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77)
성좌가 된 플레이어-77화(77/250)
제77화
“빠르군. 2주 정도 걸릴 줄 알았더니, 10일 정도인가?”
뱃머리 위에 서 있던 로키는 저 멀리 보이는 섬의 지평선을 바라봤다.
“오오! 땅이다!”
“이게 신대륙을 발견한 느낌이구먼-!”
“오, 이 무식한 새끼가 그럴듯하게 말하네?”
노드족들이 긴 향해에 지쳐 있던 것일까?
모두 나름 기뻐하고 있었다.
그 중엔 처음 뱃멀미를 심하게 겪었던 이들도 있었다.
‘나도 나름 향해를 배웠다.’
키 잡는 법이나 바람의 방향을 이용하는 법, 심지어는 노 젓는 방법까지 습득했다.
이제 그걸 이용해 스킬북을 생성해낸다면 해상 쪽으로도 영향력을 뻗칠 수 있게 된다.
“말도 안 돼… 이게… 말이 돼?”
토르센은 입을 틀어막았다.
그는 뱃사람이었지만, 지금 받은 크나큰 충격에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 모두 바다는 처음이라고 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죽음의 늪지대에 들어설 때만 해도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했거늘.
이놈들은 작살로 크라켄을 잡고, 쇠사슬을 이용해 노드리안 왕국이 있는 해역까지 온 것이다.
‘…게다가 크라켄을 길들였어.’
정확하게는 길들였다고 보기도 힘들다.
아직도 크라켄은 도망치기 위해 발악했고, 그때마다 몸에 작살이 꽂히고, 기름이 부어지고 불이 붙어 괴로워했다.
저항이 줄어들어야 그들은 고문을 멈췄다.
항해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방향이 어긋나면, 노드의 왕이 검을 휘둘러 상처를 입히니, 크라켄은 괴로움에 울부짖으며 정확한 방향으로 헤엄쳐 여기까지 온 것이다.
‘게다가….’
식량이 어느 정도 떨어지자, 크라켄의 촉수를 잘라 먹기까지 했다.
토르센은 자신의 왕국에 어처구니없는 괴물들을 불러들인 건 아닌지 불안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만약 이들이 만족할만한 보상을 주지 못하면 오히려 침략당할지도 몰라!’
상대는 노드족이다.
약탈하며 생계를 꾸리던 전사들이었던 만큼, 자신들의 왕국을 약탈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적어도… 이 사실을 먼저 알리고 대응해야 한다!’
토르센은 로키에게 다가가 양해를 구했다.
“노드의 왕이시여. 청할 것이 있습니다.”
“뭐지?”
“미리 왕국으로 가, 아스가르드에서 파병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고, 더불어, 연회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그러니… 먼저 자리를….”
토르센은 고개를 숙인 상태로 힐끗힐끗 로키의 눈치를 살폈다.
“알겠다. 이놈에게 작은 배 하나를 빌려줘라.”
“감사합니다.
토르센은 빨리 자신의 왕국에 알려야 했다.
괴물들.
노드의 전사들이 자신들의 왕국에 당도하였다고-.
***
토르센이 작은 돛단배를 타고 섬으로 향했다.
로키는 그 모습을 지켜보다, 고개를 틀었다.
배의 중앙 갑판 위에서 르란이 로키를 바라봤다. 이내 조용히 고개를 숙이더니, 배 안으로 들어갔다.
“…….”
로키 또한 발걸음을 옮겼다.
르란의 뒤를 따라갔고, 두 사람이 들어간 곳은 작은 휴게실이었다.
르란은 방으로 들어온 로키를 바라보다, 방문이 닫힌 걸 확인하고 품속에서 편지 하나를 꺼내 내밀었다.
“이건?”
“전에 부탁하셨던 복원이 조금 전에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 편지에 나온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르란의 말에 로키는 편지지에 있던 편지를 꺼내 읽어봤다.
편지 내용에 로키는 흥미롭다는 듯 턱을 쓰다듬었다.
“이 내용을 아는 자는?”
“이 편지를 쓴 주인, 그리고 복원을 한 저와 현재 읽으신 주인님밖에 없습니다.”
“그렇군.”
로키는 근처에 배치된 의자에 앉아, 편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손깍지를 꼈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편지의 내용대로라면… 대륙에 크나큰 혼란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 혼란은 우리에겐 기회가 되겠지.”
“…공개하실 겁니까?”
“이 편지, 복사본을 만들 수 있나?”
“복사본…을 말씀이십니까?”
“불가능한가?”
“…필체는 따라 할 수 있습니다. 인장도 문제없어 보입니다. 마법 직인이면 모를까 그것도 없으니 가능합니다.”
“아스가르드에 귀국하자마자, 원본은 원주인에게 보내도록.”
“그래도 되겠습니까?”
“이 편지지의 내용대로, ‘교황’이 사람 됨됨이가 된 자라면-.”
로키는 편지를 곱게 접어 편지지에 넣었다.
“아주 재밌는 일이 일어나게 되겠지.”
