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04)
성좌가 된 플레이어-204화(204/250)
제204화
웨어울프가 손아귀를 펼쳤다.
크고 거대한 짐승의 손.
날카롭고 예리한 손톱이 어둠 속에서 번뜩였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온몸을 갈가리 찢길 그 손톱이 로키를 향해 날아들었다.
“…….”
로키는 웨어울프의 손아귀를 몸을 틀어 피했다.
그가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딘다. 주먹을 움켜쥐며 웨어울프의 복부를 향해 휘둘렀다.
펑-!
복부를 뚫고 등이 터져버린다.
웨어울프 하나가 허공에 떠올라 바닥에 축 늘어졌다.
달려들었던 다른 웨어울프가 눈을 부릅뜬 채 발을 멈췄다.
급히 도망치려 했지만, 로키가 한 발 앞으로 내딛고, 허공에서 주먹을 내질렀다.
펑-!
공기가 터져나가고, 동시에 무형의 충격파가 웨어울프의 사지를 강타했다.
웨어울프의 몸이 뒤로 튕겨 나가 마구간 벽을 꿰뚫어 바닥에 굴러다녔다.
웨어울프들은 입을 다물었다.
「위, 위험해.」
「평범한 인간이 아니야!」
「모두 후퇴. 놈을 상대하지 마!」
웨어울프들이 사방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로키는 그런 웨어울프들을 바라보다 시선을 내렸다.
조금 전 자신이 복부를 터트려 죽였던 웨어울프.
그는 완전한 짐승의 모습이 아닌,
인간의 형태를 띠며 복부가 터져 축 늘어져 죽어 있었다.
“…인간?”
로키가 놀란 음성을 내뱉었다.
샐럿이 다가와 말했다.
“웨어울프는 낮에는 인간의 모습을, 밤에는 반인반수의 괴물로 변할 수 있어요. 물론, 낮에도 신체 일부만은 변형할 수도 있다는 거 같지만요.”
“보름달에서만 변신하는 게 아니라?”
“보름달에는 강해져요.”
“그렇군.”
“웨어울프는 동족을 늘릴 때 마력이 담긴 송곳니로 물어뜯는다고 해요. 그래서 죽으면 다시 웨어울프로 살아난다고….”
로키는 웨어울프들을 바라봤다.
이놈들, 밤의 어둠 속에서 자신들을 감지했었다.
특별한 눈이나 감각 기관이라도 있는 걸까?
그렇담 왜 영주가 이런 괴물들을 사냥하지 못한 건지 알 수 있었다.
낮에는 사람으로 변해 그들을 구분할 수 없을 테고.
밤에는 늑대로 변해, 그들만의 감각으로 병사들을 유린했을 테니.
당하고만 있을 수밖에 없다.
“무, 무슨 소란이야!?”
“밖에 마수들이 날뛴 모양이야!”
“세상에…!”
“야이, 미친놈들아, 모두 조용히 해. 우리까지 먹잇감이 될 셈이야!?”
여관이 소란스럽기를 잠시, 조용해졌다.
웨어울프의 습격에 긴장하며 대기하고 있는 것이리라.
다음날.
여관 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무장한 모험가들이 조심스레 여관을 나와 주변을 살폈다.
“이런! 죽은 용병들이 있어!”
용병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그에 모험가들은 혀를 찼다.
“밤에 싸돌아다니지 말고 여관에 있을 것이지.”
물론 여관 안에 있다고 안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먹잇감을 발견하지 못한 웨어울프들은 문이나 창문을 때려 부수고 침입해 사람을 납치해 가니까.
하지만 적어도 용병과 모험가가 많은 여관이라면 방어하기에 용이했다.
용병과 모험가들이 긴장한 채 마구간 앞에 섰고, 그들은 멀쩡히 있는 아인들을 볼 수 있었다.
묘인족 여자는 잠들어 있다.
다크 엘프 소녀는 졸린 듯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흑백발의 남녀는 알몸의 시체 두 구를 쌓아 올리는 모습이 보였다.
“이, 이봐. 너희는 괜찮은가?”
말하면서도 용병과 모험가는 알몸의 시체를 쳐다봤다.
인간의 모습이지만,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져 있고, 벌어져 있는 입 사이로는 날카로운 송곳니가 보였다.
변신이 풀리다 만 모습.
웨어울프가 죽었을 때 나타나는 특징이었다.
“웨, 웨어울프!?”
용병과 모험가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설마, 그 어둠 속에서 이 괴물들을 사냥했단 말인가!
아인들이 아무리 인간보다 뛰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어도 그렇지, 이 웨어울프를 사냥하기엔 무리가 있을 텐데, 이들은 두 마리씩이나 잡았다.
“생각 외로 대단한 실력을 갖춘 놈들일세!”
처음 보았던 경계 어린 눈빛은 온데간데없다.
용병과 모험가들이 감탄 어린 표정으로 로키 일행을 바라볼 때, 그들 사이에서 불안한 듯 눈치를 보는 이도 있었다.
