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199)
성좌가 된 플레이어-199화(199/250)
제199화
쿵! 쿠쿵! 쿵! 쿠쿵!
좀비가 가죽으로 만든 북을 있는 힘껏 두들겼다.
북소리가 대지에 메아리치며, 아케렌의 장벽에 있는 외문이 서서히 닫혔다.
아케렌으로 들어가지 못한 망령들은 어리둥절하며 주변을 훑어보다, 맞은편에 보이는 모래바람을 바라봤다.
그것은 모래폭풍이 아니었다. 그것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모래바람.
수많은 망령이 다가오며 불러일으킨 모래 먼지였다.
망령들의 눈이 커지며 다급히 그 자리를 벗어났다.
척-! 척-! 척-!
열을 맞추며 다가오는 혁명군의 망령들.
흑색 갑옷으로 무장한 그들은 투구 속에서 안광을 번뜩이며 아케렌의 장벽을 노려본다.
장벽 위에서 죽음의 성좌를 따르는 아케렌의 병사들이 보인다.
그들이 계속해서 모여드는 혁명군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뭐라고 고래고래 소리쳤다.
「쏘아 올리세요.」
투구를 쓴 유라가 중얼거리자, 혁명군의 각 이종족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했다.
그런 그들의 뒤로, 둔탁한 소음과 함께 투석기들이 푸른 불꽃이 덮인 돌덩이들을 쏘아 올렸다.
명계의 불꽃이 담긴 돌덩이들이 포물선을 그리며 아케렌의 장벽에 맞아 폭발했다.
화염이 사방으로 퍼져나가고, 망령들이 불탄다.
그 모습에 혁명군이 환호성을 질렀다.
「가자-!」
혁명군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 손에는 방패를, 또 다른 한 손에는 사다리를 들고 뛰어갔고, 그 뒤를 공성탑이 아주 천천히 따르고 있었다.
「반란군이다!」
「감히 죽음의 성좌를 거역하다니!」
아케렌의 병사들이 괴성을 질렀다.
「저 공성탑부터 노려! 사다리는 무시해라! 놈들이 일부러 시선을 분산시키려는 거다!」
아케렌의 장벽에서 뾰쪽한 볼트를 장착한 발리스타를 공성탑에 겨냥했다.
콰직-!
공성탑이 볼트에 꿰뚫린다.
그 공격을 무시하며 진군하던 공성탑 중 하나가 무너져 내리며, 그 아래에 있던 혁명군 역시 무너진 잔해에 무더기로 깔려버렸다.
「조준!」
석궁을 든 아케렌의 병사들.
「발사!」
쇄도하는 볼트들이 혁명군을 차례차례 쓰러트렸다.
하지만 볼트에 꿰뚫려도 혁명군은 진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들은 망령들.
영혼이 다치지 않는 한 불사의 삶을 사는 자들이었다.
「올라가!」
아케렌의 장벽에 사다리가 올려진다.
혁명군이 방패로 머리를 보호하며, 차근차근 사다리를 타고 오른다.
외벽 위에서 아케렌의 병사들이 돌덩이를 던져 혁명군을 떨어뜨렸다.
‘역시 아케렌의 장벽을 정면으로 뚫기엔 버거운 건가.’
유라는 팔짱을 끼며 전장의 광경을 지켜봤다.
「…항구 쪽도 공략하세요.」
유라의 말에 별동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망령들이 피의 바다에 몸을 던졌다.
떠내려가지 않도록 서로 밧줄로 의지한 채 아케렌의 항구 쪽으로 향했다.
혁명군이 눈을 번뜩이며, 뱃사공들의 선착장 위로 올라섰다.
「적이다!」
「침입자다!」
군함이란 개념이 없는 명계다.
설마 헤엄치면서까지 항구 쪽으로 올 줄은 몰랐기에, 경비는 허술했다.
아케렌의 병사들이 급히 달려와 그들을 다시 피의 바다로 밀어넣으려 애를 썼다.
「흥, 그래 봤자지.」
항구와 외벽 쪽에서 혁명군의 비명이 메아리쳤다.
아케렌의 외벽 수호를 맡은 데스 나이트는 혁명군을 비웃었다.
수도 많았고, 장비의 질 역시 생각보다 뛰어났다.
실력도 상당한 것이, 오랜 시간 동안 준비해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반란군들은 아케렌을 너무 우습게 봤다.
이 장벽은 높고 견고했다.
투석기 따위론 무너지지 않으며, 사다리로 올라온다고 하더라도 떨어뜨리는 돌덩어리에 떨어져 버릴 것이다.
공성탑은 이곳에 오기 전 배치된 발리스타들로 모두 부서져 나갔다.
「이곳은 아케렌. 명계의 심장부다. 이곳이 함락되는 일은 없다!」
데스 나이트가 자신만만할 때였다.
「단장님.」
또 다른 데스 나이트가 그에게 다가왔다.
