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09)
성좌가 된 플레이어-209화(209/250)
제209화
「허억! 허억! 겨우 찾은 육체야!」
캐서린은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여인이었다.
그런 그녀도 세월은 비켜 갈 수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그녀는 주름이 생기고, 흰머리가 생겨났다.
‘당신은 충분히 아름답소. 그러니… 너무 젊음에 집착하지 마시오.’
남편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칭송했다.
하지만 그녀는 달랐다.
거울을 보면서 하루가 다르게 노화가 진행됨을 느꼈다.
그 반대로, 자신의 딸은 풋풋한 젊음을 피워냈다.
딸과 비교할수록, 그녀는 하루하루 절망을 느꼈다.
「겨우, 겨우 손에 넣었건만!」
그녀는 산책을 하다 납치된 게 아니었다.
그녀 스스로 사교도들에게 접촉한 것이었다.
검은 심판자들은 그녀에게 한 권의 책을 내밀었다.
그것은 ‘피를 마시면 아름다움이 유지되는 마법’이 담긴 고대의 책이었다.
‘성황 폐하께 충성을 맹세하라.’
검은 심판자들은 캐서린의 욕망을 잘 알고 있었고, 그 점을 파고들었다.
‘그럼 영원한 젊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영원한 젊음이요?’
‘그래, 이 마도서는 불안정하다. 낮에는 아름다움을, 밤에는 늙거나, 괴물의 모습으로 변하게 되지.’
‘…….’
‘하지만 만약, 네년이 성황 폐하를 구출한다면, 성황께서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도록 힘을 써주실 거다.’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요?’
‘웜 페스트로 불사에 가까운 힘을 가진 불사자를 만드신 분이다. 그 기적을 일으키신 분께서, 영원한 아름다움을 부여하시는 건 쉬운 일이지.’
결국 그 말에 그녀는 검은 심판자들과 손을 잡았다.
그녀는 젊음을 얻을 수 있었고, 새로운 육신에 매료되었다.
강력한 육체, 피를 빤다는 강렬한 쾌락.
그 모든 게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캐서린은 옛 과거를 떠올리며 저주받은 마도서를 품에 안은 채 숲속을 달렸다.
퍽-!
콰직-!
웨어울프의 육신을 가지고 있는 게 우습게도, 어둠 때문에 나뭇가지에 부딪히고, 나무와 충돌했다.
캐서린의 몸이 휘청거렸다.
속도가 줄어들었지만, 초인적인 육체와 자신의 다리를 믿었다.
저 괴물들에게서 도망칠 수 있다고.
그런 캐서린의 뒤로, 다른 웨어울프들도 따라붙었다.
「교, 교주님! 괴물들이-!」
괴물들이 인간들을 괴물이라 부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그들은 공포에 질려 있었다.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
노드족.
그들 앞에선 자신들은 그저 피식자들일 뿐이었다.
그리고, 그 사냥꾼들은 바로 뒤에서 끈질기게 추격해오고 있었다.
「코오오오오오!」
망령들이 질주해 온다.
“쫓아라!”
빛의 무기를 든 노드 전사들.
망령들이 웨어울프를 덮쳐 넘어뜨린다.
노드 전사들이 활로 웨어울프의 다리를 맞췄다.
「꺼, 꺼져! 너희가 붙으니 다른 놈들도 붙어버리잖아!」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이다.
이 멍청한 늑대들은 흩어질 생각이 없었다.
겁을 너무 먹은 것일까, 아니면 무리 짓는 습성 때문일까.
어찌 되었든 떨거지들 때문에 자신마저 위험해진 상황이다.
캐서린은 급히 몸을 틀었다.
달리던 그녀의 뒤로 웨어울프들이 사냥당해 사라져갔다.
자신을 쫓아오는 무리는 더는 없다.
캐서린은 안도하며 앞을 바라봤다.
숲속 너머로 작은 빛이 새어 나온다.
해가 뜨고 있다.
그에 따라 캐서린의 몸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털이 빠지기 시작하고, 몸의 부피도 줄어들었다.
새살이 돋아나 잡티 없는 깨끗한 피부가 자리 잡았다.
캐서린은 발걸음이 차츰차츰 느려졌다.
웨어울프와 달리, 인간의 육체를 가졌을 때는 그 신체 능력이 보잘 것 없는 수준.
나약해진 인간의 육체.
그럼에도 캐서린은 품에 저주받은 마도서를 품은 채, 다른 한 손을 허공에 뻗었다.
햇살 사이로 보이는 젊고 탄력 있는 손.
그래, 나는 아름다워!
태양 빛에 내비친 자신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때, 그녀의 등 뒤를 하나의 창이 꿰뚫었다.
“어?”
캐서린이 뒤를 돌아보자 칠흑의 갑주를 입은 사내를 볼 수 있었다.
“…클레아에게 들었다. 네년이 원흉이라고.”
로키는 창을 뽑아냈다.
캐서린은 눈이 감기며 몸이 무너졌다.
