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06)
성좌가 된 플레이어-206화(206/250)
제206화
“어, 어째서…?”
심장이 꿰뚫린 마을 사람이 흔들리는 눈동자로 카렌을 직시했다.
카렌이 그런 마을 사람의 얼굴에 숨결이 닿을 만큼 가까이 얼굴을 마주했다.
코를 킁킁거리며 카렌이 진득한 미소를 짓는다.
“너 냄새 나.”
“…….”
“사람의 피 냄새. 입 주변에서 지독하리만큼 많이 풍겨.”
카렌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한다.
“너 인간이 아니지?”
“…….”
마을 사람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이윽고,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지고 입을 벌린다.
날카롭게 자라난 이로 카렌을 물어뜯으려 했지만, 카렌의 손이 가슴이 꿰뚫린 사내를 패대기치는 게 먼저였다.
바닥을 구른 사내가 축 늘어져 죽어버린다.
다른 도망치는 마을 사람들을 향해 카렌이 뛰어들며 건틀렛을 휘둘렀다.
“무, 무슨 짓인가!?”
제프가 소리쳤다.
로키 또한 걸음을 옮겼다.
동시에 마을에서 기묘한 기척을 감지했다.
어젯밤 느꼈던 기척들.
웨어울프들의 기척이다.
그것이 이 마을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그렇군.”
왜 노드 전사들이 이곳을 습격한 건지 알겠다.
“이곳이 괴물들의 둥지인가.”
웨어울프들은 사람을 물어뜯어 동족을 늘린다고 했다.
그리고 이 마을은 그런 웨어울프들에 의해 전부 동족이 되었고.
이곳이 둥지가 되어, 밤마다 영지로 내려가 영지민들을 납치해 그 수를 늘린 거겠지.
“그럼 이곳에 있는 노드 전사들은 파견 나온 것이겠군.”
노드 전사들이 용병과 모험가들을 제압할 때였다.
그중 몇몇이 로키를 알아봤는지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야? 이놈 왜 이리 무방비….”
“멍청아! 저분이 누군지 몰라!?”
“뭐?”
몇몇 로키를 알아보곤 무릎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에 따라, 다른 노드 전사들도 범상치 않은 분위기에 따라 한다.
전투는 이미 끝나 있었다.
용병과 모험가 다수가 제압당했거나 혹은 도망쳐 버렸다.
기사 제프 역시 노드 전사의 검 아래에 깔려 신음하고 있었다.
제프는 로키와 노드 전사들을 보며 이를 악물었다.
“젠장, 여행자! 네놈, 이 노드 전사들과 한패였나!?”
제프는 로키가 산적들과 한패라고 생각했다.
로키는 그 말을 무시하며 걸음을 옮겨 자신의 모습을 본뜬 갑옷을 입은 자 앞에 우뚝 섰다.
“아아-.”
말에 탄 사내가 말에서 내린다.
엉거주춤한 게 무게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듯하다.
그는 고개를 들어 로키를 바라보다 무릎 꿇고 고개를 숙였다.
“한스냐.”
이윽고, 그가 투구를 벗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주인이시여.”
그리고 보이는 건 금발과 파란 눈을 가진 중년인 남자.
한스 스팅거.
로니아의 영웅이자, 아스가르드의 권력자 중 한 사람.
“유희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그가 로키의 행세를 하고 있었다.
***
용병과 모험가, 그리고 켈펠의 병사 다수가 전사했다.
살아남은 자들은 먼저 도망친 자들이거나 혹은 밧줄에 묶여 산적의 본거지로 끌려가는 이들일 뿐이었다.
“뭐야, 뭐가 어떻게 된 거야!?”
“…웨어울프를 잡았던 놈들이 산적과 한패였어.”
“그럼 뭐야, 우리가 습격할 줄 알았다는 거야?”
모험가와 용병들은 로키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선두로 끌려가던 제프가 소리쳤다.
“이 비겁한 아인 같으니!”
한스는 로키를 쳐다봤다.
“아인이라니요?”
“나를 아인종으로 본 모양이더군.”
