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Returned 10,000 Years Later RAW novel - Chapter (181)
만 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 182화
정상회의 (3)
‘쉽게 끝나겠네.’
율리아는 미녀에게 둘러싸이자마자 금방 헬렐레 해지는 강우를 바라보며 차가운 조소를 머금었다.
‘향도 충분한 것 같고.’
방 안 가득 피어놓은, 미약 성분이 담긴 특제 향.
그녀가 직접 연구하고 개발한 이 흑마법은 악마의 육체가 가져오는 욕구의 증폭을 인간에게 고스란히 느끼게 만든다.
독실한 신자도, 고행을 견딘 스님이라도 욕망에 눈이 멀어 침을 질질 흘리는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강력한 효과.
그녀와 입을 맞춘 방 안의 정치가들과 미녀들은 향에 저항할 수 있는 약을 미리 먹어둔 상황이지만 강우는 고스란히 향에 노출되어 있었다.
‘일단은 약하게.’
한 번에 향을 확 풀어 버린다면 그가 신체의 이상을 느끼고 방 밖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었다.
“음식은 좀 어떠신가요?”
“아, 아주 맛있습니다.”
“후훗.”
더듬거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모습은 멍청하기 짝이 없어 보였다.
‘쯧, 소문 이하네.’
가볍게 혀를 찼다.
오강우, 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김시훈의 의형. 가이아의 선택을 받은 권속이 아님에도 그 재능과 실력, 정의로운 심정을 인정받아 가디언즈에게 합류하게 된 남자라고 들었다.
‘가이아의 신뢰를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까지 가이아가 가장 신뢰하고 있던 인물은 두 말할 것 없이 그레이스 맥커빈.
1위에 자리한 월드 랭커이자 아픈 그녀의 몸을 직접 보살펴 주고 있는 것이 바로 그레이스 맥커빈이었다.
최근 들어 그런 그녀의 신뢰가 검룡 김시훈과 그의 의형인 오강우를 향했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눈먼 놈이라 그런가, 역시 보는 눈이 없네.’
여자들에게 둘러 싸여 정신없이 고개를 두리번거리는 오강우의 모습은 가관.
이 정도면 애초에 향을 쓸 필요조차 없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이럴 거면 바로 검룡에게 작업을 쳤어도 됐으려나.’
김시훈과 친형 이상으로 끈끈한 존재라는 오강우가 이런 한심한 모습을 보여주니 김시훈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
괜히 먼 길을 돌아가고 있나,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아니, 아니지.’
검룡 김시훈. 가디언즈의 에이스이자, 가장 강력한 수호자라고 평가 받는 플레이어.
이번 남미의 사건도 그가 거의 홀로 처리하다시피 했다는 소문까지 있을 정도로 가디언즈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인물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발록과 싸워 이긴 강자였으니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맞았다.
‘이제 한동안 사탄님에게 지혜를 구할 수도 없고.’
그녀가 모시는 주인, 악마교를 지배하는 ‘악의 위상’들 중 정점.
사탄은 현재 완전히 부활한 것이 아니었다.
아니, 그는 단순히 ‘부활’하는 것 이상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는 어려웠다.
‘사탄님의 지혜를 구할 수 없는 동안에는 최대한 철저하게 일을 처리해야 해.’
위상의 빈자리를 사도인 자신이 메워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
가디언즈를 와해시키고 그 힘을 약화시키는 계획을 안일하게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율리아는 이제는 무슨 유흥업소에라도 온 것처럼 양쪽에 미녀들을 낀 채 몽롱하게 풀어진 눈으로 실실 웃고 있는 강우를 바라보았다.
‘우선 이 한심한 놈을 완전히 꼭두각시로 만든다.’
그 이후에 일은 굳이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그에 대한 김시훈의 신뢰를 역 이용하여 가디언즈의 내분을 일으킨다.
‘그때 가이아년의 표정이 궁금하네.’
비릿한 미소가 지어졌다.
인류의 희망이라며 어렵사리 키워 놓은 조직이 내분으로 공중분해가 될 때.
가이아의 화신이 지을 절망에 찬 표정을 상상하니 절로 몸이 달아올랐다.
“후훗, 저희 아이들은 좀 마음에 드시나요, 강우 씨?”
