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ion is flowing from the water purifier in my house RAW novel - Chapter 100
우리집 정수기에서 물약이 흐른다 101화
29. 과거를 마주하는 방법(3)
스미스.
이전부터 나와 꽤나 연관이 있던 인물이다.
당장에 내가 착용하고 있던 장비 또한 스미스가 제작한 것이고, 이전에 경매장에서 마석을 두고 경쟁이 붙었던 적도 있었다.
―절대로 그놈한테만은 뺏겨선 안 되네.
박명훈은 이전부터 스미스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평소와는 다른 반응을 보여주곤 했다.
“대체 스미스가 누굽니까?”
내 말에 박명훈은 기름기 가득한 머리를 벅벅 긁더니 한숨을 쉬었다.
“별건 아닐세. 그냥 오래전부터 라이벌이나 다름없던 놈이지.”
“라이벌이요?”
그 말에 갑자기 옆에 있던 정해연이 흠칫하고 몸을 떨었다.
“아무래도 장비에 관해서는 그 녀석이 나보다 낫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겠군.”
자신의 발명품에 대한 확고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박명훈이다.
‘하긴. 당장에 안지윤이 가지고 있는 검만 해도…….’
공격 시 세 갈래로 뻗어 나가는 그 검로를 떠올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착용하고 있는 그 장갑도 그렇네. 대충 구색을 맞추기는 했지만, 사실상 완성작이라고 보기엔 조금 힘든 물건이야.”
온몸이 수인화가 가능한 이유지에 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두 손에 한정되어 있다.
마침 그것에 관해서 따로 물어볼 생각이긴 했는데…….
“애초에 자네가 아니면 사용할 수도 없는 물건이지. 항상 그렇게 착용하고 다니는 건가?”
“예.”
딱히 덥다고 느껴지지도 않고, 굳이 벗을 필요가 없었다.
“말도 안 되는 짓을 하고 있군…… 그놈의 사념은 평범한 놈들과는 달라. 자네의 몸을 장악하기 위해 끊임없이 마기를 침투시키려 할 텐데, 그걸 그렇게 계속 쓰고 있다고?”
박명훈이 나를 징그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아니, 이 양반한테 저런 시선을 받으니 좀 그렇네.
“한순간도 쉬지 않고 정화를 계속하고 있다, 이 말이군. 정말로 터무니없어.”
이전에 만들었던 것들과는 다르게 마석을 정화하고도 계속해서 마기를 흩뿌리고 있는 물건이다.
박명훈이 말하기로는 웨어울프의 사념이 계속해서 착용자를 갉아먹으려고 할 것이라는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는데?’
가끔씩 달이 떠오르는 밤이면 제멋대로 변하려는 때가 있긴 했지만, 그것도 요즘 들어서는 전혀 없었다.
‘스위치 때문인가?’
이 마석에 무언가가 깃들어 있다면, 아무래도 그것은 마물일 수밖에 없으니까.
“흠…… 그냥 돌아갈 것 없이 자네가 만들면 안 되겠나?”
미안하지만, 내가 만들어 본 것이라곤 순둥이를 위한 장난감 조립밖에 없었다.
“하긴, 자네도 자네 나름대로 바쁠 테니까. ……그렇다면 역시 그놈한테 부탁하는 수밖에 없겠군. 뭐, 그놈도 특이한 구석이 있는 녀석이니까, 자네라면 쉽게 설득이 가능할 걸세.”
박명훈은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어색하게 웃을 뿐이었다.
―너,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각오해!
……설득 가능한 거 맞겠지?
* * *
충청북도 옥천군에 위치한 어느 지하 공방.
그곳에서 쉬지 않고 망치를 내려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깡!
깡!
그곳에 놓인 화로의 열기는 웬만한 마물조차 녹여 버릴 정도로 그 불길이 강렬했다.
그럼에도 망치를 든 장인匠人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시간의 흐름조차 느끼지 못한 채로 제 손만 움직일 뿐이었다.
“후우…….”
이윽고 망치질을 멈춘 장인이 고개를 들었다.
화로 속에서 넘실거리는 불이 제 눈빛으로 스며든다.
“……아빠는 항상 이런 걸 혼자 해왔던 거야?”
이 넓은 공방 안에 사람이라곤 한 명밖에 없었다.
누구도 답해주지 않는 그 물음을 속으로 삼키며 밖으로 걸어 나왔다.
“아으…….”
아무리 고유능력으로 불에 내성이 있을지라도, 너무 오래 있었나 보다.