「지원군이 도착했습니다.」
「지원군?」
「아라타의 귀족입니다.」
「오오! 카샤르 크론. 그 영웅이 합류한다면 더욱 든든하겠군!」
데스 나이트는 뒤를 돌아봤고, 카샤르 크론이 위풍당당하게 걸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그 뒤로는 그와 비슷한 덩치의 로브를 뒤집어쓴 전사와 노예병들이 함께였다.
‘좋다. 이것으로 반란군 세력도 기세가 한풀 꺾이겠지.’
「자, 노예들이여!」
카샤르 크론이 양손을 펼쳤다.
「이 몸이 누구인가!?」
노예 망령들이 일제히 고개를 치켜들며 외쳤다.
「카샤르 크론. 황제 폐하이십니다!」
「그래, 이 황제가 명한다.」
카샤르는 손가락으로 아케렌의 외문을 가리켰다.
「문을 열어라.」
그 소리를 들은 데스 나이트가 멍해지는 사이, 노예병들이 함성을 지르며 질주했다.
외문 수비를 맡은 망령들에게 달려든다.
「무, 무슨-!?」
서, 설마?!
카샤르 크론도 반란군이 되었단 말인가!
데스 나이트의 안광이 흉흉한 살기를 띄웠다.
「카샤르 크론을 제압하라!」
그때, 로브를 뒤집어쓴 우람한 사내가 움직였다.
장벽의 벽을 타고 질주해 하늘 높이 뛰어올랐고, 로브가 펄럭이며 그의 머리가 보였다.
긴 괴수의 뼈로 만든 창을 지닌 사내.
데스 나이트는 그 사내를 보며 눈을 부릅떴다.
「파, 파멸자 투람!」
투람이 창을 휘둘러 데스 나이트를 반으로 갈라버렸다.
「마, 막아!」
「수, 수가 너무 많아!」
외문 수호를 맡은 아케렌의 병사들이 하나둘씩 제압당했다.
급기야 외문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까지 노예들이 장악했다.
카샤르의 노예 망령들이 레버를 잡고 끌어당긴다.
덜컹-!
외문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서서히 열리기 시작했다.
혁명군이 승리의 함성을 외친다.
열린 비좁은 틈으로, 혁명군이 벌레가 튀어나오듯 통과했고, 점차 아케렌의 장벽은 혁명군 손아귀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쾅-!
문이 완전히 열리자, 수많은 혁명군이 물 밀려오듯 들어와 아케렌의 병사들을 휩쓸었다.
「쿠오오오오오오!」
깡-!
좀비 오우거들이 들고 있던 메이스로 암흑석으로 된 우리를 내려찍었다.
문이 열리며, 그곳에서 명계의 괴수 하나가 바닥을 짚으며 나왔다.
3개의 머리를 가진 파수꾼.
케르베로스.
카샤르와 투람이 그런 케르베로스와 마주하곤 목을 풀고 창을 들어 올렸다.
「미치겠군…. 이런 괴물을 상대해야 한다니.」
「오오오! 과연… 나토스의 애완견은 다르군! 저 위엄있는 모습을 보라! 하하! 역시 종말의 성좌 편에 서는 게 맞았군. 화끈하게 놀 수 있겠어!」
두 영웅은 투지를 불태우며, 케르베로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
「…또 다른 산 자가 있다?」
머리통이 날아올랐음에도 나토스는 죽지 않았다.
그렇게 놀란 듯 중얼거리다 미소 짓는다.
재밌는 장난감이 하나 더 늘었다.
로키는 급히 몸이 무너져 내리는 샐럿을 부축했다.
“허억-! 허억-!”
나토스가 데미지를 받았기 때문일까?
샐럿은 죽음의 환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녀는 손에 쥔 천 보따리를 더욱 움켜쥐었다.
잘못했으면 아빠의 머리를 놓칠 뻔했다.
로키는 샐럿을 보며 말했다.
“수고했다.”
“…싸울 수 있어요.”
“도망가라는 말이 아니다.”
로키는 턱짓으로 아래를 가리켰다.
쾅-!
굉음이 들려왔다.
뿌연 먼지와 함께 거대한 몸집을 가진 뿔 달린 노장이 보였다.
모루를 짊어진 그 노장은 쇠사슬을 들어 휘둘렀다.
모루가 사령궁의 벽을 긁어댔고, 사령궁의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카, 카누스 님! 무슨 짓입니까!?」
「반역을 일으키시는 겁니까!?」
사령궁의 병사들이 그런 카누스를 둘러쌌다.
시퍼런 무기들을 겨누었지만, 카누스의 위풍당당한 모습에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오오오오!”
카누스가 기합을 내질러 모루를 휘둘렀고, 모루가 그런 아케렌의 병사들을 으끄러뜨리며 지나갔다.
「와아아아아!」
「성좌님을 따르라!」
장인 망령들이 그런 카누스의 좌우로 달려나갔다.
「바, 반란이다!」
「망령들이 반란을 일으켰어!」
‘저, 저들은 누구지? 동료?’
샐럿이 당황해할 때였다.
쾅-!
