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93)
성좌가 된 플레이어-93화(93/250)
제93화
에론과 팜은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그들은 귀빈실에 있었고, 사절단이 학살당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었다.
“팜, 아무리 생각해도… 이 아스가르드의 침략을 막을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 형님은 도대체 왜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한 거야? 사절단을 보낼 정도라면 이 북방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거잖아?”
“…저도 모릅니다.”
팜도 골치가 아팠다.
하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로니아가 정말로 멸망한다면, 자신이 섬기는 주인, 에론 왕자가 무사할 수 있을 테니까.
‘…에론 왕자님이 왕위에는 오르지 못하더라도… 이분이 살수만 있다면….’
“하지만… 애쉬의 뒤에 신성 교단이 있습니다. 아무리 아스가르드라도 함부로 움직이지는 못할 것입니다.”
똑똑-.
그때, 노크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안녕하십니까? 편히 쉬고 계시는지요.”
한스가 들어왔다.
에론은 한스를 보고는 멍하니 있다가 ‘아!’하고 손뼉을 쳤다.
“아스가르드의… 성좌님 옆에 있던 분이시죠?”
“존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또한 로니아인이니까요.”
“역시! 얼굴이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조국의 사람이었군요!”
고향 사람을 만난 것처럼, 에론은 기뻐했다.
“왜 네가 여기 있는 거냐?”
에론은 고개를 돌려 팜을 쳐다봤다.
팜은 경계심이 깃든 눈으로 한스를 노려봤다.
“네?”
“좌천당해, 행방불명된 걸로 알고 있었다만. 죽은 게 아니었나?”
“네? 아…그… 뭐시냐.”
한스는 볼을 긁적거렸다.
“어쩌다 살아 있습니다. 그러다 성좌님 눈에 띄어… 이곳에 지내고 있지요.”
“응? 팜, 이분을 알아?”
에론의 말에 팜은 이를 악물었다.
에론은 어리둥절하며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봤다.
아까부터 팜의 행동이 이상했다.
타국에 들어왔으니 나름 긴장하는 건 정상이지만, 평소의 팜을 보자면 이런 태도는 과하다고 할 수 있었다.
마치 겁 많은 짐승을 보는 듯한 행동이다.
“팜, 왜 그래? 왜 그리…?”
무서워하는 거야?
에론은 뒷말을 삼켰다.
언제나 냉철하고 능글맞던 팜이 이런 태도라니?!
에론의 말에도 팜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저 이를 악물며 손에 힘을 주었다.
“설마 자네가 여기 있을 줄 몰랐군.”
한스는 볼을 긁적거리며 팜의 시선을 회피했다.
“설마 여기서 세력을 키우고 있었나? 자신을 추방한 로니아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런 건가? 한스….”
팜은 이를 바득 갈았다.
“스팅거 백작.”
에론은 흠칫 놀라며 한스를 쳐다봤다.
스팅거 가문.
옛 수많은 전쟁으로부터 로니아를 지켜낸 영웅이자, 엘론 왕을 철혈의 왕으로 불리게끔 만든 존재.
무엇보다 동서 전쟁에 있어, 애쉬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존재이기도 했다.
에론은 넋이 나간 채 한스를 쳐다봤다.
“이 사람이 로니아의 영웅? 시골의 잡화점 아저씨 같은데…?”
“…너, 너무하신 거 아닙니까? 왕자님.”
“미, 미안.”
에론은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리고 저는 복수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저 성좌님의 뜻을 따를 뿐.”
로니아에 악감정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사사로운 감정에 움직이는 건 신하로서 해야 할 도리에 어긋났다.
“…이 아스가르드가 얼마나 강한진 몰라도, 로니아와 신성 교단 둘을 동시에 상대하지 못할 거다.”
“아, 그 점에 대해서는….”
한스는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로키 님이 해결하신 모양입니다.”
***
애쉬는 눈을 감고 이마를 짚었다.
머리가 어지러워 앞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
더는 일어설 힘조차 없다.
공포심이 그의 이성을 지배했다.
“로니아가 멸망해? 허! 야만인들이 우리에게 그런 말을…?”
“어이가 없군. 감히 이단 따위가 그런 경고라니!”
“그전에 그게 나라가 맞기는 한 겁니까? 기껏해야 천명 정도 모여서 나라라고 칭하는 게 아닌지?”
여기저기서 조롱이 터졌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드는 의문에 귀족들은 호기심 어린 얼굴로 애쉬에게 물었다.
“그러고 보니 병력을 모집하고 있던 이유가 그것 때문이었습니까?”
