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16)
성좌가 된 플레이어-216화(216/250)
제216화
로키는 마차를 탄 채 아스가르드의 수도에 진입했다.
부우우우우웅-!
나팔 소리가 메아리친다.
“와아아아아아아!”
병사들이 수도의 입구에서부터 도열해 있었고, 그런 병사들 사이로 수많은 아스가르드인들이 손을 뻗으며 로키의 귀환을 맹렬히 환영했다.
“성좌님이시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돌아와 주셨어!”
로키는 창문을 열어 칠흑의 갑옷을 입은 자신을 보여주었다.
가볍게 손을 흔들어 준다.
그에 따라 함성은 더욱 높아져 갔다.
타락한 성좌들의 침략과 역병 사태로 아스가르드의 쇠락이 목전이 아니겠냐는 소문이 가득했다.
하지만 지금, 로키가 귀환함에 따라 아스가르드는 희망을 보았다.
켈펠 영지에서 타락한 영주를 심판하였으며, 네르 영지에서도 천사들을 사냥해 그 위용을 보였다.
이제 아스가르드의 반격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 것이다.
마차는 발할 궁전에서 멈췄다.
로키가 마차에서 내리자, 아움이 나와 있었다.
그는 미소 짓고 있었으나 눈 근육을 실룩거리는 게 보였다.
로키는 반사적으로 그의 시선을 피했다.
자연스레 시선을 피해 환호하는 관중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성좌님. 골치 아픈 세력을 끌어들이셨더군요.”
“아움. 종자들 앞이다. 미소 지어라. 미소.”
“…미소 짓고 있지만, 저절로 얼굴이 찡그려집니다.”
“허, 그 잘생긴 상판이 찌그러지면 어떡하나? 그러다 빨리 늙어.”
“……!”
아움은 미간을 꾹꾹 눌렀다.
진짜 이 주인님 덕분에 노화가 빨라지는 느낌이다.
그는 한스가 데려온 망령들을 떠올렸다.
「오오오! 북방은 처음이로군!」
「이곳이 아인들도 살 수 있는 나라인가…?」
「과연 샐럿 님이 계실만한 곳인지 직접 봐주겠어!」
명계의 혁명군들.
「…배고파. 뭐 먹을 거 없을까?」
「카렌 대장이 챙겨주겠지. 조금만 더 참아.」
“…….”
남쪽 죽음의 숲 키클롭스와 다크 엘프들.
아움은 그런 동화 속 악의 군세 자체였던 병력을 떠올리며 신음을 흘렸다.
“으으윽…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들을 끌고 올 수 있는 겁니까?!”
솔직히 이걸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는 아움이었다.
로키의 행방불명으로 아스가르드가 큰 위기에 처해있었긴 했다.
그가 사라진 이후, 타락한 성좌들은 본격적인 활동과 동시에 아스가르드를 침략할 조짐을 보였다.
‘악의 제국, 아스가르드를 멸망시켜라! 성좌님들의 영광이 있나니!’
‘세계를 파멸시킬 종말자들을 멸절시켜라!’
적의 세력이 점차 커지며, 본격적인 위험이 다가오기 시작한 시점에서.
로키가 지금껏 보지 못한 괴물들을 이끌고 나타난 것이다.
이는 신성 교단 침략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전력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진짜 우리 아스가르드가 악의 제국이 되어버린 거 같잖아!?’
정상적인 군단이 아니라는 점이다.
안 그래도 세상에 혼란을 야기한게 로키가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던 시점이었다.
신성 교단이 아스가르드 밑으로 들어오고, 교황 자우스도 자리하지만, 가중되는 혼란의 책임을 아스가르드에 돌리는 국가들도 상당했다.
그 와중에 이 군세가 등장한다면?
진짜 세상을 멸망시키는 악의 군대란 이미지가 덧씌워질 터였다.
“뭐 어떤가?”
“…….”
“네크로맨서 육성도 하는데.”
“아니, 그것과는 차원이 다른….”
“그래서 내쫓을 건가? 저들을…?”
“…….”
아움은 망령의 군세를 떠올렸다.
「오오오! 위대한 대족장. 아움 리니아 님을 뵙나이다!」
망령들 중 노드 전사들이 아움을 보고 무릎 꿇고 고개를 숙였었다.
「위대한 성좌님께서 저희를 명계에서 구원해 주셨습니다. 성전을 준비하신다지요? 저희도 함께하겠나이다!」
…설마 예전, 자신을 따르던 노드의 망령도 있을 줄이야…!
“…다 받아들이기엔 규모가 너무 큽니다.”
“일부만 버리자?”
“버리자는 게 아닌, 그냥… 내버려 두자는 거죠.”
