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40)
성좌가 된 플레이어-240화(240/250)
제240화
“…이, 이건 말도 안 돼!”
광장에서 붙잡힌 광신도들이 소리쳤다.
그들은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말았다.
성황 팔리스가… 배신했다.
무엇 때문에?
혹, 온갖 고문을 당해 세뇌를 당한 것일까?
“으윽! 이거 놔! 놓으라고!”
광신도들이 바닥에 짓눌러진 채 뒤에 있는 에인헤랴르들에게 소리쳤다.
에인헤랴르들은 그런 광신도들을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광장에 모인 이들이 수군거린다.
수많은 인파가 있으니, 피를 본다면 더욱 큰 혼란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로키가 ‘제압’을 명령한 거겠지.
“잠시 비키십시오!”
아론드 영지의 병사들이 인파를 헤치고 나와 광신도들을 붙잡았다.
단상 위, 특등석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키는 시선을 다른 인파들 사이로 돌렸다.
“이런.”
“……?”
칸쿤이 로키를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놓친 놈들이 몇 있군.”
“네?”
칸쿤이 로키가 쳐다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곳에서 광신도들이 품에서 병을 꺼내 든다.
뚜껑을 열어, 웜 페스트를 삼켜버렸다.
“성황 폐하 만세!”
“이 몸이 불사자가 되어, 성황 폐하를 구하리라!”
그들의 피부가 녹아내리고 벌레들이 꿈틀거리는 와이트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광장에 모여 있던 인파들이 비명을 질렀다.
“앗…! 죄, 죄송합니다! 모두 감시했다고 생각했거늘…!”
칸쿤이 당황했다.
“아니, 나도 늦게 눈치챈 거다. 설마 이 영지에 들어오고 나서도 그렇게 조심할 줄이야. 하긴, 수십만이 넘는 인파가 모였으니, 벌레 한두 마리 정도 놓칠 수 있지.”
와이트가 사람들을 덮친다.
광장에 있는 사람을 물어뜯자, 그 사람들 역시 와이트로 변하기 시작한다.
“뭐,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았다면, 이런 광장에 사람을 모아두지도 않았을 테지만.”
로키는 인벤토리에서 칼리브의 건틀렛과 성해의 물을 생산하는 정화석을 소환했다.
건틀렛을 끼고, 정화석을 움켜쥔다.
순간, 건틀렛의 밑으로 물이 뿜어져 나와 광장에 흩뿌려졌다.
염분이 가득한 바닷물이 정화석에 의해 성해의 물이 된다.
성해의 물이 그대로 바닥을 적시자, 광장에 모인 인파들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물에 발을 담그고 있을 뿐이건만, 성스러운 기운이 온몸에 퍼져나갔다.
몸이 가벼워지거나, 그동안 느꼈던 고질병들이 깨끗이 사라졌다.
로키는 와이트를 쳐다봤다.
성해의 물에 닿은 웜 페스트들은 녹아버렸지만, 이미 와이트가 되어버린 것들은 성해의 물에 피해를 보지 않은 듯한 모양새였다.
신성력을 가졌지만, 모순되게도 언데드를 죽이는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명계의 망령들에게도 귀중하게 사용된 거겠지.
로키는 아쉬운 듯 입맛을 다셨다.
“뭐,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너를 이곳에 둔 거다.”
“…….”
“가서 뒤처리해라.”
“네.”
로키의 말에 칸쿤이 단상에서 뛰어내렸다.
오른손으로 성검 부르트강을 뽑고, 왼손에 쥔 머큐리의 방패를 움켜쥔다.
그녀의 등 뒤에서 빛의 날개가 뿜어진다.
그녀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짐과 동시에 섬광이 인파를 덮치는 와이트를 스쳐 지나갔다.
서걱-!
와이트들이 몸이 조각조각 나뉘어 떨어진다.
“사, 살려주세요!”
와이트들이 다른 인파를 덮친다.
칸쿤은 성검을 땅에 내려찍었다.
검에서 뿜어지는 신성력이 성해의 물을 통해 주변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윽고 성해의 물이 증발하며 빛 가루가 하늘 높이 솟아오른다.
