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stop our Pope RAW novel - Chapter (266)
5.
우리 교단이 파주의 소요 사태를 빠르게 진압한 후, 전국적으로 소요 사태 진압이 시작되었다.
자현이를 비롯한 정부의 병력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소집 명령에 응한 길드 소속의 각성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디멘션 오프닝 이후로 유례가 없던 소요 사태.
백명교가 짧은 시간 동안 흩뿌렸던 마약은, 그대로 재앙이 되어 대한민국을 휩쓸기 시작했다.
「백명교가 일으킨 사상 초유의 소요 사태!」
「사회에서 소외된 자들에게 내밀어진 독약.」
「최전선에서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리멘 교단과 김시우 교황!」
언론들은 이번 사태에 집중했다.
그리고 외신들 역시 이번 사태를 집중 보도했었지만, 외신들은 다른 곳에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왜냐하면 전 세계를 집어삼킬 대형 이슈가 중동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들, 지하드 선포!」
「고대 신들을 숭배하는 자들이 이슬람 국가들을 침공하기 시작했으며, 이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아랍 연합이 논의되고 있다.」
제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지도 모르는 거대한 전쟁의 서막.
기존의 유니온과 유럽 연합의 전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스케일의 전쟁이 발발했다.
중동 전체를 잡아먹을 스케일의 전쟁.
위험성이 얼마나 끔찍했냐면, 항상 이슬람권 국가들이랑 싸워 오던 이스라엘마저도 이슬람 국가들과 공동전선을 형성하겠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였다.
“……이 새끼들 진짜.”
툭.
나는 내 손에 잡혀 있던 백명교의 신도 한 명을 앞에 던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곳은 대구.
한때 어느 사이비 종교의 본단으로 불렸던 곳이지만, 지금은 백명교에 의해 완벽하게 세뇌된 희생자들이 모여 있던 곳.
우리 교단에 할당된 마지막 소요 사태 지역이기도 했다.
도심 한복판이라서 그럴까?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미처 대피하지 못한 시민들 몇몇이 본인들의 스마트폰으로 이곳을 촬영하고 있었다.
“전투 끝났네?”
“말했지. 김시우 등장했으니까 안전하다고.”
“와, 이거 SNS에 올리면 좋아요를…….”
몇몇 시민들은 겁이 없는 건지, 아니면 정신머리가 없는 건지.
시체들이 널브러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흥미롭다는 듯이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이어 나갔다.
그 꼴이 정말, 너무나도 역겨웠다.
“찍지 마십쇼!”
“비켜 주세요! 부상자들 이송해야 합니다!”
정부 쪽의 인원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이곳에 파견된 인력만으로 그 많은 시민들을 통제하기는 힘들었다.
참 이질적인 장면이었다.
누군가는 소매를 걷은 채로 나와서 의료진과 우리 교단의 사제들을 돕고 있었고, 또 누군가는 저렇게 폰을 들고 방관을 하고 있었다.
“역하네.”
역한 기분이 드는 것은 왜일까?
오늘 내가 하루 종일 소요 사태를 진압하러 다니면서 정신적으로 피로감이 쌓였던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 펴면서 천천히 시민들을 향해 다가갔다.
그러자 촬영을 이어 나가고 있던 시민들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
“멋있어요.”
“와, 손 좀 흔들어 주세요!”
짜증이 순간적으로 치솟는다.
그러나 그들에게 짜증을 풀 순 없는 노릇이다. 대신에 나는 그들이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전부 빼앗아 버렸다.
콰지지직.
그리고 그 스마트폰들을 발로 밟으면서 말했다.
“여러분들은 비켜 달라는 말을 도대체 뭘로 듣습니까? 앞에 안 보여요?”
순간 벙찌는 시민들.
그러나 잠시 후, 그들 중 몇몇은 인상을 찡그리면서 소리쳤다.
“말로 하면 되지, 폰을 왜 부숴요?”
“인터넷에서는 착한 척하더니만, 이제 보니까 그냥 양아치네. 경찰 아저씨, 여기요!”
잠시 후, 현장 관리를 도맡고 있던 경찰들이 이쪽으로 달려왔다.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김시우 교황님, 이제부터 이곳은 저희가…….”
“통제 제대로 안 합니까? ”
“죄, 죄송합니다!”
