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2)
성좌가 된 플레이어-22화(22/250)
제22화
아움은 멀쩡히 살아 있는 자신의 동생과 쿠단을 바라봤다.
“도대체 어떻게…?”
죽거나 운 좋게 살았어도 불구가 되었어야 할 이들이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하다.
그 순간 아움 리니아는 얼마 전 얼어붙은 호수에서 언데드들이 치료에 쓴 포션을 떠올렸다.
세상에…! 포션 한 병이 다 죽어가던 쿠단조차 살려내고 절단된 부위마저 재생시킬 정도라니!
그건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했던… 듣도 보도 못한 종류의 포션이었다.
그래 그건 마치….
‘신의 기적!!’
사기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다못해 다른 나라의 끄나풀이거나 혹은 뛰어난 능력을 갖춘 마법사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차원이 달랐다. 이미 인간의 범주를 뛰어넘는 위대함이 존재했다.
전설이나 신화 속에서 있을 법한 절대 만능의 약이라니?!
“이건 도대체… 혹 불로장생의 묘약인 겁니까?”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니다.”
위엄있는 목소리에 아움은 옥좌에 앉아 있는 악마를 바라봤다.
산양의 머리뼈 사이에 난 구멍에서 뿜어져 나온 붉은 안광이 아움을 직시하고 있었다.
아움은 자신이 왜 이곳에 왔는지 깨닫고 고개를 조아렸다.
그 움직임에는 더 이상의 망설이 없었다. 오로지 숭배와 찬양만이 남아있었다.
절대적인 효능을 가진 포션, 죽음 그 자체인 듯한 언데드 군단.
이건 인간 따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다인종이나 타 종족도 아니었다.
마치 진짜 ‘신’.
성좌가 강림한 듯한 위대함이다!
“아움 리니아. 위대한 성좌님의 부름을 받고 찾아왔나이다.”
아움은 최대한 예를 갖췄다.
이런 상대로 싸움을 걸었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있었다. 상대가 마음만 먹었다면 이런 귀찮은 짓을 할 필요도 없다. 단지 언데드 군단으로 이곳 얼어붙은 대지의 모든 생명을 빼앗도록 명령을 내리면 그만이었다.
그런 그가 자신과 맞대고 일부러 대등하게 대했던 건 아마도….
‘단순한 놀이….’
그는 그저 놀고 싶은 것일지도 몰랐다. 아니면 아움 리니아에게 기회를 준 거거나.
위대한 존재에게 맞설 기회를 말이다.
“좋다. 너에겐 차후 노도족에 대해 묻도록 하지. 지금 내가 알고 싶은 건, 쿠단 라그나. 너에게 있다.”
쿠단이 고개 숙였다.
그는 이제 로키에게 증오를 품지 않았다.
칸쿤을 몇 번이나 구해주었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간 보여줬던 강함은 눈앞의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 역시 고개 숙여 경외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입니까? 이미 한 번 죽은 목숨, 제 머릿속에 있는 모든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네가 호위했다던 여인에 대해서다. 체스 게임, 그리고 그 음식을 만든 여인에 대해 묻고자 한다.”
“체스 게임은 300년 전부터 대륙에 유행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음식은 자세히 모르나… ‘그분’과 관련된 것임은 알고 있습니다.”
쿠단은 아움을 통해 어느 정도 들은 바가 있기에 로키가 무슨 질문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쿠단은 잠시 망설였다.
처음 만났던 ‘그녀’와의 약속 때문이었다.
그 ‘여인’은 말했었다. 자신과 만난 일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지만… 어째서인지 눈앞의 존재는 그녀에게 집착하고 있다. 그리고 이상하게 그녀와 눈앞의 존재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분명 두 존재는 연관이 있을 터였다.
“이건 약조한 것입니다. 절대 말하지 말라고.”
“…….”
“하지만 죽어가는 목숨을 살려주셨으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존재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로키는 눈을 크게 떴다.
“그녀는 스스로 죽음의 화신이자 여왕이라고 칭하였고.”
“…….”
“죽은 존재마저 살려낸다고 하였습니다.”
“…….”
“사람들은 그녀를 ‘죽음의 천사’라 불렀고, 지금은 대륙의 신성 교단의 표적이 된 존재입니다.”
쿠단은 심호흡하며 말을 이어갔다.
“그녀는 스스로의 이름을…‘헬가’라고 하였습니다.”
로키는 지금 복잡한 심경이었다.
우연 따위가 아니다.
약 300년 전 로키가 이 세계에 온 시기와 체스 게임이 유행하던 시기가 같다. 또한 아움 리니아는 이계의 음식을 한 여인에게 배웠고, 그 여인은 죽음조차 다스리는 존재라고 했다.
