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64)
성좌가 된 플레이어-64화(64/250)
제64화
모두 휴식을 위해 배정된 방으로 향했다. 연회장에 남은 건 로키와 칸쿤뿐이었다.
로키는 술을 마시며 칸쿤을 힐끔 쳐다봤다.
테이블에 머리를 파묻은 칸쿤이 끙끙거리며 괴로워한다. 그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로키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피곤하냐?”
“…말도 마세요. 엄청 피곤해요.”
칸쿤은 웃음과 함께 손을 흔들었다.
“그러게, 받는 대로 마시고 있나.”
“그게… 분위기에 취해서…, 게다가 술은 자신 있는 편이라….”
칸쿤은 머리카락을 귀 뒤로 쓸어 넘기며 로키를 쳐다봤다.
미소를 짓고 있지만, 안색은 창백했다.
“필요하다면 정화 포션을 사용해라.”
“아직은 괜찮….”
칸쿤은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막았다.
그러다 로키의 눈치를 보다 정화 포션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로키는 웃음을 터트렸다.
“참 재밌어.”
“웃지 마세요. 정말로 힘들었다고요.”
불만스러운 시선으로 로키를 바라본 칸쿤이었다.
“그런가? 그나저나 이리 후하게 대접할 줄은 몰랐군.”
“덕분에 아저씨들은 매우 만족한 모양이던데요?”
아저씨라고 칭했던 건 베르세르크 전사들을 칭하는 말이리라.
“그런데… 대륙을 여행해본 소감은 어떠세요?”
“재밌더군.”
흥미로웠다고나 할까?
사실 이렇다 할 사건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다만 만난 인물들이나 웜 페스트라는 질병에 대해 많은 호기심이 생겼다.
“그… 찾고 계신 여성분은 어떤 사이세요?”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묻는 칸쿤을 향해 로키는 턱을 쓰다듬었다.
“옛 동료였지.”
“연인인가요?”
“음, 그건 아닐 거다. 뭐, 친한 선후배쯤 되려나?”
“그런가요?”
미소를 짓는 칸쿤을 보며 로키는 술잔을 다시 들어 입에 가져갔다.
쓰고 독특한 맛이 혀를 자극하는 게 상당히 좋은 술이었다.
“음식이 좋아서 그런가?”
로키는 시선을 천장으로 향했다.
“굶주린 쥐새끼가 꼬이는군.”
천장의 건너편, 엎드려 있던 수십 명의 괴인이 단검을 뽑아 들었다.
***
“끄응… 다, 다시는 마시지 않을 테다!”
“…쿠단 대장. 저번에도 같은 말한 거 알아?”
베르세르크 전사들은 쿠단을 부축하며 배정된 방으로 향했다.
쿠단뿐만 아니라 베르세르크 전사들도 취했는지 비틀거리며 균형을 제대로 잡지 못했다.
그들이 방에 도착해 쿠단을 침대 구석에 던져버렸고, 그들 또한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각자 다른 침대로 향했다.
“아차!”
“왜 그래?”
“그게… 장비를 두고 왔네?”
베르세르크 전사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키득키득 웃었다.
“그렇군! 이거 목숨보다 귀하게 여겨야 할 장비를 버리고 오다니! 제정신이냐? 멍청아!”
“남 말하지 마. 너희도 두고 왔잖냐?!”
“어떻게 하지?”
“내일 들고 오면 되잖아.”
“으음… 하지만 말이야.”
베르세르크 전사 중 하나가 옷장 하나를 가리켰다.
“저 옷장에 숨어 있는 바퀴벌레를 맨손으로 잡기엔 거부감이 든단 말이야.”
순간 옷장 문이 벌컥 열렸다.
흑의인들이 살의가 담긴 눈빛을 번쩍였다.
그와 동시에 번쩍이는 검날이 매서운 속도로 베르세르크 전사의 미간으로 향했다.
그때, 암살자의 손목이 잡혀버렸다.
“……!”
암살자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최고의 일격이었다.
이 기습을 방어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건만, 노드족은 너무나도 쉽게 막은 것이다.
“…크아악!”
그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의 기습 역시 물거품이 되었는지 여기저기서 신음이 들려왔다.
또 다른 암살자들이 창문을 깨고 난입하여 기습을 시도했지만, 베르세르크 전사들은 휘둘러지는 대거를 간단히 피하며 제압했다.
오히려 역으로 제압당해 손이 부러지고, 피떡이 되도록 얻어맞는 상황이다.
‘무슨…?!’
암살자는 잡힌 손을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상대의 악력에 의해 빠져나오지 못했다.
“너 뭐냐? 아무리 내가 매력적이라지만, 이렇게 달려들면 쓰나?”
베르세르크 전사의 말에 암살자는 미간을 찌푸렸다.
다른 손으로 허리춤에 있는 갈고리를 잡아 베르세르크 전사의 손을 자르기 위해 내려쳤지만, 그 전에 암살자의 얼굴이 뭉개져 버렸다.
“아…! 깜짝이야. 손 날아갈 뻔했네.”
“크아악…!”
