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00)
성좌가 된 플레이어-200화(200/250)
제200화
아케렌에서 일어난 반란.
그로 인해 현세를 침략하기 위한 군세가 움직였다.
수많은 망령이 괴성을 지르며 반란군을 진압하려 했지만-.
「도, 도망쳐!」
쾅-!
갑자기 등장한 거대한 모루가 그들을 저지했다.
모루가 대지를 가르고 이어 날아들어 사령궁의 탑 한쪽을 부숴버린다.
끼이이이이이익-!
우뚝 솟아오른 탑 하나가 서서히 무너져 내렸고, 망령들은 그 탑을 멍하니 지켜보다 잔해에 깔려 부서져 나갔다.
「…부, 불과 원석의 성좌다!」
「성좌를 제압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투덜거림도 잠시, 사령궁의 망령들은 무기를 움켜쥐고 뛰어올라 카누스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의 무기가 카누스를 찔러댔지만, 칼날이 부서지고, 창대가 부러져 버린다.
쏘아 올린 화살과 볼트는 단단한 몸에 튕겨 나갔다.
「무, 무기가 전혀 들지 않아.」
“이 몸은 대장장이 성좌다. 그러한 조잡한 무기 따위에 상처 하나 날 거 같으냐!?”
카누스가 버럭 소리치자, 망령들은 온몸이 짓눌려 무릎 꿇었다.
「카누스 님을 지켜라!」
대장장이 망령들이 밀어닥치며, 사령궁의 군세를 밀어냈다.
그때, 빛과 함께 대장장이 망령들의 목이 날아갔다. 카누스 또한 목에 작은 상처가 새겨졌다.
“응?”
카누스가 목을 어루만지곤 시선을 정면으로 향했다.
「예나 지금이나… 더럽게 단단하군. 카누스」
새까만 숯덩이.
빛의 성좌, 죽어 망령이 된 머큐리.
그가 희미한 빛을 뿌리며 양손에 검을 쥐고 있었다.
그를 보며 카누스는 목에 힘을 주었다.
피가 멈추고 상처가 아물었다.
“머큐리. 네놈, 죽었군.”
카누스가 그를 비웃었다.
“종말의 성좌에게 죽은 건가? 죽은 자가 과연 산 성좌를 상대할 수 있다고 보는가?”
「…네놈을 막지 못하면 나토스가 나를 가만히 두지 않을 터.」
머큐리는 양손에 검을 쥔 채 들어 올렸다.
두 성좌는 서로를 노려봤다.
***
나토스는 악마의 상징과 같은 산양의 투구, 그 속에 있는 이글거리는 검붉은 눈빛과 마주쳤다.
-네놈이 나의 죽음인가?
…나토스는 자신이 한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이, 이 괴물 같은… 불타 죽어라!」
분살.
로키의 온몸이 불탄다.
그럼에도 로키는 아랑곳하지 않고 다른 한 손을 들어 올렸다.
주먹을 움켜쥔다.
「마, 맞아 죽어라!」
구살(毆殺).
로키의 갑옷이 무언가에 난도질당한 듯 으깨지며 터져나간다.
주변에 피가 흩뿌려졌지만, 로키의 눈빛과 주먹은 나토스를 향해 있었다.
「어?」
주먹이 나토스의 머리를 후려갈겼다.
나토스의 머리가 터져나간다.
주변으로 살점과 뼈, 핏물이 흩뿌려졌다.
하지만 시간이 역행하듯, 다시 모여들며 머리 형태를 이루었다.
다시 완전히 부활한 나토스는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악!」
죽음을 거부할 수 있다.
하지만… 고통은 거부할 수 없다.
나토스는 로키를 쳐다봤다.
그 또한 죽음에서 부활하고 있었다.
나토스가 로키에게 건 것은 ‘죽음의 환영’이었다.
상대가 죽음을 체험할 순 있지만, 실제가 아니다.
나토스처럼 시간이 역으로 흐르듯, 로키 또한 부활했다.
나토스는 식은땀을 흘렸다.
죽은 망자든, 산 자든.
혹은… 다른 성좌들이라고 할지라도.
자신의 ‘죽음의 환영’을 겪은 자들은 모두 의지가 꺾여 죽은 눈을 했었다.
