
샐럿의 얼굴이 물에 잠긴다.
“어커컥-!”
분명 물이 없건만, 물이 기도 안까지 들어차는 것 같았다.
죽음이 다가온다.
그런 샐럿을 보며 사내, 죽음의 성좌는 미소 지었다.
「망자의 죽음만을 보았지만, 오늘은 산 자의 죽음을 경험하는군. 아주 좋아.」
생기가 점차 사라진다.
그 느낌이 너무나도 좋았다.
나토스가 샐럿을 보며 황홀한 표정을 지을 때였다.
콰직-!
나토스의 머리가 허공에 떠올랐다.
나토스는 놀란 듯 눈동자를 굴렸고, 그의 등 뒤로 손을 휘두른 흑백발의 사내를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