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49)
성좌가 된 플레이어-49화(49/250)
제49화
“…….”
아움은 눈을 깜박거리더니 뭔가 생각하는 듯 턱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몇 초 후, 미소를 지었다.
“아아, 이거, 참. 정보를 전해야 하는데…!”
과장된 동작으로 이마를 짚고 옆을 힐끔 쳐다봤다. 이미 사라진 스켈레톤의 자리였다.
“그런데 보내줄 사람이 없군!”
“……?”
아움의 그 어색하고 작위적인 행동에 모두가 의아해할 때, 아움 리니아는 미소를 지은 채 쿠단을 쳐다봤다.
“쿠단.”
“……?”
“베르세르크 전사대를 대기시켜라.”
베르세르크 전사대.
아스가르드가 만들어지며, 로키의 명령하에 창설된 부대였다.
아움 리니아의 직속 부대이자, 로키의 스킬북에 의해 만들어진 최정예부대.
무려 100여 명 전원 신기를 사용할 수 있는 인류 최강의 부대이기도 했다.
“그들을 왜…?”
“마중 가야지. 누구한테 이 중요한 업무를 맡겨야겠어? 내가 직접 성좌님을 모셔와야지.”
“…사실 도망치고 싶은 거 아닙니까? 형님.”
“시끄러워! 과로사 직전이라고! 게다가 이렇게 거창하게 찾아간다면 성좌님도 어쩔 수 없이 돌아오게 되겠지! 아무리 제멋대로라지만 이렇게 최정예부대가 움직이는 데 안 오실까?”
도대체 누가 제멋대로인 건데?
대전에 모인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다.
샤먼은 한 걸음 나와 아움을 보며 말했다.
“업무는 어떻게 하겠는가?”
“조금 있으면 한스 님이 깨어나시겠죠. 그분께서 도와주실 겁니다.”
“그 혼자서는 무리일 텐데?”
“샤먼께서 도와주셔야죠.”
샤먼은 당황한 채 눈을 깜박였다.
“나, 나 말인가? 자네도 알다시피 눈이….”
“이야기를 듣고 인장만 찍으시면 됩니다. 페르는 글을 쓰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읽을 줄 아니까요.”
“…….”
그 말에 샤먼과 페르는 굳어졌다.
페르는 갑자기 화살이 자기한테 날아오자 나름 머리를 굴리며 외쳤다.
“저… 형님! 형님이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우리 아스가르드의 존재는 알려서는 안 된다고! 그런데 베르세르크 전사대를 움직이신다면….”
“100명의 인원이라면 용병집단에선 중형급에 속하지. 용병으로 위장하기에 충분하지 않겠나?”
“…….”
“게다가 꼭 감출 필요도 없어. 오히려 지금은 힘을 과시할 시기야. 게다가….”
아움 리니아는 입술을 핥았다.
“방어가 아닌 공격도 가능할 정도로 성장했으니까.”
국가는 서서히 안정되고 있다. 게다가 침략에는 이미 대비해 놓은 상태. 오히려 가장 인접한 로니아 왕국을 ‘침략’을 할 정도의 힘을 보강한 상태였다.
“쿠단. 자네의 의견은…?”
쿠단은 마른침을 삼키며 쌓인 서류 더미를 바라봤다.
“…좋습니다. 지금 당장 준비하죠.”
괜한 불똥이 튈까 고개를 끄덕인 쿠단이었다.
“좋다. 구성은 나와 쿠단, 그리고 칸쿤도 간다.”
“조카도 말입니까?”
“그분을 모시기에는 가장 좋은 방법이지.”
그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인 쿠단이었다.
아움은 비릿한 웃음을 짓고는 들고 있던 인장을 양피지에 내려찍었다. 그의 눈에는 살기가 진득하게 배어있었다.
“조금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마중 가겠습니다. 성좌님!”
***
“……?”
로키는 뒷덜미를 만지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기분 탓인가?’
