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ease stop our Pope RAW novel - Chapter (86)
86화
3.
예상했던 대로였다.
“쯔쯔. 썩을 놈. 온다면 온다고 연락을 주고 와야지, 이렇게 갑자기 찾아오면 어떻게 해?”
“내가 못 올 곳 온 것도 아니고, 왜 그래 할머니.”
“네놈이 올 줄 알았으면 이 할미가 장이라도 봐 뒀을 거 아니야.”
“에이, 이 정도면 진수성찬이지. 돼지고기 반찬도 있잖아.”
“시우. 그 돼지, 내가 직접 잡아 온 멧돼지다. 부족을 이끄는 족장은 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냥 기술도 뛰어나야 하는 법. 마침 뒷산에 멧돼지들이 돌아다니고 있기에 한 마리 잡아 뒀지. 하하!”
에이든은 고봉밥을 퍼먹다 말고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면서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고봉밥은 고봉밥인데, 내가 예상했던 고봉밥과는 차원이 달랐다.
양푼에다가 한가득 밥을 채워 놓고 그것을 쉴 새 없이 퍼먹고 있던 것이다.
저놈이 한 끼에 처먹는 양만 보더라도 시연이가 한 달 내내 먹을 양과 비슷한 것 같았다.
마음만 같아서는 당장에라도 식비를 뜯어 내고 싶었지만.
“이든이. 많이 먹어라.”
“할머니. Very good. 된장 수프 맛있어요.”
“반찬 필요한 거 있으면 말하고.”
“캄사합니다.”
할머니가 에이든 놈을 아주 살뜰하게 챙기고 있었기 때문에 대놓고 뭐라고 할 수는 없었다.
나는 할머니가 에이든의 등을 두드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할머니 특제 멧돼지 불고기를 한 점 집어먹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네.”
고기 사이에 스며든 매콤달콤한 양념이 아주 일품이다. 한 점 먹는 것만으로도 소주가 땡기는, 그야말로 술을 부르는 맛.
잡내 따윈 하나도 없었고 육질도 부들부들해서 밥이 술술 넘어갔다.
우리 할머니의 음식 솜씨는 아주 빼어난 편이다.
김치부터 시작해서 밑반찬 등등, 못 만드는 음식이 없으실 정도였다.
에이든 놈이 할머니의 음식에 반한 것도 이상할 건 없긴 하다.
“얼굴도 안 비치는 손주 놈보다는 이든이가 훨씬 낫지.”
“쟤를 이든이라고 정감 있게 부르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할머니밖에 없을 거야.”
“이든이가 멧돼지도 쫓아내 주고, 장작도 패 주고. 내 일을 얼마나 많이 도와주고 있는데, 내 손주 놈은 추하게 질투나 하고 앉아 있구나. 쯔쯔. 못난 놈.”
“하하! 시우. 너희 할머님께서도 날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신다. 친구의 할머니는 곧 나의 할머니! 걱정하지 마라. 내가 한국에 있는 한, 너희 가족은 내가 반드시 지켜 준다.”
사실, 할머니의 행동 패턴으로 보았을 때, 에이든을 유별나게 이뻐 해 준다기보다는……
‘조련을 하고 있는 걸지도?’
농사일을 도와주는, 일종의 소 같은 존재로 취급하고 있는 걸지도 몰랐다.
이레귤러 머슴이라?
확실히 쓸모가 많긴 하겠다.
“그나저나 시우. 이곳에 갑자기 어쩐 일이지? 대전 쪽에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등장했다고 들었는데, 안 가 봐도 괜찮나?”
마병에 대한 정보가 에이든에게도 들어갔던 모양이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안 그래도 해결하고 오는 길이야.”
“병원체에 의한 사태는 아니었다고 들었는데…… 시우 네가 직접 나선 거면 역시 마기와 관련이 되어 있었겠군.”
“꽤 상세하게 알고 있네?”
“우리의 정보력은 세계 제일이다.”
“내가 갑자기 이곳에 온 것도 그 일의 연장선이기도 해. 그리고…… 엠마 여사님께서는 제가 올 줄을 이미 알고 계셨던 거 아닙니까?”
