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Returned 10,000 Years Later RAW novel - Chapter (353)
만 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 354화
탈출 (2)
“허억! 허억!”
숲속을 달린다.
강우의 방에서 빠져나온 피델리오는 황성에 있는 비밀통로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다.
‘돼, 됐다!’
고개를 돌렸다.
추적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성공한 거야!’
등골을 타고 짜릿한 전율이 퍼졌다.
입가가 비틀어 올라갔다.
참을 수 없는 환희가 차올랐다.
“그 미친 새끼….”
짧은 환희가 지나자, 그 자리를 채운 것은 강렬한 증오.
피델리오는 입술을 짓씹으며 거칠게 주먹을 쥐었다.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아이리스에게 자신을 찌르라고 명령하던 강우의 모습이 떠올랐다.
“으, 으으.”
피델리오의 몸이 덜덜 떨렸다.
끓어오르는 증오가, 그보다 더욱 큰 공포 앞에 차갑게 식었다.
“제길, 제길!”
초조하게 손톱을 물어뜯는다.
그는 고개를 돌려 황성을 바라보았다.
수년 동안 공들인 노력의 결실.
멍청하고 무능한 황녀를 대신해, 자신이 제국의 진정한 지배자가 되기까지 딱 한 걸음만이 남아 있던 상황이었다.
‘그걸 이렇게….’
허무하게.
어디서 왔는지 알 수도 없는 애송이에게 빼앗기게 되다니.
“크읏!”
사납게 이를 드러냈다.
힘줄이 돋을 정도로 거칠게 주먹을 쥐었다.
‘일단… 도망쳐야 한다.’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뽑은 그림자 기사들을 손가락 한 번 튕겨서 전멸시킨 괴물이다.
거기에 수백의 마물을 홀로 상대한 동생까지 붙어 있다.
정면 싸움으로는 승산이 없다.
‘기회를 엿봐야 해.’
피델리오의 눈이 날카롭게 빛났다.
아무리 그 둘이 강력하다고 하지만 결국 두 명에 불과했다.
절대적인 숫자의 차이를 뒤집을 수는 없을 터.
“반란군을… 이용해야겠군.”
머리가 빠른 속도로 돌아간다.
정황상 오강우라는 인간은 아이리스 쪽에 붙은 것이 확실하다.
“멍청한 새끼.”
절로 입가가 올라갔다.
하필이면 다른 사람도 아닌 아이리스 쪽에 줄을 대다니.
아무리 그녀가 이용하기 편리한 멍청한 도구라고 하지만 너무 무모한 짓이다.
‘그년의 평가는 이미 바닥이니까.’
자신이 퍼트린 거짓 소문에 평소의 행실까지 더해져 아이리스의 평가는 제국 내에서 귀족과 평민을 가리지 않고 최악이었다.
심지어 노예들 중에서도 그녀를 욕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
‘그년에게 붙은 것을 후회하게 해주마.’
피델리오는 증오로 타오르는 눈빛으로 입술을 깨물었다.
아이리스를 이용해 그를 싸잡아 보내버릴 생각이었다.
그가 제국민에게 피해를 준 것은 없지만, 상관없다.
‘어차피 대중들은 개돼지에 불과하지.’
그들에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자극적이고 흥미롭기만 하면 된다.
아이리스와 오강우 사이에 야릇한 관계가 있었다는 소문만 흘려도 그들은 알아서 소문을 부풀릴 것이다.
거기에 조금만 양념을 더 해주면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그를 악녀의 앞잡이자 공범자로 만드는 것은 일도 아니다.
‘네놈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과연 제국 전체를 적으로 돌리고도 황녀의 편에 설 수 있을까?
피델리오는 짜릿한 복수를 상상하며 씨익 웃었다.
진실을 조작하는 것이 쉽지 않다지만, 그에게는 그다지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그가 이 자리까지 어떻게 올라왔다고 생각하는가.
‘선동과 날조라면… 날 따라올 수 있을 리가 없지.’
피델리오는 낄낄 웃으며 멀찍이 보이는 황성을 돌아보았다.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한 기억이었지만, 나중에 있을 복수를 떠올리니 마음을 잠식하는 공포가 조금 덜해지는 기분이었다.