“그러기엔 하나하나가 거물급들뿐이다만?”
“……”
“게다가 대장장이의 신이라 불리는 카누스 성좌. 그들의 종자들은 꽤 뛰어난 장인들이지. 그들이 만든 무구는 상당해. 지금보다 무기 수급이 더욱 빨라질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명계의 원석 또한 대량으로 수급해 왔다.
그걸 이용하면 더욱더 좋은 무기와 방어구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을 터.
“무엇보다 유지비가 안 들고 먹일 식량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 말에 아움의 눈빛이 흔들렸다.
전쟁에 있어, 유지비가 없고 식량도 필요 없는 군대라니?
그야말로 꿈과 환상의 군대가 아닌가!
“하, 하지만 망령들은 산 자를 공격한다고….”
“저들은 공격하지 않더군.”
“정말입니까?”
“헬가가 있어, 그들의 굶주림이 통제되는 거겠지. 물론 다른 이유도 있지만.”
로키는 명계의 정화석을 떠올렸다.
그 돌이 만들어 낸 물을 마신 망령들은 몸이 정화되면서 생기에 대한 굶주림이 사라졌다.
‘…게다가 자우스는 그걸 병기화 시키면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했다.’
평범한 물도 신성력 덩어리로 만들어 내는 돌이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강력한 전력이 되어줄 수 있다.
“…그러면 키클롭스들만이라도 보내십시오. 저 괴물들을 다룬다면 우리 연합군이 두려워할 겁니다.”
“저들은 일반적인 병장기로는 사냥할 수 없지. 한 마리당 오우거 수십은 거뜬히 상대할 거다. 무엇보다 눈에 마력이 깃들어 있어. 그들의 눈을 보거나 마주치면 몸이 그대로 굳어버리지. 대규모 전쟁에서 이보다 좋은 병기는 없을 거다.”
“…….”
“게다가 그들의 회복 능력도 뛰어나지. 가죽과 이빨, 뼈, 손톱 등은 참으로 쓸만하다.”
“…신성 교단의 성직자들을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그건 너와 자우스에게 맡기도록 하지.”
“최대한 노력해 보죠.”
아움은 결국 항복했다.
아스가르드의 이미지 때문에 난색을 보인 거지만, 사실 이러한 군세가 굴러들어 오는 걸 행운으로 봐야 했다.
“하, 그전에 이 아스가르드에 역병이 퍼졌습니다.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
“그 문제는 최대한 빨리 해결할 거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 그 괴물의 군세를 이용할 생각이다.
***
로키는 자우스를 만나기 위해 그의 연구실에 방문했다.
“매번 이곳에 찾아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수많은 서재가 있고 연구 자료들이 꽂혀 있다.
그 중앙엔 화톳불과 솥이 있었는데, 솥에는 웬 앙상한 손이 튀어나와 있었다.
주변엔 실험체로 쓰인 듯 변종 천사들이 감옥에 갇혀 살려달라며 울부짖고 있다.
로키는 그런 이들을 쳐다보다 자우스에게 시선을 돌렸다.
“그대, 정말로 성황이 맞나?”
마왕이라는 이명이 잘못 붙여진 게 아닐까?
자우스는 솥 앞에 서 있었다.
로키를 흘긋 쳐다본 자우스가 솥에 앙상한 손을 담가 무언가 꺼내 든다.
그곳에 천사가 녹아내린 채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보여줄 게 있소.」
“……?”
자우스는 변종 천사를 꺼낸 후 근처 감옥에 던져넣었다.
일어설 힘조차 없는 실험용 천사에게 자우스가 성수를 뿌렸다.
그러자 천사의 녹아내린 몸이 다시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놈들을 실험하기 전, 회복 불가의 저주를 걸고 하오.」
“…….”
로키는 자신이 잡은 변종 천사들을 떠올렸다.
그들 모두 회복이 되지 않았었다.
「만약 달아나면 쉽게 잡을 수 있도록 날개조차 뽑아버렸지. 하지만 보시오.」
흉측하게 녹아내린 피부는 재생되고, 날개는 생기가 깃든 신성력 가득한 깃털이 자라났다.
「이게 아젤란 성좌가 만든 정화석의 힘이오. 이거라면 아스가르드에 대한 역병을 잠시나마 막아낼 수 있을 것이오.」
“…대단하군.”
「그대의 포션도 이와 같은 위력이었지. 그걸 보면 그대는 정말로 아젤란이 남긴 마지막 성좌라는 걸 느끼오.」
“…….”