빛 가루가 닿자, 성해의 물로도 죽지 않던 와이트가 잿가루가 되어 소멸했다.
“오호, 여러 가지 재주를 쓸 줄 아는군.”
로키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종말의 성좌시여!”
로키는 고개를 돌려 단상 위를 쳐다봤다.
“이제 저를 풀어주십시오!”
그 말에 광신도들은 멈칫했다.
그들은 충격을 받은 듯 팔리스를 쳐다봤다.
저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계약하지 않으셨습니까!? 저들을, 모든 신도를 제물로 바치면 저를 살려주겠노라고!”
“……!”
그 말의 파장이 아론드 영지 곳곳에 퍼져나갔다.
성황의 최후를 지켜보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물론, 그를 구하기 위해 광장에 있던 광신도들.
그리고 외문과 검문소를 장악하려 했던 이들과 어떻게든 아론드 영지의 장벽 위에 올라 성기사와 대치하고 있던 검은 심판자들까지.
그들 모두가 눈을 부릅뜬 채 영상 수정구를 쳐다봤다.
로키는 눈을 깜빡거렸다.
“…음.”
로키는 턱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힐끗 화형대 앞, 횃불을 든 샤린을 쳐다본다.
“귀가 좀 먹먹하군.”
성황 팔리스의 표정이 서서히 어두워진다.
“시간을 지체했군. 화형을 집행하라.”
성황 팔리스는 눈을 깜빡거렸다.
저게… 무슨 소리…?
성황의 얼굴이 점차 굳어졌다. 그리고 시선을 돌린다.
샤린이 키득키득 웃고 있었다.
“로키 님은 말이죠.”
“…….”
“장난을 좋아하세요.”
“그, 그게 무슨 말이냐?!”
“이런 거죠.”
샤린은 횃불을 들었고, 화형대에 던졌다.
“아, 안-.”
화르륵-!
불꽃이 화형대 곳곳으로 옮겨붙었다.
밑에서부터 천천히 올라온다.
“거, 거짓말…! 말도 안 돼!?”
불꽃이 발에 닿는다. 발이 타들어 간다.
“으아아아악!”
꿈틀거리던 웜 페스트가 불타는 다리를 재생시키지만, 불꽃이 점차 올라오며 다시 몸을 태웠다.
화형대의 불꽃이 거세진다.
밤의 달빛 아래 화형대에 매달린 성황 팔리스.
그가 온몸에 불이 붙으며 살아있는 장작이 된다.
“끄아아아아아아악!”
죽지 못한다.
불타고 재생되고를 반복한다.
끊임없는 고통이 시작되었다.
공성전 중, 영상 기록이 떠오른다.
성황 팔리스가 외친다.
“살려줘!”
…그건 성황이 성좌 반열에 올랐다 여겼던 검은 심판자들에게 있어서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온갖 세뇌를 당해 그가 정말로 성좌가 된 존재라고 생각한 이들도 있었다.
그들이 하나 같이 말했다.
성좌 팔리스 님이라면, 다시 새로운 신성 교단과 함께 새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죽지 않는 영원불멸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하지만 눈앞의 모습은 자신의 이상과 전혀 달라 보였다.
보아라.
그저 평범한 불꽃이었다.
그런 화형대의 불꽃에 몸이 녹아내리고 있었다.
성좌라는 반열에 오른 존재치곤 너무나도 비통하게 울부짖으며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는… 성좌 반열에 오른 인간이 아니었다.
그저 벌레가 기생한 나약한 노인일 뿐이었다.
“잠깐, 안 돼! 말이 다르지 않습니까?! 살려준다고…! 살려준다고…!”
“음, 샤린. 내가 그런 말을 했던가?”
로키가 뜸을 들이며 느릿느릿하게 말한다.
샤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품에서 계약서를 내밀었다.
성황 팔리스의 필체가 담긴 계약서가 수정구를 통해 보여진다.
그것은 검은 심판자들은 사교도이며, 그들을 넘김으로써, 자신은 살아남고 자유를 얻는다는 내용이었다.
