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ion is flowing from the water purifier in my house RAW novel - Chapter 34
우리집 정수기에서 물약이 흐른다 35화
13. 던전에서 만난 사람들(3)
“위트인지 뭔지 하는 떨거지들에…….”
전진우가 고개를 돌려 내 얼굴을 바라봤다. 곧장 표정이 찡그려지는 게 그때 있었던 일이 떠오른 모양이다.
“……알 수는 없지만, 더럽게 인기 많은 사람 하나. 특이한 조합이네?”
웬일로 저번처럼 막무가내로 덤벼들지는 않네.
“어때. 이마는 괜찮냐?”
“…….”
여전히 표정 관리는 못 한다.
“하. 스네이크 길드에 물약은 충분하니까 상관없다. 저런 약소 길드한테는 귀한 걸지라도 나한테는 물 같은 거거든.”
이야.
물약이 물 같은 거라고?
대단한 자신감이다.
쟤네 집에도 정수기 하나 마련했나.
그러고 보니 재밌는 사실을 하나 들었던 거 같은데.
조금만 더 놀려볼까?
반응이 확실한 놈이라 놀리는 맛이 탁월하다.
“길드에서 물약은 잘 사용하고 있고?”
“……그럼. 스네이크도 자체적으로 물약 생산이 가능하니까.”
“잘됐네. 괜히 나 때문에 그렇게 된 줄 알고 솔직히 좀 미안할 뻔했잖아.”
스네이크 길드는 연회 이후로 황혼 길드에서의 물약 공급이 완전히 끊겨버렸다.
현재 황혼의 물약은 연금술사 길드의 합병으로 인해 최전성기를 맞는 중이다.
이미 마의 70%는 깨버린 지 오래고 대량 생산의 발판까지 마련하고 있다는 것 같은데.
물론 내 물약은 논외로 치고.
그에 반해 시중에 풀려 있는 스네이크 길드의 물약은…….
“50% 정도면 꽤 괜찮지.”
정확히 내 물약 순도의 절반이었다.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얼굴이 붉어진다. 이대로 계속 건드렸다가는 ‘펑’ 하고 터져 버릴 거 같다.
그는 눈을 부라리면서 내게 트집을 잡았다.
“그렇게 귀하신 분이 이런 누추한 던전에는 왜 온 거지? 집에서 발이나 뻗고 편하게 살면 될 텐데 말이야.”
나도 그러고는 싶은데 말이야.
전진우는 내 옆에 있는 위트 길드의 사람들을 보고 말했다.
“떨거지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우월감에라도 취하고 싶었나? 그것참, 악취미군.”
“네가 할 소리냐?”
경호원이라도 되는 양, 전진우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각성자들.
하나같이 몸이 굳어 있는 게 평소에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예상이 갔다.
저 성격이 어디 가겠냐.
전진우는 우리 쪽을 한동안 보더니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입을 열었다.
“우연히도 우리 전부 같은 던전에 들어가게 됐군.”
“그러게. 솔직히 벌써부터 앞이 막막하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말인데, 제안할 게 있다.”
갑자기 웬 제안.
“단순한 내기라고 말하는 게 맞겠군.”
내기.
그 말에 내 몸이 자동으로 반응했다.
“꽤나 흥미가 있어 보이는데, 어때?”
“무슨 내기를 할 건데?”
“마침 숫자도 딱 맞아떨어지잖아? 너희 다섯, 우리 다섯. 던전 내에서 더 많은 마물을 잡는 쪽이 이기는 거다.”
오. 녀석치고 꽤 정상적인 내기를 제안했다.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
그래도 나 혼자서 넙죽 받아들일 순 없지. 뒤를 돌아서 송도형을 바라봤는데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저 사람한테 별로 좋은 감정은 없으니까요. 솔직히 제대로 맞붙는다면 저희가 질 것 같지도 않고.”
역시 한 길드의 수장다운 발언이다. 아까 보이던 어수룩함은 사라지고, 비장한 표정이 되어 있었다.
“좋아. 그럼 그렇게 하자.”
“잠깐. 내기라 했으니, 승자에 대한 보상이 없을 수는 없지.”
전진우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패자가 승자의 다리 밑을 기는 것은 어떤가?”
다짜고짜 몸통 박치기를 시전할 땐 언제고, 수위가 확 낮아졌네.
생각해 보니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전진우한테는 최고의 벌칙일 거 같긴 하다.
“그럼 시간 지체할 필요 없이 곧장 안으로 들어가도록 하지.”