“아. 제, 제가 무슨 짓을… 죄송합니다.”
그녀의 말에 정신을 차린 듯 강우가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미녀들을 떨어트려 놓았다.
아직까지는 이성의 끈이 남아 있는 모양.
‘하지만 그것도 시간문제지.’
방 안에 향을 더욱 짙게 풍기도록 만들었다.
향이 짙어지자 그의 눈빛이 한층 더 몽롱하게 변했다.
“아….”
“아닙니다. 그 동안 악마교를 처단하기 위해 쉴 틈 없는 나날을 보내셨잖아요?”
“그, 그렇기는 합니다만.”
“이것은 영웅이 마땅히 누려야 할 일종의 휴식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아, 이 답답한 새끼. 고자야 뭐야?’
호구처럼 덜떨어진 그의 모습에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이래서 신의 권속들이란 놈들은.’
겉으로는 선한 척, 정의로운 척 온갖 위선을 떨지만 결국 이렇게 욕망 앞에 한 없이 나약한 모습을 보인다.
마기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그 이상을 갈망하게 된 그녀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존재들.
‘네놈이 악마의 육체가 가져다주는 쾌락을 알고서도 그딴 위선을 부릴 수 있을까?’
향을 통해 간접적으로 느끼는 것이지만 그 쾌락만큼은 실제 악마의 육체로 느끼는 감각과 비슷했다.
과연 저 만년 동정처럼 보이는 놈이 그 위대한 쾌락을 맛본 이후에 얼마나 꼴사납게 변할지 상상하는 것은 즐거웠다.
“정 아이들이 부담스럽다면 물러나라고 할까요?”
“아~ 오빠. 우리들이 싫은 거야?”
“한국 애들하고는 비교가 안 될 텐데~”
율리아가 가볍게 운을 띄우자 미녀들이 애교를 부리며 한층 더 엉켜들었다.
강우의 광대가 승천한 것은 당연지사.
“아, 아닙니다.”
꼴사나움의 정점을 찍었다.
주변에 있던 정치가들도 그런 그의 모습에 비웃음을 날렸다.
“근데… 아까 전에 따로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어머, 그래도 이건 안 까먹은 모양이네.’
율리아는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딱히 중요한 말이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평소 강우 씨에 대해 동경하고 있었기에 꼭 한 번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하하, 동경이라뇨.”
“수호자가 아님에도 동생을 위한 마음 하나로 가디언즈에 들어가신 것만 하더라도 동경할 이유는 충분하죠.”
“과찬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무, 물론 강우 씨의 이야기는 저희도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동생을 위해 최전선에서 직접 싸우는 형! 심지어 서로 피도 이어지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아, 예. 사실입니다.”
“정말 대단한 결단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방 안에 있던 정치가들이 기회가 왔다는 듯 눈에 불을 켜며 달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강우에게 각 국가에서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에 대해 서로 경쟁하듯 나열하고 있었다.
‘이놈들도 꽤 잘해주네.’
먹잇감을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달려드는 정치가들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흘렸다.
그들은 악마교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 않았다.
그녀가 ‘가면’으로 사용하고 있는 신분, 러시아 대사라는 것을 활용해 끌어들인 사람들이였다.
‘뭐, 이럴 때라도 쓸모가 있어줘야지.’
그렇지 않으면 고생해서 그들을 끌어들인 보람이 없었다.
정치가들의 목적은 강우를 꼭두각시로 만드는 것을 통해 가디언즈를 자국의 전력으로 만드는 것.
내분을 일으켜 가디언즈 자체를 와해시키려는 그녀의 목적과는 지향점이 달랐지만 큰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그를 꼭두각시로 만든다는 중간 과정까지의 이해가 일치했으니까.
“아참, 이렇게까지 대접해 주시는데 가만히 있기는 좀 그러네요.”
정치가들의 허황된 얘기를 들으며 눈을 빛내고 있던 강우가 입을 열었다.
그는 품속에서 와인 병 하나를 꺼냈다.
무슨 마법적인 장치가 되어 있는지 꽤나 큰 크기를 가진 와인이 작은 옷 주머니에서 나왔다.
“이건….”
“하하. 사실 오늘 연회가 끝나면 저희 멤버들과 함께 마시려고 구한 귀한 술인데, 여러분들이 이 정도로 세계 평화를 위해 신경 써주고 있다는 걸 들으니 가만히 있기 그래서요.”