나는 나를 향해 연신 고개를 숙이는 경찰관들을 향해 작게 숨을 뱉어 냈다.
그래, 저 경찰관들도 정신없을 텐데 따져서 뭐 해?
대신에 나는 지시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는 시민들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아, 실수. 손이랑 발이 동시에 미끄러져 버렸네?”
“지금 무슨…….”
“저희 교단 측에 손해배상 청구해 주세요. 아시겠죠?”
누군가의 불행은 구경거리가 아니다.
적어도 나는 이 꼴을 보고 그냥 지나칠 성격은 아니라서 말이야.
“돌아가는 대로 이쪽 경찰청장한테 불만 제기해. 현장 통제 이따위로 할 거냐고.”
“예, 성하.”
“그리고 저 사람들이 진짜로 손해배상 청구하면 그냥 뒤로 미뤄. 오케이? 10년 뒤까지 그냥 끌어 버려.”
나는 짜증을 내면서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리고 우리 교단의 병력이 대기 중인 곳을 향해 걸으면서 질문을 이어 갔다.
“다른 쪽 상황은?”
“모든 소요 사태가 성공적으로 진압되었고, 피해 규모가 집계 중입니다. 피해 규모가 저희가 당초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큽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던 소요 사태.
그중에는 이곳 대구뿐만 아니라, 인구가 집중된 지역에서 발생한 경우가 꽤 많았다.
당연히 민간인 피해가 큰 지역도 존재했다.
비극적인 참사.
이 모든 것이 백명교, 그 새끼들에 의해 벌어진 짓이다.
백명교를 다시 대한민국으로 받아들인 영수증치고는 너무 과했다.
“지금으로부터 2시간 전, 청와대의 공식 성명이 있었습니다. 백명교를 반국가단체로 지정하며, 백명교와 관련된 모든 것에 내란죄를 적용하도록 하겠다. 이상입니다.”
레오가 새로운 정보를 나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이미 각 지역에서 백명교와 연관된 증거들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백명교 놈들은 더 이상 숨길 생각이 없어 보였다.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부터 시작해서, 각 지역의 혼란 상황까지.
녀석들은 무언가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듯 보였다.
“서둘러 움직여. 3기 교육생들의 훈련에 박차를 가해라.”
현재, 성지의 대장간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다.
정화자와의 전쟁이 아니었기에 천벌 미사일의 생산량은 줄어들었지만, 천벌 쪽에 쏠려 있던 역량 대부분이 장비 생산에 집중되었다.
3기 교육생들을 지켜 줄 장비를 뽑아내기 위해서 말이다.
“백명교의 본대는 어디에 있지?”
내 질문에 레오 대신 루나가 대답했다.
“강릉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강릉?”
“네.”
“하.”
여차하면 더욱 북상을 해서 잃어버린 땅 쪽으로 숨어 버리겠다는 속셈인 것 같은데…….
그렇게 놔둘 수야 없지.
나는 곧바로 전화기를 꺼내서 서 대통령에게 전화를 넣었다.
-예, 김시우 교황님.
“백명교 측에서 잃어버린 땅 쪽으로 도주하려는 낌새가 보입니다.”
-구 휴전선 일대에 병력을 강화시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해군도 동해 쪽으로 파견하겠습니다.
“예, 감사합니다.”
백명교 새끼들은 여전히 바뀐 게 없다.
불리하니까 잃어버린 땅으로 도주하려는 거 봐라.
예상되는 수단은 육로로 도망치거나, 아니면 밀항을 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말이지.
녀석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는 없다.
“가용 병력 전부 모아서 개성 전초기지 쪽으로 집결시킨다. 개성에서 동진하여 백명교의 도주로를 차단한다.”
“알겠습니다.”
내가 뒤끝 하나는 자신 있거든.
나는 몸을 가볍게 풀면서 빠르게 움직였다.
아직 우리들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6.
정부의 움직임은 신속했다.
해군과 해경을 동원하여 밀항을 원천에 봉쇄하였으며, 결국 백명교 놈들은 예상대로 동해안을 타고 북상을 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이미 정부 측에 충돌을 최대한 양해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정부 측의 병력이 백명교와 정면충돌해서 좋은 건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 정부가 보유한 가장 날카로운 칼 한 자루는 빌렸다.