여관 주인이었다.
그는 용병들을 꾀어내어 로키 일행을 잡아 노예로 팔 생각이었건만, 설마 일이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빌어먹을…! 상당한 실력자였잖아!?’
그는 스리슬쩍 뒷걸음질 쳤다.
‘그 용병들이 나에 대해 언급했을까?’
언급했든 안 했든, 일단 이 자리를 피하는 게 좋다.
그런 생각을 할 때, 그가 로키와 눈이 마주쳤다.
“헉!?”
그는 헛바람을 삼키며 도망치려 했다.
“카렌.”
“으응?”
잠에서 덜 깬 건지 손등으로 눈을 문지르던 카렌은 로키를 쳐다봤다.
그가 턱짓하며 말한다.
“잡아라.”
순간, 반사적으로 카렌의 몸이 튕겨 나갔다.
여관 주인은 허공에 뛰어오른 수인을 보며, 기겁하며 외쳤다.
“누, 누가 나를 지켜줘!”
하지만 그 누가 말릴 틈도 없이 카렌이 여관 주인의 얼굴을 발로 밟았다.
콰직-!
뒤통수가 그대로 지면과 부딪쳤다.
“으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여관 주인.
그 모습에 용병과 모험가들이 비명을 지르며 좌우로 벌려졌다.
그들은 경계하며 무기를 뽑아 들었다.
난데없이 공격을 해오는 수인이라니!
그 포악한 본성을 드러낸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서였다.
하지만 로키의 다음 말에 모두가 무기를 거두었다.
“용병을 시켜 우리를 납치, 노예로 팔려고 했나?”
용병과 모험가들의 시선이 여관 주인에게로 향했다.
“뭐야, 설마….”
“예전부터 이 영지 여관에서 지내는 사람들이 매번 사라진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여관 주인이 범인이었나?! 손님을 납치한 거야?!”
용병과 모험가들의 눈빛이 사나워졌다.
“아, 아니야! 난…!”
말을 끝마치기 전, 여관 주인을 용병과 모험가가 둘러싼다.
“모두 비켜라!”
“영주님이 지나가신다! 길을 열어라!”
도심의 거리가 소란스러워졌다.
갑옷을 입고 장창을 든 병사들이 행진한다.
그 중앙엔 통통한 사내가 갑옷을 입고 창을 든 채 다가오고 있었다.
켈펠 영지의 영주, 켈펠 남작이었다.
용병과 모험가들은 길을 비켰다.
기사 하나가 말에서 내려, 여관 주인을 보다가 마구간을 둘러봤다.
죽은 웨어울프를 보곤 놀란 표정을 짓고는 로키를 쳐다봤다.
“그대가 이 괴물을 잡은 것인가?”
“그렇다만?”
로키의 무미건조한 말. 그리고 존대하지 않는 점에서 기사는 인상을 와락 구겼다.
“무례하다! 감히-!”
“거기까지 하게. 제프 경.”
켈펠 영주가 말에서 내렸다.
그의 말에 기사가 급히 고개를 숙여 물러섰다.
켈펠의 영주는 죽은 두 마리의 웨어울프를 보다가 로키 일행을 훑어봤다.
그의 시선엔 호기심이 가득했다.
“그대들은… 용병인가?”
“여행자다.”
“여행자치곤 솜씨가 좋군. 어떤가? 일을 의뢰하고 싶군. 잘 해결해주면 두둑이 챙겨주지.”
웨어울프 토벌을 맡기려는 걸까?
로키는 거절할 생각이었다.
켈펠 영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 켈펠을 습격하는 산적 무리가 있다. 그놈들이 감히 나의 딸을 납치했어. 그러니… 그 산적 무리를 토벌해 줬으면 한다. 그리고 그 산적 무리의 두목은-.”
그가 뜻밖의 말.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의뢰를 제시했다.
“종말의 성좌 아스가르드의 주인이라 지칭하더군. 그놈들을 토벌하고 내 딸을 구해줬으면 한다네.”
그 말에 로키는 인상을 찌푸렸다.
.
.
.
“무슨 헛소리를….”
혼잣말처럼 내뱉은 건 샐럿이었다.
기사가 그런 샐럿을 노려봤지만, 제지하지는 않았다.
켈펠 영주는 로키를 쳐다보며 말을 이어갔다.
“어떤가?”
“웨어울프 토벌을 의뢰할 줄 알았는데?”
“그 반인반수 토벌 의뢰는 산적 토벌 후에 맡길 생각이다. 우선 내 딸이 먼저다.”
켈펠 영주가 위엄 있게 고개를 들며 말했다.
“어떻게 하겠나? 여행자.”
로키는 잠시 고민할 때였다.
“어머, 여보. 이 영지를 지켜 준 은인에게 그게 무슨 무례예요?”
그때, 병사들이 좌우로 벌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병사들 사이로 아름다운 여인이 다가왔다.
붉은 머리와 붉은 눈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다.