나는 식사를 이미 끝내고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던 엠마 여사를 바라보면서 넌지시 물었다.
내가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그녀에게 인과율에 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였으니까.
내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엠마 여사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때도 말했지만, 저는 시우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답니다. 그저 시우가 궁금한 게 많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에요.”
그때도 느꼈지만, 이 할머니랑 대화하고 있으면 선문답을 주고받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그녀의 두루뭉술한 말에 내가 본격적으로 질문을 시작하려고 할 때쯤.
짜아아아악-!
등에서 매운맛이 느껴지더니 곧 전신으로 그 충격이 퍼져 나갔다.
“밥상머리에서는 일 얘기 하는 거 아니라고 할미가 몇 번이나 말했니?”
“아니, 할머니. 진짜 급한 일이라서 그래.”
“일 얘기할 거면 밥이나 다 처먹고 하려무나. 이든이 좀 봐. 벌써 밥그릇을 다 비웠구나.”
“그건 저놈이 워낙 잘 처먹는 놈이니까!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먹으면 배 터져 죽는다고.”
마력이 담기지 않은 등짝 스매쉬인데 왜 이렇게 아픈 거지? 진짜 미스테리한 일이다.
막말로 루나가 철퇴로 등을 후려쳐도 따끔한 수준일 텐데 말이다.
할머니의 손바닥에는 분명 비밀이 숨어 있는 게 분명했다.
“따로 다과를 준비해 둘 테니까 일단 밥부터 다 처먹어 이놈아. 밥도 제대로 못 챙겨 먹고 다니는 것 같던데, 여기서라도 잘 처먹고 가야지.”
투박한 말투 속에 담긴 할머니의 진심.
나는 할머니의 말에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알았어.”
“할머니! 나도 한 그릇만 더. 맛있다!”
“야. 넌 손이 없냐? 네가 직접 가서 퍼먹어. 우리 할머니 시키지 말고.”
에이든 이놈만 없었으면 아주 훈훈한 할머니와 손자의 대화였을 텐데 말이야.
하여간에 도움 안 되는 놈이라니까?
4.
식사 시간이 끝난 후.
할머니는 다과를 준비한 후, 편하게 대화를 나누라면서 에이든을 데리고 산책을 나서셨다.
그렇게 집에 단둘이 남게 된 나와 엠마 여사.
나는 할머니표 달짝지근한 매실차를 한 모금 목으로 넘겼다. 그리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인과율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정확히는 인과율 적합 심사, 그것의 애매모호한 기준을 알고 싶어요.”
아직까지도 나는 지구에서 전력을 다할 수가 없는 상태였다. 이런 식으로 시스템이 제한되는 페널티라면,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았다.
당장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세상.
이런 세상에서 힘이 제한된다는 것만큼 치명적인 것은 없었다.
페널티를 준다 준다 경고는 했었는데, 막상 페널티를 받게 되니 굉장히 불편했거든.
구로구랑 일본에서 사용할 때는 페널티를 주지 않았고, 솔직히 규모로 따지면 야마타노오로치 때 시전했전 정화의 날개가 더 컸다.
나로서는 기준이 애매해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음, 그렇군요.”
엠마 여사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인과율 적합 심사에서 불합격 판정이 내려진 모양이네요. 맞죠, 시우?”
“정확합니다.”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군요.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그녀는 머릿속으로 자신의 생각을 빠르게 정리했다.
그리고 숨을 돌리면서 다시 말을 이어 갔다.
“시스템의 판단을 제가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는 것, 미리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이죠.”
“시우에게 이번에 페널티가 부여된 이유는 수많은 생명의 운명에 직접적으로 관여했기 때문입니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개입하는 것과, 사건이 발생한 후에 개입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일이지요.”
엠마 여사의 눈에서 푸른색의 빛이 흘러나왔다.
“시우가 구원한 자들을 볼까요? 그들은 시우가 아니었다면 대부분이 사망했겠지요. 즉, 그들은 질병에 걸린 순간 운명이 결정된 셈입니다. 시우도 알다시피 치사율이 굉장히 높았던 병 아닌가요?”
“그 말씀은 제 능력으로 죽을 상황에 놓인 환자들을 소생시키면, 그것도 인과율에 걸린다는 말씀입니까?”