***
“지금 당장 그들을 위한 연회를 준비하셔야 합니다! 아버지!”
토르센은 무릎 꿇고 고개를 숙였다.
나무로 만들어진 알현실.
넓은 홀에 왕좌가 놓여 있고, 그곳에 노드리안의 왕이 앉아있었다.
좌우로는 노드리안 왕국의 귀족들이 원형으로 둘러 바닥에 앉아있다.
대부분 나이 든 노드족이었다.
“그 말이 사실인가? 솔직히… 믿기 힘들구나. 토르센이여.”
노드리안 왕은 자신의 주름진 얼굴을 어루만졌다.
30대의 젊은 족장에서, 배를 타고, 따듯한 땅을 찾기 위해 표류했었다.
그러다 이 낯선 섬에 도달했다.
이 땅을 밟은 노드리안은 이 대지를 사랑하게 되었다.
따뜻한 기온.
부드러운 흙.
초록빛 산줄기와 계곡, 빼곡한 나무와 다양한 산짐승까지.
자원이 넘쳐났다.
하지만 그만큼 이곳에는 몬스터가 많았고, 또한 원래부터 주인이었던 토착민들이 많았기에, 이 땅에 살기 위해선 그들을 정복해야 했다.
‘수많은 시간이 걸렸었지.’
그렇게 10년여 년 흘러, 그는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고, 자신의 이름으로 나라를 건국했다.
또다시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기 시작하니, 이웃 국가의 침략이 시작되었다.
성 밖에 농사를 짓거나 산으로 약초를 캐러 간 이들이 매번 시체로 발견된 것이다.
그리고 어떨 때는 모피 옷을 입은 무리가 산악 지대에서 자신들의 왕국을 내려다보는 것도 목격되었다.
그래서 10명의 노드 전사와 민병대 300명을 구성해 파견했지만, 돌아온 건 정확히 310명의 머리통이었다.
-……!
왕국엔 밤낮으로 흐느끼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드리안 왕은 크게 분노하여 다시 군을 조직하고 이번에는 자신이 직접 나서려 했지만.
그런 노드리안 왕국을 포위한 건 수천에 달하는 포르만 왕국의 전사들이었다.
-노드리안 왕은 포르만 왕국에 항복하고 석 달마다 공물과 노예를 바쳐라! 안 그러면 이 왕국의 모든 이들이 노예가 될 것이다!
수적으로도, 병사의 질적으로도, 그들이 압도적이었다.
패자가 정해진 전쟁이었다.
적어도, 싸울 수 있는 용맹한 전사들만 있었어도…!
전성기의 자신과 장로들이 젊기만 했었어도, 이 지경으로 당하지 않았을 텐데…!
그래서 북방으로 보낸 원조 요청. 아스가르드로부터 성공적으로 병사를 받아온 토르센이었다.
다만, 그는 뭔가에 홀린 듯, 아스가르드에 대한 찬양을 내뱉었다.
“그래서… 그들이 보내준 노드족이 몇 명이라고?”
“삼백 명입니다!”
“삼, 삼백 명?”
노드리안 왕과 장로들은 크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300명?!
토르센의 환상적인 이야기는 뒷전으로 하더라도, 희망이 보였다.
토르센은 허세는 부릴지 몰라도 있는 사실을 왜곡할 성격은 아니었다.
그렇담 300명은 정말로 군함에 대기하고 있을 터.
포르만 왕국을 상대로 이기진 못해도, 어느 정도 힘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
불가침 조약도 문제없을 터.
“그들을 위한 연회를 준비해달라고 했나?”
“네! 그렇습니다. 아버지. 그, 그리고 그들에게 이번 전쟁에 대한 지원 보상을 따로 준비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
“…….”
보상 이야기가 나오자, 노드리안 왕은 입을 다물었다.
기껏해야 그가 준비한 건 질 좋은 말과 모피, 가축 등이 전부다.
그 이상을 요구한다면 들어주기 힘들다.
“아니, 괜찮다.”
“네?”
“그들에겐 전장에 참전해달라고 할 생각이 없다.”
“그, 그게 무슨…?”
“노드 전사 300명이 왔다는 걸, 포르만 왕국도 알게 되겠지. 그렇다면 그들도 침략을 멈추고 협상에 들어갈 것이다.”
굳이 대가를 지불하면서까지 노드족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었다. 그들과는 교역만으로도 충분했다.
전장에 그들을 투입 시키는 건 노드리안 왕국의 경제적 요건에 있어서 득보단 실이 더 클 터.
‘단지 이곳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역할은 다한 것이다.’
하지만 이곳까지 왔으니, 환영 인사 정도는 해줘야겠지.
“아버지, 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먼 해역을 통과해왔습니다. 그들에 대한 대우를 가벼이 하지 말아주십시오….”
“사사로운 감정에 치우치지 말거라. 넌 카렌과 똑같이 정이 많아서 문제다.”
“…….”
“그들이 이곳까지 온 것에 대한 보상은 연회로 보답하면 된다. 그 이상 챙겨줄 필욘 없어.”
