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Returned 10,000 Years Later RAW novel - Chapter (368)
만 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 369화
가면을 벗을 때다 (1)
대륙 최북단.
바다 위에 떠 있는 새하얀 부유섬.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며 찬란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었을 부유섬은 검은 연기와 잿더미로 인해 잿빛으로 뒤덮여 있었다.
“크읏!”
산탄젤로의 처참한 모습에 우리엘은 입술을 잘근거렸다.
주먹을 움켜쥔 채,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참고 있는 것이 보였다.
“처참하군요.”
강우는 고개를 돌리며 폐허가 된 산탄젤로를 둘러보았다.
산탄젤로를 습격한 고대 마물들은 얼추 다 정리가 끝난 모양이지만, 아직 끔찍했던 전투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허물어진 벽을 뛰어넘으며 주변을 살폈다.
강우가 굳이 산탄젤로까지 찾아온 목적은 두 가지.
하나는 미카엘에게 말했듯 습격 상황을 살피며 단서를 얻기 위함이었고,
다른 하나는.
“산탄젤로를 습격했다는 마물들의 시체는 어디에 있습니까?”
아깝게 남은 먹거리들을 남김없이 먹어치우기 위함이었다.
워낙 경지가 높아진 탓에 어지간한 먹잇감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 대상이 고대 마물이라면 얘기가 또 다르다.
‘이왕이면 고통의 성좌를 소화시킬 때 같이 하면 더 편하지.’
포식의 권능에 뜯어먹힌 고통의 성좌는 아직 그의 힘과 양분으로 흡수되지 않았다.
고통의 성좌를 포식하자마자 미카엘이 나타난 탓에 ‘소화’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
이왕이면 번거롭게 나눌 필요 없이 고대 마물들까지 한 번에 소화시키는 게 낫다.
“아마 지금쯤 가브리엘양이 마물들의 시체를 한곳으로 모으고 있을 겁니다.”
“그렇군요.”
가브리엘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물들의 시체를 하나로 모으고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었다.
귀찮음이 덜어졌다.
“일단 루시퍼가 습격한 곳부터 안내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아직 마물들의 시체를 모으고 있는 도중이라고 하니 조금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사이 첫 번째 목적을 처리하는 게 낫다.
강우는 미카엘을 따라 마신의 유산이 보관되었던 장소로 향했다.
“이곳입니다.”
숨 막힐 정도로 거대한 성력이 느껴지는 공간.
돔 형태로 만들어진 지하 보관소에 발을 디딘 순간.
“크윽!”
강우는 왼쪽 가슴을 움켜쥔 채 몸을 웅크렸다.
‘뭐야 이거,’
온몸이 타는 듯 뜨겁다.
피에 섞인 마기가 발작을 일으키는 듯, 마기 제어력을 넘어선 거친 마기의 움직임이 내부를 휘저었다.
강우의 표정이 거칠게 일그러졌다.
‘마신의 유산을 봉인하고 있던 장소라고 했나.’
아무래도 이 공간에 가득 차 있는 성력이 잠들어 있는 마신의 힘을 자극한 모양.
심연 속에 짓눌려 있던 마신이 발작을 일으키듯 몸을 뒤트는 것이 느껴졌다.
-아, 아아아아아!
‘입 닥치고 있어, 인마.’
날뛰는 마신의 기운을 억지로 가라앉힌다.
몇 번 숨을 고르자 점차 마신의 목소리가 희미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왜 그러십니까?”
“강우, 무슨 일이야?”
미카엘과 우리엘이 강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뇨. 아까 전 루시퍼에게 당한 상처가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고통스럽다는 듯 표정을 찡그리며 답했다.
미카엘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용신의 보은을 사용해도 그 정도라니. 많이 위독하셨었군요.”
“요, 용신의 보은이요?!”
용신의 보은을 사용했다는 말에 우리엘이 깜짝 놀랐다.
미카엘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이아 님의 권속이 죽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었으니까요,”
“미카엘 님….”
우리엘은 감동받았다는 듯 눈물까지 글썽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미카엘이 그에게 건네준 물약이 생각 이상으로 귀중한 보물이었던 모양.
‘하긴.’
절댓값으로 스탯을 올려주는 것은 신의 축복 정도 외에는 없다.
