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20)
성좌가 된 플레이어-220화(220/250)
제220화
“키클롭스.”
“…….”
아니, 그걸 말하는 게 아니다.
그건 토르센도 신화 속 존재들을 알고 있지만…. 그들이 실존하고 카렌이 그들을 길들였을 줄은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제 여동생도 참전하는 겁니까?”
“카렌은 전력에 상당히 도움이 되지. 무엇보다 그녀가 이끄는 키클롭스들은 그 힘이 남다르다. 영지의 외벽을 무너뜨리기엔 안성맞춤이지. 물론, 그녀는 육상으로 갈 예정이다.”
키클롭스의 체력과 걸음 속도라면 해상과 비슷하게 카프릭 영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토르센. 임무를 전달하겠다.”
“네, 말씀하십시오.”
토르센이 로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카프릭 영지엔 로니아인도 대거 잡혀 있다. 그들을 구출해 낼 것이다.”
토르센은 바다의 성좌 때, 침수한 도시에서 영지민들을 구출한 이력이 있다.
그라면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겠지.
“신호를 보내면 네놈은 로니아 백성을 데리고 떠나라.”
그리고 그 신호는 인질 구출이 시작됨과 동시에-.
“나와 에인헤랴르, 그리고 망령과 카렌은 그때 총공격에 돌입할 것이다.”
카프릭 영지를 함락시킬 예정이었다.
더불어 세계수를 불태우고.
그곳에 있는 역병의 성좌, 가이안을 척살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로니아의 백성들을 구출하겠습니다.”
로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토르센은 그렇게 말하며 바다를 바라봤다.
해안가를 막 벗어난 곳, 재앙이 자리 잡고 있다.
폭풍우는 파도를 거칠게 만들고, 소용돌이는 주변의 모든 걸 집어삼킨다.
또한 밤의 어둠이 모든 걸 가려줄 터였다.
“카프릭 영지까지 가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군요.”
바다가 조금이라도 잠잠해진 시기를 노려야 하고, 또한 밤이 아닌 낮에 이동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해안선을 중점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온갖 산호에 부딪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나의 항해 실력이라면 가능해.’
토르센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종말의 성좌님께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리라.
“아니, 시간은 별로 걸리지 않을 거다.”
그때, 로키는 인벤토리에서 칼리브의 건틀렛을 꺼내 착용했다.
손에 푸른 오라가 뿜어졌고, 로키가 손아귀를 쥐자, 둔탁한 쇳소리와 함께 바다가 요동쳤다.
폭풍우가 서서히 줄어들고 거친 파도가 잔잔해진다.
소용돌이가 소멸하며 바다가 고요해졌다.
토르센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단지 주먹을 움켜쥔 것만으로 바다의 재앙이 사라진 것이다.
“쓸만하군.”
로키는 미소 짓고는 말했다.
“그럼… 출항하라!”
북소리가 울렸다.
돛이 내려지고.
바람에 의해 군함이 움직인다.
잠잠해진 바다에서 속도를 내며 노드 전사들이 힘껏 북소리에 맞춰 노를 젓기 시작했다.
아스가르드의 함대가 카프릭 영지로 향했다.
***
“우엑… 미치겠구만!”
쿠단은 거친 숨을 내쉬며 입에 넣었던 음식을 도로 뱉어냈다.
“이거 언제 상했데?”
어두컴컴한 어둠이 둘러싸인 지하수로.
카프릭의 지하수로에 그는 숨어 있었다.
그는 어쩌다 한 번씩 지하에서 발견되는 빵을 먹었지만, 역시 이곳에서 발견된 식량이 정상적일 리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단 말이지. 누가 계속 이 지하수로에 빵을 떨어뜨리는 거지?”
쿠단은 고개를 들어 지하수로 입구를 쳐다봤다.
“아니, 대장. 아무거나 먹지 마요. 독이 들었으면 어찌하려고요? 딱 봐도 함정이구만!”
베르세르크 전사대가 쿠단에게 따지자 쿠단은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 미안. 하지만 독은 없는 거 같아.”
쿠단은 다시 상한 빵을 입에 집어넣었다.
‘이거 힘들구만. 아… 따뜻한 집에서 달콤한 다과랑 차를 마시고 싶다. 아! 조카가 끓여준 차를 마시면 그야말로 천국이겠구만!’
쿠단은 그렇게 말하며 기침을 해댔다.
쿨룩 쿨룩!
입에서 쇠 맛이 난다.
“이런 또 토혈이야?”
역병.
알 수 없는 질병이 쿠단을 비롯해 베르세르크 전사대에 퍼진지 오래였다.
계속해서 포션을 마시고 있지만, 다시 감염되기를 수차례, 이제 포션마저 바닥이 난 상황.