암살자는 얼굴을 부여잡고 신음했다.
보통 암살자들은 붙잡혀 고문을 당했을 때를 가정하여 훈련을 받는다.
하지만 그 훈련도 단 한 번의 일격으로 코뼈와 앞면 두개골이 함몰될 정도로 부서지는 고통에서는 속수무책이었다.
정말로 끔찍하리만큼 괴로웠다.
‘시, 실패? 그렇담…!’
암살자는 비틀거리며 손에 쥔 대거를 자신의 심장에 박으려 했지만, 그 또한 늦어버렸다.
“어이쿠. 이놈! 내가 차버려서 그러나? 아무리 실망했어도 그 귀한 목숨을 쉽게 버리면 쓰나!”
베르세르크 전사가 그의 팔목을 짓밟아 뭉개버린다.
‘콰직’ 소리와 함께 암살자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몸부림을 쳤다.
식은땀을 흘리며 충혈된 눈을 옆으로 돌리자, 살가죽 사이로 뼈가 튀어나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팔은 이미 다진 고기나 다름없었다.
이 상태라면 완치는커녕 팔을 완전히 잘라내야 할 상황이었다.
암살자는 자신의 동료를 쳐다봤다.
‘…우두머리를 죽여!’
제압당하지 않은 암살자들은 베르세르크 전사들과 대치하며 침대 하나를 쳐다봤다.
“끄응… 무, 무슨 일이야?”
마침 그들의 대장으로 보이는 사내가 머리를 부여잡고 깨어나고 있다.
‘눈앞의 놈을 제거해! 실패할 시 후작이 알아서 조치를 취해줄 거다!’
암살자들은 일제히 ‘쿠단’에게로 달려들었다.
선두로 선 두 명의 암살자가 도약했다.
양손에 쥔 대거를 쿠단의 목에 찌르려는 순간….
“…세상에! 미쳤군!”
“하필 쿠단 대장에게…?”
베르세르크 전사들의 동정 어린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 두 암살자의 머리통이 묵직한 손에 붙잡혔다.
그리고….
퍽!
수박 터지는 소리와 함께 사방으로 피가 튀기며 쿠단의 손가락 사이에서는 머리의 형체만 남았다.
남은 암살자들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안색이 창백하다. 게다가 눈은 충혈되어 있고, 피와 뇌수가 묻은 양팔은 강철 같은 근육에서 핏줄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이건… 뭐냐? 우욱… 속이….”
쿠단은 입을 틀어막았다.
그 모습은 아무리 훈련된 암살자들이라도 가히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뇌와 피를 마시고 있어?!’
그 장면만 본다면 가히 악마로 보일 터.
“…쿠단 대장은 평상시에 상냥한 사람이지만.”
“취했을 때는 겁나게 무섭단 말이지.”
베르세르크 전사들은 혀를 찼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원래라면 죽이는 게 맞지만… 역시 사로잡아야 하지 않을까?”
베르세르크 전사들은 암살자들을 쳐다보며 눈을 빛냈다.
“그럼….”
“사냥을 시작하자!”
광기에 얼룩진 베르세르크 전사들은 눈앞에 있는 초식 동물들을 노려봤다.
***
칸쿤은 빠르게 검을 움켜잡았다.
그녀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천장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섬광과 함께 천장이 반으로 갈리며 붕괴한다.
천장의 잔해와 함께 흙먼지가 섞인 진득한 핏물이 쏟아졌다.
무너져 내린 돌덩이 사이로 흑의를 입은 암살자들이 내려왔고, 십여 명의 암살자들이 연회장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거창하게 준비했군. 이들은 과연 어디서 온 자들일까?”
로키는 술잔을 흔들었다.
“애쉬 왕자가 시켜서 왔나?”
“…….”
“…라고 물어봤자 답하는 게 이상하겠지. 그럼.”
로키는 칸쿤을 향해 짧게 말했다.
“보아하니 꽤 실력이 있는 자들 같으니… 죽이지 말고 모두 사로잡아봐라. 단, 한 마리도 놓치지 말고.”
“…농담하시는 겁니까?”
칸쿤이 딱딱한 말투로 물어왔다.
눈앞에 보이는 이들만 해도 대략 30여 명이다.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도망친다면 전원 제압은 쉽지 않았다.
“아! 암살자라면 자살 시도도 할지 모르겠군. 정화 포션과 회복 포션에 대한 허가는 내려주지.”
“…자결 방지까지… 진심이시군요.”
칸쿤은 한숨을 내쉬며 부르트강을 잡고 암살자들을 노려봤다.
***
어두웠던 방이 환해졌다.
샐럿을 죽이려 했던 두 명의 암살자는 서로의 몸을 단검으로 찔렀다.
“으아아아아악!!”
그들의 눈이 풀려 있었다.
샐럿의 신기.
[매혹]에 의해 그들은 서로를 죽이도록 명령받았다.샐럿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허세를 떨었다.
“인, 인간 주제에 감히 누구를 죽이겠다는 거야? 참 웃겨!”
말은 그렇게 했지만, 몸이 떨려왔다.