“하지만….”
노드리안 왕은 자리에서 일어나 외쳤다.
“마침 잘 되었다!”
전쟁에 대한 우려에 백성들이 불안에 떨고 있었다.
그러니 곳간을 풀어, 그들의 불안을 달래줄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축제를 열어라! 그리고 장로들은 노드족들을 데려오고, 토르센, 넌 항구에서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라.”
“…알겠습니다. 아버지!”
토르센은 초조함을 느끼며 알현실 밖으로 나갔다.
노드리안의 장로들은 급히 배를 타고 해안가에 있는 아스가르드의 군함을 맞이했다.
“세, 세상에… 이렇게 큰 군함은 내 생에 처음 보는군!”
갑판 위로 올라온 장로들은 기백이 느껴지는 노드 전사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젊은 노드 전사들을 보며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저절로 입에선 존대가 흘러나왔다.
“노, 노드리안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 노드의 왕께선 어디에 계신지요?”
배 갑판을 정리하던 노드 전사가 장로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분? 그분이라면….”
손가락으로 저 멀리, 밝게 빛나는 노드리안 왕국을 향해 가리켰다.
“이미 먼저 가셨다.”
“…배, 배로 말입니까?”
이미 갔다니?
항구에는 병사들이 배치되어 있다.
급하게 준비하느라 전달이 늦어진다면 수상한 배를 발견하자마자 적대적인 대응을 할지도 몰랐다.
장로들의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아니.”
노드 전사는 의미 모를 말을 내뱉었다.
“걸어서 가셨다.”
“……??”
***
늦은 시각.
산악 지대로 둘러싸인 노드리안 왕국에 불빛이 비쳤다.
“뭐가 이리 소란스러워?”
“노드리안 왕께서 축제를 연다고 하더군.”
“뭐? 이 시기에? 갑자기 왜…?”
해안가를 지키고 있던 병사들이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뚜벅…. 뚜벅….
바닷가 위로, 누군가가 걸음을 옮기고 있다.
발을 내딛자, 물방울이 주변으로 고요히 퍼져나갔다.
하지만 그는 물 위를 걷는 것이, 빙판 위를 걷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밤의 어둠이 시야를 가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물 위를 걸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리라곤 생각을 못 해서일까, 경비병들은 그를 발견하지 못했다.
물 위에 있는 이는, 까마귀 탈을 쓴 로키였다.
그는 바다 위를 ‘걸어서’ 남몰래 노드리안 항구에 발을 디뎠다.
‘여기가 노드리안 왕국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군.’
로키는 걸음을 옮겼다. 그러면서 기척을 감추었다.
길 한복판에 까마귀 탈을 쓴 사내가 걷고 있음에도, 그를 이상하게 여기는 자는 없었다.
축제를 준비한다고 노드리안 왕국민들이 저마다 짐승의 탈을 꺼내 들고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렇군. 노드족이 왕으로 있다고 하더니, 그 문화가 깃든 건가?’
시장에 활기가 띠기 시작했고, 광장엔 나무들이 쌓아 올려졌다.
‘집들은 모두 목책. 건축 기술은 양호. 가축 역시 많이 보이는군.’
과연 무역으로 말과 모피를 내밀만 한 건가?
‘불안해 보이지만, 주민들의 얼굴이 그리 나빠 보이지 않아.’
행복도가 상당해 보인다.
이 왕국의 왕을 의지하고 믿고 있는 거겠지.
로키는 가판대에서 꼬치구이를 하나 샀다.
“오! 맛있군! 정말로 맛있어! 북방의 고기와는 또 다른 맛이다.”
양고기 특유의 느끼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좋았다.
‘고기의 질이 좋다. 아스가르드의 백성들이 좋아하겠군.’
길거리를 걸으며 구경하고, 음식을 즐길 때였다.
‘그런데….’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
‘나를 눈치챘다?’
기척을 죽였건만, 인파 속에서 자신을 잘도 따라오고 있다.
로키는 이국적 땅에서 나름의 관광을 즐기면서도 느껴지는 시선을 의식했다.
‘적의는 없군. 단순 감시인가?’
로키가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마다 날렵하게 로키를 쫓아왔다.
‘게다가 실력도 꽤 수준급이로군.’
그때였다.
“자, 잠시만!”
로키의 발걸음이 멈췄다.
설마 감시만 할 줄 알았더니, 자신에게 말을 걸어올 줄은 몰랐다.
애초에 말을 걸어올 의도였을지도 모른다.
고개를 돌리자, 숨을 헐떡거리는 여인이 보였다.
밤을 보는 듯한 칠흑의 머리카락 색, 그리고 푸른 눈동자.
‘혼혈?’
노드족의 혼혈이다. 다만, 그녀는 ‘아인’의 혼혈이었다.
그 증거로 머리 위에 돋아나 있는 짐승의 귀. 엉덩이 뒤로 뻗어 있는 긴 꼬리가 보였다.
“당, 당신, 뭐가 그리 걸음이 빠른 거야?”
수인.
그것도 고양잇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