“아니, 잠깐.”
“뭐지?”
나는 전진우에게 다가갔다. 전진우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올려 가드 자세를 취했다.
누가 보면 때리는 줄 알겠네.
“사진 하나 찍고 들어가자.”
“사진?”
“응. 사진.”
“……우리가 사이좋게 사진 찍을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나도 그렇긴 한데…… 뭐, 이 내기에 대한 증거 사진 정도라고 생각하면 괜찮을 거 같다.”
“무슨 상관인지는 모르겠지만……네 마음대로 해라.”
전진우의 옆에 나란히 서서 휴대전화를 들었다.
“자, 찍는다.”
* * *
던전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송도형이 내게 말했다.
“2층 던전부터는 올라가기 위해서 각 던전마다 일정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
“가령 이 던전에서는 1층에 있는 마물의 일정 수를 잡는 것이 조건이죠.”
예상보다 꽤나 쉬운 조건이다.
“다만, 이 던전에 있는 마물들은 전체적으로 날쌔고 재빠릅니다.”
“제대로 싸울 생각은 안 하고, 이리저리 도망만 다닌다니까요?”
“아마 놈들을 쫓아다니다 보면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길 겁니다.”
재빨라서 잡기가 힘들다 이 말인데…….
나는 뒤에 매고 있던 배낭을 앞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안에서 익숙한 병들을 꺼냈다.
언제나 여유분으로 넉넉하게 챙기고 다닌다.
내 핵심 전력은 바로 이거니까.
노란색의 물약 다섯 개.
“이건 뭐죠?”
“물약……? 아니, 그보다 이 색은 대체…….”
상대가 얼마나 빠른지는 상관없다. 우리도 그만큼 빨라지면 된다는 거니까.
그걸로 끝이 아니다.
배낭에서 체력 물약을 꺼내 마치 이온음료 나눠주듯이 일행들에게 건넸다.
하지만 하나같이 사이즈가 남달랐다.
“페트병……?”
체력이고 뭐고, 지칠 틈을 주지 않는다면 그만이다.
국가가 허락한 마약.
이렇게 된 이상 물약 중독에 한 번 걸려보자고.
* * *
전진우는 던전에 들어오자마자 행동을 개시했다.
“곧장 퍼져서 놈들을 잡아!”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토끼처럼 생긴 마물들. 귀여운 외견과는 다르게 귀에 달린 흉악한 칼날은 놈들의 속도와 함께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큭!”
기본적으로 따라붙는 것도 어렵고, 몸에는 자잘한 상처가 계속해서 생겨난다.
스네이크의 길드원 중 한 명이 곧장 물약을 마시려 하자, 전진우가 외쳤다.
“전투 중에 물약 섭취하는 멍청이가 어디 있어! 물약은 전투가 모두 끝나고 소량 섭취한다!”
그놈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식으로 말했지만, 현재 스네이크 길드의 상황이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었다.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기는커녕, 지금의 자리조차 위험했다.
황혼 길드와의 거래가 끊겼다.
그것만으로도 던전을 이용하는 각성자들에게 있어 치명적이다.
스네이크 길드 또한 자체적으로 물약 생산이 가능하지만, 그래 봤자 50%의 순도다.
기존에 마시던 황혼의 물약과는 비교할 수 없이 질 낮은 물약.
전투 중에 마신다면 자연스럽게 몸이 굼떠지고, 회복 속도 또한 느렸다.
‘……스피드가 중요해.’
상대는 이서진이다.
무슨 일인지, 정해연이 호감을 가지고 있고, 안환재와 단둘이 이야기할 정도의 인물.
원래대로라면 전진우 같은 자가 이런 식으로 행동해서는 안 되지만.
자존심이 존재 가치인 전진우는 뒷일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든 이서진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그렇게 생각해낸 게 이런 내기의 형식이다.
복수라기엔 웃음이 나올 정도로 소소한 것이지만.
자신의 발밑에 기어 다니는 꼴을 본다면, 조금이나마 우월감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
“잡았습니다!”
마물을 잡는 속도는 빨랐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스네이크 길드에서도 에이스라고 불릴 인물들이니까.
“스물다섯 마리.”
1층에 존재하는 칼날 토끼의 수는 총 백 마리. 이 정도 숫자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흐흐…….”
놈들이 자신의 다리 밑을 기는 것을 상상하며 웃고 있던 전진우한테로 길드원의 당황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 부길드장님!”
“뭐야? 잡담할 시간 있으면 한 마리라도 더…….”