그것만으로도 우연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결정적으로 그녀의 이름은 ‘헬가’라고 했다.
바로 로키가 제작한 게임 캐릭터 중 하나.
라그나뢰크의 또 다른 보스몹이었다.
그리고 그 존재가 지금 대륙을 지배하는 ‘신성 교단’이라는 신앙 국가에 쫓기며 전 대륙의 표적이 되어 있다고 한다.
“제가 아는 그녀는 대륙을 돌아다니며 역병에 걸린 자들을 구원하는 존재입니다. 저 또한 역병에 걸려 죽을 뻔한 걸 그분께서 살려주셨지요. 워낙 기적 같은 일을 행하시는 분이라 그분을 숭배하는 무리까지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교단을 위협할 정도로.”
잠시 숨을 고른 쿠단이 이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신성 교단이 그것을 좋게 보지 않았는지, 그분을 마족 혹은 마녀라 선포하였습니다. 마왕 강림 시기가 끝나고 50년간 추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녀사냥, 그것이 무엇인지 로키는 알고 있었다.
서양의 15세기 초부터 단일 신앙으로 종교를 믿지 않거나 혹은 다른 신을 믿는 자를 이단 또는 마녀라 칭하며 사냥한 행위.
흑사병이 퍼졌을 때 당시에도 인간들은 미신에 이끌려 조금이라도 마녀로 의심되는 자들을 붙잡아 화형에 처했던 사례가 넘쳐났다. 그런 끔찍하고 낯선 세상에서 후배 ‘윤시린’이 300년 가까이나 지낸 것이다.
‘시린, 너는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 거냐?’
로키는 이마를 짚었다.
쿠단의 말이 사실이라면 그녀는 홀로 쫓기고 있다는 말이 된다.
로키는 쿠단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면 그녀를 찾을 수 있느냐고.
“그녀를 찾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닙니다. 상대는 신성 교단. 대륙에 영향력이 상당한 자들입니다. 그들의 말 한마디면 제국조차 그들의 말을 따라야 할 정도로 위험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그녀를 찾고자 하신다면….”
그때 아움이 끼어들었다.
“세력을 만드십시오. 지금의 성좌님께서는 그 어떤 존재보다 강인함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국가를 적으로 돌리신다면 언젠간 발목을 잡히실 겁니다. 그러니 국가를 만드십시오. 힘을 기르십시오. 교단이 아무리 영향력이 강하다고 하더라도 국가라는 틀이 있는 이상 대놓고 적대하지 못합니다.”
후배 윤시린은 이 세계에 있다. 그리고 쫓기고 있다. 그렇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다.
그녀를 찾아 보호하는 것. 그리고 아움의 말대로 세력을 만드는 것이다.
로키는 앞을 바라봤다.
알현실에는 그가 깨어난 이후의 인연들이 가득했다.
샤먼, 한스, 아움, 페르, 쿠단, 칸쿤.
한 명은 신을 모시는 신앙자, 한 명은 퇴출당한 귀족, 한 명은 한때 지배자였으며, 한 명은 지배자를 곁에 둔 전사, 또 다른 한 명은 인간을 넘어선 뛰어난 전사이며, 한 명은 선택받은 무녀였다.
그들이 지금 로키의 부름에 모인 것이다.
“너희의 힘을 빌리고 싶다.”
로키는 옥좌에 앉아 그들을 향해 반듯한 자세를 취했다. 지금까지 취했던 오만한 자세는 온데간데없다.
그는 진지하게 그들 한 명 한 명씩 둘러보며 말했다.
“나에게 충성을 맹세해라. 그럼 나 또한 너희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
“…….”
“그녀의 행방을 찾아라. 사소한 것이라도 좋다. 그녀에 관련된 모든 단서와 흔적을 찾아 나에게 보고하라.”
로키는 허공에 손을 내저었다.
허공이 갈라진다. 그리고 황금빛 창이 쥐어졌다.
신화급 아이템.
신들의 왕, 오딘이 사용했다는 창.
궁니르.
“너희가 말한 신이든 악마든 무엇이든 되어주겠다. 대신, 그녀를 찾아 보호해라. 만약, 그녀를 위협하는 무리가 있다면 그 어떤 존재라도 용서하지 마라. 나의 적으로 간주하고 파멸시키고 짓뭉개버려라.”
로키의 안광이 불타오르며 쥐고 있던 궁니르를 바닥에 내려찍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대전에 있던 모든 언데드들이 불타오르는 안광을 번뜩이며 괴성을 질렀다.