“하하! 로키 님이 인간이 아니긴 했죠. 하지만 아인이라니….”
한스는 털털한 웃음을 토해냈다.
“아스가르드의 상황은 어떻지?”
“말이 아닙니다. 현재 눈에 띄게 분열이 일어나거나 한 건 없었지만, 확실히 동요하고 있습니다. 믿고 따르시던 분이 1년이나 행방이 불명되셨으니…. 그래도 이렇게 나타나셨으니, 금방 원상태로 복원되겠지요.”
“타국의 상태는?”
“크론 제국은 아직 굳건합니다. 간혹 타락한 성좌들을 섬기는 사도들, 타락한 왕들이 침공을 개시했지만, 제국답게 그들의 침략을 잘 막아내고 있습니다. 물론, 이제 한계에 봉착한 거 같지만요.”
“로니아는?”
“…분열의 조짐이 보입니다.”
로키가 한스를 쳐다봤다.
그때, 산봉우리의 방책이 보이기 시작했다.
임시로 만들어진 야영지였다.
“이곳 켈펠 영지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중 하나?”
“영주가 타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죠.”
“…….”
방책 문이 열린다.
노드 전사들이 경례하며 로키와 한스를 맞이했다.
“오오! 아스가르드의 주인께서-!”
“드, 드디어 귀환하셨다!”
“저분과 이번 전투에서 함께할 수 있게 된다니…!”
노드 전사들의 환호성이 메아리쳤다.
그에 용병과 모험가들은 의아해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누구이길래 이토록 노드 전사들이 칭송한단 말인가?
“의혹?”
한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앞에는 야영지 막사 앞에 서 있는 여인이 보였다.
고급스러운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게, 이 흙먼지로 가득한 야영지에 있기엔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운 여인이었다.
“클레아란 분입니다. 켈펠 영주의 딸이며.”
클레아란 여성이 로키와 한스 앞에 서서 치맛자락을 살짝 들어 올리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켈펠 영주의 타락에 대해, 아스가르드에 보고한 이이기도 합니다.”
“대외적으로 납치당했다고 하던데?”
“켈펠 영주가 그렇게 소문을 낸 모양이군요. 켈펠 영주도 저희가 왔다는 걸 알고 경계했던 모양입니다. 나머지 설명은 저 귀족 영애에게 듣는 것이 더 좋을 듯합니다.”
클레아란 귀족 영애가 다가왔다.
“클레아 양, 이분께 자세한 설명을….”
“이분은…?”
“노드의 왕이십니다.”
클레아가 놀란 듯 손으로 입을 가렸다.
잡혀 온 용병과 모험가, 그리고 기사 제프는 경악한 표정으로 로키를 쳐다봤다.
“만,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왕이시여.”
클레아가 무릎 꿇고 고개를 숙였다.
“켈펠 영주가 타락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
“어떻게 된 건지 말해보겠나?”
클레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
클레아는 어머니, 캐서린은 특이한 사람이었다.
어머니의 일상을 지켜보면, 그녀는 매번 거울 앞에 설 때마다 우울한 표정을 지었다.
‘늙어가고 있어.’
클레아는 어머니의 중얼거림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어머니의 방에는 젊었을 때의 초상화가 많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걸 바라보는 시기가 부쩍 늘어났다.
그래서 클레아는 어머니를 위해 시장 거리를 돌아다니며 피부 미용에 좋다는 물건들을 모두 사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그런 선물을 바르면서도 좀 더 효과가 좋은, 아름다워질 수 있는 물건을 바랬다.
‘좀 더 좋은 건 없니?’
‘좀 더 좋은 걸 사오렴.’
‘좀 더 아름다워지는 걸로!’
어머니는 날이 가면 갈수록 젊음에 대한 집착이 강해졌다.
그럴 때면 클레아는 시장 거리를 계속해서 찾아갔고, 그녀에 대한 온갖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어느새 자신의 평판은 아름다움을 집착하는 여자로 낙인찍혀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남의 시선 따위 신경 쓸 그녀가 아니었다.
