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became a constellation RAW novel - Chapter (94)
성좌가 된 플레이어-94화(94/250)
제94화
“교육 시설이 생겼다는데?”
“듣자 하니 마법사들을 육성할 모양이야!”
“맙소사… 이 북방에서 마법사가 생긴다고?”
유리로 된 건축물.
그곳에 과수원이 형성되어 있다.
햇빛이 유리를 통과하고, 천장에 달린 마석이 모인 열을 방출하며 주변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샐럿은 농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과일을 재배하고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농부들을 쳐다봤다.
“샤먼님께서, 직접 교육을 담당하신다고 하더군.”
“이야, 우리 아들 녀석도 그곳에 입학할 수 있을까?”
실없는 잡담 소리가 들려온다.
샐럿은 그 소리가 좋았다.
자신의 끔찍한 과거를 잊게 해주는 목소리였다.
“샐럿, 네가 있어서 다행이구나!”
샐럿은 움찔 놀라며 고개를 돌렸다.
농부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
한동안 과수원에는 어떠한 진척도 없었다.
하지만 샐럿이 이곳에 오면서, 상황은 정반대로 바뀌었다.
샐럿의 요청에 르란이 연금술로 마석을 개발하고, 샤먼이 마나를 집어넣어 충전하자 얼어붙은 대지에서도 대규모로 과일을 재배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아스가르드의 모든 이들을 먹여 살리기엔 부족했지만, 갓 수확한 과일을 먹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삶의 질이 달라졌다.
샐럿은 자신을 쳐다보는 농부들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뭐가?”
아직 그들을 대하는 게 어색해 말을 자주 더듬거렸다.
“네가 와준 덕분에 우리에게 희망이 보였으니까. 이 땅에서도 재배를 할 수 있다는…!”
노드인과 로니아인으로 이루어진 농부들이 샐럿에게 진심으로 감사했다.
노드인은 이 얼어붙고 메마른 땅에서도 초록 잎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기쁨을.
로니아인은 다시 농사를 지을 수 있어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었다.
이 모두, 샐럿이 도와준 덕분이었다.
“…딱히… 도와준 건 없어….”
샐럿은 시선을 피하며 작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칭찬만큼은 기분이 좋았는지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그를 따라온 덕분이야.’
로키.
그가 자신에게 터전을, 그리고 다시 살아갈 희망을 품게 해주었다.
기쁨을 느끼며 바구니에 과일을 가득 담아 옮기려던 그때였다.
“…로니아에서 사절단이 왔대. 애쉬 왕이 보냈다고 하더군.”
작은 속삭임.
그 목소리에는 분노가 담겨 있었는데, 애쉬 왕에 의해 영지에서 강제 추방된 난민이나, 혹은 지나친 세율로 도망쳐온 이들이기 때문이었다.
“왜, 왜 그 빌어먹을 왕이 사절단을 보낸 거야? 혹시 우리를 데리고 가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백성들이 타국으로 도망갔을 경우 종종 도망친 백성을 돌려달라는 사례도 있었다.
혹, 자신들이 또다시 그 망국으로 돌아가게 될까 봐 조마조마했다.
샐럿은 애쉬를 떠올렸다.
그 망나니 인간이 왕이 된 후, 로니아는 내전 때보다 더욱 힘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다.
“전쟁이래.”
샐럿의 귀가 움찔거렸다.
전…쟁?
“듣자 하니… 이 아스가르드에 선전포고했다고 하더라고.”
“선전포고?”
“그래, 속국이 되어, 애쉬 왕을 섬기라고 하더군.”
“그 미친 왕… 나라를 안정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전쟁만 생각하다니!?”
“게다가 그들이 내건 조건이… 아스가르드의 노예들을 바치라고 하더군. 아마도… 우리를 말하는 거겠지.”
조국을 떠나 도망친 난민들은 노예나 마찬가지였다.
만약 돌아간다면 가혹한 대우만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에론 왕자를 내놓으라는 거랑.”
“에론 왕자?”
“그 왕족이 이 북방에 있는 모양이야.”
