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24)
성좌가 된 플레이어-224화(224/250)
제224화
에인헤랴르들은 빠르게 항구를 점령했다.
세계수에 소란이 일어난 탓인지, 항구의 경비는 허술해졌기에, 드샤르 병사들을 제압하는 건 쉬운 일이었다.
쾅-!
에인헤랴르들은 거대한 폭발 소리에 고개를 틀었다.
세계수의 표면에 전류가 튀며 불이 붙기 시작했다.
“…무, 무슨 일일까?”
“글쎄, 하지만 저걸로 시선이 분산되었으니, 지금이 기회야. 우린 해야 할 일을 해야지.”
성직자, 에길은 동료들에게 말했다.
“항구도 장악했으니 이제 영지민 구출에 나선다.”
“용병들이 군함을 보고 항구 쪽으로 올 텐데? 우리가 인질을 지키면서 그들을 막을 수 있을까?”
현 병력이라면 드샤르 병사와 싸우면서 수천, 수만의 영지민을 지키긴 힘들 터.
턱을 짚고 고민하던 에길이 입을 열었다.
“그럼 건물 곳곳을 불태운다.”
도시가 혼란스러우면 군 병력도 분산되리라.
***
“우와!”
숲속, 키클롭스들의 머리 위에 올라타 있던 카렌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카프릭 영지를 바라봤다.
그곳에서 거대한 세계수의 나무가 불타는 게 보인다.
“재밌는 일이 생겼나 봐!”
「저… 카렌 대장, 우리 배고픈데.」
키클롭스들이 손가락을 입에 넣고 카렌을 바라봤다.
굶주려 있는 그 눈빛에는 적의로 가득했다.
마치 잡아먹을 듯한 눈빛이다.
그 모습에 카렌은 눈을 가늘게 뜨고 주먹을 움켜쥐었다.
“왜? 나 먹게?”
「아, 아니… 아니야.」
키클롭스들이 카렌의 살기에 고개를 저었다.
카렌은 곰곰이 생각했다.
그는 로키에게 받은 지령이 있었다.
‘카프릭 영지 근처에 로니아의 군대가 포진해 있을 거다. 신호를 보내면 그들과 함께 카프릭 영지를 공격해라.’
“…그런데 로니뮈시기는 찾지 못했어.”
카렌도 이제 막 도착한 시점이다.
그렇다고 로키가 말한 건 어길 수도 없으니-.
“가자. 공격이야!”
「인간, 먹어도 돼?」
“응, 우릴 공격하는 놈들만.”
키클롭스들의 눈빛이 번뜩였다.
***
세계수의 뿌리 밑, 한쪽 바닥이 우르르 무너져 내린다.
콰지지지직-!
전류가 뿌리를 타고 올라가며, 세계수의 표면을 검게 불태웠다.
「쿠오오오오오오오!」
세계수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뭐, 뭐냐!?」
바람의 성좌는 고개를 돌려,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곳을 쳐다봤다.
드샤르 왕국군 막사가 세워졌던 땅이 무너지고 그곳에 자리한 세계수의 뿌리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무너진 땅에서 짐승의 투구를 쓴 칠흑의 전사들이 대거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오오오!”
콰직-!
베르세르크 전사대.
그들이 압도적인 힘으로 주변에 있는 드샤르 병사들을 사냥했다.
그중 쿠단이 묠니르를 휘두르며 로키를 쳐다봤다.
“종말의 성좌시여!”
“쿠단?”
“사, 삼촌!?”
로키와 칸쿤은 쿠단을 바라봤다.
그가 땅에서 기어 나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저 역시 전장에 나서겠나이다!”
“…….”
구하러 오라고 전서를 보내더니, 싸울 생각인가?
쿠단을 보아하니, 그 또한 역병에 걸린 듯했다.
그럼에도 넘치는 힘을 주체할 수 없는지 묠니르를 휘둘러 주변에 있는 드샤르 병사들을 튕겨냈다.
「뭘 하는 거냐!?」
바람의 성좌 메크리우스가 세계수 주변에 날고 있는 천사들에게 말했다.