‘일단은 도망치는 거야.’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제국 곳곳에 은신처는 마련해 둔 상황.
피델리오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후우.”
피델리오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수도 근처에 있는 은신처에서 마법진을 통해 제국 남쪽 끝에 위치한 벨렌 자작의 영지로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벨렌 자작은 그의 라인에 붙은 귀족 중 하나.
잠시 몸을 숨기기에는 이만한 영지가 없었다.
“자네, 그 얘기 들었나?”
“들었지. 며칠 전부터 아주 난리도 아니었잖아.”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거리가 어수선하다.
술집이건 시장 바닥이건 삼삼오오 사람들이 모여 무언가를 심각하게 얘기하고 있었다.
‘뭐지?’
피델리오는 눈살을 찌푸렸다.
벨렌 영지의 상황은 보고를 들어 잘 알고 있었다.
사는데 지쳐 말할 기운도 거의 없는 것들이 이 정도로 어수선을 떠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한 번 알아봐야 하나.’
피델리오는 로브를 깊게 눌러쓴 후 술집으로 들어갔다.
“적당한 안주에 맥주 한 잔.”
“예!”
대충 주문하니 서빙을 하는 소년이 힘차게 대답한다.
미지근한 맥주와 얇게 썬 햄이 나왔다.
“크읍, 퉷!!”
햄을 한 입 베어 물은 피델리오는 혀를 진동하는 짠맛에 침을 뱉었다.
소년이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숙였다.
피델리오는 미지근한 맥주를 마시며 소년에게 말했다.
“요즘 뭐 특별한 일이라도 있나? 거리가 어수선하던데.”
“특별한 일이요? 설마 아직도 그 소식을 모르는 거예요?”
“그 소식?”
피델리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년은 부리나케 달려가더니 두툼한 신문을 하나 가지고 왔다.
“특종도 초초초초대박 특종이라고요!”
어수선을 떠는 소년에게서 신문을 받아 들였다.
1면에 대문짝만하게 적힌 기사를 읽었다.
[악심의 재림, 피델리오 재상이 그 배후에 있었다?] [피델리오 재상, 악신 루시퍼와 연관되었다는 추가적인 증거 포착.] [공식 석상에 선 피델리오 재상…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뭐?”
피델리오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제국신문 1면에는 수많은 언론인들에게 둘러싸여 고개를 숙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뭐, 뭐야.”
대체 무슨 일이야.
자신이 악신 루시퍼와 연관됐다니?
아무리 제국을 손에 넣으려 했다 해도 악마와 손을 잡는다는 미친 생각은 한 적이 없었다.
“아니, 그게 아니라.”
피델리오는 창백하게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지금 자신이 악신 루시퍼와 관련되고 아니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
며칠간 은신처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자신이, 왜 저기에 있단 말인가.
‘부, 분장?’
피델리오는 고개를 저었다.
분장으로 되는 수준이 아니다. 외모를 변형하는 마법이 있긴 했지만, 저 정도로 정밀한 건 본적이 없다.
자신의 눈으로 봐도 분간이 하나도 안 되는데 다른 사람이 보면 어떻겠는가.
도플갱어라도 나타난 기분이었다.
“하아, 하아.”
숨이 거칠어졌다.
무언가 잘 못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콰앙!
“여보게들! 지금 당장 밖으로 나와보게나!”
“방송이 시작됐네!”
방송?
피델리오는 고개를 돌렸다.
제국에서 방송이라고 불리는 것은 하나밖에 없다.
황제의 말을 신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만들어진 특수한 마도구.
황가의 승인이 없으면 그 누구도 함부로 사용할 수 없는 장치.
“어서 광장으로 가세!”
한 사내의 외침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갔다.
피델리오는 멍한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다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서, 설마.”
피델리오의 표정이 창백하게 질렸다.
최악의 상상이 그의 머릿속을 스쳤다.
“아, 안돼!!”
피델리오는 다급하게 외치며 사람들의 뒤를 따라 광장으로 달려갔다.
광장에는 이미 수천에 가까운 영지민들이 모여있었다.
광장의 중심에는 거대한 수정 구슬이 있었고, 그 수정 구슬에서 흘러나온 빛이 허공에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여러분.]영상에 비친 것은, 자신의 모습.