거기에 더해 마력의 제어력과 질, 용언 마법까지 터득할 수 있으니 보물도 그런 보물이 없을 것이다.
‘마력의 제어력이 늘어난 건 큰 의미가 없지만.’
그의 힘의 근간을 이루는 것이 마력이 아니기 때문은 아니었다.
마기건, 마력이건, 성력이건.
개인의 의지와 성질이 담긴 ‘힘’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동일했다.
원래라면 마력의 제어력이 오른다면 마기의 제어력도 자연스럽게 따라 올라야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오르지 않았다는 건.’
생각할 수 있는 가능성은 하나밖에 없다.
‘용신인지 뭔지의 보은으로 오를 수준이 아니라는 거지.’
딱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제어력이 무슨 덧셈 뺄셈하듯 딱딱 더하고 빠지는 것이 아니니까.
한설아와 함께 있으면서 그의 마기 제어력은 경이로운 수준을 넘어 이질적인 경지에 올라섰다.
영약을 먹었다고 오를 수준이 아니다.
‘뭐, 그래도.’
수확이 없지는 않다.
일단 절댓값으로 스탯이 올랐으니, 다룰 수 있는 마기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물론 성력과 마력까지 한 번에 올랐다.
‘다른 스탯도 이제 좀 높아졌네.’
더 이상 스탯이라는 것이 의미 없는 경지에 도달해 있지만, 그럼에도 성장한다는 것은 썩 좋은 기분이었다.
‘용언 마법이라는 것도 나중에 연구해 봐야겠네.’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찾기 힘들다고 해도 에키드나에게 도움을 줄 만한 것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후우. 이제 완전히 괜찮아졌습니다.”
생각을 마친 강우는 몸을 일으켰다.
우리엘의 표정에 안도가 번졌다.
강우는 픽 웃으며 우리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고 주변을 살폈다.
처음 들어왔을 때 마신이 발작을 일으키느라 못했지만 주변 곳곳에 전투의 흔적이 가득했다.
‘이건.’
강우의 눈이 가늘어졌다.
전투의 흔적에서 많은 정보를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한가지 건진 것이 있다면.
‘적어도 고통의 성좌가 유산을 턴 건 아니었군.’
곳곳에 새겨진 흔적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고통의 성좌는 이런 흔적을 만들어 낼 수 없다.
마신이 발작을 일으킬 정도로 막대한 성력으로 보호받고 있는 곳에 이 정도의 흔적으로 만들려면.
“응? 왜 갑자기 웃어? 뭐 알아낸 거라도 있어?”
우리엘이 물었다.
강우는 자기도 모르게 올라간 입가를 내리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냐.”
쿵쿵.
심장이 벌렁인다.
강렬한 허기가 배를 옥죈다.
입가에 고인 침이, 무심코 흘러내릴 것 같았다.
당장 계획이고 뭐고 집어 치워 버리고 유산을 털어간 범인을 쫓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참아야지.’
깊게 숨을 들이쉰다.
끓어오르는 욕망의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여기서 욕망에 눈이 멀어 움직이게 된다면, 그 결과는 불보듯 뻔하다.
‘신성을 다루지 못하는 게 너무 커.’
고통의 성좌 정도는 신성의 차이를 무시한 양의 마기로 극복했다.
하지만 이 정도 흔적을 만들 정도라면, 단순한 양으로는 승부할 수 없을 것이다.
‘세 가지 정도 되려나.’
그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
신성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닌 존재를 상대로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
‘개문을 사용하거나.’
기각이다.
개문의 리스크는 지나칠 정도로 크다.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옳다.
‘그러면 심연 쪽의 마기나 혼돈 계열 기술을 사용하는 건데.’
어느 쪽이건 만족스럽지 않다.
심연 쪽의 마기는 다룰 수 있다고는 하나 제한적이고, 혼돈 계열 기술은 리스크가 만만치 않다.
완벽하게 다룰 수 없는 힘은 때로는 적보다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
‘신성을 다룰 수 있게 되는 게 가장 좋은데.’
강우는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그에게 신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만마전의 깊은 곳에는 이제까지 그가 잡아먹은 신격을 지닌 존재들이 잠들어 있다.
아니, 다른 것은 다 제쳐두더라도 마신의 신격이 녹아있다.