어머니에게 계속해서 화장품과 미용에 좋은 식품들을 사 올 때였다.
어머니는 뜬금없는 말을 내뱉었다.
‘젊은 여자의 피로 목욕하면… 그리 피부에 좋은 것도 없다고 하더구나.’
그때, 클레아는 소름이 돋았다.
젊은 여자의 피 수급. 그것만은 거절한 클레아였다.
하지만 젊은 여자의 피로 목욕을 하면 아름다워질 수 있다고 굳게 믿은 그녀의 어머니는, 하녀들의 생피를 돈을 주며 사기까지 했다.
점차 어머니가 미쳐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 아버지에게 상담했지만.
아버지는 그저 어머니를 지켜봐 주자고만 할 뿐, 방관자로 있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실종되었다.
산책을 하던 중, 산적들에게 습격을 당했단다.
‘이 영지에 산적이 습격했단 말인가!?’
그 보고에 격노하는 켈펠 영주. 그 모습을 클레아는 옆에서 지켜봤다.
‘아, 아버지. 어머니는….’
‘걱정 말거라. 내 병사들과 함께 토벌대를 꾸리겠다.’
‘하, 하지만 단순 산적이 아니라는 목격담이 있어요. 마치… 사교도. 검은 심판자 같은 모양새라고…. 만약 그들이 맞다면 아스가르드의 정규군이 아니면 상대하기 힘들어요. 차라리 북방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그곳에서 이곳까지 오는 데는 몇 달은 걸릴 게다. 게다가 아스가르드도 요즘 전쟁으로 인해 이 작은 영지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을 테니… 내 직접 가겠다.’
그렇게 병사들을 데리고 켈펠 영주가 떠났다.
그리고 2주가 지나도록 아버지에 대한 그 어떤 소식도 전해 듣질 못했다.
결국 클레아가 로니아 왕가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서신을 보냈지만, 보냈던 전령 또한 얼마 지나지 않아 실종되었다.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클레아는 상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어떻게든 로니아 왕실에 이 영지의 상황에 대해 알려야 해.’
클레아가 직접 로니아 왕도로 가기로 마음먹은 그때, 켈펠 영주와 그의 부인 캐서린이 귀환했다.
켈펠 영주는 피칠갑이 된 채였다.
‘토벌에 성공했단다.’
그 말에 클레아는 기뻐했다.
정말로 아버지가 어머니를 구하고, 그 사악한 사교도들을 토벌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어요.”
그날부터, 영지 근처의 마을에서 주민들이 하나둘씩 실종되기 시작했다.
몇 번이고 ‘실종자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지만, 아버지는 흐지부지 그 사건을 덮었다.
점차 실종자 규모가 커지며, 급기야 내성 내 영지민마저 사라져갔다.
결국 클레아가 직접 부탁하려고 집무실로 향했지만-.
‘커어억….’
집무실 문 너머로 들려오는 앓는 소리.
클레아는 의아함에 문고리의 틈으로 눈을 가져다 대자 충격적인 광경을 볼 수 있었다.
어머니가 하녀의 목을 꿰뚫고 뜯어먹고, 그 옆에서 아버지가 무표정한 얼굴로 직시하고 있는 모습을.
‘……!’
“…그때 어머니의 모습은 인간보다 짐승에 가까웠어요. 아버지도 그걸 보고 가만히 계셨다는 건… 아버지도 분명….”
다행히도 완전한 웨어울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면 클레아의 기척과 냄새를 맡고 그녀 또한 무사하지 못했을 터였다.
클레아는 급히 아스가르드에 서신을 보냈다.
전령이 아닌, 일반 상인을 통해 몰래 편지를 전달한 것이다.
전령을 보내면 의심할 테니.
그리고 그에 응답한 아스가르드가 조사를 위해 군대를 파견하였다.
하지만 켈펠에서는 치안을 명분 삼아, 타국의 군대 진입을 거부했다.
결국 아스가르드의 토벌대는 근처 숲에서 야영했는데, 그때 웨어울프들의 기습을 당했다.