아케렌의 외문과 도시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북소리와 나팔 소리.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경종이었다.
“내가 말하는 건 저들을 도우란 소리였다.”
“…….”
“성문을 열어줘라. 그럼 적어도 벌레들이 날뛰진 못하겠지.”
벌레들이란 사령궁의 병사들을 말하는 것일 터였다.
“알았어요.”
샐럿은 칼리브의 머리를 가진 채 지붕 위에서 뛰어내렸다.
그때, 콰직-!
로키의 머리가 터졌다.
“……?”
로키는 손으로 머리가 있는 쪽을 짚었다.
머리가 만져졌다.
하지만 조금 전 그 감각은 뭐였을까?
머리가 터지고, 잠깐이지만 끔찍한 고통마저 느꼈다.
마치 아주 잠깐 죽음을 체험한 거 같다.
로키는 고개를 돌렸고, 시커먼 형체가 서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그 형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백발과 하얀 피부, 붉은 눈을 가진 사내.
죽음의 성좌, 나토스였다.
그의 머리가 목에 붙어 있었다.
「네놈, 종말의 성좌냐?」
로키는 눈을 가늘게 떴다.
‘머리를 날렸는데도 죽지 않았군.’
게다가….
‘조금 전 그건 환영이었나?’
샐럿이 당했던 것이 이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로키가 나토스에게 몸을 돌렸다.
그 순간, 심장이 터져버린다.
무릎 꿇고 허리를 숙였다.
그 모습에 나토스는 웃음을 터트렸다.
「네놈이 죽음의 성좌라면 나의 ‘죽음’인가? 」
로키에게 다가와 허리를 숙여 비웃는다.
「하지만 네놈은 나를 ‘죽일 수’ 없다.」
이곳은 명계.
나토스의 땅이었다.
이곳에서 그는 ‘죽음의 권능’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다.
타인에게 각가지 죽음을 경험하게 시킬 수 있으며,
본인의 죽음을 거부할 수 있었다.
「현세로 나를 불러들여 그곳에서 나를 죽이면 모를까. 여기선 그 누구도 감히 날 건들지 못한다.」
“…….”
나토스는 로키의 머리를 향해 손을 뻗었다.
탁-!
로키가 나토스의 손을 잡았다.
그에 나토스가 미소 지었다.
「네놈은 목이 베여 죽을 것이다.」
나토스는 로키에게 ‘참살’을 선고했다.
순간, 로키의 목에 검상이 생기며 핏줄기가 쏟아졌다.
로키는 다른 한 손으로 자신의 목을 어루만졌다.
목이 예리한 것에 베인 듯 피가 울컥울컥 쏟아진다.
‘베였다?’
무엇에?
의문이 생기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로키는 나토스를 쳐다봤다.
나토스는 그런 로키를 키득키득 웃었다.
「아직 고통이 부족한 모양이지? 그럼… 목매어 죽어라.」
교사.
로키의 목에 무형의 쇠사슬이 감겨들었다.
목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네놈이 ‘환영의 죽음’에서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나토스는 로키를 비웃으며 손을 빼려고 했다.
「……?」
하지만 붙잡힌 손은 빠지지 않았다.
나토스는 눈살을 찌푸리며 로키를 쳐다봤다.
목이 꺾인 상태로 나토스를 노려보고 있다.
‘…뭐냐, 이놈.’
나토스는 등골이 오싹해졌다.
분명 상대는 죽음을 경험하고 있었다.
저따위 허세는… 다른 성좌들도 보였던 일이다.
「깔려 죽어라.」
압사.
쾅-!
로키의 몸이 중력에 의해 엎어진다.
「으윽!」
그럼에도 로키는 나토스의 잡은 손을 놓지 않았다.
덕분에 나토스는 손뼈가 으스러지는 고통을 느꼈다.
「이거 놔!!」
우득!
나토스의 팔이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꺾이고 있었다.
로키의 손아귀에서 악력이 더욱 증가했다.
나토스는 식은땀을 흘렸다.
뭐냐? 죽음을 체험하면서도 이놈…. ‘팔을 놓지 않고’ 있어?
나토스는 소름이 돋았다.
중력에 짓눌려졌던 로키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의 온몸에 칠흑의 갑옷이 뒤덮인다.
나토스는 그 모습을 보며 뒷걸음질 쳤지만, 로키의 손아귀에 붙잡힌 팔에 의해 물러설 수 없었다.
「터, 터져 죽어라!」
폭사.
콰콰쾅-!
로키의 갑옷 속이 폭발한다.
로키가 손아귀를 비틀고 끌어당긴다.
터벅.
나토스가 한 걸음 로키에게 강제적으로 다가갔다.
「……!」
온몸이 폭발해 죽음을 맞이했을 터였다.
그럼에도 로키는 검은 연기를 뿌리며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다, 다시 짓눌러 죽어!」
쿵-!
다시 한번 중력이 로키를 짓눌렀다.
하지만 로키는 일어섰다.
「어?」
나토스의 안색이 점차 공포로 물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