「하지만 아무리 정화석으로 만든 성해의 물이라고 해도 아스가르드의 역병을 이겨내지는 못하오. 지속해서 하늘에 역병의 가루가 날리는 이상, 전염병은 계속 퍼져나가겠지. 그러니 역병을 만들어 내는 근원인 대지의 성좌. 가이안. 그녀를 죽여야 끝날 것이오.」
“그 성좌가 어디 있는지 아나?”
「카프릭에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있소. 아, 그리고-.」
자우스는 투명한 병 하나를 꺼냈다.
그곳엔 하얀 지렁이가 꿈틀거린다.
로키는 그것이 뭔지 알고 있었다.
“웜 페스트….”
「그대가 원하는 걸 완성했소. 거기다 이 성해의 물을 넣으면….」
뚜껑을 열고 성해의 물을 뿌리자, 지렁이가 그걸 흡수하며 신성력을 주변에 흩뿌렸다.
「부작용인 발작을 없애줌과 동시에 강력한 생명을 선사하오. 그대가 바라는 강인한 근력과 스피드, 재생 능력을 사용자에게 부여하지. 지금 당장 군에 도입해도 문제가 없소.」
자우스가 로키를 바라보며 이글거리는 안광을 초승달처럼 휘며 미소 지었다.
「어떻소.」
“좋군.”
로키는 매우 만족했다.
「내 이걸 성공하기 위해 몇 달간을 밤낮 가리지 않고 매달렸는지 모르오. 이제 휴식을-.」
“그대에게 보여줄 게 있다.”
로키는 마법서 하나를 꺼냈다.
그는 켈펠에서 주운 흥미로웠던 책.
인간을 반인반수의 괴물로 만들었던 저주받은 마법서를 내밀었다.
“이것도 사용 가능한가?”
「나도 휴식을 취하고 싶소만….」
자우스는 말을 하다가도 마법서에 흥미를 보였다.
하지만 잠시 후 고개를 저었다.
「나로선 불가능하오.」
“그런가?”
「신성력에 관해서는 나를 따라올 자가 없소. 다만, 이와 같은 저주라면 이 몸보단….」
자우스의 턱뼈를 손가락 뼈로 어루만졌다.
「그대와 인연이 있는 자가 있지 않소?」
그 말에 로키는 헬가를 떠올렸다.
저주와 흑마법에 관해선 그녀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
“그 녀석에게 부탁해야겠군. 한데….”
로키는 병에 깃든 웜 페스트를 잡아 들어 올렸다.
그의 손가락에서 꿈틀거리는 벌레.
그걸 바라보며 로키는 자우스를 쳐다봤다.
“이거 지금 당장 사용 가능한가?”
자우스의 안광이 초승달처럼 휘어졌다.
「물론이오.」
***
훌쩍….
“아, 또 걸렸어.”
발할라 아카데미의 격리실.
샤린은 독방에 갇힌 심정으로 자신의 방에 강제 감금당했다.
그녀는 손등으로 코를 막으며 훌쩍거렸다.
얼마 전 포션을 마셔 치료되었건만, 또다시 걸리고 만 것이다.
에인헤랴르 수습생이다 보니, 포션을 배급받을 수 있었지만, 매번 받을 때마다 보급관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아야 했다.
눈치를 주는 것이 ‘어이, 작작 좀 걸려. 몸 관리가 그렇게도 안 되나?’라는 게 절실히 느껴졌다.
게다가 수도의 안전을 위해, 배급 자체도 줄어든 판이라… 아예 자체 격리에 들어간 것이다.
“하! 누군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줄 아나?”
적어도 자신은 좀 나은 편이다.
자신의 파트너였던 에길은 몇 번이나 걸렸고, 며칠째 방 안에서만 지내고 있다.
똑똑-.
“누구세요?”
샤린은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물었다.
손수건으로 코를 풀고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는다.
그에 뜻밖의 답이 들려왔다.
“나다.”
‘성좌님?’
로키의 목소리다.
‘병문안이라도 와준 걸까?’
그렇담 기쁘다.
적어도 며칠째 누군가와 대화하지 못한 채 혼자 외로이 지냈으니까.
이 외딴섬에서 나름 인연들을 만들었지만, 친구 같은 깊은 인연은 만들지 못했다.
그렇기에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찾아왔다는 것에 기쁜 것이다.
샤린은 미소 짓고 방문을 열려고 했지만, 그녀의 표정이 한순간 무너져 내렸다.
‘아….’
그녀는 무력감을 느꼈다.
나름 이 나라에 소속되며 공을 세우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건만.
공을 세우기는커녕 도움만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샤린은 한순간 손에 힘이 빠져 문 열기를 주저했다.
“들어가도 되나?”
고민 끝에 샤린은 문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