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17)
성좌가 된 플레이어-217화(217/250)
제217화
로키가 방안에 들어왔다.
“몸은 괜찮나?”
“아, 네.”
샤린은 허둥거렸다.
자신의 방에 찾아온 손님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다.
하녀라도 있으면 상관없지만, 방 안에는 자신뿐이니.
“차, 차라도 드실래요?”
“그래.”
“자, 잠시만요!”
샤린은 급히 차를 타기 시작했다.
로키는 근처 간이 의자에 앉았다.
“몸 상태는 어떻지?”
“하…하하… 괜찮아요.”
샤린은 어색하게 웃었다.
말이 괜찮다고 했지, 사실상 열 때문에 온몸이 물먹은 스펀지처럼 무겁다.
평범한 역병이 아니었다.
치료 후, 다시 감염되면 내성이 생기기보단, 그전보다 더 배가되는 고통이 동반되었다.
이런 역병을 가만두다간, 머지않아 아스가르드에 큰 위협이 될 터.
샤린은 제 생각을 말해야 할지 싶어 차를 따르면서도 로키를 힐끗거렸다.
“걱정하지 말도록. 치료 약은 만들어졌으니.”
“정말인가요?”
“그래, 하지만 역병에 대한 내성을 키우거나 막아낼 방법은 없다.”
막아낼 방법은 단 한 가지.
역병을 퍼트린 존재를 죽이는 것.
하지만 역병을 퍼트리는 성좌, 가이안을 상대하기 위해선 군대가 필요했다.
그리고 그 군대는 역병을 이겨낼 수 있는 이들이어야겠지.
“역병을 퍼트린 성좌를 토벌할 예정이다.”
“아, 그런가요?”
“그래서 너희의 도움을 받고자 한다.”
차를 따르던 샤린은 멈칫 놀라며 로키를 쳐다봤다.
“저희…라뇨?”
너무 놀란 나머지 홍차가 넘치는 걸 깨닫지 못했다.
“에인헤랴르가 될 수습생들에게 웜 페스트를 심을 예정이다.”
“…….”
“너희가 아는 웜 페스트와는 다르다. 와이트가 되는 일은 없을 거다. 신성력을 가진 성기사로 각성한다는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샤린은 급히 홍차가 담긴 주전자를 들었다.
“예외는 없다. 만약 거부하면 일반 군에 배속될 거다. 어떻게 할 거지?”
“…그럼 대가는요?”
큰 힘에는 그에 따른 대가가 따른다.
로키는 샤린을 바라보며 말했다.
“있지.”
“무엇이죠?”
“모든 것.”
“…….”
“아스가르드에 대한 충성. 나를 배반하지 않겠다는 영혼의 계약.”
에인헤랴르 수습생들은 대부분 타국의 왕족이나 황족, 혹은 귀족 자제들이었다.
그들이 힘을 받고 배반하는 걸 로키는 바라지 않았다.
그러니 그들의 모든 걸 바치길 바랐다.
“…그게 대가라고요?”
“그래.”
“…그러면 대가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네요.”
샤린은 어깨를 으쓱거렸다.
“지금 이 자리에서 맹세할게요.”
그녀는 크론 제국에서 팔려 온 볼모였다.
“저 샤린 크론은.”
그런 그녀가 갈 곳은 없다.
“영혼이 다해 소멸하는 그날까지.”
아스가르드는 자신의 유일한 안식처가 된 지 오래.
“이 아스가르드와 종말의 성좌님을.”
그런 나라와 자신을 몇 번이고 구해준 로키를 위해서라면야…. 그따위 충성심이나 신앙심쯤이야, 영혼이 소멸할 때까지 바칠 것이다.
“섬길 것을 이 자리에서 맹세합니다.”
샤린은 가슴에 손을 올리고 로키를 향해 무릎 꿇었다.
***
“저기… 걱정돼?”
칸쿤은 멈칫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옆에 샐럿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봤다.
아스가드르의 수도, 임시 진료소.
그곳에서 칸쿤과 샐럿, 그리고 샤먼은 역병 환자들을 돌보고 있었다.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성수가 오늘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었다.
이것으로 수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과 시골 마을 또한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하지만 칸쿤은 안도보단 걱정이 앞서고 있었다.
“으응? 뭐가?”
칸쿤이 억지 미소를 지으며 샐럿을 쳐다봤다.
