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28)
성좌가 된 플레이어-28화(28/250)
제28화
켈트 산맥 근처는 위험천만한 무법지대, 이 근처를 소수로만 움직이고 있다면 그만큼 실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 된다.
특히 눈앞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값비싼 장비들로 무장한 기사들처럼 보였으니 저절로 긴장할 수밖에 없다.
요즘 들어 전쟁이 잦으니 탈영병들도 많고 죽은 기사의 물품을 빼앗는 자들도 많았기 때문이다.
각자 무기를 챙겨 들자, 길을 막고 있던 라필타는 뻐근한 어깨를 풀며 눈살을 찌푸렸다.
“저놈들 왜 저래?”
“우리를 강도로 본 모양이구먼.”
“대, 대화로 풀 수 있지 않을까요?”
로키는 상단 일행을 바라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바로 전 대화를 통해 완전히 자기 때문에 산적으로 오인한 것을 알기 때문이다.
‘도대체 노드인에 대한 인식이 어떻길래 보자마자 경계를 하는 거지? 곤란하군…. 차라리 노드인이라고 착각하지 않게 까마귀 탈을 벗어야 하나?’
만약 까마귀 탈만 아니라면 그가 노드인이라고 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 노드인이 아닐뿐더러 그들의 특성인 녹색 머리카락과 연녹색 눈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저 때문인 듯합니다. 노드인인 저 때문에 공격한다고 착각한 거겠죠.”
“허! 아무리 그래도 옆에 기사가 있건만! 우리가 기사로 보이지 않나 보지?”
“알베르 어르신, 말을 똑바로 해야죠. 기사직을 버린 지가 언젠데요?”
“어떻게 하죠?”
폴이 걱정스럽게 묻자, 라필타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내 손뼉을 쳤다.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들어 올리며 다가갔다.
저항할 의미가 없다는 행동에 용병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웅성거렸지만, 잠시 후 라필타는 품속에서 가죽 주머니 하나를 꺼내 그들에게 내밀었다.
“우리는 당신들을 해치려는 게 아니야. 그저 우리를 도와주었으면 할 뿐이지.”
“도와줘?”
가장 경계심이 많은 노예상 아자르는 의아한 듯 묻자, 라필타는 주머니를 그들에게 던졌다.
아자르가 눈치를 주자, 용병 중 하나가 그것을 주워 안에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상당히 당혹한 기색이 엿보였다.
“뭐냐? 뭔데 그래?”
호기심을 자극하는 행동에 아자르가 물었고, 용병은 그 즉시 주머니 속을 보여주었다.
은색으로 빛나는 동전들.
은화가 담긴 주머니였다.
그에 아자르는 화들짝 놀라며 마부석에서 내려 급히 용병이 쥐고 있던 주머니를 낚아챘다. 그리고 힐끔 라필타를 바라봤다.
마치 도로 빼앗아 가지 않겠지?…라는 경계심 어린 눈빛이다.
“용건이 뭐지?”
“우리를 좀 도와줬으면 합니다만? 보수로는 그것입니다. 어떻습니까?”
“도와달라니?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와달라는 거냐?”
“물과 식량, 그다음 영지까지의 동행.”
아자르는 주머니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다 미소를 지었다.
“좋다. 대신 그 외의 요구는 들어주지 않아.”
“좋습니다.”
그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아자르의 어깨가 힘이 풀리며 주머니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돈을 보며 무섭도록 미소 짓는 것이 돈에 미친 사람처럼도 보였다.
그 모습에 로키는 볼을 긁적거렸다.
과연, 돈이면 신성 교단의 사제도 움직인다고 하던데, 이 세계도 사람 사는 곳이라고, 돈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모양이었다.
로키는 다시 마부석에 앉는 아자르를 보았다. 정확히는 그의 뒤에 있는 수레를 쳐다봤다.
2마리의 당나귀가 겨우 끄는 수레 안에서는 미세하지만, 숨소리가 들려왔다.
‘사람…이 있는 건가?’
들리는 숨소리로 봐선 그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치료하지 않으면 금방이라도 숨이 넘어갈 거처럼 거친 숨을 내쉬며 괴로워하는 자들도 있다.
천막에 가려져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 여성으로 추정되었다.
상단처럼 보이니, 상품은 인간.
그러면 뻔한 이야기다.
마부석에 앉은 인간은 노예상이라는 것.
로키 역시 얼어붙은 대지에서 노드인이 약탈하고 납치해 온 수많은 노예를 본 기억이 있기에 이곳에서 노예는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가축이거나 혹은 도구에 불과한 것. 주인에 종속된 존재.
그것이 ‘노예’였다.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지.’
“자, 그럼 출발하자! 늦으면 상품이 상하니까 말이야!”
수레 속에서 신음하는 자들과는 달리 노예상 아자르의 목소리는 힘이 넘쳐흘렀다.