가벼운 현기증이 돌면서 온몸이 피로했다.
“……이걸로는 안 돼. 좀 더. 아빠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도록, 내가 해내야만 해.”
단 하나의 검을 만들기 위해 수천, 수만 번의 망치질을 하듯이 자신의 몸에 채찍질을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언제나 봐오던 그 등을 쫓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삐약!
삐약!
“……응?”
병아리 모습의 알람 도구가 괴성을 질러대었다.
이것은 스미스에게 제작 의뢰를 맡기기 위해 사람이 왔다는 의미였다.
“……어떻게 하지.”
자신은 스미스가 아니다.
그저 그의 등을 보는 것을 좋아하는 하나뿐인 자식일 뿐이다.
그 칭호는 위대한 대장장이인 아버지만의 것.
이곳에 의뢰를 맡기러 오는 사람은 제 아버지의 실력을 믿고 있는 것이다.
자신 따위가 제 아버지의 먹칠을 할 수는 없다.
‘그랬어야 했는데…….’
―부탁 좀 드려도 되겠습니까. 귀여운 손녀딸한테 부끄럽지 않은 선물을 하나 드리고 싶어서 말입니다.
아버지의 오랜 손님 중 한 명이 찾아왔을 때 그의 의뢰를 거절할 수 없었다.
소중한 사람에게 장비를 받았을 때의 기쁨을 누구보다 잘 알았으니까.
그가 의뢰한 것은 스미스에게였지만, 이제 아버지는 없었다.
결국, 검을 직접 만들게 되었다.
덕분에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되었지만…….
‘……괜찮았을까?’
처음으로 세상에 보이게 된 자신의 작품이다.
혹시나 실망은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잘 만들었구나.
아버지의 그 한마디만 있다면 이런 걱정은 할 필요 없었을 텐데.
그 이후로도 많은 사람들이 제작을 위해서 왔지만, 단 한 번도 수락한 적이 없었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다.
아버지를 찾아온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그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얼굴이라도 볼까?’
혹시나 아버지에게 있어서 중요한 사람일 수도 있다.
아버지가 항상 웃으며 이야기하던 어떤 괴짜 연금술사가 찾아왔을 수도 있다.
화면을 쳐다보고, 제작을 맡기기 위해 찾아온 사람을 확인했을 때.
“앗!”
자기도 모르게 그런 소리를 냈다.
얼굴에 가면은 쓰고 있지 않았지만, 곧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신성 길드장.
현재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인물이었지만, 그에게는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는 존재였다.
“내 마석!”
대체 이곳은 어떻게 찾아온 거지?
이곳은 자신과 아버지의 소중한 공방이 위치한 곳이다.
누군가 함부로 돌아다니게 할 수는 없었다.
당장에라도 뛰쳐나갈 뻔했지만, 이런 꼴로 나갈 수는 없었다.
‘최대한 얕보이지 않게…….’
키가 커 보일 수 있도록 직접 제작한 부츠를 신고.
빈약한 체구를 감추기 위해 평소에 아버지가 쓰던 옷을 껴입었다.
“아아.”
목소리가 변조되는 것을 확인하고는 손님.
아니, 손놈을 쫓아내기 위해 계단을 올랐다.
* * *
“여기가 맞나?”
―위치를 알려주도록 하겠네.
평범한 사람은 스미스에게 연락을 취할 방법 같은 건 없다.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수호 길드장, 안환재에게 그를 만나고 싶다고 하자 호쾌한 웃음을 지은 그가 흔쾌히 이곳을 알려주었다.
―그렇군. 벌써 예물이라도 의뢰하려는 건가. 좋지. 좋아. 얼마가 나오든 내가 전부 지불하도록 하지!
“……왜 그랬대?”
내 바로 옆에서 술을 따라주며 미소가 끊이질 않던 안환재를 떠올리다가 고개를 털었다.
주변을 둘러보자 온통 폐허뿐이었다.
인기척은 없었으며, 이곳에 살고 있는 사람도 없어 보였다.
그때,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직후, 가면을 쓴 인물이 골목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안녕하십니까. 이런 곳엔 어쩐 일로 찾아오셨는지요.”
낮은 중저음의 목소리다.
하지만 어딘가 조금 어색한 음성이기도 했다.
그때도 분명히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혹시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일단은 모른 척해주기로 했다.
지금 내가 온 목적은 저 사람에게 제작을 부탁하기 위해서니까.
“아, 그 스미…….”