「침입자들을 저지하지 않고!」
천사들이 벌 떼처럼 날아가 사방으로 흩어졌다.
쿠단과 베르세르크 전사대에게 날아든다.
깡-!
사방에서 병장기 소리가 울려 퍼진다.
쾅! 쾅-!
도시 곳곳에 일어난 폭발에 불바다가 된다.
“무슨 일이야!?”
“습격이다! 저, 적군이 잠입해 들어왔어!”
“놈들이 영지민들을 데리고 항구 쪽으로 향하고 있다!”
“쫓아!”
“자, 잠깐, 모두 재정비부터 해! 지휘 체계가 엉망이라고!”
드샤르 병사들이 동요했다.
무패를 자랑하던 용병들이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역병에 의존한 싸움이었다.
게다가, 세계수의 수액과 과일로 인해 나태해진 그들이었다.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그들이 작심한 적병을 상대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모두 모였나!”
광장에 수천의 용병들이 모여들었다.
용병 단장 레닉이 지휘권을 맡았다.
그가 가장 오랫동안 드샤르 왕국군에서 일했기 때문이었다.
“침입자는 기껏해야 100명도 되지 않아. 항구를 점령한 걸로 봐선 함구 쪽으로 침입할 생각이다! 샤샤, 네놈은 항구 쪽으로 향해.”
“네? 그, 그럼 대장은요?”
“이 멍청아. 항구 쪽의 병력은 한계가 있어! 분명 카프릭 영지의 외벽에도 놈들이 공격해 올 거다! 난 그곳으로 향한다!”
“아, 알겠습니다.”
레닉은 코웃음 쳤다.
‘…지금 내빼야지.’
이 전장에 참전하며 돈은 벌 만큼 벌었다.
이제 한동안 먹고 살 수 있을 테니, 내빼야겠지.
신들의 전장 따위에 참전해 개죽음 당할 순 없었다.
레닉의 명령에 부단장, 샤샤는 용병들을 데리고 항구 쪽으로 향했다.
“이런! 벌써 군함이 들어섰잖아!”
샤샤와 용병들은 항구에 정착하는 군함을 바라봤다.
샤샤는 주변을 둘러봤다.
항구를 점령했다던 아스가르드의 병력은 보이지 않는다.
기껏해야 항구에 군함을 대기 위해 횃불을 흔드는 소수만이 있을 뿐.
“어쩔 수 없어. 모두 정지!”
용병들이 멈춰 섰다.
그들이 도열해, 항구 입구를 막아섰다.
“활과 석궁 준비!”
활과 석궁을 겨누었다.
저 군함에서 놈들이 내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발판을 내려 내리든, 밧줄을 타고 내려오든.
그들이 내리는 순간, 쏴 죽이면 된다.
군함이 선착장에 정착했다.
쿵-!
거대한 군함을 올려다본 용병들은 긴장했다.
저 정도 크기의 군함이면 그 안에는 도대체 몇 명이나 타고 있는 걸까?
그들은 상상 속으로 군함에 탄 이들의 수를 헤아려 봤지만, 도저히 가늠할 수 없었다.
그때였다.
쿵!
콰직!
“…응?”
밧줄도 발판도 없었다.
무언가가 군함에서 떨어져 바닥과 충돌했다.
얼마나 큰 충격인지 바닥에 금이 가고, 항구엔 머리 터진 끔찍한 시체가 보인다.
그 모습에 용병들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뭐, 뭐야?”
“…지금 뭐가 떨어진 거야?”
그때 또 다른 무언가가 군함에서 떨어졌다.
쿵!
콰직-!
분명 큰 충격에 즉사했을 터.
용병들은 서로 마주 봤다. 그리고 긴장감에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저런 멍청한 놈들이 공격을 해왔다고 긴장했다니! 괜히 무안해졌다.
분명 밧줄이나 사다리를 내리다 실수로 난간에 걸려 떨어진 거겠지.
쿵!
퍽-!
또 다른 병사가 군함에서 떨어졌다.
“…또?”
쿵!
으그적-!
용병들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쿵!
