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11)
성좌가 된 플레이어-211화(211/250)
제211화
론은 굉음과 함께 들려오는 비명에 잠에서 깼다.
“무, 무슨 일이죠!?”
아내의 물음에 론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도 모른다.
하지만 마을에서 무슨 일이 난 것임은 분명했다.
‘도적 떼가 습격한 걸까?’
하지만 그들이 무슨 수로 그 어둠을 뚫고 마을을 습격한단 말인가?
‘지금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야.’
론은 벽에 걸린 벌목용 도끼를 들고, 침대 옆에 있는 사냥용 활과 화살통을 어깨에 걸쳐 맸다.
“어, 어디 가려고요!?”
“도와야지! 도적 떼의 습격일지도 몰라.”
“하, 하지만…. 위험해요!”
“그대로 두면 우리도 위험해져. 걱정하지 마. 나도 한때 노드 전사였잖아. 도적 따위야…!”
게다가 이 마을에 노드족 출신 거주자가 많다.
그들도 이 소리를 들었을 터.
론은 벽에 걸린 랜턴을 들고나왔다.
길에 이어진 희미한 빛을 보고, 앞으로 나아갔다.
“어이! 무슨 일이야?!”
“랑 영감네에서 소리가 들렸어!”
“도적 떼인가!? 무기 들어!”
마을 사람들이 무기를 든다.
그들은 목소리로 서로의 위치를 파악하고 길거리에 나왔다.
각자 왼손엔 랜턴을, 오른손엔 병장기를 들었다.
“도적 떼 따위가 감히 아스가르드 영토를 침범해?!”
“목을 베어다가 마을 입구에 달아주마!”
론과 마을 사람들이 비명이 들린 방향으로 향했다.
랜턴을 치켜들지만, 기껏해야 전방 1m밖에 볼 수 없었다.
모두가 숨을 죽였다.
기척을 죽이며 귀를 기울인다.
어둠에 시야가 보이지 않으니, 소리로 방향과 상황을 파악해야 했다.
“끄으윽! 이 빌어먹을… 괴물 같으니!”
「크르르륵!」
지지직-!
습격받았던 오두막의 주인, 랑 영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론은 안도했다.
마을 사람이 무사한 것이다.
‘하긴, 한때 강인한 대전사였던 랑 영감이 그리 쉽게 당할 리가…!’
하지만 바닥에서 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랑 영감은 바닥에 등을 맞대고 있고, 그 위에 무언가가 올라타 있는 모양이었다.
가래 끊는 소리가 인간이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듯했다.
론은 활을 잡고 화살을 시위에 올렸다.
소리가 난 방향을 향해 쏜다.
콰직-!
꿰뚫었다!
론이 안도하는 것도 잠시였다.
「감히-!」
뒤틀린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것이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휘청거리는 기척.
론은 등골이 서늘해졌다.
「천한 인간 따위가 감히 나를 공격해-?! 내가 날개만 온전했더라면 너희 따위는!」
날, 날개? 무슨 소리지?
목소리가 허공에서 들려온다. 다만, 높은 고도가 아니다.
점차 퍼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빠르게 낙하하고 있었다.
말했어. 하지만 날갯소리? 뭐야?! 짐승이 아니야?
하늘을 나는 게 인간도 아니었다.
그럼 마을을 습격한 존재는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 의문이 스쳐 지나갈 때, 마을 여기저기서 소란이 일어났다.
“뭐야?! 이 괴물은…!?”
“인간? 아니면… 괴물!?”
마을 사람들이 정체불명의 존재들과 싸우고 있는듯했다.
「이대로 물러선 순 없다!」
그 존재가 하늘에서 빠르게 날아왔다.
기척을 감지한 론이 급히 도끼를 들자, 거대한 손아귀가 벌목용 도끼를 부숴버렸다.
론이 랜턴을 들었다.
바로 코앞.
그곳에서 론은 볼 수 있었다.
기괴하게 뒤틀린 얼굴. 근육질의 2m에 이르는 거대한 신장.
오른팔은 두꺼운 근육질이지만, 왼쪽 손은 얇은 손이다.
다만, 손톱은 마치 칼날처럼 날카롭다.
등 뒤에서는 검고 흰 날개가 펄럭거렸지만, 날개 일부분이 훼손된 듯 뒤틀려 있었다.
‘천사?!’
하지만 분명 천사는 아름다운 외형을 갖춘 존재이건만. 눈앞에 있는 건, 마치 실험당한 것처럼 그 모습이 참으로 기괴했다.
몸의 형태도 엉망인 게 어떻게 날아올랐는지, 또 어떻게 이토록 강렬한 일격을 날리는지도 의문이었다.
「그 괴물 놈들이 날 실험체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
무슨 소리지?!