신성이 없을 리가 없다.
‘다루지 못하는 게 문제지만.’
신성을 다루기 위해서는 그도 ‘신격’을 획득할 수밖에 없다.
‘마신이 되는 길을 완료할 수밖에 없나.’
남은 조건은 하나.
하(下)급 혼돈 계열 기술만 얻게 된다면, 그는 신격을 얻을 수 있다.
‘당장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그렇다면, 지금 바로 유산을 훔쳐간 악의 성좌의 뒤를 쫓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지금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할 때였다.
“딱히 건질만 한 정보는 없는 것 같네요.”
“…그렇습니까.”
미카엘이 아쉽다는 듯 표정을 굳혔다.
강우는 그에게 몸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아, 예. 무엇입니까?”
“미카엘 님은 신계(神界)의 신들과 어느 정도 연락이 가능하시지 않습니까?”
그는 가이아를 비롯한 타차원의 신들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신계의 신들과 연락할 수 있다는 수단이 존재할 것이다.
“그렇습니다.”
기대했던 대로, 미카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혹시 그럼 하이엘프와도 연락이 가능합니까?”
“아뇨. 그분들은 신계와는 또 다른 곳에 계시기 때문에 제가 따로 연락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렇군요.”
덤덤히 고개를 끄덕인다.
딱히 실망스럽지는 않았다.
더글라스를 통해 현재 하이엘프와 소통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고 들었으니까.
설사 그것이 천사들의 수장이나 다른 신들이라고 해도.
‘과연 언제까지 아무도 모르는 곳에 처박혀 숨어 있을 수 있을까.’
강우는 입가를 올리며 그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찾을 수 없다면, 그들이 기어 나오게 만드는 수밖에.
그를 위한 준비는 이미 거의 다 갖춰졌다.
‘오히려 이번 일로 인해.’
수고가 줄었다.
산탄젤로를 습격해 천사들을 학살하고, 마신의 유산을 훔쳐가다니.
‘이 정도 명분은 만들기도 힘들지.’
여러모로 좋은 기회다.
이 기회를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신계에 계신 신들과 연락이 가능하시다면,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부탁이요?”
미카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우는 짙게 웃었다.
‘놈들을 도와주는 꼴이라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쩌겠는가.
루시퍼를 범인으로 몰고 가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제 부탁은….”
* * *
메마른 대지.
피를 연상케 하는 붉은 모래가 깔린 곳에 붉은 가면의 존재가 우뚝 서 있었다.
그는 허공을 응시하듯 어느 한쪽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저벅, 저벅.
가만히 서 있는 그에게 누군가가 걸어왔다.
치렁치렁 흔들리는 검은 촉수. 끝에서 뚝뚝 떨어지는 노란 고름이 사방에 튄다.
거미를 연상케 하는 8개의 눈동자가 요염한 빛으로 빛났다.
“들었어? 고통의 성좌가 죽었다고 하더라고.”
야릇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검은 촉수를 지닌 여인은 뱀처럼 긴 혓바닥을 내밀어 입술을 핥았다.
색욕의 성좌.
서큐버스라는 절대적인 미(美)를 지닌 악마들을 탄생시킨 존재.
음마(陰魔)들의 신, 프로세르핀.
그녀의 외모는 일반적인 서큐버스 따위와는 격이 다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물론,
악마 기준으로.
“들었다.”
붉은 가면 사이로 무기질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마치 감정이라는 것이 모두 사라진 듯한, 딱딱한 목소리.
“흐응.”
프로세르핀은 즐겁다는 듯 콧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었다.
아슬아슬하게 몸을 가린 천이 흘러내렸다.
“미카엘이 죽였겠지?”
“그럴 것이다.”
“후훗. 이제 어쩐다? 미카엘이 우리들의 존재를 알아버렸는데.”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붉은 가면의 사내는 덤덤히 답했다.
“상관없다.”
그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살아있는 생명처럼 꿈틀거리는 어둠.
“아니, 오히려 좋다고 할 수 있지.”
나지막이 말을 이었다.
“어차피 우리들의 존재를 슬슬 드러낼 참이었으니까 말이야.”
“흐응. 굳이 왜? 이제까지는 어디 함부로 돌아다니지도 못하게 해놓고선.”