쿵!
쿵!
군함에서 무더기로 병사들이 떨어져 내렸고, 피가, 살이, 뼈가 사방에 튀었다.
“뭐야…?”
시체가 점차 쌓이며 나뒹군다.
“뭐냐고….!”
용병들이 뒷걸음질 쳤다.
저, 저 군함에 있는 병사들은 미친 건가?!
설마 집단으로 미쳐서 군함에서 뛰어내린 거야?!
용병들의 얼굴이 창백해질 때였다.
꿈틀-….
시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용병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아, 아까 움직이지 않았어?”
“그, 그래…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찔!
군함에서 떨어진 시체들이 하나둘씩 일어서기 시작했다.
무기를 땅에 짚고, 부르르 떨며 고장 난 목각인형처럼 삐걱거리며 상체를 일으켜 세운다.
이윽고 고개를 들고 안광을 번뜩였다.
그 모습에 드샤르 용병들은 굳어졌고, 샤샤는 눈을 부릅뜬 채 중얼거렸다.
“…언데드.”
망자들.
아니, 명계의 망령들이다!
그들이 삐걱거리는 고개를 들어 용병들을 노려봤다.
휘청거리며 다가온다.
군함에서 그들을 토해내듯이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모, 모두 장전!”
용병들이 겨누어진 화살과 볼트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쏴!”
콰르르르륵-!
볼트가 회전하며 망령들의 몸을 꿰뚫었다.
화살이 포물선을 그리며 어깨와 머리에 꽂힌다.
하지만 그들의 진격은 멈추지 않았다.
화살을 맞았을 때 몸을 잠깐 비틀거릴 뿐, 그들은 아무런 데미지를 입지 않은 듯 산 자들을 노려봤다.
이윽고 멈춰서서 무기를 양손에 쥔다.
망령들이 일제히 입을 벌린다.
뺨이 찢어질 정도로 크게 벌어진 입에서는 영혼의 숨결이 뿜어져 나왔다.
「돌격-.」
그 모습에 용병들은 겁을 먹고 주춤거린다.
“겁먹지 마!”
샤샤가 소리쳤다.
하지만 용병 중 베테랑을 제외하곤 모두 기가 죽어버렸다.
“제, 젠장! 창병 앞으로!”
용병들이 장창을 앞으로 겨누었다.
「하라-!」
망령들이 괴성을 지른다.
목청이 터질 듯한 굉음.
그에 용병들은 귀를 틀어막아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고막이 터질 듯한 괴성에 샤샤는 눈을 감았다가 살며시 떴다.
그리고 보았다.
바로 앞, 아무런 기척도, 소리도 없이 다가와 입을 쩍 하니 벌린 채 무기를 휘두르고 있는 망령을.
서걱-!
샤샤의 머리가 잘려 허공에 떠올랐다.
「쿠오오오오오!」
마왕 칼리브가 검을 휘두르자, 주변에 있던 용병들이 그 검날에 베여 튕겨 나갔다.
망령들이 밀어닥친다.
장창에 꿰뚫리고도 무시한 채 달려들어 무기를 휘두른다.
그들의 거칠고 강인한 육체는 과연 죽은 자가 맞는지 의심하게 만들었다.
그들이 용병들을 밀어붙이며, 항구의 포위망을 파괴했다.
“…맙소사.”
건물 위에서 망원경으로 정찰하던 에길은 놀란 눈빛을 내비쳤다.
“저게 진짜 언데드 맞아?”
자신이 보았던 하급 좀비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명계의 망령들은 저토록 급이 다르단 말인가!
‘아니, 마왕 칼리브의 수하들이라 그럴지도 몰라.’
한때 대륙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하네스 제국의 수장이었던 자다.
또한 그 부하들도 범상치 않은 실력을 갖췄을 터.
듣기론 명계에서도 백여 년간 전쟁을 지속했다고 하니, 그들은 전장의 달인이라 할 수 있었다.
“에길, 외벽 쪽이 시끄러운데?”
동료 에인헤랴르가 말하자, 에길이 망원경을 카프릭 영지 외벽 쪽으로 향한다.