“나의 이름은 로키. 이 발할을 중심으로.”
모두가 무릎 꿇는다.
“아스가르드를 건국하겠다.”
***
브리튼 대륙에는 여러 전란의 시대가 존재했다.
첫 번째가 대륙의 혼돈기. -(창세력 725년)
세계의 성좌들이 미쳐 날뛰었다.
그들은 인간을 통해 전쟁을 즐겼다.
대륙에 존재하는 각 나라가 자신들이 섬기는 성좌의 위대함을 증명하겠다며 전쟁을 일으켰던 시대.
인간과 인간이 서로 헐뜯고 배반하며 잔혹해졌다.
역사상 가장 잔인했던 시기였으며 혼돈과 혼란의 시대였다.
이때 처음으로 각 나라에 제국이 들어서기 시작하였고, 대륙에 강자들이 주름 잡기 시작한 시기였다. 그때 종교인 [아젤란교]가 생겨나며, 신성 교단이 탄생했다.
역사서에서는 그때의 일을 이렇게 서술했다.
-지나가면 시체가 있고,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 보는 것이 더욱 흔했던 시대였다.
두 번째, 붉은 오크의 시대. -(창세력 825년)
붉은 피부를 가진 오크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 수만 해도 수백만이 넘는 규모. 오크로 이루어진 군단이 대륙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붉은 오크들에 의해 순식간에 대륙은 피로 물들었고 강력한 제국조차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때 대륙의 중심, 신성 교단을 주축으로 연합군을 조직, 수년간의 오크 토벌을 행하고 나서야 비로소 오크들을 진압할 수 있었다.
그때의 상황을 기록한 역사서에는….
-붉은 오크에 살해당한 사람은 그들에게 먹혀 양분이 되고, 남은 시체는 다음 오크를 낳는 둥지가 되는 시대였다.
…라고 서술되어있었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단일 신앙에 대한 영향력이 강해지며, 신성 교단이 급격하게 성장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세 번째, 마왕 강림 -(창세력 1775년)
수백 년 만에 대륙을 위협했던 존재, 마물의 왕이라고 칭하는 ‘마왕’이 등장했다. 그는 브리튼 대륙의 북동쪽에 있는 작은 산맥을 중심으로 군대를 일으켜 하네스라는 국가를 만들었다.
그들은 아인종으로 이루어진 군대로서 마왕 칼리브를 중심으로 강력한 힘으로 대륙을 뒤흔들었다.
그들이 인간에게 개입함으로써 신에 대한 모독, 그리고 신앙심을 타락하게 만들었다. 또한 전염병을 일으켜 대륙 역사상 가장 최악의 존재로 불리게 되었다.
신성 교단에서는 이제 겨우 스무 살이 된 젊은 성황, 팔리스를 중심으로 군대를 징병, 마왕 칼리브 토벌대를 위한 연합군을 조직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12인의 영웅의 위시로 마왕 칼리브 하네스를 처형하고 마국(魔国) 하네스를 무너뜨렸다.
역사서에서 마왕의 최후를 이렇게 담았다.
-그는 팔다리가 끊어져도 울보 지었으며 인간을 저주했다. 신을 모욕하였으며 끝까지 인간에 대한 증오심을 표출했다.
이로써 신성 교단은 또다시 대륙의 중심이자 평화를 지키는 수호자가 되었으며 아인종들은 이단자로서 배척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50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역병의 시대]가 도래했다.“사, 살려줘! 나, 난 마족이 아니야!”
한 남자의 절규가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어느 도심의 광장,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마치 나들이를 온 듯, 모두의 표정엔 미소가 가득했다.
나이와 성별도 천차만별이었다.
노인도, 노파도, 청년도, 젊은 처자도, 어린아이까지 다양했다.
그들은 ‘즐거운 구경거리’인 통나무 위에 올려진 청년을 바라봤다.
“저 아저씨… 마족이 아니라는데요?”
순진한 아이의 질문에 아버지로 보이는 자가 초승달처럼 눈웃음을 지었다.
“아니란다. 분명 이단자란다.
”이단자가 뭐예요?”
“아젤란교를 배반하는 악마의 후예를 말하는 거란다.”
아이는 눈을 깜빡거리며 통나무에 매달린 청년을 바라봤다.
“아니야! 난 마족이 아니라고!”
청년은 목이 터지라 외쳤다.
그는 가난했고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신세였지만 신앙 하나만 믿고 굳건히 버텨왔다.
이것 또한 신이 내린 시련이고 이 시련을 이겨낸다면 언젠가 행복이 찾아올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배반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