***
―끼잉…!
수레를 끄는 당나귀가 지쳤는지 거품을 물며 고개를 저었다.
당나귀가 그대로 주저앉자, 성난 아자르는 당나귀의 등을 발로 걷어찼다.
“이 자식! 왜 이래?! 더 가라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단 말이야! 겨우 몇 시간만 가면 되는데!”
하지만 2마리의 당나귀는 연신 고개를 저으며 괴로운 듯한 음성을 내뱉고는 움직이질 않았다.
오히려 더 혹사하다가는 죽을 거처럼 보이자, 아자르는 발길질을 멈추고 식은땀을 찔끔 흘렸다.
“젠장! 죽지는 마라! 죽어버리면 나중에 팔지도 못한단 말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비싼 말을 사는 거였는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용병의 말에 아자르는 당나귀를 힐끔 쳐다보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쉬었다 간다! 으윽, 그 사이에 상품이 죽어버리면 정말로 손해인데!”
인간을 철저히 상품으로 보는 것에 로키는 절로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다.
“왜 그러는가?”
옆에서 알베르가 묻자, 로키가 수레를 가리켰다.
“저기 안에 죽어가는 사람이 있더군요.”
“으음, 노예들을 말하는 건가?”
알베르도 눈치챈 모양이지만 그렇게 눈에 띄는 동요는 없었다. 오히려 익숙한 듯 입을 열었다.
“뭐 어쩌겠는가? 우리가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걸 보면 흔한 일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의 대사가 떠오르는군요. 기사는 곤란한 사람을 돕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노예는 사람이 아니지 않는가?”
미소 짓는 알베르의 말에 로키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이곳 대륙 사람들은 ‘노예 = 도구’라는 생각이 박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살아왔으니 그들로서는 그것이 일반적인 상식이었다.
“노예를 사고, 파는 게 흔한 일입니까?”
“평민들에게는 매우 드문 이야기, 하지만 귀족들에게는 아주 흔한 이야기지.”
“…….”
“자네도 이제 쉬게나. 모두들 쉬는 거 같으니!”
알베르는 그렇게 말하며 라필타와 폴이 앉아 쉬는 곳으로 향했다.
로키는 수레를 힐끔 쳐다봤다.
아자르가 불만스러운 듯 여행용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빵조각이었다. 크기는 주먹을 두 개를 모은 정도였으며, 여기저기 곰팡이가 피어 있을 정도로 심하게 상해 있었다.
아자르는 그것을 수레에 쳐진 천막을 살짝 걷어내서 안으로 던졌다.
순간, 수레가 덜컹거리며 요란해졌다.
마치 먹이가 들어왔다는 걸 알게 된 짐승들이 더 많이 먹기 위해 다투는 듯한 시끄러움이었다.
“이 녀석들아! 싸우지 마! 상품성이 훼손되잖아!”
아자르는 막대기로 수레 안을 쿡쿡 찔러댔다. 그러자 요란했던 수레가 점차 얌전해졌다.
흡족한 미소를 짓은 아자르는 다음으로 그 뒤에 있던 다른 수레에 향했다.
이번에도 여행용 가방에서 꺼낸 건 빵이다.
하지만 조금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양호한 것이었다.
아자르는 다른 수레의 천막을 슬쩍 걷어냈다.
그 순간 로키는 눈을 빛냈다.
인간이 아니다?
인간과 비슷하지만 다른 아인종이 그 안에 있었다.
‘다크 엘프?’
눈에 띄는 황갈색 피부, 선홍빛의 눈. 길게 뻗은 귀를 가진 소녀가 팔과 다리, 목에 족쇄와 쇠사슬이 달린 채 투옥되어 있었다.
로키로서는 다크 엘프를 보는 건 처음이었다.
아인종에 대해서 몇 번 들은 적이 있다.
처음 드워프 르란을 보았을 때 흥미가 동해 다른 아인종을 알아본 적은 있지만… 설마 대륙에 오자마자 다른 아인종을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것도 숲의 요정이라고 알려진 엘프를!
‘아인종은 인간과 달리 완전히 노예와도 같은 취급이라고 들었는데…?’
그들은 인간이 아니므로 개종할 수 없다고 알려졌다.
그래서 그들을 죽이거나 노예로 잡는다고 해서 법적으로 처벌받지 않는다고 한다.
인간의 무차별적인 사냥 때문에 대부분 숨어 살며 신비의 종족이 되기도 했다.
드워프 르란이 아무것도 없는 얼어붙은 대지에 있는 것도 그 이유에서였다.
“훈 씨, 그만 서 있고 좀 쉬자.”
라필타의 말에 로키는 잠시 그를 바라보곤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시선을 수레로 향했지만 이미 수레의 천막이 닫혀있는 상태였다.
흥미가 동했지만, 그뿐. 로키가 지금부터 해야 할 건 ‘정보 수집’이었다.