영지민들은 그런 여인을 보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샐럿과 카렌 또한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는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은인들이니, 우선 이들을 저택에 초대하셔야죠. 연회를 준비하고 즐길 수 있게….”
여인, 켈펠 영주의 아내인 캐서린은 매력적인 미소로 로키 일행을 바라보며 말을 내뱉었다.
“어서 오세요. 마수들이 있는 켈펠에.”
***
로키 일행은 켈펠 영주의 저택에 초대받았다.
갑작스럽게 열린 연회에 하인과 하녀들이 바삐 움직인다.
진귀한 음식들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아직 준비 중이지만, 느긋하게 쉬세요. 마침, 영지에 방문한 이름난 상인들과 용병 단장들도 초대했으니… 격식을 차리지 않고 즐기셔도 된답니다.”
켈펠의 부인, 캐서린은 매력적인 미소를 발산했다.
그녀의 초대에 로키 일행은 연회장의 테이블에 앉았다.
급히 초대한 음유시인이 연회장 한 곳에서 음악을 불렀다.
용병 단장과 상인들은 서로 친분을 쌓기 위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시선은 캐서린에게 향했다.
“아, 아름답군.”
“영주 부인께서는 올해 40을 넘겼다고 알고 있는데….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는군요.”
“도대체 어떻게 관리하시는 거지…?”
속닥거림이 들려온다.
로키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자신의 일행들을 쳐다봤다.
샐럿과 카렌 또한 캐서린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선배.”
헬가가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마력이에요.”
“역시.”
캐서린 부인은 미소 지으며 상인과 용병 단장들과 말을 걸고 있다.
그녀의 화사한 미소에 반한 듯 대화상대는 얼굴이 풀어지며 캐서린의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흑마법사인가?”
“…글쎄요.”
흑마법에 정통한 헬가가 모호한 표정을 지었다.
“저건 저주예요.”
“저주?”
“네… 정확히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강력한 저주에 걸려 있어요.”
“……”
헬가의 말에 로키는 캐서린을 쳐다봤다. 그러면서도 그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2층 홀. 난간에서 켈펠 영주가 로키를 내려다보고 있다.
아니, 정확히는 로키뿐만이 아니라 캐서린에게 말을 거는 이들을 노려보고 있다.
이를 바득 가는 소리와 함께 살의마저 담겨 있다.
다른 이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로키에겐 그의 적의가 확실히 느껴졌다.
로키는 켈펠 영주의 시선을 무시한 채 포도주잔을 들어 입에 한 모금 담았다.
‘질투인가, 집착인가.’
혹 캐서린에게 걸렸다는 저주와도 관련된 걸까?
그런 생각에 빠져 있을 때였다.
캐서린이 로키를 쳐다봤고, 서로 눈이 마주쳤다.
“잠시 실례할게요.”
캐서린은 다른 남자들을 밀어내고 로키에게 다가갔다.
연회장에 맞는 붉은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치맛자락을 살며시 들고 고개를 숙이며 로키에게 예를 갖췄다.
일반적인 여행자에게 차리는 격식치곤 상당히 높은 대우였다.
“잠시 함께 이야기를 나눌까요? 여행자님.”
로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영지의 사건·사고에 대해 정확히 아는 건 켈펠 영주, 혹은 그 부인인 캐서린뿐이니.
로키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캐서린은 살며시 로키의 손을 잡고 끌고 갔다.
“거기 너. 면사포를 가져와 주겠니?”
캐서린의 말에 하녀가 캐서린에게 면사포를 내밀었다.
“고마워.”
그들이 발코니로 나가자, 상인과 용병 단장들이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내왔다.
캐서린과 아주 잠깐 대화한 사이에 그녀에게 푹 빠져버린 것이다.
로키는 저택에 나와 황혼을 바라봤다.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점차 어둠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리고 있다.
그 때문인지 연회장의 연회도 끝을 내고 정리가 시작되었다.
“제 남편이 부탁했었죠?”
캐서린은 황혼이 지는 노을을 보다가 뒤를 돌아 로키를 쳐다봤다.
“산적 토벌을 해달라고요.”
“그래.”
산적 토벌 이후, 영지에 숨어 있는 웨어울프 사냥 역시 포함되었다.
“사실… 남편이 말한 건 진실이 아니에요.”
“……?”
로키가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캐서린은 서글픈 표정을 지었다.
“산적 무리가 제 딸을 납치했다고 했죠?”
“그래. 그리고 북방의 성좌와 노드족이 산적 행세를 하고 있다고 하더군.”
“…단순히 흉내 내기예요.”
캐서린은 숨을 골랐다.
“산적 토벌, 그리고 웨어울프 사냥을 맡기는 것도… 모두 한 가지 진실이 숨겨져 있어요.”
진실이 숨겨져 있다고…?
“산적이 딸을 납치했다고 했지만, 아니에요. 그 반대.”
캐서린의 눈빛에 애처로움이 담겼다.
“딸은… 산적 무리를 이끌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