물론,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웨어울프들이 사냥당했고, 도망치는 놈들을 따라가니 마을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이것. 괴물들의 소굴이 분명한 그곳을 습격하여 불태운 것이었다.
그것이 노드 산적이라 소문 난 이유였다.
클레아가 로키를 향해 고개 숙여 말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
클레아가 눈물을 흘렸다.
“노드의 왕이시여. 아머니를 정화하여주시고, 그걸 방관한 아버지를 벌하여 주십시오.”
그녀의 말은 캐서린이 말한 것과 정반대였다.
***
해가 서서히 저물었다.
인적을 감춘 켈펠의 길거리는 적막감만 가득했다.
모두 집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근다.
창문을 닫고, 판자를 박아, 단단히 문을 고정했다.
“제, 제발 부탁입니다! 오늘 하룻밤만-!”
“시끄러! 다른 곳에 가보라고!”
집이 없는 빈민가 사람들의 애원에도 매몰차게 거절했다.
문을 닫아버리자, 길거리에 있던 부랑자들이 고개를 틀었다.
점차 어둠이 찾아온다.
겁에 질려 다급히 어디론가 움직인다.
그들이 지금 해야 할 건 지하수로나 혹은 악취가 나는 쓰레기 더미에 몸을 숨기는 것이었다.
세상이 어둠으로 침식해 사라져 갔다.
유일하게 세상을 밝히는 달이 하늘 높게 떠올랐지만, 달의 가호는 땅에 닿는 일은 없었다.
저벅… 저벅….
인기척이 사라진 길거리에, 또 다른 사람들이 걸어 나왔다.
길거리에, 그리고 켈펠 영지의 장벽 너머로, 사람들이 고개를 치켜든다.
하늘에 뜬 달을 바라보곤 그 모습에 변화가 일어나 시작했다.
등이 굽어지고 부풀어 오른다.
피부가 찢어지고, 그 속에서 검은 털이 수북이 돋아났다.
얼굴은 늑대의 모습을, 몸은 털이 난 근육질의 흉악한 모습을 자아냈다.
그들이 고개를 든다.
아우우우우-!
달의 기운을 받아 짐승들이 포효하며, 자신들의 시간임을 알렸다.
밤은 그들이 포식하는 시간이었다.
***
“으으으윽! 사, 살려줘! 누구 없어?! 부탁이야! 나를 살려줘!”
여관 주인은 광장 한가운데 나무 기둥에 묶여 있었다.
지금까지 여관에 머문 자들을 남몰래 납치, 노예로 팔아버린 사실이 들킨 여관 주인이었다.
그에 따라 켈펠 영주는 그에게 공개처형 삼아 광장에 매달아 두었다.
온몸에는 온갖 동물의 피로 끼얹어진 직후였다.
이러면 웨어울프들은 그를 납치해 동족으로 만들기보단, 피 냄새에 흥분하여 즉석에서 뜯어먹어 버리기 때문이다.
주변에 있던 화로들이 타닥거리는 장작 타는 소리를 냈지만, 정작 여관 주인은 그런 화로들의 불꽃을 보지 못했다.
“으으윽, 제발 부탁이야.”
모든 감각이 집어 삼켜지는 느낌이다.
눈을 번쩍 뜨고 있는데도, 감고 있는 것처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세상의 빛이 사라지니, 밤의 어둠은 정말로 절망 그 자체였다.
크르르르릉-.
여관 주인이 움찔했다.
고개를 황급히 좌측으로 틀었다.
무언가가 스쳐 지나간 듯한 기척을 느꼈다.
“누, 누구야!?”
히히히히히-.
우측에서 소리가 들린다.
“누구냐고!?”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본다.
어둠이 상상력을 더욱 자극해 공포를 확산시켰다.
미쳐버릴 듯한 그의 앞뒤, 좌우로 2m에 이르는 웨어울프들이 우뚝 서 있다.
송곳니를 보이며 아가리를 벌렸다.
“누구-!?”
사방에서 여관 주인을 물어뜯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