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er Who Returned 10,000 Years Later RAW novel - Chapter (45)
만 년 만에 귀환한 플레이어 46화
에키드나(2)
[5차 각성 특성: 마물의 주인(Rank: S)]효과: 다른 차원의 마물을 소환합니다. 소환자가 소환할 때 사용한 마기의 양에 따라서 더 강력한 마물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소환된 마물은 소환자를 주인으로 인식합니다.
*마물 소환은 3개월에 한 번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드디어 이걸 사용할 수 있겠군.’
강우는 이번에 새롭게 개화한 5차 각성 특성을 바라보며 기대감에 찬 표정을 지었다.
마물을 소환하여 자신의 소환수로 만들 수 있는 특성.
어떤 마물을 소환하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가 크게 변하는 특성이었다.
‘사실 부에르만 소환해서 소환수로 부려도 엄청나지만….’
부에르가 가진 힘은 어지간한 7차 각성 플레이어를 상대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좀 아쉽지.’
강우의 눈에 욕망의 빛이 일렁였다.
마물은 한 번 소환하면 3개월간 다른 마물을 소환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철저한 준비를 통해 현 상황에서 소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마물을 소환하는 게 정답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이것도 얻은 거고.”
강우는 주머니 속에 들은 S급 게이트 출입허가증을 만졌다.
그가 바로 마물을 소환하지 않고 S급 게이트 출입허가증을 기다린 이유는 하나였다.
‘균열의 파편은 게이트 안에서 나타났어.’
균열의 파편만이 아니었다.
강우 자신만 하더라도 처음 지구에 도착했을 때 바로 지구로 온 것이 아닌 게이트에 먼저 도착했다.
‘게이트는 다른 차원과 지구 사이에 있는 일종의 다리일 가능성이 있어.’
그렇지 않았다면 지옥의 마물들이 바로 지구로 오는 것이 아닌 게이트에 등장하는 것이 설명되지 않았다.
‘그리고 게이트의 등급이 높을수록 더 강력한 존재가 넘어온다.’
이것은 부에르를 잡으면서 확신할 수 있게 된 사실이었다.
물론, 만약 그 가설대로라면 강우라는 지옥의 절대자가 E급 게이트로 오게 된 것은 이상했다.
‘아니, 아예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지.’
강우는 지구로 건너오며 봉인된 자신의 힘을 떠올렸다.
지금이야 레벨 업을 통해 만마전의 봉인을 약화시키고 몬스터들에게서 마기를 흡수하며 어느 정도 강력한 힘을 손에 넣었지만 지구로 온 직후에는 굉장히 약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때를 기준으로 한다면 E급 게이트에 자신이 오게 된 것도 이상하지 않았다.
‘어쨌든, 강력한 마물이 상위 등급 게이트에 나타난다는 건 확실해.’
그렇다면 강력한 마물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높은 등급의 게이트 안으로 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의미였다.
“S급이라….”
강우는 자신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차연주의 얼굴을 떠올렸다.
S급 게이트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게이트였다.
게이트가 있는 위치는 수원과 포항. 국내 전체를 통틀어도 두 곳밖에 없었다.
‘SS급 이상 게이트도 해외에는 있다고 들었는데.’
마음 같아서는 SS급 이상 게이트에 가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불가능했다.
SS급 이상 게이트는 해외에 있었고, 그 게이트가 위치한 곳은 너무 강력한 몬스터들 때문에 근처에 가는 것도 출입이 통제되어 있었다.
대표적인 예로는 일본의 홋카이도, 중국의 상하이가 있었다.
그 두 지역은 완전히 몬스터들에게 점령당해 사람이 들어가기는커녕 그 지역 밖으로 나오려는 몬스터를 막아내기에 급급하다고 들었다.
‘결국 현실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게이트 중에 가장 높은 등급은 S란 거지.’
강우는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인외(人外)의 장소가 된 그곳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주차장으로 향했다.
-찰칵.
“역시 차가 있는 게 훨씬 편하네.”