[오늘 이 자리에서, 모든 진실을 밝히겠습니다.]오랜 수사로 지쳤는지 초췌한 표정의 자신은 단상 위에서 무릎을 꿇고 있었다.
“뭐, 뭐야.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저는 아이리스 황녀에게 세뇌 마법을 걸어 뒤에서 조종했습니다.]“…뭐?”
[거짓된 소문을 퍼트려 악녀라는 오명을 쓰게 만들기도 했죠.]“너 이 개새,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그 밖에도 흑마법사를 시켜 아이리스 황녀님을 습격하도록 시시했습니다.]“야, 야 이….”
[아니, 그것만이 아닙니다.]피델리오의 입에서 자신이 이제까지 저지른 무수한 죄악들이 낱낱이 흘러나왔다.
[제가 악신 루시퍼의 세력과 연관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그, 그만.”
[아뇨, 단순히 연관이 있는 수준이 아니죠.]“그만해.”
[이번에 악신이 부활한 것도 저의 도움이 컸습니다. 아주 길고도 어려운 일이었죠.]“그만하라고.”
[아, 왜 제가 악신을 부활에 도움을 줬는지 궁금하시다고요? 그거야 한 가지 이유밖에 없지 않습니까.]“이, 이….”
피델리오의 말이 이어졌다.
무릎은 꿇은 채 고개를 숙인 그의 입가가 비틀어 올라갔다.
[내가 악신 루시퍼님의 종복이기 때문이지.]“이 미친새끼가아아아아!!”
그와 동시에, 무릎을 꿇고 있던 피델리오가 몸을 일으켰다.
-쿠구구구궁!
콰득! 콰드득!
그를 구속하고 있던 쇠사슬이 모조리 터져나갔다.
[푸흡, 푸하하하하하!!]피델리오의 입에서 광소가 터져 나왔다.
[멍청한 인간 놈들! 어찌 이리도 쉽게 속을 수 있단 말이냐!]우드득. 우득.
그의 이마에서 산양의 뿔이 돋아났다.
등가죽이 갈라지며 박쥐의 날개가 활짝 펼쳐졌다.
[진실을 알았다고 해도 너희는 이미 늦었다!]광기에 찬 목소리.
악마로 변한 피델리오는 높게 손을 들어 올렸다.
무시무시한 마기가 퍼져나갔다. 주변에 있던 근위병들이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대륙은 루시퍼님의 손에 종말을 맞이하리라!]인간의 탈을 쓰고 제국을 지배하던 악마, 피델리오는 거칠게 발을 굴렀다.
쿠웅!
[공포에 떨어라! 절망에 잠겨라! 위대한 악(惡)의 이름 앞에, 죽음을 맞이하라!]피델리오는 박쥐의 날개를 펄럭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종말의 때는 머지않았다!]그 말과 함께 피델리오는 검은 균열 속으로 사라졌다.
“…….”
광장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사람들은 대체 지금 무엇을 봤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웅성거리지조차 못하고 있었다.
“세,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시간이 흐르자,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것을 시발점으로 온갖 욕설과 비명, 소음이 광장을 가득 채웠다.
“아….”
불길처럼 번지는 소란 속에, 피델리오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빛을 잃은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뭐야.’
대체,
이게 뭐야.
몇 번을 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의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피델리오는 광장 한가운데 멍하니 선 채 덜덜 몸을 떨었다.
지금의 상황을 머리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한 시간.
그렇게 두 시간.
그렇게 세 시간.
광장에서 사람들이 빠져나가고, 어둠이 드리워져도 그는 그대로 서 있었다.
이윽고 새벽이 깊어지고 넓은 광장에는 그 홀로 남게 되었다.
-저벅, 저벅.
걸음 소리가 들렸다.
피델리오는 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두 눈이 부릅떠졌다.
“너, 너어….”
날카로운 눈매의 청년.
오강우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의 모습이 보였다.
“너어어어어어어어!!!”
분노가 이성을 갉아먹는다.
피델리오는 눈앞의 청년을 향해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물론,
-퍼억!
“커헉!”
주먹을 내지른 피델리오의 몸이 도리어 뒤로 튕겨 나갔다.