“…쿠단. 그 곰 아저씨.”
“하, 하하! 괜찮아. 삼촌이잖아?”
그 괴물 같은 남자를 그 누가 상대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칸쿤이 손을 깍지끼며 힘을 주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쿠단 라그나입니다. 한때 성좌님께 대항했던 대전사가 그리 쉽게 당할 리 없지 않습니까?”
샤먼이 칸쿤을 보며 부드럽게 미소 짓고 말했다.
확실히, 지금 쿠단을 걱정하는 이는 칸쿤밖에 없었다.
모두가 쿠단 같은 괴물이라면 분명 살아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저… 신녀님.”
칸쿤이 고개를 들었다.
노드 전사 하나가 눈치를 보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
주변 분위기를 살피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인다.
“쿠단 님의 행방을 알아냈습니다.”
“네?!”
칸쿤의 얼굴이 밝아졌다.
“무, 무사한가요?!”
칸쿤의 표정을 본 노드 전사의 얼굴이 굳어진다.
“…네, 파발에 의하면 현재 카프릭 영지 안에 숨어 있다고 합니다.”
“카프릭 영지 안 말입니까?”
적에게 점령당한 영지에 숨어 있다니!
언제 발각당해 사로잡히거나 죽임을 당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 그래도 삼촌이니… 어떻게든 버티시겠지.’
다른 건 몰라도 전장에 한해서는 능숙하고 지혜로운 쿠단이었다.
무모한 짓까지 하며 정체를 드러내기보단 숨어 기회를 노릴 터.
또한 이처럼 서신을 보내왔다는 건 카프릭 영지에 빈틈이 있다고 볼 수 있었다.
“현재 영지민의 협조로 몸을 숨기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까?”
“네, 하지만 점령자들이 거칠고, 영지민들은 살기 위해 고발도 하고 있는지라… 이대로 가다간 조만간 발각될지도 모릅니다.”
언제 들킬지 모르며, 또한 언제 역병이 발발해 몸이 망가질지 모른다는 뜻이었다.
“그, 그런가요?”
그래도 무사하다니, 다행이었다.
“그분의 전서입니다.”
칸쿤은 전서를 받았다.
“구원 요청과 쿠단 대장이 알아낸 적군에 대한 정보입니다. 적군은 ‘드샤르’라는 서쪽의 작은 소왕국군입니다. 주 병력은 용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예전 저희 노드족처럼 약탈과 용병 생활로 왕국을 건설한 나라입니다.”
“…….”
“성정이 포악한 놈들이라 영지민에게 주는 피해가 극심해, 영주민들을 대피시킬 방법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카프릭 영지에 기묘한 것이 자리 잡은 모양입니다.”
“기묘한 것이요?”
“세계수.”
칸쿤과 샐럿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전설로만 여겨지던 그 거목이 카프릭 영지에 서 있다고 합니다.”
***
로키는 보고를 받았다.
카프릭 영지에 쿠단 라그나와 베르세르크의 생존자들이 함께 숨어 있다는 것.
또한 수많은 영지민들이 인질처럼 격리되어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거목….’
카프릭 영지에 수백에서 수천 미터가 넘는 거목이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단 하룻밤 사이에 밤의 심연 속에서 나타났으며, 연녹색 빛을 사방으로 뿌린다 하였다.
‘이 역병의 근원이겠지.’
그곳에 대지의 여신 가이안이 있을 터.
“칸쿤.”
그렇기에 로키는 칸쿤을 불렀다.
발할 궁전의 옥좌 앞에서 칸쿤은 로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에인헤랴르 육성을 완료시킨다.”
“…….”
“지원자들에게 자우스의 시술을 받게 하도록. 그리고 마지막으로.”
로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에게 마지막 시험으로 ‘천사 사냥’을 시킨다.”
그 후에 곧바로 전장에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 과정은 내가 직접 지켜보겠다.”
***
“지원자를 뽑겠습니다.”
웜 페스트.
이제 더는 극비가 아니었다.
비밀을 엄수시키기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칸쿤은 대놓고 에인헤랴르 수습생들을 연무장에 모아, 그들 앞에 보여주기로 했다.
“로키 님의 직속 부대에 속할, 에인헤랴르 정예병을 뽑을 예정입니다.”
그 말에 수습생들이 웅성거렸다.
“지, 진짜냐?”