자칫 지체했다간 자신이 죽었을지도 몰랐다.
***
아움은 연회장의 문을 열려고 했다.
그때 문 한쪽이 부서지며 인영 하나가 벽에 거세게 부딪혔다.
“……?”
아움은 흑의인들을 쳐다보다 살며시 연회장 안으로 시선을 옮겼다.
‘뭐냐? 이건…?’
나뒹굴고 있는 검은 암살자들.
어떤 이는 테이블 위에 뻗어 있고 어떤 이는 천장에 머리가 박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
어떤 이는 동료끼리 엉켜있는 채 기절해 있기도 했다.
“끝… 끝났습니다.”
“수고했다.”
칸쿤이 지친 듯 주저앉으며 거친 호흡을 내뱉었다.
땀이 흘러넘치는 게 많이 피곤해 보인다.
“와이트 수백 마리도 상대할 수 있으면서 이런 인간 따위를 상대 못 해 쩔쩔매는 건가?”
질타라기보단 놀리는 말투에 칸쿤은 손등으로 땀을 닦으며 투덜거렸다.
“장난이 아닙니다. 정화 포션을 마셨다지만 술에 배가 찬 상태에서 상대를 놓치지 않고 제압이라니… 게다가 자결까지 막으려면 정말로 어렵단 말입니다.”
“하지만 했잖아.”
“…….”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되지.”
“이런 훈련은 사양입니다.”
아움은 둘의 대화를 듣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가 연회장 여기저기 널려 있는 암살자들을 보며 의아한 듯 물었다.
“이들은 누구입니까?”
뒷북을 치는 아움 리니아였다.
***
“암살…입니까?”
아움 리니아는 놀랍다는 듯 붙잡힌 암살자들을 쳐다봤다.
그중에는 약을 먹거나 혀를 깨물고 자살하려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미 막아버린 상태였다.
베르세르크 전사들에게 제압당한 이들까지 합하면 그 수만 해도 100여 명 정도.
이런 대규모 암살을 연회가 끝나자마자 바로 실행에 옮길 줄이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선수 칠 줄은 몰랐는데?’
로키는 턱을 쓰다듬었다.
하지만 이건 기회다.
암살자를 보냈다? 이건 명분과는 차원이 다르다.
암살 시도를 당한 시점에서 아예 로니아와의 전쟁을 선포해도 될 정도의 사건에 이르렀다.
물론, 암살자들이 동부 로니아를 거론했을 때의 이야기다.
“말하지 않는 건가?”
쿠단은 암살자들을 보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어떻게든 이들의 입을 열기 위해 온갖 고문을 했지만 입을 여는 자는 없다.
오히려 비틀린 비웃음을 남기며 충혈된 눈으로 노려볼 뿐이었다.
“상당히… 고통에 익숙한 자들 같습니다.”
쿠단의 말에 아움은 로키를 쳐다봤다.
“포션 허가를 내려주신다면야… 사지를 잘라내고 회복시키는 방식으로 고문 강도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아움의 말에 암살자들의 눈이 흔들렸다.
고통에 대한 훈련을 받아왔지만, 그들도 사지가 ‘절단’나버리는 고통까지는 겪어보지 못했다.
암살자들은 불안한 눈으로 로키를 쳐다봤다.
까마귀 탈을 쓴 그는 암살자들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문이라….’
“고문에 대한 취미는 없다.”
그 한 마디에 암살자들은 속으로 안도했다.
로키의 말과 동시에 베르세르크 전사들이 제각기 준비한 고문 도구들을 내리며 아쉬워하는 것이 보였다.
“그러니….”
로키는 허리를 숙여 무릎이 꿇린 암살자들과의 눈높이를 맞췄다.
“알고 있는 것을 말해라. 간단한 정보라도 좋다.”
그저 묻기만 하는 그의 행동에, 암살자들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상대는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걸 싫어하는 타입이다. 그것이 목숨을 노린 적이라고 해도 말이다.
‘멍청한 놈이로군.’
암살자들로서는 여기에 모인 그 누구보다도 로키를 얕볼 수밖에 없었다.
어떤 이는 맨손으로 두개골을 박살 내는 괴물, 어떤 이는 검을 휘둘러 천장까지 무너뜨린 실력자다.
그밖에도 베르세르크 전사들 역시 하나같이 인간의 범주를 뛰어넘는 실력자들.
그런 그들에게 있어 눈앞에 있는 까마귀 탈의 사내는 아무런 능력도 없어 보였다.
게다가 마음마저 약한 무능한 지휘자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자가 이 괴물 집단의 지휘자라는 것에 의아해했지만, 다행이었다.
고문을 통해서도 입 밖으로 정보를 유출하지 않는 그들이다.
그런 그들이 대우를 좋게 해준다고 해서 마음이 약해져 입을 열 자는 아무도 없었다.
이걸 기회로 할룸 후작이 다른 병력을 이끌고 올 때까지 시간을 끌거나 탈출 방법을 모색한다면…!
“…말하지 않는 건가?”
로키는 아쉬워했다.
“그럼 필요 없지.”
암살자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동시에 머리가 불타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