부에르를 잡은 강우는 차연주에게 부탁해 따로 차를 하나 지급받았다.
물론, 차연주가 타는 것처럼 초고가의 외제차는 아니었다.
‘그래도 몇 억은 넘는 차라고 하던데.’
처음 받을 때 벤츠의 무슨 모델이라고 설명을 들었긴 했지만 자동차 브랜드에 전혀 관심이 없는 그의 입장에선 일단 굴러가기만 하면 다 똑같은 자동차로 보였다,
강우는 차문을 열고 운전대를 잡았다.
S급 게이트 출입허가증이 나오는 동안 시간을 내어 면허를 따뒀기 때문에 운전을 하는데 곤란한 점은 없었다.
-띠링.
[목적지 수원 화서역으로 안내하겠습니다.]강우는 내비게이션을 키고는 차를 몰아 수원에 위치한 S급 게이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역시 S급 게이트인가.’
S급 게이트 주변에는 C급, B급 게이트과는 다르게 플레이어의 모습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정부부대로 보이는 군인들이 대거 게이트 주변에 포진해 있을 뿐이었다.
‘이곳에 화랑부대 1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했었지.’
국가 소속 플레이어 부대 화랑.
그들의 1군, 2군은 각각 S급 게이트 주변에서 혹시 게이트 밖으로 몬스터가 나오지 않나 24시간 감시하고 있었다.
“출입 허가증이 확인되었습니다.”
강우는 입구를 지키고 있는 화랑부대원 한 명에게 출입허가증을 내민 후 S급 게이트 안으로 들어갔다.
“호오.”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 강우의 입에서 짧은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S급 게이트 안에는 거대한 호수가 있었고, 그 호수를 둘러싸듯 높게 솟은 암석들이 세워져 있었다.
만약 이곳이 S급 몬스터들이 출몰하는 지역이 아니었다면 휴양지로 사용해도 괜찮을 정도로 아름다운 장소였다.
“엄청 넓네.”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게이트.
정확한 넓이는 알 수 없었지만 확실히 저급 게이트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넓이였다.
‘서울 크기 정도 된다고 했던가.’
강우는 차연주에게서 들은 정보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주시자의 권능을 사용했다.
몬스터를 피해 으슥한 암벽 사이로 들어간 그는 마물을 소환할 준비를 했다.
‘마물이라.’
강우는 이번에 사냥했던 부에르를 떠올렸다.
마물의 기본적인 신체 스펙은 같은 등급 지옥의 사는 악마보다 강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지성이 있는 악마와 지성이라는 것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마물의 차이는 명백했다.
인간이 사자, 호랑이에 비해 나약한 신체를 가지고 있지만 지구를 지배했듯, 결국 지옥을 다스린 것은 마물이 아닌 악마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마물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건 엄청난 메리트지.’
마물이라는 맹수를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마물의 치명적인 단점인 지성의 부재를 커버할 수 있었다.
‘목표는 케로베로스.’
케로베로스.
삼천지옥 최강의 포식자로 사천, 오천지옥에 있는 악마들도 감히 상대하지 못하는 마물이었다.
“시작해 볼까.”
강우는 천천히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우우우우우웅!!!
그의 몸에서 강렬한 마기가 뿜어져 나왔다.
강우는 지금 그가 다룰 수 있는 한계까지 마기를 끌어올렸다.
“후우, 후우.”
강우의 이마를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강렬한 마기의 발산에 주변에 폭풍이 몰아치듯 바람이 휘몰아쳤다.
-콰드드득!!
마기의 기운을 이기지 못한 지반이 섬뜩한 소리와 함께 어긋나기 시작했다.
강우가 밟고 있는 땅이 가뭄에 메마른 땅처럼 갈라졌다.
‘지금!’
마기가 정점에 도달했을 때, 강우는 품고 있는 모든 마기를 쏟아 부어 특성의 힘을 발휘했다.
-띠링.