성직자 에길이 놀라 감탄하며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확인하기 위해 옆에 있는 샤린을 툭툭 건드렸지만, 샤린은 이미 들었던 터라 무덤덤했다.
칸쿤이 병 하나를 들어 올렸다.
그곳에 있는 새하얀 벌레가 있다.
“뭐야, 저건?”
“나뭇가지?”
“움직이는데? 애벌레 아니야?”
수습생들이 어리둥절할 때, 칸쿤이 말했다.
“웜 페스트입니다.”
순간, 모두의 얼굴이 굳어졌다.
웜 페스트에 대한 공포가 눈가에 내비쳤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칸쿤이 무심한 눈빛으로 수습생들을 훑어보자, 분위기를 파악한 수습생들은 모두 정렬한 채 소란을 가라앉혔다.
겨우 웜 페스트 따위에 겁을 먹는 것은 에인헤랴르 수습생답지 않았다.
그들은 로키의 직속 부대로 로키의 신기를 하사받기를 원하고 있는 부대였다.
“이게 로키 님이 하사하시는 신기의 근원이 될 것입니다.”
그 말에 수습생들은 의문을 가졌다.
저게 무슨 뜻일까?
“이 웜 페스트를 심장에 심을 경우, 당신들은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될 겁니다.”
“……!”
“강력한 힘, 빠른 스피드, 그리고 초고속 재생 능력.”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수습생들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 말은… 검은 심판자들과 같은 괴물의 몸뚱이가 된다는 뜻 아닌가?
“그리고 방대한 신성력을 가지게 될 겁니다.”
하지만 칸쿤의 다음 말에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는 각오를 다졌던 샤린도 마찬가지였다.
‘신성력?’
마력이 아니라?
“이는 아젤란교의 교황 자우스님과 다른 성좌님이 협동하여 직접 만드신 창조물.”
거짓은 아니다.
로키, 자우스, 헬가, 우르가르트가 공동으로 만들어 낸 것이니, 성좌들이 만들어 낸 무기라 할 수 있었다.
“당신들은 성기사로서, 아스가르드 성기사단이 되는 겁니다.”
아스가르드의 최초의 성기사단.
그것이 에인헤랴르였다.
“물론, 힘을 사용하기 전까지 부작용은 없습니다. 힘을 사용할 경우 부작용을 없애는 약물을 주기적으로 지급할 예정입니다. 물론, 시술을 통해 이 벌레를 제거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 말은 거대한 힘을 가지고도 특별한 대가를 치를 필요가 없고, 언제든지 평범한 인간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는 소리였다.
“단, 이 벌레가 심장에 심겨 있는 한, 로키 님께 모든 걸 바치십시오. 육신, 영혼, 피 한 방울까지 모두 로키 님의 것입니다.”
“…….”
“그럼 그 대가로 당신들에게 힘을 줄 것입니다.”
칸쿤의 말은 달콤한 유혹이었다.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다. 초월적 힘을 가진 존재가 될 수 있다.
그 모든 것의 대가는 오직 충성.
수습생 중 일부가 살며시 눈을 감았다.
잠시 고민하다 눈을 뜬다.
“시술을 받으실 분은 앞으로.”
샤린이 앞으로 나갔다.
그 모습에 에길은 지켜보다 이를 악물고 앞으로 나간다.
하나둘씩 앞으로 나아갔다.
“좋습니다. 그럼.”
칸쿤은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은 이제 에인헤랴르가 되실 겁니다.”
***
로키가 걸음을 옮겼다.
그가 걸음을 옮긴 곳은 발할의 지하 깊은 곳의 대장간.
깡-!
거대한 금속음과 함께 땅이 진동했다.
로키는 계단을 타고 내려가자, 넓은 공간이 보였다.
그곳은 마치 던전처럼 거대한 공간이었지만, 대장장이들이 빽빽이 모여 일정한 리듬으로 쇠질을 했다.
마치 인간 모형의 기계들이 대량으로 무구를 찍어내는 것처럼 보였다.
로키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고개를 돌린다.
“왔군.”
대장장이 신, 카누스가 로키에게 다가왔다.
“오랜만이군. 종말이여.”
카누스가 로키를 이곳에 부른 이유가 있었다.
“그대가 바라는 무기.”
그것은 성좌의 힘이 담긴 무기.
“우르가르트와 이 카누스가 만든 무기가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