“반만 맞습니다. 만약 시우가 리멘을 간절하게 믿는 자들에게 그러한 기적을 선보였다면, 그것은 합당한 결과입니다. 리멘을 간절히 믿는 이들에게 리멘의 기적이 임한다, 이건 인과율에 위배되는 행위가 아닙니다.”
두루뭉술하게나마 느껴졌던 인과율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샤르르륵-.
엠마 여사는 허공에 빛무리를 흩뿌렸다. 그러자 빛무리는 천칭의 현상으로 변했다.
“이런 경우 천칭의 왼편에는 필멸자들의 ‘믿음’이 올라가고, 그 반대편에는 ‘기적’이 올라가지요. 충분한 ‘믿음’이 확보된다면, 천칭은 균형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인과율을 적용받는 것은 다른 플레이어들이나 귀환자들도 마찬가지인가요.”
“보통을 그렇지만, 시우에게 유별나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것도 맞습니다. 그 이유는 시우의 힘이 결국 ‘신성력’, 그러니까 ‘믿음’에 기원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엠마 여사는 자신의 앞에 놓여 있던 녹차를 다시 한 모금 들이켠다.
끓인 지 한참 된 녹차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잔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여사님 말씀을 요약하자면…… 병에 걸려서 죽었어야 할 사람들을 살린 데다가, 하필이면 그 사람들 중 대부분이 리멘에 대한 믿음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인과율의 균형이 무너졌다, 이겁니까?”
“훌륭해요. 과연, 시우는 은영에게 듣던 대로 굉장히 머리가 좋아요. 예를 들어 시우가 구원한 자들 모두가 리멘을 향한 믿음을 지니고 있었다면, 페널티가 상당히 줄어들었을 거예요.”
“저에 대한 기준이 너무 엄격한 것 같은데.”
“그만큼 지구의 시스템이 시우를 의식하고 있다는 뜻이랍니다.”
한마디로 전 세계를 순회하면서 죽을병에 걸린 사람을 기적같이 회복시키는, 그러한 짓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이구나.
“시간이 지나고, 리멘 교단의 교세가 확장될수록 인과율 한계치도 여유로워질 거예요. 시우도 귀환했던 당시에 비해서는 인과율 문제가 많이 완화되었다는 걸 느끼고 있지 않아요?”
“그렇긴 하죠.”
뻑 하면 인과율 적합 심사에 들어갔던 이전에 비해서는 확실히 빈도가 줄어들긴 했다.
그래도 얼추 이해는 되었다. 구태여 시간을 내서 엠마 여사를 보러 온 값은 충분히 했다.
결론은 간단했다.
당분간은 누군가의 생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을 지양하고, 계속해서 교세를 확장시킬 것.
그 두 개 정도.
답답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래도 예전에 비해 엠마 여사의 설명이 훨씬 구체적이어서 다행이다.
“시우.”
엠마 여사는 잔을 내려놓고 조용히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억울한 마음은 잘 알지만, 시우가 이해를 해 줘야 해요. 시스템은 이렇게라도 균형을 맞춰 보고자 하는 거니까요.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면, 지구엔 끔찍한 재앙이 벌어질 수밖에 없답니다.”
“조언, 감사합니다.”
“나이가 들면 말이 많아지게 되네요. 호호. 혹시,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다시 와서 물어보세요. 시우에게 해금된 정보라면 기꺼이 알려 줄 테니까요.”
……그 말인즉슨.
“계속 한국에 계시겠다는?”
“이미 은영에게 6개월치 월세를 지불했어요. 당분간은 이곳에서 할 일이 아주 많을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언제든지 오세요.”
미국과 대한민국의 사이가 급속도로 개선되고 있는 이유에는 나뿐만 아니라 엠마 여사의 의중도 반영되어 있는 게 아닐까?
그녀가 이곳에 남으려는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내가 서 있는 이 땅이 앞으로도 계속 시끄러워질 것이라는 점.
그것만큼은 굳이 길게 생각하지 않아도 짐작해 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많이 기대할게요, 시우.”
나는 엠마 여사의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으며 마지못해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어찌 되었든, 성과가 있는 대화였다는 것은 틀림없었다.