“…그들이 원인인 거야? 아니, 집안싸움은 지들 왕궁에서만 하라고 해! 왜 이곳까지 와서 난리야!?”
“마지막으로 ‘다크 엘프’를 내놓으라고 하더군.”
샐럿은 눈을 부릅뜨여지며 과일 바구니를 잡은 채 굳어졌다.
“다, 다크 엘프?”
“그래! 신성 교단이 그녀를 바라는 모양이야. 그래서 애쉬 왕이….”
신…성 교단?
또 그들이야? 설마… 자신 때문에 전쟁이…?
샐럿의 안색이 파랗게 질려버렸다.
그녀는 수확하던 과일을 던지듯 내버려 두고 온실 하우스를 뛰쳐나갔다.
농부들이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무시했다.
‘나 때문이야?’
그녀가 길거리를 뛰어다녔다.
길거리에선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이 아스가르드엔 이종족들이 인간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으며 조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평화가, 자신 때문에 깨지려 하고 있었다.
‘왜…!’
어째서…?
자신은 그저 평화롭게 살고 싶은 거뿐인데…!
‘…잊고 있었어.’
신성 교단.
그들이 있기에, 자신은 물론, 자신의 주변 사람들의 안위가 위협받는다.
‘잊으면 안 되는 거였어!’
샐럿은 이를 악물었다.
고국의 복수를 잊고 지냈기에, 벌을 받은 걸지도 모른다.
‘애쉬… 그가 나를 달라고 했어.’
그녀는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가 자신을 원하고 있는 것을.
그렇담-.
‘이용해줄게.’
그 망나니를 유혹해 이용한다면, 로니아는 이 아스가르드를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신성 교단과의 사이를 이간질할 수도 있겠지.
자신에겐 [매혹]이라는 신기가 있으니까!
그러기 위해선, 로키가 자신을 로니아에 넘김으로써, 로니아와 신성 교단과 갈등이 없도록 조율해야 한다.
샐럿은 발할 궁전에 들어왔다. 숨을 헐떡거리며 근처 스켈레톤에게 다가갔다.
“로, 로키…님은 어디에 있어?”
스켈레톤은 손짓을 이용해 수화로 의사를 전달했다.
[궁전 정원]“고, 고마워!”
샐럿은 급히 정원으로 뛰어갔다.
정원 정문에 도달했을 때,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콰쾅-!
“……!”
설마, 벌써 전쟁이 시작된 걸까!?
샐럿이 가슴이 두근거리며 다급해질 때, 정원에 있는 수십 그루의 나무들이 무너져 내렸다.
“……!”
깜짝 놀란 샐럿이 움찔하고 움츠러듦과 동시에, 낯익은 두 사람이 보였다.
“실력이 늘었구나. 칸쿤! 조금만 더 하면 나와 비등해지겠어!”
“조금? 지금도 비등해 보이는 데 말입니다. 삼촌.”
성검 부르트강을 쥔 칸쿤과 뇌전의 망치 뮬니르를 쥔 쿠단이었다.
두 사람이 서로의 무기를 부딪칠 때마다 폭발과 함께 정원이 쑥대밭이 되었다.
“…….”
샐럿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저 두 사람은, 궁전 안에서 뭔 짓거리를 하는 걸까?
그런 의문이 담겨 있을 때, 그녀에게 말을 걸어오는 이가 있었다.
“무슨 일이지?”
샐럿은 선명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까마귀 탈을 쓴 인물, 로키가 정원의 정자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샐럿은 그때야 이곳에 온 이유를 떠올렸다.
하지만 왤까? 처음과의 초조함은 사라진 상태였다.
그녀는 로키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기… 저거 그대로 둬도 되는 거예요?”
샐럿의 말에 로키는 정원을 바라봤다.
이대로 가다간 왕궁이 무너지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참혹한 상태였다.
“괜찮다.”
로키가 손을 휘저었다.
정원에 부서진 바닥과 나무들이 떠오른다.
마치 시간이 역행한 것처럼, 부서진 부위들이 제자리를 돌아가며 복구되었다.