―혹시 그곳에서 누군가 나타나거든 이렇게 말하게나.
“지친 몸을 수리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내 말에 가면의 인물이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용건으로 찾아오셨는지 들을 수 있겠습니까?”
“제작 의뢰를 하러 왔습니다만.”
표정 없는 가면이 나를 응시하더니, 이내 고민조차 하지 않고 말을 전했다.
“죄송하지만, 현재 공방장께서는 의뢰를 받고 계시지 않습니다. 오늘은 돌아가 주시겠습니까.”
“혹시 제 말이라도 전해드릴 수…….”
“현재 공방장께서는 의뢰를 받고 계시지 않습니다. 죄송하지만, 오늘은 돌아가 주시겠습니까.”
마치 녹음된 목소리를 튼 것 같이 방금과 똑같은 음성이 흘러나왔다.
하는 수 없이 나는 팀장님의 이름을 팔기로 했다.
“박명훈. 前연금술사 길드장께서 스미스 씨를 만나보라고 했습니다.”
“……박명훈이요?”
방금까지의 중년 목소리는 어디 가고, 가늘고 앳된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흣……!”
곧바로 두 손으로 제 입을 틀어막는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으로 할 만한 행동은 아니었다.
안지윤이라면 모를까.
그 모습을 보면서 한 발자국 앞으로 걸음을 내디뎠다.
솔직히 티가 나도 너무 났기에 더 이상 모른 척해줄 수가 없었다.
“돌아가 주세…….”
“제작을 부탁하는 것쯤은 누워서 껌 먹기라면서요?”
“뭐, 뭐?”
언젠가 들었던 말을 뱉자, 재차 목소리가 바뀌었다.
이전에 경매장에서 들었던 그 목소리였다.
“62번. 맞지?”
“너! 너, 대체 어떻게 안 거야!”
“아니. 모르는 게 이상한 거 아닌가……?”
베일에 싸인 인물이라더니, 이렇게 허술할 줄은 몰랐는데…….
상대가 반말을 해왔기에 나도 똑같이 대응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박명훈이 말했던 사람과 이미지가 너무 달랐다.
박명훈과 비슷한 나잇대라면 좀 더 점잖은 성격일 줄 알았는데…….
―흐하하하핫! 자네, 이거 보게나! 이 아름다운 자태! 정말로 믿을 수가 없어!
……아니, 지금 생각하니 이상할 건 없을지도.
“아까도 말했지만, 의뢰는 받지 않아. 아버지였어도, 너 같은 사람의 장비는 만들어 줄 생각 없었을걸!”
“아버지?”
“아니, 아니야! 방금 한 말은 잊어!”
역시 이전에도 그랬지만, 꽤나 부주의한 면이 있는 사람이다.
아버지.
그렇게 부르는 걸 보니까, 그 스미스의 자식인 걸까.
“돌아가. 너한테 만들어 줄 건 단 하나도 없으니까.”
‘어떻게 할까.’
예상했던 것보다 거부 반응이 심했다.
돈으로 넘어올 타입도 아닌 것 같고. 애초에 스미스는 어디 가고, 그의 자식이 나온 걸까.
힐끗.
옆을 슬쩍 보는데, 투명화 커튼으로 몸을 숨기고 있는 루비가 62번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치 ‘성자님. 죽일까요’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섬뜩했다.
커튼으로 숨은 사람이 내 눈에는 보인다는 건 좋지만, 봐서는 안 될 것들까지 보게 되는 것 같아서 좀 그렇단 말이지…….
나는 허공을 매만지는 척 루비의 머리를 한번 쓸어주고는 진정시켰다.
“흣.”
“뭐, 뭐야?!”
난데없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기에 62번이 고개를 휙휙 둘러보았다.
어떻게든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야 했기에, 떡밥 하나를 더 던졌다.
“안지윤의 검. 아버지께서 만든 거 맞지?”
“……무슨 검?”
“흑색 도신, 수호 길드의 문양.”
“……뭐야.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어떻게 알긴. 매일 같이 보고 있으니까 알지.
안지윤은 아직까지도 그 검의 능력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왕이면 만든 사람이 방법이라도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나는 아빠처럼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그런 건 못 만든단 말이야.”
자조 섞인 목소리로 아주 작게 중얼거렸지만, 내게는 똑똑히 들렸다.
스미스가 아니라, 눈앞에 있는 얘가 직접 만든 거라고?
“되게 잘 만들었던데.”
진심이었다.