「그러니 그놈의 종자들을 잡아먹겠다!」
천사가 입을 벌렸다.
입이 귀까지 찢어질 만큼 크게 벌어졌다.
「나의 양식이 되어라!」
천사의 입이 론을 먹어 치우려 할 때였다.
콱-!
어둠을 꿰뚫고, 손아귀가 뻗어 나와 천사의 입을 틀어막았다.
론은 멈칫 놀라며 랜턴을 든 채 옆을 쳐다봤다.
그곳에 한 흑백발의 사내가 짙은 어둠을 꿰뚫고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이 집에 초대했던 이였다.
“여, 여행자님?!”
천사가 흔들리는 눈동자로 사내를 응시했다.
「서, 성좌!」
뭐?
론이 의문을 담아 천사를 바라봤다.
천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두려움에 몸을 퍼르르 떨며, 온전치 못한 날개로 날아오르려 한다.
분명 덩치가 더 큰 천사는 여행자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썼음에도 소용없었다.
사내가 손아귀를 비틀어 끌어당긴다.
“네놈, 천사 맞나? 모습이… 영 아니군.”
「…자,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저, 저는 아직 아무것도 하지 않았습니다!」
천사가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애원한다.
사내, 로키가 고개를 살며시 기울였다.
“헛소리로군. 네놈은 나의 영토를 더렵혔다.”
로키가 또 다른 손으로 천사의 몸을 잡고 비틀어 머리를 뽑아버렸다.
너무나도 쉽게 뽑혀버린 머리.
1m도 안 되는 거리에서 론은 그 모습을 똑똑히 지켜봤다.
천사를 이토록 쉽게 사냥할 수 있는 존재는 아스가르드에서 몇 안 된다는 걸, 론은 잘 알고 있었다.
무력의 최강자인 대전사 쿠단이나 신녀 칸쿤. 혹은… 그 위의 존재.
천사가 말했던.
‘성, 성좌!?’
“조, 종말의 성좌님.”
론의 중얼거림에, 로키는 검지를 치켜세워 입을 가리는 시늉을 했다.
그에 눈치가 빠른 론은 입을 다물었다.
“…모두 정리해라.”
로키의 중얼거림에, 어둠 속에서 헬가와 샐럿, 카렌이 걸어 나와 움직였다.
“죽는 자가 없게.”
그들이 어둠 속, 마을을 습격한 자들을 향해 달려나갔다.
“깔끔히 청소하도록.”
***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햇살이 어둠을 몰아내고 주변을 밝힌다.
마을은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불타는 집 마당에는 시체들로 가득하다.
다만, 그 시체는 모두 기괴한 모습이거나 흉측한 몰골을 가진 천사의 사체였다.
마을 사람들은 놀란 눈빛을 내비쳤다.
자신들의 마을을 습격한 것이 이런 괴물일 줄이야.
“이놈들 도대체 뭐야? 몬스터?”
“날개가 있는 걸 보면… 요즘 대륙을 흉흉하게 만든다는 그 천사가 아닐까?”
“…맙소사, 인간을 잡아먹는 위험한 생물이 우리 마을을 습격했었다고?”
마을 사람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무엇보다 놀란 건-.
“도대체 누가 이 괴물들을 죽인 거야?”
도적 떼의 습격으로만 알았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대응을 하기도 전에 누군가가 어둠 속에서 도와줬다.
화살이 꿰뚫고, 마법이 날아왔으며, 무언가가 이 괴물들을 후려치고 터트리곤 사라져 버렸다.
누가 이 괴물들을 사냥했는지 전혀 보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론은 어떻게 됐지?”
“다쳤나 봐. 치료받겠다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우리끼리 치워야겠구만. 시체를 태우는 데도 상당히 오래 걸리겠어.”
마을 사람들은 시체를 정리했다.
장작을 쌓아 올리고 불을 지폈다.
마을을 습격했던 정체불명의 괴물들이 불타기 시작했다.
“위, 위대한 성좌님을 뵙나이다!”
론은 오두막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아이의 방에서 로키를 향해 무릎 꿇고 머리를 바닥에 박았다.
로키는 그런 론을 보며 손을 저었다.
“아, 그렇게 격식을 차릴 필요 없다. 그냥 여행자 신분이니.”
“유, 유희를 즐기시는 데 제가 방해한 것이 아닌지…!”
분명 성좌님은 행방이 묘연하다고 했다.
물론 요즘 켈펠에서 다시 나타나셨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성좌를 칭하는 자들은 대륙에 널리고도 널렸다.
한낱 산적이나 도적마저도 스스로를 성좌라 사기 치는 마당에 흘러나온 소문을 진짜로 믿을 리 없었다.
하지만 론은 보았다.
맨손으로 천사를 찢어 죽이는 모습을.
그건 압도적인 무력을 가진 성좌만이 가능하리라.