그래, 성좌들마저도 나토스를 함부로 건들지 못했다.
성좌가 ‘죽음’을 바라본다는 건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로키는 달랐다.
죽음을 목도하고, 아니, 체험하고도 달라지지 않았다.
「…괴, 괴물.」
로키는 주먹을 움켜쥔다.
「구살!」
로키의 갑옷과 그 속에 있는 온몸이 찢겼다.
쾅-!
하지만 나토스는 로키의 공격에 팔이 뜯겨나감과 동시에 육체는 바닥을 나뒹굴었다.
로키가 나토스에게 걸어갔다.
나토스는 피를 울컥 토해내며 죽을힘을 다해 소리쳤다.
「크아아악… 빌어먹을 종말 같으니! 박살!」
로키의 갑옷과 그 육신이 뭉개졌다.
로키의 걸음 속도만 늦어질 뿐, 그를 저지하지 못했다.
「요참!」
로키의 허리가 갈라졌다.
로키의 상체가 바닥에 떨어졌다. 이윽고 고개를 들어 나토스를 노려봤다.
로키가 손아귀를 땅에 짚었고 뛰어오른다.
그의 하체가 다시 들러붙고, 칠흑의 갑옷이 둘러싸인다.
뛰어오른 로키는 나토스를 향해 발을 내려찍었다.
쾅-!
복부를 맞은 나토스는 그대로 지면과 함께 꺼지며 궁전 아래로 추락했다.
나토스는 멍하니 위를 올려다봤다.
로키가 자신을 내려다보며 갸우뚱거리고 있다.
‘어떻게… 죽음을 체험하고도 바로 움직일 수 있지?’
죽고도 부활하는 즉시 의식을 회복하고 몸을 움직였다.
그 모습이 마치 죽음을 완전히 거부하는 불사신처럼 보여 나토스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로키가 나토스를 향해 뛰어내린다.
「괴사!」
순간, 로키의 온몸이 휘청거린다.
그 작은 틈에 나토스는 몸을 굴러 피했다.
로키의 몸이 허공에서 떨어져 바닥을 부순다.
나토스는 등 뒤의 의복을 찢고 날개를 펼쳤다.
검은 깃털들이 휘날린다.
그가 날아오르며 로키를 내려다보곤 공포를 느꼈다.
「…그렇군. 평범한 방법으로는 너를 굴복시킬 순 없겠군.」
카누스는 단 네 번 정도의 죽음을 겪고는 굴복했건만.
눈앞의 종말의 성좌는 몇 번을 죽여도 그 의지가 꺾이지 않았다.
그렇담 압도적인 힘으로 놈을 제압할 수밖에 없다.
「죽음」
검은 날개가 나토스를 감싼다.
「그것이 나 나토스다.」
명계의 바닥이 갈라진다.
그 속에서 수많은 스켈레톤이 기어 나왔다.
수백, 수천, 수만.
그 수를 헤아릴 수가 없다.
「뭐, 뭐야?!」
스켈레톤들이 파도처럼 밀려 나왔고, 그들이 괴성을 지르며 반역을 일으킨 망령들에게 밀어닥쳤다.
장인 망령들은 주춤거리다 뒤로 물러서 도망친다.
“…어, 어?!”
위엄을 보이던 카누스가 고개를 들었다.
스켈레톤들로 이루어진 거대한 파도가 형성되고 자신에게 밀어닥치고 있었다.
「으악!」
스켈레톤으로 된 파도는 빛의 성좌마저 집어삼켜 휩쓸어버렸다.
카누스는 급히 모루를 들어 땅에 내려찍었다.
강철과 불꽃으로 만들어진 벽이 솟아오름과 동시에 스켈레톤 이루어진 파도를 막아냈다.
스켈레톤들은 그런 벽을 향해 부딪치며 뼈로 된 무기들을 휘둘렀다.
로키는 점차 쌓아 올려지는 거대한 스켈레톤 산을 쳐다봤다.
이윽고 스켈레톤들이 물처럼 흘러내렸다. 그 후, 모습을 보인 건 거대한 해골이었다.
수백 미터는 될 듯한 웅장한 위용을 보이는 해골.
황금으로 된 장신구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갈비뼈 사이에 존재한 시커먼 블랙홀에서 끊임없이 망자들을 토해내고 있었다.