“아! 설마 선왕의 뜻을 이어받으실 생각이신지…!”
과거에 실패한 북방 정벌.
그걸 애쉬 왕이 하려는 게 아닐까?
그런 의문이 든 것이다.
애쉬가 왜 저리 낙담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이 기회다.
“좋은 기회입니다! 그들에게 저희의 힘을 보여주시지요!”
“맞습니다! 보급이라면… 신성 교단에서 사들이면 될 일입니다!”
간신들의 말에도 애쉬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저 옥좌 밑에서 주저앉아 있을 뿐이다.
‘지금 야만인들이나 상대할 시기인가? 동서 전쟁이 끝난 지가 언젠데 아직도 전쟁 타령이라니…!’
‘백성이 굶주려 있건만, 전쟁이라니? 또 징병하면 농사는 누가 짓고? 로니아의 경제는 어떻게 지탱할꼬?’
‘지금 곳곳에 민란이 일어나고 있건만, 북방의 땅이나 신경 쓰고 있다니….’
로니아를 생각하던 다른 귀족들은 그런 간신들의 입을 막고자 했지만, 애쉬를 보며 열었던 입을 다시 다물었다.
그들로서는 이 나라의 안위가 걱정되기는 하나, 애쉬의 앞에서는 무력한 인간일 뿐이었다.
애쉬는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신성 교단, 그들이 벌린 일이니. 그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겠군.’
전쟁은 막을 수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이 나라의 멸망만큼은 막을 수 있겠지.
전쟁에 의한 고통은 백성이 겪는 일이다.
나라가 멸망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든 상관없었다.
애쉬는 곧바로 이단 심문관이자, 검은 심판자. 유마를 불러들였다.
애쉬는 그에게 말했다.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그대가 신성 교단에 말하여 우리 로니아를 지원해주시오! 돈이든, 영토든, 신자든, 전쟁이 끝난 후 그대들이 원하는 것을 주겠소!”
애쉬의 말에 유마는 처음으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유마는 주변 귀족들의 시선을 느끼곤 애쉬에게 예를 갖춰 무릎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뜻밖의 말을 내뱉었다.
“죄송합니다. 애쉬 전하. 그건 무리입니다.”
“…뭐?”
“본국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사악한 사교도 집단이 일어나 정세를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무, 무슨 소리인가? 사, 사교도라니!?”
“그걸 막고자, 저희 검은 심판자 또한 본국으로 귀국할 예정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지 않느냐!?”
애쉬가 버럭 소리쳤고, 귀족들이 움찔거렸다.
설마 애쉬 왕이 신성 교단의 성황의 세례를 받은 검은 심판자의 단장을 나무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이는 곧 성황의 뜻을 반하는 것과 같았다.
놀란 건 유마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자리에서 애쉬를 질타할 순 없었다.
“말 그대로입니다. 본국의 사교도 토벌을 위해, 로니아에 집결된 신성 교단의 병력 또한, 귀환하게 될 것입니다.”
애쉬의 눈이 부릅떠졌다.
잠깐, 일을 벌이고 자신들은 빠지겠다니!?
애쉬로선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다.
“자, 잠깐…!”
“그럼… 저흰 이만.”
유마가 떠나고, 로니아에 주둔해 있던 신성 교단의 병력도 움직일 채비를 했다.
“신성 교단에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봐라!”
애쉬의 말에 로니아 왕실의 정보망이 움직였고, 그에게 뜻밖의 소식이 들려왔다.
그건….
“내란?”
신성 교단이 2개로 쪼개져 내란이 일어난 것이다.
***
로키는 아움과 함께 길거리를 걷고 있었다.
아움은 놀란 눈빛을 내비쳤다.
그의 손에는 잘 재단된 종이가 들려 있었다.
[신성 교단의 내란, 과연 누가 진정한 아젤란의 성좌의 신도이며, 누가 사교도인가!?…신성 교단의 백의 심판자들이 교황을 중심으로 모여 검은 심판자들과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이에 따른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이에 따라 신성 교단은 역사상 유례없는 분열이 일어나는 게 아닐까 하는 신도들의 우려가…]
이는 아움만이 들고 있는 게 아니었다.
길거리의 시민들이 종이를 들고 그 내용을 훑어보고 있었다.
이는 타국의 왕국에서 봤다면 기겁할 노릇이었다.