그를 노려보던 전진우도 그제야 상황을 알아챘다.
“뭐, 뭐야! 어떻게 벌써?”
자신을 포함한 길드원들 발밑에 생겨난 작은 원형 포탈.
1층이 클리어됐다는 의미였다.
* * *
“자, 칼날 토끼의 발바닥. 양쪽 합쳐서 백 오십 개.”
“…….”
그런 걸 보여주지 않아도, 전진우는 이미 자신들이 패배했단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의 배낭에 있는 부산물이 그걸 증명하니깐.
입을 다물고 있던 전진우가 말을 내뱉었다.
“아직 2층이 남아 있잖아? 이 던전의 핵심은 2층에서 나타나는 비행형 마물이다. 고작해야 1층과는 비교도 안 되는 난이도지.”
“하! 말 더럽게 많네. 지면 진 거지 입을 뭐 저렇게 놀려?”
윤미주가 일부러 들리도록 크게 혼잣말을 했다.
언제나 주의를 주던 임상욱도 지금만큼은 그에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전진우 또한 양심의 가책은 있는지 별다른 반응은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이서진이 말했다.
“좋아. 그럼 2층에서 제대로 하던가. 대신, 네가 지는 순간 조건은 한 가지 추가야.”
“……무슨 조건 말하는 거지?”
“그건 그때 가서 말해줄게.”
“그래도 미리 조건을 아는 편이…….”
이서진은 자신의 단기 스승에게 배운 기술을 이곳에서 써먹기로 했다.
“쫄?”
역시 효과가 좋은 기술인지, 전진우가 곧장 반응했다.
“좋다. 나중에 두말하지 마라.”
전진우는 생각했다. 이번에야말로 자신 있다고.
1층에서 어떤 수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비행형 마물은 팀플레이가 없을 경우 잡기 힘들다.
저들이 급조된 팀인 것에 반해, 이쪽은 이미 몇 번이고 합을 맞춘 같은 길드원들이다.
‘하. 여유가 대단하시군.’
이서진이 휴대전화를 들어 무언가를 보고 있는 것을 본 전진우가 작게 조소했다.
던전 내에서 휴대전화는 기본적으로 사용이 제한된다.
작동하는 시간도 고작해야 몇 분이고,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문자가 고작이다.
저것은 자신을 향한 의미 없는 도발일 뿐이다.
이서진은 휴대전화 속 앨범을 확인했다.
자신과 사진을 찍는 것이 어지간히 불편한지 인상을 쓰고 있는 전진우의 모습.
그것을 클릭하자, 이내 화면에 지도가 하나 나타났다.
이제껏 본 적 없는 지형.
바로 이곳 2층 던전 ‘겁쟁이 새의 초원’의 상세한 지도였다.
시간제한조차 없었다.
휴대전화의 위치 추적.
그것은 지구와는 다른 공간인 던전 안에서도 작동하였다.
지도 가운데에서 반짝거리고 있는 붉은 점을 확인한 이서진이 전진우를 보며 생각했다.
단 한마디의 변명도 할 수 없게 완벽한 패배를 선물해 주겠다고.
* * *
전진우 일행과 양쪽으로 갈라지고 난 후.
우리는 곧장 달려서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지도를 보며, 전진우의 위치를 확인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이 가는 방향을 한발 앞서간다.
그렇게 그 길목에 있는 모든 새를 사냥할 예정이다.
-끼에에엑!
문제는 저놈을 어떻게 빠르게 정리하냐는 건데…….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곧장 날개를 펼쳐 하늘로 날아오른다.
그리고 지나칠 정도로 신중하게 우리를 내려다본다.
초기화 과정을 거쳤으니, 이지가 있는 것은 아니겠고.
……유전자부터 깊숙하게 새겨진 신중함인가.
이름부터 겁쟁이 새라고 붙여진 이유가 있었구만.
시간이 지나자, 공중에서 하강하며 부리로 위협하는 녀석.
나는 곧장 속으로 외쳤다.
‘아이기스의 방패’
옆으로 산개해 피하려던 송도형의 앞으로 흰색의 방패가 나타났다.
방패에 공격이 막히자, 놈은 다시 한번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방패를 확인한 일행들이 감탄사를 뱉었다.
“우와…… 방금 거는 대체 뭐예요?”
“고유 능력인가? 방패를 소환하는 건 또 처음 보는데…….”
의외로 가장 흥분한 것은 이때까지 아무 말도 하고 있지 않던 이루비였다.
“성자님! 방금 그 신성한 방패는 무엇입니까!!!”