거대한 머리뼈의 좌우로는 휘어진 뿔이 나 있다.
「쿼오오오오오오오오!」
턱뼈가 벌어지며 괴성이 울려 퍼졌다.
‘…2페이즈인가?’
로키는 거대한 망령이 된 나토스를 올려다봤다.
거대한 유골이 자신의 갈비뼈 아래 블랙홀에 손을 넣었다.
손아귀에서는 황금으로 된 낫이 뽑혀 나왔다.
거대한 유골의 안광이 굴러간다.
「나는 명계의 화신이오.」
로키를 쳐다보곤 낫을 들어 올렸다.
“…위험하군.”
로키는 급히 발로 지면을 튕겨냈다.
「죽음이다.」
유골이 낫을 휘두른다.
그러자 세상이 반으로 갈라졌다.
대기가 좌우로 갈라지고 땅이 갈라지며, 아케렌의 도심이 반으로 쪼개졌다.
갈라진 틈으로, 마력이 뿜어져 나와 제2의 파장을 일으켰다.
로키는 궁니르를 소환했다.
「종말의 성좌여. 그대는 이 명계에서 나의 수집품이 되리라.」
로키는 몸을 튕겨냈다.
뛰어올라 몸을 회전시킨다.
원심력을 이용해 손에 힘을 준다.
궁니르가 나토스의 머리뼈를 향해 직격했다.
쿵-!
나토스의 머리뼈가 뒤로 튕겨 나간다.
두개골에 금이 가고 깨졌지만, 그 틈으로 스켈레톤들이 모여들며 메우기 시작했다.
로키는 사령궁의 성채 지붕에 착지해 나토스를 쳐다봤다.
‘데미지가 없군.’
「어리석도다. 나에게 죽음이란 없다.」
나토스의 안광이 번뜩이며 로키를 노려봤다.
「그 누구도 나를 죽일 수 없-」
로키와 나토스가 멈칫했다.
그 둘은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아케렌의 항구쪽 해안가.
그곳에서 피의 바다가 솟구쳤다.
‘이 기운은?’
‘…바다의 성좌?’
나토스와 로키의 안광이 휘둥그레졌다.
바다의 성좌, 칼리브의 기운!
순간, 솟구쳐 오른 피로 된 해일이 아케렌의 도시를 향해 밀려 들어온다.
「해, 해일이다!」
「맙소사! 현세에서도 크라티안에서 해일에 죽었다고! 근데 여기서도…!」
아케렌에 있던 망령들이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해일이 아케렌을 덮쳤다.
피의 바다가 스켈레톤들을 휩쓸어 버린다.
나토스가 눈을 부릅뜰 때, 피의 해일 속을 뚫고 하나의 군함을 튀어나왔다.
뼈와 손톱으로 이루어진 망자의 배.
나글파르.
그곳의 앞 갑판에 바다의 성좌 칼리브가 충각에 꿰뚫려 울부짖고 있다.
「카, 칼리브?! 무슨-!」
나글파르가 나토스의 갈비뼈를 들이박았다.
쾅-!
나토스의 몸이 휘청거렸다.
거대한 몸이 뒤로 튕겨 나가며 사령궁을 무너뜨리며 쓰러졌다.
피의 해일로 인해 아케렌과 사령궁은 핏물로 침수되어 버렸다.
「무, 무슨 일이-!」
나토스의 안광이 흔들렸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혼란스러운 것이다.
나토스는 고개를 틀어 자신을 들이박은 나글파르를 쳐다봤다.
그곳에서 푸른 머리를 가진 망자들이 소리치고 있는 게 보였다.
「오오오! 성좌시여!」
그들은 로키를 보며 외치고 있었다.
「현세에서 성전을 준비한다는 소리를 들었나이다!」
노드 전사들. 그리고 전사했던 베르세르크 전사들까지.
그들이 망령이 되어, 로키를 향해 외치고 있었다.
「저희 또한 성전에 참전하겠나이다!」
로키는 그 모습에 넋이 나가버렸다.
저런 단순 무식한….
나름 노드인들을 이끌며, 그들을 이해했다고 생각했건만, 자신이 노드인들의 단순 무식함을 과소평가했던 모양이었다.