“천사의 모습을 했지만, 처음 보는 형태더군. 혹시 아는 게 있나?”
로키의 물음에 론은 당황했다.
빨리 답변을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말을 더듬거렸다.
“그, 그것이 저는 그것에 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다만, 최근 네르 영지에 밤마다 괴물이 나타난다는 괴담이….”
그 말에 로키가 멈칫했다.
“도심에?”
“네, 그게… 간혹 정체불명의 무언가에 습격을 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단순한 소문일지도 모르겠지만요,”
“네르가 치안이 안 좋았던가?”
“아니요. 치안은 좋습니다. 실제로 습격당한 사람 중 중상자는 있어도 사망자는 없습니다. 성좌님이 배포하신 포션도 강력하기에 즉사하지만 않으면 모두 소생이 가능하니….”
론은 숨을 고르며 말을 이어갔다.
“게다가 요즘 행인 습격에 아스가르드에서 치안을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도시가 커서 습격자들을 수색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예전 아스가르드 군에 소속되어 있었던 론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말했다.
“땅이 넓고, 주변엔 숲이 무성합니다. 또한 네르 영지 가까운 곳엔 크고 작은 무인도 수십 개가 있어 괴물들이 숨을 곳이 많을 겁니다.”
“그렇군.”
로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네르 영지로 가봐야겠어.”
로키가 본 천사는 그 모습이 기괴했다.
마치 실험이라도 당한 모습.
로키는 교황 자우스를 떠올렸다.
임상 실험.
그걸 천사에게 쓴다는 소리를 듣긴 했다. 혹시 그 천사들의 몸이 기괴해진 건 그 실험의 부작용 때문이 아니었을까?
“마을 수리에 써라. 그리고….”
로키는 품에서 가죽 주머니를 꺼내 근처 선반 위에 올려두었다.
짤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주머니가 열리며, 가득 담긴 금화가 내비친다.
론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신이 평생토록 모아도 볼 수 없는 금화가 가득했다.
“고마웠다.”
“너, 너무 많습니다.”
“덕분에 기분 좋게 휴식을 취했다. 이 돈으로 다음 여행자들을 잘 챙겨주도록.”
로키는 방에 나왔다.
거실에서는 여행 준비 중인 일행들이 보였다.
“네르 영지로 간다.”
어차피 아스가르드로 향하는 길이다.
이참에 주변 영지를 들려 골칫거리를 처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
“…그 괴물 놈들 꼭꼭 숨어 있네요.”
크론 제국의 황녀이자 지금은 아스가르드의 아인헤랴르 수습생 소속이 된 여인. 샤린 크론은 눈살을 찌푸리며 허리춤에 양손을 올렸다.
“오늘 저녁까지 놈들을 찾는 건 무리일지도… 내일 아침에 다시 찾아야 할 거 같아요.”
“…하긴 이제 밤이 오니까. 빨리 랜턴 개발이 완료되어야 할 텐데.”
그녀와 파트너로 배정된 성직자의 말에 샤린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에길. 당신도 좀 찾아봐요. 천사는 분명 인간 조력자들에게 협력을 구했을 거예요. 그리고 그들을 빼돌릴 만한 이들은 몇 없어요. 타국의 사절단이나 귀족. 혹은 상인들이겠죠.”
“…그건 의혹일 뿐이잖아. 그리고 탐색은 너희 크론 제국이 더 잘하고. 내가 주로 하는 건 치료 담당이라고….”
“이래서 성직자는… 하아… 한심하긴.”
“…….”
고된 훈련 때문일까. 둘은 꽤 친해져 있었다.
샤린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고 도심을 바라보다 멈칫 놀라고 말았다.
“아… 찾았다.”
“뭐? 천사를…?”
농담으로 한 말이었다.
“네.”
하지만 샤린의 말에 놀라고 만다.
“뭐!? 이 대낮 길거리에서…!?”
“저를 구해준 천사 같은 분이 있네요.”
“…무슨 소리야?”
“닥치고 따라와요.”
성직자, 에길의 말에 샤린은 욕을 내뱉고는 걸음을 옮겼다.
수많은 인파를 요리조리 잘 피해 가는 샤린.
그런 그녀를 보며 허겁지겁 따라가는 에길.
샤린은 인파 속 한 인물 앞에 우뚝 서서 방긋 미소 지었다.
“오랜만이네요.”
사내는 그녀를 바라봤다.
“저번 훈련 때 이후론 처음인가요? 그때, 이런저런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었는데 갑자기 사라져 버려서 좀 아쉬웠어요.”
샤린은 머리를 쓸어 넘기며 사내를 보며 말했다.
“성좌님.”
네르 영지에 들어와 거리를 걷던 로키는 샤린을 보았다.
“같이 이야기 좀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