“오오.”
“굳이 이런 것까지.”
“하하하! 제가 또 와인에 환장하는 걸 어찌 아시고….”
정치가들은 눈을 빛내며 연신 강우를 찬양했다.
강우가 준비한 와인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이 관심을 보인 것은 멤버들과 함께하기 위해 구한 술을 선뜻 내미는 그의 자세.
‘이렇게 쉬우니까 오히려 맥이 빠지네.’
율리아는 하품을 하며 푹신한 소파에 등을 기댔다.
그의 반응에 따라 사용할 몇 가지 장치를 더 준비해 두었지만 막상 사용할 기회도 없을 것 같았다.
‘뭐, 가디언즈니 뭐니 해도 결국 이 정도로군.’
아무리 봐도 교단의 대업에 지장을 줄 수 있을 정도의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
검룡을 만나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지금 저 오강우라는 인간을 의형으로 두며 신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대감이 팍팍 떨어졌다.
‘그 발록이라는 놈에 대해서 과대평가를 하셨던 것 같네.’
사탄은 지옥에 대한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일곱 대공과 천 년을 싸웠다는 마왕에 대한 것도, 그의 최측근 수하라고 할 수 있는 발록과 리리스에 대한 것도 언급 자체를 꺼렸다.
마치 트라우마라도 있는 듯이.
‘그러실 만도 하지.’
인정하기는 싫지만, 사탄을 비롯한 일곱 대공은 기나긴 싸움 끝에 마왕에게 패배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그 마왕은….
‘차원의 벽에 불타 사라져 버렸다고 말씀하셨지.’
일곱 대공을 죽인 마왕의 최후는 허망했다.
구천지옥을 모두 지배한 마왕은 다른 차원에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처참.
시스템의 제약에 맨몸으로 돌진한 마왕은 ‘마해’라는 힘의 근원만을 남긴 채 소멸했다고 한다.
‘이미 소멸한 놈을 신경 쓸 필요는 없지.’
지금은 계획에 집중해야 할 때.
“자, 그럼 모두 한 잔씩 하시죠!”
강우가 직접 방 안에 모인 정치가들에게 와인을 따라주었다.
와인을 받아든 율리아는 색기가 흘러넘치는 미소를 지은 채 와인 잔을 들어올렸다.
“악마교의 박멸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위하여!”
짠.
와인 잔이 부딪혔다.
강우를 비롯한 각국의 정치가들은 잔에 담긴 와인을 마셨다.
율리아 또한 아름다운 붉은 빛을 띠는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좋네.’
어렵게 구한 술이라는 말이 허언으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와인의 맛과 향은 감미로웠다.
“하하하! 정말 기분 좋은 날이네요.”
강우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흑마법으로 만든 향에 취한 듯 그의 눈은 몽롱했고, 움직임은 흐느적거렸다.
“아, 기왕 이렇게 됐으니 여러분들에게 긴히 말씀 드릴 게 있습니다.”
“오, 무엇입니까?”
“강우 씨가 그렇게 말하니 괜히 기대가 되는군요.”
흥에 겨워 가디언즈 내부의 주요정보라도 발설할 모양.
율리아는 입가에 짙은 미소를 지었다.
“그게 말입니다….”
강우는 말끝을 흐리며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그에게 달라붙어 있는 미녀들을 의식한 모습.
율리아는 가볍게 손을 저었다.
“너희들은 나가 있어. 조금 있다가 부르면 그때 다시 들어오고.”
“네.”
30명의 미녀들이 우르르 밖으로 나갔다.
율리아는 눈을 빛냈다.
‘꽤 중요한 정보인 것 같은데.’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도 주변 사람의 귀를 신경 쓰는 것을 보니 꽤나 중요한 정보인 모양.
“크흠.”
강우는 헛기침을 하며 괜스레 분위기를 잡았다.
“지금부터 제가 알려드리는 정보는 다른 사람에게 절대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
“하하. 물론입니다.”
“저희처럼 입이 무거운 사람이 또 없죠.”
은근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사실….”
꿀꺽.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묘한 긴장감이 방 안에 내려앉았다.
강우는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러분이 방금 마신 와인에는 독이 들어 있습니다.”