로키는 그런 환호성을 지르는 노드인들 가운데 있는 한 여인을 볼 수 있었다.
“헬가?”
“선배.”
헬가가 로키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로 오랜만이네요.”
「코오오오오오오!」
나토스가 다시 한번 몸을 일으켰다.
거대한 황금의 낫을 들어 올렸을 때, 헬가가 몸을 회전했다.
그녀의 손아귀에 검붉은 대검이 쥐어졌고, 그것을 휘두른다.
검 끝에서 참격이 팽창해 나토스에게 날아간다.
악령이 깃든 참격.
그것이 나토스의 가슴팍을 베어냈다.
「쿠오오오오오오!」
갈비뼈가 부서져 내린다.
나토스가 뒷걸음질 치다 무릎 꿇었다.
커다란 안광이 굴러가며, 자신의 갈비뼈를 내려다봤다.
스켈레톤들이 우수수 떨어지며, 갈비뼈에 달라붙지 못하고 있다.
부서진 갈비뼈에 붙은 악령들이 그런 스켈레톤들을 떨쳐내고 있다.
「…회복이… 되지 않아?」
죽음의 성좌, 나토스는 고개를 들었다.
북유럽 신화 속 죽음의 여신.
그리고 지옥의 주인인 헬가를 쳐다봤다.
“뭔가요? 저 뼈다귀는?”
헬가는 나토스를 향해 미간을 좁힐 뿐이었다.
나토스의 안광이 동요하듯 흔들렸다.
‘…이 육체에 데미지를 입는 것만이 아니다.’
저 여인이 휘두른 대검의 참격.
그것에 담긴 악령들이 자신의 몸에 달라붙어 유골을 분해했다.
‘육체적 고통뿐만이 아니라… 영혼마저 뒤흔들었다!’
영혼에 데미지를 준 것이다.
육체가 있으면 모든 데미지가 그 육신에 깃들게 되거늘.
육신이 있음에도 그걸 관통해 영혼에 데미지를 입히는 상식을 벗어난 힘이라니…?!
나토스는 시선을 로키와 헬게에게 향했다.
성좌급 괴물이 둘.
모습을 보아하니 둘 다 동료인 듯했다.
‘위험해….’
명계에서 죽음을 거부할 수 있는 나토스다.
하지만 그것도 영혼의 ‘침묵’하게 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진정한 죽음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나토스는 뒷걸음질 쳤다.
콰르르르륵-!
그런 나토스의 거대한 다리에 쇠사슬이 감긴다.
나토스가 고개를 아래로 내리자, 모루와 쇠사슬을 이용해 자신의 발목에 족쇄를 채운 카누스가 보인다.
「……?!」
“나토스. 이젠 내가 너에게 족쇄를 채워주마!”
「카누스, 네 이놈!」
그때, 로키와 헬가가 뛰어올랐다.
나토스는 그 두 사람을 쳐다봤다.
창과 대검이 나토스의 목과 가슴을 베어냈다.
***
무너져 내리는 거대한 유골.
그의 몸이 무너짐에 따라 거대한 몸이 사령궁을 덮쳤다.
와르르륵-!
사령궁이 무너져내린다.
그에 따라, 사령궁에 있던 방.
나토스가 애지중지하며 만들었던 보물탑도.
그렇게 쏟아진 보물들은 피와 바다에 함께 더럽혀져 바닥에 나뒹굴었다.
명계의 지배자이자 왕, 그리고 죽음의 신.
성좌 나토스의 분신의 머리가 축 처진다.
그 거대한 눈구멍 사이에서 불타오르던 수백이 넘는 영혼이 뿔뿔이 흩어졌다. 갈비뼈 사이에서 소용돌이치던 블랙홀은 사라져 망자들을 생성해내지 못했다.
거대한 두개골이 갈라지고, 그 사이에서 나토스가 기어 나왔다.
‘이럴 순 없다.’
나토스는 거대한 두개골에서 뛰어내렸다.
모든 힘을 쏟아부은 직후였기에,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몸이 휘청거린다.
파르르 떨려오는 날개는 날아오를 기력도 없음을 시사했다.
그때, 등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나토스는 뒤를 돌아봤고, 쓰러진 거대한 두개골 위로 두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로키, 그리고 헬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