이루비가 사라져 가는 방패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제 일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형이었습니다! 성자님!! 부디 다시 한번 그 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얘가 이렇게 텐션이 높은 애였나?
뭐, 누가 봐도 꽤나 멋진 방패니까. 어려운 것도 아니다.
마나 물약 또한 배낭에 넘치도록 있었으니까.
꿀꺽-
물약을 한 입 마시고, 다시 한번 놈의 공격을 방패로 막아냈다.
“오오……!!”
지상으로 내려오는 그 순간, 대기하고 있던 윤미주와 임상욱이 날개를 공략했다.
어찌 잡긴 했으나, 이대로라면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화면을 확인하니, 꽤나 거리가 좁혀져 있었다.
‘……그냥 이기는 거로 만족해야 하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방패를 손으로 훑으며 연신 감탄사를 뱉는 이루비가 보였다.
저거, 저렇게 만질 수도 있는 거구나.
“만질 수 있다……?”
이거…….
에이. 아니야. 설마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이루비 씨.”
“성자님. 언제나 말씀드리지만, 제게 말을 높일 필요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루비면 충분합니다.”
나는 이루비에게 내가 생각한 방법을 말해줬다.
정작 말을 꺼낸 나도 어이가 없어졌기에 이야기를 끝마치자마자 고개를 저었다.
“아니다. 잊어줘요. 이런 게 될 리가 없잖아?”
“성자님. 혹시 제가 그것을 해낸다면, 미천한 저의 부탁 하나를 들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무슨 부탁을 하려고…….
아니, 그보다 설마 이게 된다고?
실험을 할 조류는 금방 나타났다.
“성자님. 시작하셔도 좋습니다.”
공중에 뜬 상태로 우리를 살피고 있는 녀석.
‘아이기스의 방패.’
아직 녀석이 공격하지도 않았건만, 허공에 방패를 만들어냈다.
위트 길드의 사람들도 혹시 실수라도 한 건가. 그런 눈빛을 보내고 있을 때.
이루비가 달려갔다.
어느새 빼 든 철퇴를 자그마한 오른손으로 꽉 쥐고는 눈으로 담기도 힘든 속도로 달리다가 이내 도약했다.
도약한 곳에는 허공에 소환된 아이기스의 방패가 있었다.
소환된 방패를 짓밟고 공중으로 점프한다는 발상.
말도 안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이루비는 당연하다는 듯이 그것을 해냈다.
이루비는 방패를 한번 밟고는 다시 한번 공중으로 도약했다.
-끼에에엑!
공중에서 행한 이단 점프로 녀석에게 도달한 이루비가 철퇴를 머리에 박아 넣었다.
깊숙하게 들어가 터지는 뇌수.
그걸로 끝이었다.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놀라운 기예.
마치 깃털이라도 되는 듯, 바닥에 살포시 착지한 이루비가 내게로 다가왔다.
“저를 루비라고 불러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성자님.”
“……그래. 루비야.”
* * *
“……말도 안 돼.”
역시 한 마리도 못 잡게 하는 건 무리였다. 허망한 표정의 전진우 앞에 놓인 것은 세 개의 부리였다.
세 마리.
전진우의 일행이 잡은 총 숫자다.
그리고 우리 앞에 쌓여 있는 스무 개가 넘는 부리들.
그래도 저 모습을 보자니, 계획은 그럭저럭 성공한 것 같다.
“그럼 이제 약속을 지켜야겠지?”
“……한 명만 다리 밑을 기면 끝나는 건가?”
“무슨 개소리야. 당연히 너희 전부 다 기어야지.”
지만 쏙 빠지려고 하네.
그건 안 되지.
“밖에서 나가서 할래. 아니면, 아무런 증거도 안 남는 여기서 할래.”
“……여기서 하겠다.”
스네이크 길드원들이 전원 무릎을 꿇었다. 전진우는 입술을 세게 물어 피가 날 때가 되어서야 행동을 개시했다.
우리는 녀석들이 잘 기어올 수 있도록 터널처럼 줄지어 섰다.
“야. 맞다. 내기 조건 하나 추가한다 했지.”
간단하다. 저놈을 다시 본다면 꼭 시켜보고 싶은 게 있었거든.
“입으로 샤아아악- 소리를 내면서 기어.”
“무슨 말도 안 되는……!”
“싫다고?”
“……샤아아악.”
그렇지.
역시 뱀은 저런 소리를 내면서 기어야지. 이왕이면 혀도 날름거렸으면 좋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