왕실에서만 독점해야 할 기밀을 시민들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움으로선 이 신문을 통한 정보 공유가 과연 좋은 결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이는 시민들에게 정보가 공유됨으로써, 보다 좋은 삶의 질을 선사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시민들에게 불안과 공포를 조성할 수 있는 부작용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걱정을 로키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불안과 공포? 너희 노드족이?
돌아온 건 조소였고, 로키의 그 말에 아움은 이마를 짚으며 납득하고 말았다.
“…어떻게 하신 겁니까?”
분명 르란에게 무언가를 시킨 이후로 신성 교단이 분열했다.
이로써 신성 교단은 로니아 전쟁에 간섭하지 못할 터.
시기가 너무 적절했다.
로키가 손을 썼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어느 수도사의 편지를 보냈을 뿐이다. 다만, 기껏해야 권력 싸움 정도가 있을 거라 생각했거늘. 이 정도 파급력이 있을 줄이야.”
“어떤 내용이었는지요?”
로키는 르란이 만든 복사본을 아움에게 내밀었다.
첫 내용은 그저 알렉스란 수도사가 교황에게 보내는 인사말.
그리고 그 후의 생활.
보육원을 차렸지만, 소중한 이들이 역병 웜 페스트에 죽었다는 것.
그리고 그 웜 페스트는….
“…신성 교단, 성황이 만들어낸 병기?”
신성 교단이 만들어낸 병기였다.
“시기가 적절하지 않은가? 신성 교단이 영향력이 사라질 때쯤, 역병이 일어났고, 그 역병을 물리칠 유일한 해결책이 신성 교단만이 가지고 있다니.”
“…….”
“게다가 하네스 제국의 멸망도 신성 교단과 연관되어 있더군. 참으로 묘하지. 신성 교단의 입맛에 맞게 역병이 퍼졌지.”
대륙, 그리고 로니아, 하네스 제국.
모두 신성 교단에 유리한 상황에 맞게 역병이 퍼졌다.
그리고 또 하나, 아스가르드에 로니아 사절단이 방문했을 때, 사절단 중 하나가 웜 페스트가 든 병을 들고 있었다.
“듣자 하니 교황은 웜 페스트 관련 연구를 공표하려고 하던 모양이더군. 반대로 성황이 그걸 막고 있었지.”
교황은 정치나 권력을 행사하지 않으며, 신도들을 생각할 줄 아는 경향이 있었다.
성황은 반대로 정치적인 부분에서 타국의 사소한 부분까지 간섭하였으며, 권력을 휘둘러 신성 교단의 영향력을 올리는 데만 치중했다.
그런 이유로 둘 사이에 상당히 깊은 골이 생긴 상태에서 이번 알렉스 수도사의 편지는 내란의 도화선이 되기에 충분했다.
“성황은 교황이 미쳤다 하여, 제압하고자 했지만, 쉽지는 않은 모양이다.”
“…그렇군요. 이로써 우린 여유롭게 전쟁을 준비할 수 있겠군요. 로니아에 대한 침공은 언제 개시하실 예정인지요?”
“글쎄, 조만간 공포해야겠지.”
로키가 말을 하다 발걸음을 멈추고 앞을 바라봤다.
아움 또한 질문하던 걸 멈추고 고개를 들어 올렸다.
“오오!”
로키의 불타오르는 안광이 휘둥그레지며, 만족한 듯 손뼉을 쳤다.
짝…! 짝…!
“훌륭하군!”
눈앞엔 마치 왕궁처럼 커다란 성채가 건설의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드워프와 그의 제자라고 할 수 있는 아스가르드의 인간 장인들이 심혈을 기울이며 마지막 작업을 끝마치는 중이다.
그리고 이 건축물을 제작을 맡았던 샤먼과 르란이 로키에게 다가왔다.
“마음에 드십니까?”
샤먼과 르란이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예전, 인간들의 교육 시설을 얼핏 본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놈들은 실용적이지 못했지요. 그저 그럴듯한 겉모습일 뿐이었습니다.”
르란의 말이었다.
“아직 교육자가 부족하지만, 최대한 추려내 인재들을 육성할 예정입니다. 쿠단과 칸쿤, 아움이 군사적 부분을, 르란은 주조술과 연금술을, 그리고 저는 마법 관련 분야를… 그밖에는 대륙에서 전문가를 수소문하여 초빙할 예정입니다.”
샤먼이 눈앞에 있는 완공되어가는 건물에 관해 설명했다.
“로키 님이 바라시는 교육 시설. 전사들의 전당.”
샤먼이 고개를 숙였고, 로키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이로써, 북방에 부족한 인재 육성과 발굴에-.
“발할라 아카데미입니다.”
속도가 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