“이거 한 방 먹었는데? 설마 우리가 병에 걸릴 줄이야.”
“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쿠단의 말에 베르세르크 전사대는 웃음을 터트렸다.
설마 자신들이 근육통이나, 상처로 인한 고통이 아닌, 병에 걸리고 시름시름 앓게 되는 고통을 받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병이라는 거 참으로 골치 아픈 거구만. 차라리 로키 님께 얻어맞았을 때가 나았겠어.”
열이 차오르고 피가 역류하는 느낌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미 죽었으리라.
몇몇은 지하수로의 벽에 등을 기대 쉬고 있었지만, 상태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
“아스가르드에서 군을 파견해 줄까요?”
“아움을 믿어야지.”
“이럴 때 성좌님이 돌아오셨다면 좋았을 텐데….”
베르세르크 전사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오시겠지.”
“…….”
“우린 그 자리를 지키기만 하면 돼.”
쿠단이 그렇게 말할 때였다.
“어이! 여기서 목소리가 들려!”
쿠단과 베르세르크 전사대는 지하수로의 통로 끝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첨벙거리는 물소리가 들린다.
수많은 병사의 기척.
추격자다.
“음, 저놈들은 매번 당하면서 계속 찾아오냐?”
“어떻게 하죠?”
“어떻게 하긴….”
쿠단은 묠니르를 움켜쥐었다.
“말살해야지.”
***
아스가르드의 군함이 카프릭 영지 근처에 도달했다.
밤이 되면 어둠을 틈타 카프릭 영지의 해안가나 항구 쪽에 함대를 둘 예정이었다.
하지만-.
“뭐야…?”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어?”
카프릭 영지는 심연을 꿰뚫는 빛을 방사하고 있었다.
연녹색 빛.
사방으로 형형하게 빛나는 빛 가루가 심연의 어둠을 완전히 몰아내고 있었다.
“저게 세계수인가?”
로키는 턱을 쓰다듬었다.
카프릭 영지는 거대한 장벽으로 둘러싸인 요새였다.
그런 요새의 중앙엔 성채는 보이지 않고 웬 거대한 거목이 우뚝 솟아 있었다.
수백 미터가 넘는 거대한 나무.
그것에서 뿜어내는 장엄한 위용과 아름다움은 배에 탄 모든 이들을 감탄하게 했다.
모두 홀린 듯 그 나무에 시선을 빼앗긴 채 말문을 닫았다.
얼마나 거대했는지, 마치 카프릭 영지는 그런 나무를 감싸주는 화분처럼 보일 정도다.
커다란 연녹색의 잎들이 바람에 휘날린다.
향기로운 달콤한 꽃들이 푸른 빛을 내뿜으며 꽃가루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그런 나무 주변을 날개 달린 천사들이 창을 들고 날아다녔는데, 나무가 얼마나 큰지 천사들이 마치 꿀벌처럼 작아 보였다.
로키는 눈살을 찌푸렸다.
연녹빛 꽃가루.
저것이 아스가르드에 퍼진 역병의 원인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발산하는 꽃가루가 아스가르드까지 갈 수 있다니 놀랍군.’
거리가 상당한 데다, 유독 바람이 이질적으로 불었다.
여러모로 자연적이라고 하기엔 부자연스러웠다.
“성좌님.”
트로센이 로키에게 다가왔다.
“예상외로 카프릭 영지가 밝습니다. 항구에 정착해 급습하는 건 불가능해 보입니다.”
분명 항구 근처엔 경비병과 공성용 무기들이 줄지어 있을 터.
더 이상의 접근하다간 적들에게 들킬 가능성이 있다.
“어떻게 할까요?”
로키는 턱을 쓰다듬었다.
“어쩔 수 없다.”
로키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잠입해야지.”
***
카프릭 영지의 항구.
침략국인 드샤르 병사 두 명이 멍하니 나무를 올려다봤다.
“…용케 저런 거목을 옮기고 다니는군. 역시 성좌들은 위대하구만!”
심연의 어둠조차 물러서게 만드는 연녹색 빛.
거대한 거목이 푸른 마나를 뿌려대며 주변을 밝히는 싱그러운 분위기를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한눈을 팔게 된다.
“…과연 없던 신앙심도 생겨나는군.”
저 거목 앞에서는 인간은 한낱 벌레로밖에 비치지 않으리라.
철퍽….
살며시 물속에서 손이 뻗어 나와 해안가 바닥을 짚는다.
드샤르 병사가 기묘한 기척에 고개를 돌렸을 때, 이마에 단검이 꽂힌 뒤였다.
“뭐-?”
동료가 당황해 뒤를 돌아보려 하자, 한 여인이 병사의 입을 틀어막고 목에 예리한 단검으로 그었다.