그녀가 쥔 마도서가 바닥에 떨어졌다.
캐서린은 다가오는 죽음을 느끼며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래도 난 아름다운 모습으로 최후를-.’
하지만 그녀의 손이 주글주글 주름지기 시작했다.
“어?”
자신의 나이보다도 더 늙어보이기 시작한 피부.
“왜, 왜…?!”
캐서린의 몸에서 내뿜어지는 마력이 생명력을 갉아먹었다.
“어…째…서….”
결국 말라비틀어진 미라가 된 캐서린은 두 눈을 감았다.
로키는 그런 캐서린을 내려다봤다.
근처에 떨어져 있는 마도서.
그걸 주워들었다.
“…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검은 심판자 놈들, 특이한 아이템들이 많단 말이지.”
웜 페스트부터 시작해, 인간을 반인반수로 만드는 마법까지.
참으로 다양했다.
로키는 마도서를 바라보다 인벤토리에 넣었다.
‘나중에 쓸모가 있겠지.’
로키는 미라가 된 캐서린을 바라보다 그냥 지나쳤다.
그가 지나간 자리에 들짐승들이 찾아왔고, 늙어버린 캐서린의 육신을 먹어 치웠다.
그녀는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늙은 모습으로, 들짐승에게 먹히는 최후를 맞이했다.
***
아침 해가 떠오르자, 웨어울프들은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다.
인간으로 변했어도, 평균적인 힘은 강했던 그들이다.
“제, 젠장! 덤벼!”
그들이 무기를 들자, 노드 전사들이 히죽거리며 검을 휘둘러 베어냈다.
“오냐, 우린 짐승 사냥도 잘하지만 인간 사냥도 잘하거든.”
노드 전사들은 켈펠 영지를 청소했다.
어느 정도 괴물 사냥을 끝마친 노드 전사들은 영지민들을 한데 모으기 시작했다.
다친 자가 있다면 응급처치를 해주고, 부서진 집안에서 모포를 가져와 그들에게 덮어주었다.
“가, 감사합니다!”
“별거 아니오. 애초에 우린 이 켈펠의 괴물들을 사냥을 위해 파견 온 거니.”
노드 전사들은 유쾌한 웃음을 터트렸다.
그들은 운이 좋았다.
단순 괴물 사냥인 줄만 알다가, 성좌님과 전투를 함께할 기회를 얻다니!
게다가 그분의 권능을 직접 체험하기까지 하지 않았던가!
‘명계에서 돌아오셨다.’
그분께서 죽음의 성좌를 죽이고 노드의 망령들과 함께 돌아왔다.
그분은 죽은 노드족을 잊지 않고 계셨던 것이다!
노드 전사들의 신앙심은 더욱 높아져만 갔다.
터벅-.
익숙한 발소리에 노드 전사들이 고개를 돌렸다.
사라졌던 종말의 성좌.
그가 다시 현세에 강림했다.
노드 전사들의 가슴 속이 들끓어 올랐다.
그들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에 영지민들도 로키를 향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로키를 칭송했다.
“위대한 종말의 성좌-”
종말의 성좌가 사라졌다, 명계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아스가르드에 척을 진 왕국들의 말들은 전부 거짓이었음을.
그리고 아스가르드가 다시 한번 세상에 군림하게 될 것임을.
“로키 님을 뵙나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그가 강림함으로써 증명되었다.
***
“…드디어 돌아오셨군.”
아움은 앞을 바라봤다.
넝마를 걸친 스켈레톤.
로키가 서신을 보낼 때 사용하던 스켈레톤이었다.
서신만 왔다면 가짜로 치부했을 테지만, 스켈레톤으로 인해 누가 보냈는지 명확해졌다.
“게다가 로니아에서도 일을 거하게 저지르신 거 같고.”
켈펠이라면 한스가 갔던 곳이었다.
이는 한스가 직접 지원했던 일이었다.
로니아가 옛 고국이기도 하거니와 종종 로키의 흉내를 내었으니 이를 이용해 아스가르드의 영향력을 다시 굳건히 할 속셈이었다.
하지만 가짜가 아닌 진짜 본인이 등장하며 존재감을 내뿜으셨으니….
타락한 성좌들이 다스리는 국가들과 아스가르드 사이, 중립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왕국과 제국에도 이 소식이 들어갈 터.
“그나저나-. 잡았습니까? 신녀님?”
아움은 고개를 돌렸다.
집무실 입구에서는 칸쿤이 서 있다.
그녀는 아움의 질문에 움찔하며 손가락을 모아 꼼지락거렸다.
그녀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어색하게 웃었다.
“하, 하하… 그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만… 놈들이 워낙 죽을힘을 다해 숨은 데다가, 갑작스럽게 알 수 없는 질병이 왕도에 퍼지고 있는 터라… 그걸 먼저 수습하느라… 죄송합니다.”
“…그렇습니까?”
아움은 한숨을 내쉬었다.