“마, 마법?”
“이곳은 부서지면 모두 원상태로 복구가 되지. 나의 허락 없이 완전히 파괴하는 건 불가능하다.”
로키가 궁전 커스텀으로 조율하지 않는 이상 발할 궁전이 무너지는 건 불가능했다.
‘또 신기한 힘을….’
“무슨 일로 왔지?”
“…아! 그… 로니아에서 사절단이 왔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애쉬 왕이 저를 요구했다고….”
“그래서?”
“네?”
샐럿은 입을 다물었다.
그래서라니?
이건 샐럿도 예상하지 못한 반응이다.
“애쉬 왕이 저를 원해요.”
“그렇겠지. 그놈이 너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듯하니까.”
…대놓고 말하는 거예요?
샐럿은 그 말을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대신 다른 말을 내뱉었다.
“아마 신성 교단이 요청한 걸 거예요.”
“신성 교단? 음, 의외로군.”
“저는….”
샐럿은 망설였다.
자신의 고향이 대륙에서 어떤 취급을 받았는지 잘 알고 있다.
“하네스 제국의 황녀예요.”
“오! 그래? 뜻밖이군.”
“네?”
로키는 차를 마시곤 앞을 바라봤다.
칸쿤과 쿠단의 대련이 끝이 났다. 결국, 칸쿤이 진 듯 쿠단의 뮬니르에 몸이 박혀 바닥에 내려꽂혔다.
“이런… 이걸로 칸쿤은 135전 135패로군.”
샐럿은 당황했다.
“저, 저는 하네스 제국의 황녀예요!”
로키가 고개를 돌려 샐럿을 쳐다봤다.
“들었다만?”
“…….”
“네가 제국의 황녀든 뭐든, 무슨 상관이지?”
“…….”
어? 사, 상관이 없는 거야?
“훈~, 놀아줘!”
그때, 무언가 로키에게 날아왔고, 로키는 허리를 틀어 날아온 무언가를 피해 낚아챘다.
고양이 한 마리가 매달린 것처럼 로키의 손아귀에 대롱대롱 잡혔다.
“이 녀석이 뭔지 아나?”
로키는 손에 잡힌 카렌을 가리켰다.
샐럿은 카렌을 쳐다봤다.
요즘 왕궁에 자주 보이는 수인 여인이다.
베르세르크 전사대에게 결투를 신청하는 모습을 자주 봤었다.
“그… 견족인가요?”
“나 묘족이야!”
로키는 카렌을 흔들었다.
“이 녀석도 왕녀다.”
“네?”
“이 녀석도 한 나라의 공주님인데, 네가 제국 황녀라는 게 이상하지 않지.”
아니,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닌데… 그런데 왕녀?
샐럿은 카렌을 쳐다봤다.
“저게…?”
“저거라고 하지마!”
카렌이 버럭 소리쳤다.
“그런데 네가 황녀라고 달라질 게 있나?”
“저 때문에 전쟁이…!”
“너 때문이라기보단….”
로키는 에론과 헬가를 떠올렸다.
애쉬와 신성 교단의 태도를 보아하니, 전쟁은 빠르든 늦든 시작되게 될 터였다.
“애초에 돌이킬 수 없는 일이었다.”
“…….”
“네가 황녀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할 전쟁. 빨리 시작하는 게 좋겠지.”
“백성들이 혼란에 빠질 거예요.”
그녀는 알고 있었다.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를.
이제 전쟁이 시작되면 이 아스가르드엔 크나큰 혼란에 휩싸일 거라고.
“그게 정상적인 반응이긴 하지.”
로키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불안했던 샐럿이 다시 입을 열려고 하자, 로키가 그녀의 머리를 짓눌렀다.
“뭘 고민하는지 알겠군.”
“…저 때문에 피해를 볼 거예요.”
“너 때문이 아니다.”
이는 신성 교단이 시작한 일이다.
‘되도록 놈들과의 전쟁을 피하고자 했지만.’
하는 행동으로 봐선 순 동네 양아치 수준인 놈들이다.