[5차 각성 특성 마물 소환(Rank: S)을 시행합니다.] [소환을 위한 균열을 만들어냅니다.]푸른색 메시지창과 함께 마치 유리창이 깨지듯 허공에 금이 만들어졌다.
허공에 만들어진 금은 점점 더 그 크기를 키우더니 이내 20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의 푸른색 게이트로 변했다.
“푸른색…?”
소환에 집중하고 있던 강우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당황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기본적으로 모든 게이트는 백색과 회색, 검은색을 띄고 있었다.
푸른색을 띄고 있는 게이트는 이제까지 어디에서도 나타났다는 정보가 없었다.
‘실패한 건가?’
강우는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게이트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마기는 착실히 게이트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실패했다는 메시지창이 떠오른 것도 아니었다.
-띠링.
[소환에 필요한 균열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만마전(Rank: ???)에 속한 마기의 영향으로 더욱 깊은 균열을 만들었습니다.] [가이아 시스템의 기능 손실로 인해 ‘외계(外界)’로의 연결을 차단하지 못했습니다.] [에르노어 대륙으로 통하는 차원 게이트가 열렸습니다.]“뭐…?”
강우는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에르노어 대륙이 어디야.’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메시지에 강우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마물을 소환합니다.]20미터에 달하는 푸른색 게이트에서 강렬한 빛이 쏟아져 나왔다.
주변을 가득 채우던 강렬한 빛이 점차 수그러들며 소환된 마물의 모습이 드러났다.
“뭐야, 이건….”
소환된 마물의 모습을 본 강우의 입에서 당황스러운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검은색 비늘.
등에 돋은 두 장의 날개.
선홍색으로 빛나는 파충류의 눈동자.
“드래곤?”
푸른색 게이트에서 나타난 마물의 정체는 20여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드래곤이었다.
-띠링.
[마물 소환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마룡 카르가스의 딸, 해츨링 드래곤 ‘에키드나(Rank: S)’가 당신의 소환수로 등록되었습니다.] [소환한 소환수는 플레이어 오강우를 주인으로 인식합니다. 단, 충성도가 하락할 시 소환수는 소환자에게 적대적인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강우는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창을 바라보며 굳게 입을 다물었다.
에키드나라고 불린 자신의 소환수를 바라보는 그의 표정은 거칠게 일그러져 있었다.
해츨링 드래곤이 자신의 소환수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가 표정을 구긴 이유는 그 해츨링 드래곤의 현재 상태 때문이었다.
[후욱. 후욱….]당장에라도 끊어질 것처럼 가느다란 숨결.
날카로운 도검에 베인 것처럼 크게 벌어져 있는 비늘.
그 비늘 사이로 보이는 붉은색 살점.
전신이 난자당한 에키드나는 검붉은 피를 끊임없이 쏟아내고 있었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야.’
특성의 힘으로 소환한 소환수가 초죽음 상태가 되어서 소환됐다.
강우는 이해할 수 없는 지금 상황에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에키드나에게 다가갔다.
-척, 척, 척.
그때, 에키드나가 소환된 이후에도 계속 남아 있는 푸른색 게이트를 통해 몇몇 사람이 걸어 나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엉…?”
강우는 게이트를 통해 나타난 사람들을 바라보며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게이트를 통해 나타난 사람들의 숫자는 5명.
그들은 마치 격전을 치른 것처럼 전신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
그들 중 선두에 서 있는 금발 청년이 강우를 발견하고는 다급히 손을 휘젓기 시작했다.
‘뭔 말을 하는 거야.’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소리치는 그들을 바라보며 강우는 눈살을 찌푸렸다.
강우는 언어가 통하지 않는 대상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통언(通言)의 권능을 사용했다.
권능을 사용하자 외계어처럼 들리던 그들의 목소리가 강우가 이해될 수 있는 언어로 번역되어 귓가에 들려오기 시작했다.
“위험합니다! 어서 그 사악한 마룡에게서 떨어지세요!”
금발 청년의 외침에 강우의 표정이 한층 더 복잡해졌다.
‘뭐야, 이 새끼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