그가 혼자 살겠다고 자신의 신도들을 제물로 바친 사실이 영지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알려지게 되었다.
로키가 손깍지를 낀 상태로 계약서를 쳐다봤다.
이윽고-.
“아, 그랬지.”
눈웃음을 짓는다.
“샤린, 풀어줘라.”
그에 따라 에인헤랴르들이 물을 뿌린다.
화형대의 불길이 점차 수그러든다.
성황 팔리스가 숯덩이가 된 채 입을 뻐금거렸다.
“허, 의사 표현을 제대로 하지 그랬나? 웅얼거리길래 못 알아듣지 않았느냐?”
성황 팔리스는 로키를 노려봤다.
“무슨… 짓을….”
“내가 무슨 약속을 했더라? 살아남게 해주고, 또 자유를 준다고 했던가? 아, 그럼 약속을 어긴 건 아니군. 어쨌든 살았으니. 음, 그럼 남은 약속은 자유인가?”
로키가 칸쿤을 쳐다봤다.
칸쿤이 날아올라 성황 팔리스를 붙잡았다.
“무, 무슨 짓을-!”
“자유를 드릴 겁니다.”
칸쿤이 날아 올랐다. 그녀가 향한 곳은 한창 전투 중인 전장 한복판.
그곳에 도착하자, 모두가 그를 노려봤다.
신성 교단의 성기사, 그리고 검은 심판자들.
모두가 적의로 가득한 눈빛으로 팔리스를 노려봤다.
팔리스는 굳어졌다.
설마-!?
“자, 약속을 이행하겠습니다. 자유를 만끽하십시오!”
칸쿤이 팔리스를 전장 한복판에 떨어뜨렸다.
허공에서 떨어진 팔리스는 그대로 지면과 충돌했고, 칸쿤은 움찔했다.
“…아프겠다.”
***
로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영상 수정구가 로키의 모습을 비춘다.
로키가 양손을 펼쳤다.
“성황 팔리스조차 검은 심판자들을 부정했다. 이들은 그저 인간의 탈을 쓴 괴물들일 뿐이다.”
도시 곳곳에서 로키의 모습이 비춘다.
“이제부터, 괴물 사냥을 시작하라!”
***
성황 팔리스의 배반.
그에 따른 파장은 엄청났다.
전장 한가운데 떨어진 팔리스는 꿈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 살았다.’
미미하게 재생되는 그는 히죽 웃었다.
살았다.
그, 그래, 자신에게 한 방 먹이긴 했어도 종말의 성좌는 약속을 지켰다.
이제 살아서 도망치기만 하면-!
그때, 성황 팔리스 앞에 발소리가 들린다.
팔리스가 고개를 들자, 각 사교도들의 검은 심판자들이 보인다.
“오오! 나를 구하러 왔구나! 어서 나를 보호-.”
푸욱-!
성황 팔리스의 어깨에 검이 꽂힌다.
팔리스의 눈이 꿰뚫린 어깨를 보며 비명을 질렀다.
“당신은…. 우릴 배반했어.”
“…당신은 더는 우리가 섬기는 성황이 아니야.”
검은 심판자들이 모여들며, 그를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팔리스의 몸이 난도질해지는 모습이 실시간으로 수정구를 통해 송출되었다.
“타락자, 성황 팔리스가 죽었다!”
“아젤란의 심판이 내려졌다!”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이 소리친다.
“성황! 역시 사악한 존재였어!”
“종말의 성좌께서 사악한 괴물 토벌을 명하셨다!”
외문과 검문소에 있던 아론드 병사들은 사기 높은 함성과 함께 광신도들을 베어냈다.
“히이이익!?”
광신도들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다 도망친다.
“죽여!”
그런 이들을 놓칠 리 없었다.
병사들이 그 뒤를 쫓아가 검을 내려찍었다.
“종말의 성좌께서 명하셨다!”
성기사와 검을 마주하던 검은 심판자는 멈칫했다.
“사교도들을 토벌하라고!”