묘하게 한기가 돌며 오싹한 느낌을 받은 그는 애써 고개를 저으며 앞을 바라봤다.
길게 늘어선 길이 보인다. 다만 사람의 손을 걸쳐 만든 길이 아닌 수많은 인파가 반복해서 걸어 생겨난 길이었다.
길 위로는 수많은 행렬이 검문소를 지나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대부분 짐을 짊어지거나 수레를 끌고 있었다.
그들의 생김새는 모두 달랐지만, 공통적인 게 있다면 차림새가 매우 지저분하다는 것과 피로가 쌓인 듯 초췌한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로니아의 동서 전쟁으로 인해 피해 본 난민들이었다.
모두 초조하고 간절함이 담긴 눈빛으로 검문소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이런 촌구석까지 전쟁의 여파가 미치는 건가?”
옆에 있던 애쉬가 어디서 얻은 넝마를 덮어쓰며 말했다.
검문소에는 성벽과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이 영지로 향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모두 꼼꼼히 검사하며 수상해 보이는 자는 따로 데려갔다.
하르마 영지는 중립지역이기는 하나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오히려 서부 로니아나 동부 로니아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위험지대였다.
지금껏 무사할 수 있었던 이유는 켈트 산맥 끝자락에 위치한 데다가, 차지해도 지리적 이점이 없었기 때문에 두 세력이 영지를 차지할 필요성을 못 느낀 탓이었다.
그걸 알기에 난민들도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시간이 지나 로키의 차례가 되자 성문을 지키던 병사들은 경계심이 담긴 표정으로 로키를 노려봤다.
까마귀 탈에 넝마를 뒤집어쓴 사내, 그리고 후드를 쓴 소녀까지….
참으로 이상한 조합이다.
병사들은 소녀에게는 별다른 경계심을 가지지 못했지만, 로키와 애쉬만큼은 막아설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잔뜩 긴장한 얼굴로 질문하는 병사를 보며 로키는 속으로 놀라고 있었다.
‘어리잖아?’
기껏해야 16에서 17살로 보이는 소년병이다.
그럼에도 정규군 복장의 가죽 갑옷 위로 녹색의 바탕의 서코트를 입고 있다.
소년은 가죽으로 만든 투구를 깊게 눌러쓰며 허리춤에 있는 롱소드에 손을 가져갔다.
주변의 다른 병사들은 대부분 건장한 성인 남자들이었지만 그들도 소년과 다르지 않게 로키를 주시하고 있었다.
다른 난민들과는 달리 로키의 모습은 정말로 수상해 보였기 때문이다.
“약초꾼입니다. 휴식과 함께 약을 팔기 위해 영지에 들렸습니다.”
거짓은 아니었다.
로키의 경우 잠을 자지 않아도 되지만 노숙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숲은 날씨가 변덕스러워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야, 약초꾼?”
병사들은 서로 바라봤다.
“약초꾼이라는데?”
“그럼. 통과시키는 게….”
“아니, 지금 급한 상황이라도 아무나 믿을 수 없잖아? 어제만 해도 사기꾼이 설쳐대는 바람에 얼마나 죽은 줄 알아?”
병사들을 본 로키는 헛웃음이 나왔다.
그들의 반응으로 봐서는 약초꾼을 사칭한 사기꾼이 한바탕 일을 저지르고 간 모양이다.
“신분을 증명할 패를 들고 있으십니까?”
“신분을 증명할 패?”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뇌물이라도 줄까 싶었지만….
“…뇌물을 주셔도 소용없습니다.”
…라며 눈치를 준 병사였다.
로키는 입맛을 다셨다.
‘어떻게 한담?’
로키가 옆에 있는 애쉬를 봤지만, 그 역시 뚜렷한 방법은 없는 것 같았다.
로키가 고민할 때였다.
부자로 보이는 중년인과 아이가 검문을 받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그때, 아이가 힘든 여행에 지쳤는지, 발을 헛디뎌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철퍼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이의 바지가 찢어지고 무릎이 붉게 달아올랐다.