로키는 라필타 일행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자, 훈 씨.”
라필타는 아자르에게 받은 물과 식량을 건넸다.
물은 살짝 탁한 빛을 띠고 있고 빵은 딱딱한 돌멩이처럼 굳어있었다.
로키로서는 그것들을 먹을 필요가 없기에 손으로 내밀며 거절하고 자리에 앉았다.
“실례합니다만, 제가 대륙 여행은 처음인지라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응?”
라필타 일행은 서로 바라보다 로키에게 시선을 모았다.
“혹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데가 있을까요?”
“정보?”
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당혹한 표정을 지었다.
“정보라고 해도 말이지… 대륙에 필요한 지식이라면 말로 하는 것보다는 직접 경험하는 게 좋아.”
라필타의 말에 로키는 폴을 바라봤다.
마법사였으니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지고 있을 터, 어딘가 신뢰성 있는 정보가 있는 곳을 잘 알 터였다.
“그게… 정확히는 어떤 정보를 원하는 거죠? 역사에 관해서인가요? 마법에 관해서인가요? 아니면….”
“소문에 대해서입니다.”
“소문?”
“네, 이곳, 로니아 왕국에 ‘죽음의 천사’가 있다고 하는 소문 말입니다.”
“죽음의 천사…? 그게 뭐죠?”
폴이 고개를 갸웃거렸고, 알베르는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다만 뜻밖에도 라필타가 그 입을 열었다.
“아! 전에 술집에서 들은 적이 있어. 역병을 퍼트린다는 천사를 말하는 거지?”
순간 로키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자세히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응? 그런 것에 관심이 있나 보지?”
“그런 거…?”
로키에게는 조금 거슬렸지만, 어감으로 봐서는 라필타는 다른 의미에서 한 말로 들렸다.
누군가를 칭하는 게 아닌, 무언가를 칭하는 듯한 느낌이랄까.
“응. 소문으로는 형태가 없는 역병, 그게 죽음의 천사라고 하던데.”
“형태가 없다?”
단지 병이라는 건가?
여태껏 노드인들은 ‘죽음의 천사를 추적하라’라는 지령에 따라 그 흔적을 쫓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소문은 로니아 왕국까지 퍼졌다.
실제로 로니아 왕국에는 역병이 퍼져 있었다.
정확한 명칭은 ‘웜 페스트’.
지렁이 같은 것이 몸에 기생하여 죽음까지 이끌고 종래엔 ‘부활’시킨다고 한다.
바로 언데드로.
‘라필타의 말대로라면 그저 역병이라는 이야기인데?’
그럼 역시 헛소문….
“하지만 누군가가 말했어. 죽음의 천사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인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여인 말입니까?”
“또 다른 이는 사신과도 같다고 하더라고. 잘은 모르겠지만 죽음의 천사는 죽음을 불러들이기도 하고 반대로 죽음을 몰아내주기도 한다고 해. 그래서 ‘천사’라는 별명이 붙었지. 어느 하나도 정확하지는 않아.”
“…정확한 정보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글쎄? 나도 그 이야기는 술집에서 들어서 말이야. 정확한 정보라면 역시… 암흑가에 가봐야 하지 않을까?”
“암흑가?”
로키의 질문에 알베르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저었다.
“그놈들의 정보는 신뢰할 수 있어도 위험한 놈들이야.”
“어떤 놈들이죠?”
“암살자 집단이지.”
“…….”
“정보력만큼은 대륙 곳곳까지 알 수 있지만, 그에 비해 규모가 작아서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야. 뭐, 우리도 암흑가를 찾아가려 했지만… 결국, 포기했지.”
“그렇군요.”
정보는 얻었지만, 부족했다.
하지만 믿을 만한 정보는 하나, ‘암흑가’라는 암살 집단이 상상 이상의 정보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혹, 그 암흑가라는 자들과 접촉한 후, 정보료로 뭔가 지급해야 합니까?”
“그야….”
이번에는 폴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돈이죠.”
로키는 라필타 일행을 쳐다봤다.
그러고 보면 이들도 ‘암흑가’라는 존재를 찾고 있다고 했다. 이들이 왜 암흑가를 찾다 포기했는지 궁금증이 생겼다.
“아까 암흑가를 찾고 있다고 하던데, 그쪽은 왜 암흑가라는 조직을 찾고 있는 겁니까?”
“뭐, 우리야….”
라필타와 폴이 말하기 꺼리는 분위기였다. 그들은 알베르의 눈치를 살폈고, 알베르는 의미가 담긴 듯한 행동으로 고개를 저었다.
“미안하지만 자세히 말할 순 없네. 다만, 그저 우리는 소문에 무성한 ‘포션’을 찾고 있다네.”
“포션 말입니까?”
“그래, 대현자가 만들어낸, 그 무엇이든 치료할 수 있는 만능의 포션. 그걸 찾고 있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