로키가 자리를 비운 후, 아스가르드에 작은 문제가 발생했다.
천사와 검은 심판자들.
웜 페스트 임상 실험을 했던 ‘변종’들이 탈출해 버렸다.
추적 결과 아스가르드 섬의 아래쪽, 로니아가 내전이 끝나고 아스가르드에게 푸른 대지를 선사했던 땅에 숨어든 듯 보였다.
“주, 중요한 건 알고 있습니다! 수도에 일어난 이변을 최대한 빨리 수습하고 변종들 해결을…!”
칸쿤은 당황했다.
수도에 일어난 이변.
아니, 정확히는 아스가르드 영토에 퍼지고 있는 이변이다.
하늘에서는 알 수 없는 연녹빛 가루가 아스가르드 상공에 퍼졌고, 점차 그것들이 내려와 아스가르드 영토를 덮쳤다.
꽃가루처럼 보이기도 하고, 그저 빛나는 먼지 같기도 하지만, 평범한 가루 같지가 않았다.
동시에 알 수 없는 질병까지 퍼졌는데, 역병이라고까지는 볼 수 없지만, 여태 발견되지 않는 종류의 질병이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린 이변 조사에, 수도의 수호를 맡은 칸쿤은 발이 묶이고 말았다.
‘이런 일엔 쿠단과 베르세르크 전사대가 제격인데….’
하지만 지금 쿠단은 로니아의 서북쪽 카프릭이란 영지에 가 있었다.
그곳에 정체불명의 군대가 카프릭 영지를 포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요즘 사건·사고가 너무 많아….’
아움은 한숨을 내쉬었다.
“네르 영지는 저희의 첫 번째로 귀속한 대륙 영토입니다. 그곳의 치안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왕국들에게 저희의 위업이 의심받게 될 겁니다.”
아움의 말에 칸쿤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농업 위주로 개발된 영지라, 땅은 넓었다.
대지를 둘러싼 숲과 넓은 대지에서 키우는 사람보다 더 큰 작물들 때문에 치안 유지가 쉽지 않았다.
에인헤랴르 수습생들이 고군분투하며 찾고는 있지만,
변종 천사들도 목숨이 걸린 일이니, 근처 숲이나 산에 숨어 지나가는 여행객이나 상단만을 습격했다.
‘그 위험한 천사나 검은 심판자도 이 아스가르드에선 도적이나 산적 따위로 전락하는구만.’
“최대한 빨리 잡는 게 좋을 거 같습니다. 뭐, 신녀님이 아니라면 한스 님이 처리하실 거겠지만요.”
괜히 그놈들이 풀려나 대륙에 허튼 소문이라도 퍼지게 되면 아스가르드의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변종 천사와 검은 심판자들.
그들을 놓쳐서 좋을 게 없었다.
***
로키는 한스에게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압축해 말했다.
그 말을 들은 한스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믿기 어려운 일이군요.”
하지만 그런 일이기에 로키가 해냈을 거라 생각한 한스였다.
명계에 가고, 죽은 자들을 만났으며, 그곳에서 죽음의 성좌를 영원히 침묵하게 만들어 명계와 현세의 경계가 망가졌다니…?
또한 예전 대륙에 혼란을 불러들였던 이, 마왕 칼리브와 그의 수하들마저 로키를 따라 아스가르드 군에 합류할 예정이란다.
이것으로 아스가르드 군은 한층 더 강력해질 터.
‘아움 님은 이걸 좋아할까? 아니면 싫어할까?’
군대 증강엔 찬성하지만, 대륙의 반발심을 고려한다면 반대할 아움일 터.
그런 생각을 할 때, 로키가 한스에게 제한했다.
“한스, 네가 이들을 데리고 가줬으면 한다.”
“…제가 말입니까?”
한스가 놀란 듯 망령의 군세를 쳐다봤다.
아니, 망령뿐 아니라 다크 엘프와 키클롭스, 카누스 성좌 또한 보였다.
노드 전사 일부분만 데려온 자신이 이 군세를 이끌고 돌아갈 줄이야.
“음… 알겠습니다.”
하지만 문제 될 건 없었다.
망령이라 무섭긴 해도, 이상하게 산 자를 덮칠 것 같지는 않았다.
또한 이들을 인솔하는 것보단 로키 홀로 귀환하는 것이 훨씬 아스가르드에 빨리 도달할 터.
“그럼 부탁하도록 하지.”
로키의 부탁에 한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뭔가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아, 로키 님.”
“……?”
“원래 제가 해야 할 일이었지만… 로키 님께서 먼저 도착하신다면 혹시 이 일을 해결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무슨 일이지?”
“네르 영지.”
로키에게는 낯익은 영지 이름이었다.
로니아 내전이 종결 후, 에론 왕이 아스가르드에게 내어준 영토이며, 아스가르드가 첫 대규모 농사를 지은 영토이기도 했다.
“그곳에 저희가 실험했던 ‘변종 천사’들이 탈출해 숨어 있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