“으아아앙!”
아이의 울음에 샐럿은 깜짝 놀라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약초를 꺼내 아이의 다리에 발라주자, 그 옆에 있던 아이의 아비가 깜짝 놀라 아이를 감싸며 외쳤다.
“무, 무슨 짓이야!”
아이의 아비가 소리치자 샐럿이 위축되었다.
그저 다친 이를 도와주기 위한 선행이었지만, 상대는 그것을 모르는지 샐럿을 노려볼 뿐이었다.
“아니, 나는 그저….”
샐럿이 뒷걸음칠 때, 훌쩍거리던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릎에 발라진 약을 쳐다봤다.
상처 입은 곳에서 통증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그것을 느낀 아이는 샐럿을 바라봤고, 그녀의 후드 속에 있던 길쭉한 귀를 본 아이는 신기하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요정님?”
“……?”
“아빠! 다리가 안 아파! 신기해! 요정! 요정님이 고쳐줬어!”
아이가 샐럿을 가리키며 말하자, 샐럿은 후드를 더욱 깊숙이 뒤집어썼다.
평범한 인간이 자신을 보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잘 알기 때문이다.
아이의 아빠의 경우 그것을 보지 못했지만, 아이의 말에 무릎에 발라진 초록빛 약은 볼 수 있었다.
“이건….”
“…약초야. 통증을 가라앉히고 흉터를 없애줘.”
샐럿의 말에 아이의 아빠는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다. 그러면서 얼굴이 창백해졌다.
약은 귀하다.
특히, 지금처럼 즉시 약효가 발휘되는 약이라면 귀족들이 쓸법한 귀한 약일 게 뻔했다.
이런 전쟁통에 집까지 버리고 온 난민들에게 이런 귀한 약을 구매할 돈 같은 게 있을 리 없었다.
“도, 돈이라면 없어! 누가 치료해 달랬어? 엉!”
오히려 도움을 받고도 성내자 샐럿은 인상을 구겼다.
‘이래서 인간들이란!’
도움을 줘도 이 모양이다.
누가 돈 따위를 원했는가? 그저 작은 아이가 울길래 애처로워 도와준 것뿐이다! 고맙다는 인사는커녕 오히려 성을 내다니!
화가 난 샐럿은 신기를 사용하려고 할 때였다.
누군가가 샐럿의 머리를 짓눌렀다.
“……?”
“이 녀석이 뭘 잘못했지?”
로키였다.
그의 까마귀 탈을 본 아이의 아빠가 움츠러들었다.
“아니, 그게….”
“도움을 주었는데 도리어 화를 내는군.”
“도, 도와달라고 한 적이 없….”
로키는 고개를 들어 올렸다.
까마귀 탈 속에 있던 붉은 눈이 그를 내려다봤다. 살기 어린 눈빛에 아이의 아빠는 겁을 먹은 채 고개를 숙였다.
“죄, 죄송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데리고 도망쳐버렸다.
샐럿은 멀어지는 아이와 그의 아빠를 보며 입을 다물었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함부로 약을 사용한 걸 깨닫고 로키의 눈치를 봤다.
“저기… 미안해요. 약을 함부로 써서….”
“그 약은 네 것이다. 빌리는 처지에 내가 이래라저래라할 권리는 없지.”
“…….”
“그리고 넌 잘한 거다.”
“……?”
지금 칭찬한 걸까?
샐럿은 그를 보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할 거지?”
어느새 애쉬가 다가와 로키에게 물어왔다.
애쉬로서도 이곳에 오래 있기는 싫었지만, 밀려오는 정신적인 피로는 어쩔 수 없었다.
이제는 현실이고 뭐고 좀 제대로 잘 수 있다면 소원이 없었다.
“어쩔 수 없지. 야영을 하고 로덴 영지로 바로 간다.”
휴식 없이 야영을 하고 로덴 영지로 갈 생각이었다.