스미스.
박명훈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던 그라면 몰라도, 그의 자식이 그런 물건을 만들 수 있을 줄은 몰랐으니까.
“그 검의 뭘 보고 잘 만들었다고 말하는 건데?”
“검을 휘두르는 순간, 세 갈래로 뻗어 나가는 검로. 그거 알고 넣은 거 아니야?”
“그걸 어떻게…….”
변조된 음성임에도 당황한 게 눈에 보인다. 하긴, 안지윤이 아직도 애를 먹을 정도면 평범한 사람은 발견조차 못 했겠지.
나 또한 도검의 주인이 아니었다면,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띄워준다고 해도 의뢰는…….”
“하나 제안할게. 네가 탐낼 만한 걸 하나 건네줄 테니까, 이야기라도 들어주는 게 어때?”
“……탐낼 만한 거? 혹시 웨어울프의 마석을 말하는 거야?”
“아니, 그건 이미 사용해서 없고.”
내 말에 잠시 고민하던 62번, 스미스의 자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삼 일 뒤에 이곳으로 와. 뭘 주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지간한 거론 별 감흥도 없을 거란 것만 알아둬.”
그때 돈을 펑펑 쓰던 모습도 그렇고, 웬만한 재료들은 전부 다뤄봤겠지.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을 것이다.
내가 줄 것은 네가 상상할 수도 없던 종류의 것일 테니까.
* * *
스미스는 어디로 가고 자식이 그를 대신하고 있었던 걸까.
단순히 감에 불과했지만, 어쩐지 스미스라는 사람은 이미 이 세상에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엇을 원할까.
평범한 거로는 안 된다.
좀 더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대해 알아야 했다.
하지만 말해주지 않는다면 알 수 있을 리가 없다.
원래대로라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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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보여주는 텔레비전+1」
설명: 【만물의 주인】 이서진이 텔레비전을 사용할 경우 미래를 볼 수 있다.
현재 개방된 채널 : Ch.1(하루 뒤), Ch.2(일주일 뒤)
현재 사용 가능한 횟수 : 하루 1번
◎현재 해당 물체의 숙련도가 가득 찬 상태입니다!
◎조건을 만족시켜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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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이 텔레비전이 가장 먼저 다음 단계로 도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정수기 다음으로 개방된 물체다.
미래를 보여주는 텔레비전.
정해연과 나를 만나게 해주고, 그 이후로 여러 가지 사건들을 미리 막을 수 있도록 도와준 소중한 물건이다.
‘……예전에 살던 집에서 가져왔던 물건이기도 하지.’
차마 추억이 깃든 물건을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해서 짐이 됐음에도 억지로 가져온 것이다.
정수기와 텔레비전.
처음 내가 개방한 물체이기도 하면서, 과거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이다.
“이제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구멍 뚫린 듯 부분적인 기억만 남아 있을 뿐이다.
그 시절의 나는 어리기도 했고, 두 분 다 맞벌이인 탓에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도 못했으니까.
“이 텔레비전이 도움이 되겠지.”
Ch.1은 하루 뒤의 공영방송을 보여준다.
Ch.2는 누군가의 일주일 뒤 미래를 보여준다.
다음 단계가 될 경우 열리게 될 Ch.3.
나는 이것이 어떠한 것을 보여줄지 이미 알고 있었다.
‘그때 보았던 이유지의 모습.’
그 앳되고 악에 받친 모습은 분명히 그녀의 과거 모습이었다.
미래를 보여주는 텔레비전이지만, 아마도 Ch.3이 보여줄 것은 누군가의 과거일 것이다.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아마도 처음 나오는 영상은 내 주변 인물일 확률이 높았다.
만약 그 과거가 스미스와 관련된 것이라면 마음을 돌릴 무언가를 찾을 수도 있겠지.
잠시 후 퀘스트 조건이 나타났다.
▷텔레비전을 통해, 과거를 마주하시오.
“과거를 마주하라고?”
텔레비전이 켜지며, 화면에 어떠한 영상이 흘러나왔다.
거의 다 허물어져 가는 집에 순둥이만 한 또래의 어린아이가 구슬프게 울고 있었다.
그런 아이를 지켜보는 두 남녀가 있었다.
그들의 눈은 아이에 대한 죄스러운 감정을 가득 담고 있었다.
“……이건.”
지금 보이는 이 장면들은 내게 있어서 낯선 것이 아니었다.
“…….”
텔레비전에서 내 과거가 펼쳐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