그곳에서도 드샤르 용병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드샤르 용병들이 계단을 오르며 외벽 위로 올라간다.
“뭐야?! 무슨 소리야? 왜 외문을 열면 안 된다는 거야!?”
용병 단장, 레닉이 버럭 소리쳤다.
그에 또 다른 용병단 단장이 얼굴이 창백해져 말했다.
“괴, 괴물.”
“뭐?”
“괴물들이 쳐들어왔어.”
“……?”
레닉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외벽 바깥을 쳐다봤다.
도대체 무슨 헛소리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순간, 그의 바로 옆으로 거대한 돌덩이가 스쳐 지나갔다.
콰직-!
옆에 있던 용병들이 돌덩이에 깔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돌덩이는 그대로 외벽을 넘어, 영지 안의 건물들을 박살 냈다.
‘투… 석기?’
레닉은 카프릭 영지의 무너지는 건물과 건물을 깔아뭉갠 돌덩이를 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보이는 건 투석기가 아니다.
레닉은 두 눈을 부릅떴다.
쿵…! 쿵…!
짙은 어둠 속, 거대한 무언가가 움직이고 있다.
붉은 피부, 인간형의 거대한 근육질을 가진 무언가.
한두 마리가 아니다.
십여 마리.
그 크기만 해도 10m를 훌쩍 넘는 거인들이다.
“쏴!”
외벽 위에 설치된 발리스타가 볼트를 뿜어냈다.
쾅-! 쾅-! 쾅-!
깡-! 깡-!
하지만 볼트들은 붉은 거인들의 피부에 쇳소리를 내며 튕겨 나갈 뿐이었다.
가죽이 질기다는 수준이 아니다.
마치 강철 덩어리 같다.
하지만 효과는 있는 모양이다.
볼트를 맞아 휘청거리며 무릎 꿇는 자 또한 생겼다.
“효과가 있다! 공병 부대! 좀 더 화력을 높여!”
용병들이 볼트를 빠르게 나르고, 투석기에 불을 붙여 쏘아 올린다.
붉은 거인들, 키클롭스들이 어둠 속에서 커다란 눈을 번뜩였다.
순간, 그 눈을 바라본 공병들의 움직임이 굳어졌다.
“어… 어어…?”
숨을 쉬는 거 외엔 그 무엇도 할 수가 없었다.
“뭐야?! 왜 멈추는 거야!?”
외벽에 있던 용병들이 탑에서 발리스타를 쏘던 이들을 향해 소리쳤다.
‘움직일 수가 없어!’
용병들이 어둠 속 눈을 마주 본 상태로 꿈쩍도 할 수 없었다.
그때, 키클롭스들은 주변에 있는 잡히는 모든 것들을 들어 올려 외벽 쪽으로 던졌다.
큰 나무부터, 돌덩어리까지.
포물선을 그리던 투척물들은 외벽과 부딪혔다.
쾅-!
굉음과 함께 외벽 곳곳이 파손된다.
공성병기를 운용하던 공병단에게도 거대한 돌덩이가 덮쳤고, 그대로 공성병기가 부서져 함께 탑에서 떨어졌다.
“뭐야… 이게….”
레닉은 눈을 부릅떴다.
어느새, 키클롭스들이 외벽에 와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훨씬 그 크기가 커 보인다.
키클롭스들이 손을 뻗어 외벽 위에 손을 올렸다.
쾅-!
콰르르르륵-!
손아귀를 짚자, 외벽이 금이 간다.
키클롭스들이 손아귀의 힘을 이용해 외벽을 올랐고-.
“으아아아악!”
“괴, 괴물이 올라왔어!”
외벽 위엔 거대한 머리와 흉측한 커다란 눈알이 보였다.
눈을 마주한 용병들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발이 묶여버렸다.
몸이 석상처럼 굳어버린다.
레닉은 자리에 주자 앉았다.
「배고파.」
그 한마디가 의미하는 건 하나였다.
“으…으아아아악!”
키클롭스가 손을 뻗었고, 외벽 위의 용병들을 움켜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