“상황이 변했다.”
붉은 가면의 사내가 꿈틀거리는 어둠을 들어 올렸다.
“이제는… 공포(恐怖)가 필요할 때다.”
악의 성좌들에 대한.
그들의 존재에 대한 공포를 키울 때였다.
인간, 천사, 신.
그 모두가 마신(魔神)의 이름 앞에 공포에 질려야 한다.
애처롭게 떨며, 머리를 바닥에 처박아야 한다.
그래야만.
“바울리 님을 부활시킬 수 있다.”
대륙 전체에 드리워진 공포의 감정.
그 막대한 부(否)의 감정을 흡수해야지만, ‘유산’을 완성시킬 수 있었다.
“그것을 위해서라도 공포는 우리를 향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의미가 없다.
부(否)의 감정을 흡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신(魔神)을 향한 공포가 필요하다.
한때 마신의 편에 서서 무수한 존재를 학살한 악의 성좌라면, 마신을 향한 공포를 퍼트리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고통의 성좌를 제물로 던진 거야?”
프로세르핀은 짙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후훗. 나, 알고 있다고? 네가 고통의 성좌의 신격을 봉인했다는 걸.”
“…….”
붉은 가면의 사내는 아무 대답 없이 몸을 돌렸다.
꺄하하, 프로세르핀이 웃음을 터트렸다.
“뭐, 나도 그 자식 별로 마음에 안 들었으니까 상관없는데 말이야.”
천천히 그에게 다가와, 검은 촉수를 뻗어 요염하게 그의 가슴을 더듬는다.
“나한테 그러면 가만 안 둘 거야?”
찡긋.
4개의 눈을 감으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귀여운 목소리와 달리 그 안에 담긴 짙은 살기는 숨이 막힐 정도.
붉은 가면은 사내는 이번에도 답하지 않았다.
그는 프로세르핀을 지나쳐, 넓게 펼쳐진 붉은 대지 위에 섰다.
“자.”
붉은 대지를 향해 양팔을 벌렸다.
“성좌(星座)의 자식들이여.”
쿠르르르륵.
붉은 대지가 출렁인다.
모래가 솟구치며 붉은 악마 가면을 쓴 괴물들의 모습이 하나둘씩 드러난다.
수십, 수백, 수천.
붉은 대지를 가득 채울 정도로 엄청난 숫자의 마물들.
신화의 시절.
마신이 만들어낸 군세들.
붉은 가면의 사내는 마물들을 향해 나지막이 말했다.
“가면을 벗을 때다.”
공포를.
헤어나올 수 없는 절망(絶望)으로.
온 세계를 집어삼킬 시간이다.
붉은 가면의 사내는 천천히 손을 뻗어 가면을 잡았다.
가면을 벗는다.
얼굴을 가로지르는 흉측한 검상(劍傷)이 새겨진 사내의 얼굴이 드러났다.
창백한 피부와 눈가에 깔린 짙은 보랏빛 다크써클.
전신에서 흘러나오는 끔찍한 사기(死氣)에 구천지옥의 대지마저 검게 물들어 썩어버렸다.
태무극.
한때 천룡(天龍)이라 불리며 가이아, 세라핌과 함께 마신을 죽였던 영웅 중 하나.
그리고.
이제는 절망(絶望)의 성좌 불리게 된 존재.
“신들의 반응은 어떻지?”
태무극은 멍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는 소년에게 다가갔다.
미카엘은 신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존재.
악의 성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정보는 바로 신들의 귀에 들어갈 것이다.
“신들은….”
멍한 눈빛의 소년이 말을 이었다.
“분노하고 있어.”
태무극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기질적인 표정에서 입꼬리만 슬쩍 올라간다.
‘분노라.’
악의 성좌에 대한, 마신에 대한 분노.
‘하지만 곧.’
그 분노는 절망이 될 것이다.
절망은 공포가 되어, 마신의 유산을 키우는 양분이 될 것이다.
“그래. 지금 마음껏 분노를 불태우라고 해….”
“신들은… 루시퍼에게, 분노하고 있어.”
어?
“미카엘이 신들에게 말했어… 산탄젤로를 습격하고, 유산을 훔쳐간 범인은 루시퍼라고.”
걔가 한 거 아닌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