성기사의 신앙심이 더욱 깊어졌는지 검에서 뿜어내는 신성력이 더욱 강해진다.
검은 심판자가 밀리기 시작했다.
“이건… 말도 안 돼!”
“아직도 현실을 부정하느냐!!”
“……!”
“종말의 성좌께서 아젤란의 심판을 내려주셨다. 이러고도 너희의 믿음이 정녕, 아젤란의 뜻이라 할 수 있냔 말이다!”
원래 목적도 달성하지 못한 검은 심판자들의 사기가 떨어졌다.
그뿐이겠는가?
성황의 배신으로 그들이 지금껏 품어왔던 신앙심이 흔들렸다.
자신들이 무엇 때문에 성황을, 저 나약한 노인네를 섬겨왔단 말인가!?
“너희는 너희가 섬기는 성황을 직접 죽였다.”
그리고 그 신앙을 스스로 깨버리기도 했다.
그토록 섬기던 성황을, 검은 심판자들이 죽여버린 것이다.
“너희는 그저, 사이비 집단일 뿐이다.”
그 말에 검은 심판자의 손에 힘이 빠졌고, 성기사의 검이 검은 심판자의 목을 베어냈다.
***
“비, 빌어먹을-!”
검은 심판자들을 지휘하던 교주들이 뒤로 물러섰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변할 줄이야!
그래, 성황을 죽인 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성황이 내뱉은 발언은 상당히 위험했다.
이는 자신의 신도들에게 불신을 심어주기엔 충분했다.
성좌 반열은커녕, 노인네 하나를 구하기 위해 이렇게 모였고, 또한 이렇게 사냥당하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자신들의 미래는 암울할 것이다.
다시 소생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의 타격을 입거나, 더는 교단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태로 전락하게 되리라.
‘함정이었나?!’
교주들은 뒤로 물러섰다.
이제 도망갈 수밖에 없었다.
“교, 교주님!”
광신도들이 교주들에게 찾아왔다.
“후, 후방에 정체불명의 군대가…!”
“뭐?”
“배, 뱀과 늑대의 깃발이 보였습니다! 아마도…”
광신도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아스가르드 군으로 보입니다.”
***
“오오오! 가자! 가자!”
콰르르르르르륵-!
수백 대의 전차가 드넓은 초원을 질주했다.
“하하하! 밤에 이렇게 질주할 수 있다니!”
전차에 탄 페르는 주변을 훑어봤다.
전차 100기가 나란히 줄지어 질주한다.
전차에는 무장한 노드 전사들과 성직자들이 타고 있었다.
전차 뒤로 쿠단 라그나가 이끄는 베르세르크 전사대가 군마를 이끌고 질주하고 있었고, 그 뒤로는 수백 기의 기병대가 뒤를 따르고 있었다.
“종말의 성좌님의 부름에 따라, 이 페르 리니아! 전장에 참전하나이다!”
페르가 창을 쥔 채 포효했다.
그를 따르던 노드 전사들도 소리친다.
“자, 가자!”
질주하던 그들의 눈앞에 사교도 후방부대가 보인다.
“오오! 보인다! 보여!”
노드 전사들이 흥분한 듯 노랫소리를 울부짖었다.
「끼아아아악!」
와이트가 선두에 선 전차 부대를 보며 기괴한 함성을 내뱉으며 달려온다.
그 모습에 성직자들이 기도문을 외운다.
전차에 성스러운 보호막과 함께 빛이 뿜어져 나왔다.
페르는 그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와라. 개놈들아! 형님의 전차와 아스토리아 섬의 군마, 성직자 조합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마!”
군마가 거친 투레질을 한다.
와이트가 접근하자, 군마들이 앞발을 들어 내려찍었다.
콰직-!
육중한 몸이 와이트들을 들이받고 튕겨냈다.
군마를 피해 좌우에 있던 와이트들은 전차의 날카로운 칼날 바퀴에 갈려 사지가 조각조각 분쇄되었다.
전차의 돌진에 살아남은 와이트들은….
“하, 우린 찌꺼기 처리인가?”
쿠단이 이끄는 기병대에 의해 짓뭉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