그때, 검문하던 병사가 다가왔다.
“저기….”
“……?”
“방금 봤습니다만… 정말로 약초꾼이신 모양이군요.”
“그렇습니다만.”
사실 아니지만.
“그렇담 부탁을 해도 되겠습니까?”
“……?”
병사는 로키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
“약초를 저희 영지에 팔아주십시오.”
***
로키는 하르마 영지에 들어오는 걸 허락받았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상한 물건이 있는지 수색을 받았지만, 그 과정 중 알렉스가 넘겨준 개종의 증표를 발견한 병사들은 깜짝 놀라며 수색 없이 그냥 보내주었다.
“죄송합니다! 설마 신성 교단의 성기사분께 개종을 받으셨는지 몰랐습니다! 이 무례를 용서해주시길!”
그것도 상당히 정중한 태도였다.
‘용케 보내줬는데?’
로키는 알렉스가 넘겨준 개종의 증표를 바라봤다.
[木]문양으로 된 나무 조각.옆에서 걷던 애쉬는 마른침을 삼키며 로키가 들고 있던 개종의 증표를 바라봤다.
“신성 교단의 증표로군. 그것도 검은 심판자에 소속된 성기사의 증표라니!”
“대단한 건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알지 못하는 로키였다.
그 말을 들은 애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증표를 가리켰다.
“설마 모르는 건가? 그건 어떤 나라에서도 신분을 증명할 필요 없이 오갈 수 있는 통행 증표다. 원한다면 왕궁의 출입도 가능하지.”
그뿐만 아니라 신성 교단의 이름으로 성기사와도 같은 대접을 받을 수도 있다.
그 사실을 로키가 모르는 눈치이자 애쉬는 의미심장한 얼굴로 말했다.
“설마… 훔친 건가?”
로키는 그것을 품에 넣으며 말했다.
“아는 지인이 준 거다.”
“아는 지인? 그럼 혹시 너도 신성 교단에 속한 사람인가?”
“난 무신론자다.”
“…….”
너무나도 당당하게 말하는 로키의 모습에 애쉬는 할 말을 잃었다.
만약 신성 교단 관계자가 그 말을 들었다면 그 즉시 이단으로 몰려 화형당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로키는 처음으로 접하는 대륙 도시인 하르마 영지를 관찰했다.
돌들을 쌓아 건축된 집들이 빽빽하고 비좁게 만들어져 있다.
길가에는 흙탕물과 알 수 없는 토사물로 지저분했으며, 골목에는 비쩍 마른 사람들이 움츠려있거나 쓰러져 있다.
썩은 내 같은 악취가 심하게 풍겨오는 게 생기가 없는 도시의 풍경이다.
‘폴이 말한 게 사실이 아닌가?’
폴 일행의 말로는 도시는 영주에 의해 관리가 되고 있다고 했다. 거리는 깨끗하고 청결하며 거리를 관리하는 담당자까지 따로 있을 정도라고 들었건만.
그런데도 이런 걸 보면….
‘전쟁의 여파인가?’
바로 전쟁으로 황폐해진 거겠지.
로키는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후우… 후우….”
거친 숨을 내쉬며 새 부리 가면을 쓴 사람이 보인다. 그는 환자들을 살피는 듯 길목에 쓰러진 사람을 진찰하고는 약을 내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다른 사람들도 모여들었지만, 약사는 더는 약이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약사에게 몰려든 사람들은 기침하며 절망 어린 표정으로 돌아가거나, 혹은 애원하듯 약사의 멱살을 잡을 뿐이다.
그 과정에서 길거리를 순찰하던 병사들이 다가와 만류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웜 페스트 같은 건 없어도 병 같은 건 퍼지고 있는 모양이야.’
로키는 샐럿을 쳐다봤다.
“부탁 좀 하지.”
“……!”
부탁?!
샐럿의 귀가 쫑긋 세워졌다.
그가 자신에게 ‘부탁’을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약학을 나에게 가르쳐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