5.
김시우와의 티타임을 끝낸 엠마 밀러는 창문 밖으로 펼쳐진 한국의 산들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한국은 아름다운 땅이었다. 우연히 마음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었고, 그 친구를 통해서 새로운 이레귤러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녀는 이 모든 우연이 시스템의 인도라고 생각했다. 시스템이 관여한 게 아니었다면, 이 말도 안 되는 우연이 성립했을까?
쉬고 있는 도중에 우연히 고은영을 만났고, 고은영을 따라 한국으로 향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고은영이 한국의 새로운 이레귤러, 김시우의 친할머니였다.
수많은 우연과 인연이 얽혀 있었다.
‘우연끼리 얽힌 것.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르지.’
운명이 아니고서는 설명할 수 없는 일.
시스템이 인도한 운명이 아니고서야, 이런 우연이 성립될 수가 없었다.
“여사님.”
사색에 잠겨 있던 그녀의 정신을 일깨운 것은 다름이 아닌 미국의 이레귤러, 에이든 하워드였다.
엠마 밀러는 곰 같은 덩치를 자랑하는 에이든을 바라보면서 인자하게 미소를 지었다.
“돌아왔군요. 은영은요?”
“시우에게 이런저런 반찬을 챙겨 준다며 먼저 올라가라고 하더군요.”
“참 따듯한 가족이지 않나요?”
“부러울 정도입니다.”
에이든은 씁쓸하게 웃으면서 의자에 앉았다.
엠마 밀러는 언젠가 들었던 에이든의 이야기를 떠올렸다.
수많은 전쟁으로 얼룩졌던 그의 세계.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그 전쟁을 이겨 낸 후, 끝내 지구로 귀환한 남자.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돌아온 지구에는 그가 사랑했던 아내가 없었다.
에이든의 아내는 디멘션 오프닝 2년 후, LA에 생성되었던 돌발 게이트에서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에이든 하워드에게는 여러 가지 꼬리표가 붙어 버렸다.
‘빌런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이레귤러.’
정신적인 불안 상태에 놓인 각성자들 중 대부분은 빌런이 되어 사회를 어지럽힌다.
이레귤러나 되는 존재가 빌런이 되어 버리면, 그것만큼 끔찍한 재앙은 없었다.
미국 정부에 있어서 에이든은 그러한 존재였다.
가장 통제하기 힘든 이레귤러이자 시한폭탄 같은 존재.
엠마 밀러 역시 그러한 에이든을 항상 의식하고 있었지만, 근래의 에이든에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은 그녀에게 굉장히 고무적인 것들이었다.
“이곳에 언제까지 있을 계획인가요?”
“여사님이 이곳에 계시는 한, 저 역시 계속 이곳에 머물 생각입니다.”
“그렇군요. 에이든 군도 시우를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요.”
“동정심을 지닌 절대자. 그것만으로도 제가 그 친구를 좋아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는 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전사이기도 합니다.”
“좋은 변화예요. 우리 두 젊은이의 우정을 위해서라도 제가 이 땅에 더 오래 머물러야겠는걸요?”
“하하! 저야 좋습니다.”
에이든은 크게 웃음을 터뜨리면서 탁자 위에 올려 둔 위스키병을 집었다. 그리고 뚜껑을 열어 세 모금 연신 들이켰다.
“여사님. 뭐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오늘따라 질문을 많이 받는군요. 무슨 질문인가요, 에이든 군?”
“오라클이 정말 아무 이유 없이 이곳에 남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곳에 남았고, 또 본국에서 그것을 허용했다는 것은, 당신이 무언가를 봤다는 뜻이죠.”
에이든은 다시 한번 술을 목으로 넘겼다. 그다음, 손으로 입가를 훔치면서 말했다.
“도대체 여사님은 이곳에서 어떤 미래를 보신 겁니까?”
“글쎄요.”
에이든의 질문에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아주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용히 대답했다.
“제가 본 것이 정말 미래가 맞는지, 저도 잘 모르겠군요. 후후.”
‘그것은 미래라기에는…….’
엠마 밀러는 의자에 등을 기대면서 입을 다물었다.
이 이상은 말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우리 교황님 좀 말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