쓰러진 그에게 강우가 다가왔다.
“이야, 네가 루시퍼의 수하였다니. 진짜 상상도 못 한 정체네.”
강우는 양팔을 직각으로 비틀어 ㄴㄱ모양을 만들어내며 탄성을 흘렸다.
피델리오는 입술을 짓씹으며 증오에 찬 눈빛으로 강우를 노려보았다.
“네, 놈…! 그딴 말도 안 되는 거짓을 믿을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하는가!”
“응,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낄낄 웃음을 터트렸다.
퍼억.
바닥에 쓰러진 피델리오의 머리를 거칠게 짓밟았다.
“어차피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거든.”
어딘가, 익숙한 말.
“걔들한테는 진실이 중요한 게 아니지.”
자극적이고, 흥미롭기만 하면 될 뿐이다.
“아….”
피델리오의 표정이 새파랗게 질렸다.
이제야 그는 모든 것을 이해했다.
‘오강우’라는 인간, 아니 악마가 어떤 존재인지 알았다.
“너는.”
피델리오의 몸이 떨렸다.
강우는 방긋 웃었다.
쓰러진 피델리오 앞에 쪼그려 앉았다.
“…….”
피델리오는 고개를 떨궜다.
대체 어떤 방법으로 저렇게 완벽한 분장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누가 승리했냐는 것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죽여라.”
자신은, 패배했다.
어찌 손써볼 도리조차 없이 완벽하게.
“푸흡.”
강우는 웃음을 터트렸다.
쓰러져 있는 피델리오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후려쳤다.
“아니, 뭐 용맹하게 싸우다 패배한 장군 같은 대사를 말하네. 똥 묻은 개새끼처럼 도망 다니던 놈이.”
“크읏.”
피델리오의 표정이 참혹하게 일그러졌다.
강우는 낄낄 웃음을 터트렸다.
“걱정하지 마. 전에도 말했잖아? 안 죽인다고.”
“…날, 살려준다는 말이냐?”
“그럼, 그럼.”
강우는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공포에 잠겼던 피델리오의 눈빛에 한 줄기 희망이 솟은 것이 보였다.
이번에도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은 거겠지.
‘한 번 탈출에 성공했으니까.’
낄낄낄.
강우는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억눌렀다.
좋은 상황이다.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에 희망을 포기하는 것보다,
희망을 간직한 채 아득바득 발버둥 치는 것이 더욱 고통스럽다.
‘그걸 위해서.’
널 풀어준 거니까.
강우는 씩 웃으며 피델리오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그거 알고 있어?”
“뭐, 뭘 말이냐.”
“악마는, 수명이 없다는 거.”
“……?”
“먹지 않아도, 마시지 않아도, 잠들지 않아도 죽지 않는다는 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냐.”
“있잖아.”
음산한, 소름 끼치게 섬뜩한 목소리.
“인간이 악마가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
“커헉! 크하악!”
피델리오의 입에서 고통스러운 비명이 터져 나왔다.
무언가가, 자신의 안으로 흘러들어오고 있었다.
검고, 탁한 기운이.
“머리는 먹고 마시고 잠드는 감각을 기억하는데, 몸은 그렇지 않단 말이지.”
악마의 육체니까.
“인간에서 악마가 된 존재는 뭔가 먹거나, 마시지 않으면 끝없는 공복과 갈증에 시달리게 돼. 그런데 그걸로 죽지는 않지.”
죽고 싶어도, 죽을 것처럼 괴로워도.
죽지 않는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 봐. 그 인간에서 악마가 된 존재가 말이야.”
만약 아무도 올 수 없는 곳에,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곳에.
팔다리가 잘린 채 감금당한다면.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러면….”
끝없는 공복 속에.
끝없는 갈증 속에.
오아시스 없는 사막에 버려진 채.
영원히 이어지는 절망에 빠져.
“영원히 살아가는 거야.”
피델리오는 움찔 몸을 떨었다.
고개를 들었다.
“아….”
검은자위에 황금빛 눈동자.
가로로 찢어진 염소의 동공.
그가 올려다본 곳에는.
악마가,
있었다.
“축하해, 피델리오.”
늙어 죽을 일은 없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