“형님이 부탁하시면 어디든지 가죠.”
“이곳저곳 불려 다니느라 고생이 많다, 자현아.”
“별말씀을.”
딱 자현이만 빌렸다.
나머지 인원들은 기동력만 저하시킬 뿐이다.
게다가 소요 사태 이후, 혼란스러워진 내부 상황을 정리해야 했기 때문에 정부의 인력이 너무나도 부족한 상황이다.
그래서 그냥 자현이만 요청했고, 정부에서도 순순히 내 요청을 받아들였다.
“여기가 금강산인가?”
자현이는 어둠이 내려앉은 산을 둘러보면서 작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언제 한번 금강산 놀러 와 보는 게 소원이었습니다.”
“소원이 참 많아?”
“소원도 다다익선이죠, 뭐. 많을수록 좋잖아요?”
가장 최근에 수복한 지역 중 하나인 금강산.
기존에는 언데드들이 숨어서 게릴라를 이어 나가고 있던 지역이었으나 한 달 전에 완벽하게 통제권을 되찾았다.
가장 최근에 되찾은 지역임과 동시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기도 했다.
“길드 연합 쪽에서는 백명교의 뒤에서 압박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작전에 참가한 측과 소통을 맡고 있는 레오가 나에게 말했다.
작전의 요지는 간단하다.
우리가 앞에서 백명교를 가로막고, 뒤에서는 대형 길드에 소속된 인원들이 포위를 하는 것.
일종의 샌드위치 작전이라고 보면 된다.
나는 레오의 말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백명교 본대의 위치는?”
“20분 후면 선두가 보일 겁니다.”
“대교구장이 포함되어 있는지는 확인되었어?”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성기사 500명. 사제 400명 규모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지에서 모집한 광신도들이 그들의 뒤를 따르고 있습니다. 총 2천을 넘는 병력입니다.”
“놈들도 긁어모으니까 숫자가 꽤 많네.”
“중국 북부에는 수십 배가 넘는 병력이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중국과의 국경선 쪽은 어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습니다.”
중국 쪽에서 이제 어떻게 나올지 예상할 수가 없었다.
백명교에게 많은 실권을 넘겨준 상황.
최악의 경우에는 녀석들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서 싸움을 걸어올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미 중동 전쟁 발발로 인해서 정세가 혼란스러운 상황이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백명교 놈들을 여기서 제거해야만 한다.
이 녀석들이 잃어버린 땅 내부로 들어가는 순간, 대한민국은 몸속에 폭탄을 안고 가는 꼴이 되어 버리니까.
“소요 사태를 진압하면서 느꼈겠지만, 신성력의 장점을 이용할 수 없는 전투가 될 거다.”
“예. 알고 있습니다. 에덴에서의 경험을 되살려서 충분히 교육을 해 두었습니다.”
정화자뿐만 아니라 고대 신의 세력까지 염두에 두었던 훈련들.
신성력을 사용하는 집단 간의 전투에서는 결국 군기와 전술, 그리고 순수한 힘이 판을 가른다.
내가 자현이를 데려온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이레귤러야말로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최고의 카드니까.
“나랑 자현이 둘이서 적진을 헤집을 거니까, 나머지 병력을 통솔해서 찢어진 병력을 전부 격퇴해. 그건 중국 내전에서 수차례 경험했잖아?”
“알겠습니다.”
중국 내전은 우리 교단의 전투원들에게 많은 걸 학습시켜 주었다.
개인의 무력부터 시작해서 각종 전술 행동까지.
그리고 그 경험은 이번 전투를 통해 3기 교육생들에게도 전수될 것이다.
“전초전이다.”
고대 신들과의 전면전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이번 전투는 그 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전초전이 될 것이다.
병력은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들을 향해 조용히 말했다.
“살아남아라. 그게 제일 중요하다.”
“예!”
“알겠습니다!”
저 멀리 산어귀에서 희미한 불빛이 보였다.
백명교의 병력이 서서히 산으로 진입하고 있는 듯했다.
나는 그 불빛을 바라보면서 주먹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서 와. 금강산은 처음이지?”
사실, 나도 처음이긴 한데.
뭐, 어찌 되었든.
교단의 적들이 마침내 우리의 아가리 속으로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우리 교황님 좀 말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