“으읍!!”
병사가 비명을 지르려 했지만, 단검은 순식간에 병사의 가슴을 몇 차례나 꽂히기를 반복했다.
비명조차 지를 힘을 잃은 병사가 축 늘어진다.
병사를 제거한 여인, 샤린은 병사를 질질 끌고 가 바다에 소리 없이 천천히 밀어 넣었다.
그러자, 물속에서 다른 이들이 천천히 빠져나왔다.
로키, 그리고 칸쿤과 에인헤랴르들.
그들이 해안가를 통해 침투를 시도했다.
샤린은 자신이 죽인 경비병의 의복과 갑옷을 벗겨 갈아입었다.
남자의 것이라 크고 헐렁했지만, 나름 움직일만했다.
로키 역시 죽은 병사의 의복을 챙겨 갈아입고, 까마귀 탈을 칸쿤에게 씌워주었다.
칸쿤은 죽은 병사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것으로 노드인으론 보이지 않을 것이다.
“저 나무, 대단하지 않아? 과연 대지의 성좌님이야!”
그때, 인기척이 느껴졌다.
로키와 칸쿤이 기척을 죽였고, 샤린은 동료들에게 손짓했다.
에인헤랴르들은 경계하며 몸을 배나 선착장 아래로 숨겼다.
횃불을 든 드샤르의 해상 경비병들이 돌아다닌다.
“이야, 밤인데도 이렇게 빛이 나다니.”
“세계수라고 하잖아. 이 대지의 균형을 이루어지는 존재라고 하던데… 설마 밤의 어둠을 몰아내는 빛마저 만들어 낼 줄이야.”
“하지만 저 꽃가루는 우리에게도 위험하다고. 세계수의 수액이 없으면 우리도 죽은 목숨이야.”
병사들의 대화를 엿들은 에인헤랴르들은 멈칫 놀라며 복면으로 입과 코를 가렸다.
“그런데 우리가 경비를 설 필요가 있어? 어둠과 폭풍우가 우릴 지켜줄 텐데.”
“그러게 말이야.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칠흑의 어둠 속에서 항해할 리 없지.”
경비병들이 지나갔다.
그에 따라 에인헤랴르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몇몇이 홀린 듯 카프릭 영지의 거대한 거목에 집중했다.
로키는 손을 뻗었다.
손에 푸른 빛 꽃가루가 묻어나 소멸한다.
아스가르드에 퍼졌던 푸른색 싱그러운 푸른 빛.
하지만 이것은 인간에게 있어 극독이나 마찬가지였다.
묘하게 들뜬 기분을 만드는 것이 환각 성분 또한 깃들어 있는 모양이었다.
“시작하지.”
로키의 말에 칸쿤과 샤린, 에인헤랴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칸쿤과 샤린은 나와 함께 위장하여 잠입한다. 남은 에인헤랴르들은 이 항구를 장악해 영지 탈환 및 영지민들의 피난로를 만들도록.”
“네.”
샤린은 투구를 고쳐잡았다.
로키는 당당하게 카프릭 중심으로 걸어갔고, 칸쿤과 샤린이 뒤를 따른다.
에인헤랴르들은 기척을 숨긴 채 카프릭 영지에 숨어들기 시작했다.
“나무를 태울 수 있다면 태운다.”
로키의 말에 칸쿤과 샤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
카프릭 영지는 혼란의 도가니였다.
영지에 역병이 퍼진 후, 드샤르 왕국의 용병들에게 점령당했다.
용병들이니만큼 그들에겐 규율과 질서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들이 맨 먼저 한 일은 약탈.
돈이 될 만한 것들을 챙기는 것이었다.
시장 거라는 폐허가 된 지 오래다.
이미 드샤르 왕국 용병들이 쓸만한 물건을 챙겼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도 보이는 족족 쓸어 담기도 했다.
“뭐야? 왜? 불만 있어?”
“아, 아니요. 아닙니다요!”
도심을 빠져나가지 못한 상인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꾸벅꾸벅 숙였다.
영지민들로 보이는 자들은 그런 이들을 보며 억지로 미소 짓고 비위를 맞춰주었다.
그런 상인이 몰던 수레를 병사들이 강제로 빼앗아 간다.
쾅! 쾅! 쾅!
“문 열어! 안에 사람 있는 거 알아! 문을 강제로 철거해야 직성이 풀리겠나?”
문이 살며시 열린다.
노파가 나오자, 용병은 피식 웃고는 힐끗 건물 안을 훑어본다.
안에는 젊은 여인이 눈치를 보고 있었다.
여인을 본 용병의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그 모습에 노파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어이, 혹시 쿠단 라그나란 사내를 알고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