“…예?”
“아, 정확히는 독이 아니지만 뭐 비슷한 겁니다. 여하튼 이제 여러분은 주기적으로 제게서 해독제를 받지 않으면 그대로 끔찍한 고통에 몸부림치다 뒤집니다.”
“그, 그게 무슨 소리….”
혼란이 퍼졌다.
-쨍그랑.
율리아의 손에 들린 와인 잔이 바닥에 떨어졌다.
피처럼 붉은 와인이 카펫을 적셨다.
“뭐라고…?”
떨리는 목소리.
“지, 지금 뭐라고 말씀하셨죠?”
“그러니까. 해독제를 제게서 받지 않으면 고통에 몸부림치다 뒤진다, 이 말입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말 아니잖아요?”
강우는 소파 등받이에 느긋이 몸을 기댔다.
여전히 몽롱하게 풀린 눈빛에, 축 늘어진 몸짓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약에라도 취한 듯한 겉모습과 달리 그가 입 밖으로 내뱉는 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수준.
율리아는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냐는 듯 날카롭게 그를 쏘아보았다.
“하, 하하하!”
“강우 씨가 또 개그 센스가 있으시네요!”
와인을 받아 마신 정치가들 또한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어떻게든 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소파에 느긋하게 기대어 있던 강우가 한 손을 들어올렸다.
-딱.
손가락을 튕겼다.
“아아아아아악!!!”
프랑스 대사, 에마뉘엘 아몽의 몸이 바닥을 굴렀다.
그의 전신에 혈관이 흉측하게 돋아났다. 돋아난 혈관이 검은 빛으로 물들었고, 피부가 시체처럼 창백하게 질렸다.
까드득. 고통에 몸부림치던 그가 바닥을 긁었다.
손톱이 뒤집혀 뽑혀나갔다.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오며 바지 사이가 축축하게 젖어들기 시작했다.
“우웨에에에에엑!!”
에마뉘엘의 입에서 구토가 쏟아졌다.
충혈된 눈으로 얼굴을 긁는다. 피부가 갈라지며 검붉은 피가 쏟아졌다.
-딱.
다시 한 번 손가락이 튕겼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에마뉘엘이 거친 숨을 내쉬며 몸을 벌벌 떨었다.
“이, 이게 무슨….”
“여러분 몸속에 들어간 독을 발작시킨 겁니다. 앞으로 1주일에 한 번, 제가 드린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방금 전처럼 발작을 일으키다 죽습니다.”
“…….”
침묵이 내려앉았다.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듯, 아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두리번거린다.
눈이 데굴데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
이내 한 정치가가 거칠게 발을 구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지, 지금 무슨 짓을 하신 건지 알고 계십니까?!”
“설마 모르고 했겠습니까.”
“이건 범죄입니다! 그것도 국제적인 범죄! 가디언즈는 세계를 상대로 선전포고라도 할 생각인 겁니까?!”
“선전포고라뇨. 전 되도록 평화롭게 일을 처리하고 싶을 뿐입니다.”
점잖은 목소리로 답했다.
그의 태연하기 짝이 없는 태도에 정치가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노성을 토해냈다.
“이 일에 대해서는 가이아 씨의 동의하에 진행 된 것입니까?!”
“가디언즈에 약속했던 지원을 모두 취소하겠습니다. 아니! 이 일은 반드시 죄를 물어 죗값을 받도록 만들겠습니다!”
“인류의 희망이니 뭐니 떠들어 대던 가디언즈가 이런 정신 나간 짓이라니!! 당신 미치기라도 한 거요?!”
“악마교! 이자는 악마교가 분명합니다!!”
시끄럽게 쏟아지는 소리.
강우는 등받이에 기댄 채, 고개를 뒤로 젖혔다.
“하아.”
깊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그그긍.
“엇?”
“이, 이건….”
방 전체가 흔들렸다.
뒤로 젖힌 고개를 내렸다.
숨 막히는 살기가 뿜어져 나와 방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짓눌렀다.
“거, 말 X나게 많네.”
표정을 일그러트렸다.
다리를 꼬아 테이블 위에 올렸다.
“까라면 그냥 까세요.”
퉤. 바닥에 침을 뱉었다.
“꼬우면 뒤지시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