‘그런 놈들에게 말이 통할 리 없지.’
샐럿이 아니더라도, 헬가의 존재가 들통나도 시작될 전쟁이기도 했다.
이참에 전쟁에 대한 경험을 미리 쌓는 것도 나쁘지 않다.
“우린 너를 소유한 것이 아니니. 네가 네 의지로 하는 행동에 우리가 뭐라고 할 생각은 없다. 이곳을 떠나겠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 하지만 이곳에 머물고자 한다면.”
로키는 샐럿의 정수리를 툭툭 두들겼다.
“너를 보호해주마.”
-악마의 후예야!
-마족이다!
-사교도다. 죽여라!
-이 노예 비싸게 팔리겠군!
고향이 사라지고, 온통 적들밖에 없던 세상.
그곳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구해주고, 또한 보호해준다고 말한 이가 있다.
눈앞에 있는 이 사내는, 자신을 지켜주겠다고 말한 유일한 존재였다.
그 말이 너무나도 안심이 되어, 자신이 생각하고자 했던 것들이 물거품처럼 쓸려 사라져버렸다.
“고마…워요.”
“그런데 네 말이 맞다.”
“네?”
“이 나라에 혼란이 찾아오겠군.”
샐럿이 당황해 말했다.
“혹시 백성들이 두려움에 떨지 않도록 제가 도와줄 일이 있나요!?”
“두려워해?”
로키는 곤혹스러운 듯 입을 살짝 벌렸다.
“그 반대일 거 같다만.”
“네?”
***
아스가르드 도시 전역과 시골 마을에 공고가 붙여졌다.
그 공고를 보기 위해 노드인과 망명을 온 난민들이 다가갔다.
“뭐지? 혹 몬스터 사냥 대회라도 열리나?”
“오오! 그거 좋군. 요즘 얼어붙은 대지에 있던 몬스터의 씨가 말랐잖아.”
난민들은 노드인의 말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 없어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그들은 공고를 쳐다봤고, 그 내용을 읽어내며 하나같이 굳어졌다.
“전쟁…이라고?”
“무슨 소리야? 전쟁?”
“이 시기에…?”
그 공고를 본 노드인들은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떨었다.
전쟁이라니…? 이제 곧 겨울이 찾아오는 이 시기에…?
로니아인들은 노드인에게 동정을 표했다.
그들은 전쟁의 불안감을 잘 알고 있다.
그것이 무서워 도망치고 도망쳐, 이곳으로 망명해왔다.
그런데 평화로웠던 이곳마저 전쟁이 일어난다니, 난민인 그들도 무서워 벌벌 떠는데 조국인 노드인들로서는 얼마나 걱정스러울까?
자신의 나라가 큰 전쟁에 휘말리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난민들은 그들을 위로하고자 했지만, 노드인의 얼굴을 본 순간 흠칫 놀라고 말았다.
‘웃고…있다?’
한두 명이 아니다.
공고를 본 노드인들은 미소를 짓고 눈이 충혈되도록 뚫어져라 공고를 노려봤다.
“…다.”
“……?”
누군가가 작게 중얼거렸고, 난민들은 귀를 기울였다.
그때, 신호가 된 듯 아스가르드 전역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전쟁이다-!”
“사냥이다-!”
“싸움이다-!”
난민들은 귀를 틀어막고 겁을 먹은 채 뒤로 물러섰다.
흥분과 설렘, 광기에 얼룩진 그들은 목에 핏줄이 나도록 외쳤다.
“우리에게 적이 되는 자…!”
“모두 사냥당할지어다!”
“성좌 로키 님과 이 아스가르드에 영광이 있기를-!”
현재 국가를 이루고 그 국가에 소속된 시민인 그들이지만… 사실상 약탈과 사냥을 좋아하고 싸움으로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행위를 즐기는 인간들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 단순한 마을이나 영지 약탈이 아닌, 로니아라는 국가를 상대로 전쟁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흥분되는 일이었다.
그들은 노드족. 인간 최강의 전사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