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ion is flowing from the water purifier in my house RAW novel - Chapter 52
우리집 정수기에서 물약이 흐른다 053화
18. 저희도 만듭시다(3)
각 길드장들이 모이는 대책 회의가 일어나기 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미래의 정보를 보고.
현실에서는 마석병과 관련된 일로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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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진의 스윗 하우스」
설명:【만물의 주인】 이서진이 거주하는 공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내부 구조를 변경시킬 수 있다.
▷하우스 내에 개방된 물건들의 효과가 미미하게 상승합니다.
▷개방된 물체의 수에 따라 하우스의 전체 면적이 늘어납니다.
현재 변경시킬 수 있는 평수 : 90평
◎현재 스윗 하우스의 숙련도가 가득 찬 상태입니다.
◎조건을 만족시켜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를 완료하세요.
▷퀘스트-하우스 내에 개방된 물체가 일정 수 존재할 것 (7/7)
▷보상-다음 단계로의 업그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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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스윗 하우스, 옥탑방의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애초에 내가 살고 있는 곳이기도 했고, 대부분의 물건들이 이곳에 있었기에 이쯤 되면 숙련도가 가득 차진 않을까-하고 생각하긴 했다.
솔직히 그렇게 큰 관심은 없었다.
현재 처한 상황들이 더 급했으니까.
마석병의 유행.
솔직히 말하면 정수기의 능력이 한층 더 강화됐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것과는 별개로 계속해오던 걱정도 있었다.
‘왜 더 이상 퀘스트가 나타나지 않지?’
평범한 사물을 특별한 아티팩트로 만들어주는 개방권.
그리고 그걸 얻기 위한 긴급 퀘스트.
내가 개입해야만 하는 일이 나타난다면, 언제나 상황에 맞게 퀘스트가 나타났다.
황혼과 도플갱어.
농협 본점에서의 그룸.
이유지와의 미확인 균열 탐사.
연회에서 일어난 일.
자기 입으로 이런 말 하기도 그랬지만.
하나같이 내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르는 것들이다.
‘4층 던전을 클리어했을 때, 하나쯤은 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그 어느 때보다 규모가 컸던 4층 던전에서는 퀘스트가 나오지 않았다.
“……별다른 정보도 없고.”
애초에 이 ‘퀘스트’라는 것이 나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얻어 본 적이 없었기에 어디 물어볼 곳도 없었다.
아쉽기는 했지만.
현재 있는 것들도 하나같이 오버 밸런스라고 부를 정도로 좋은 물건들이었으니 초조하지는 않았다.
지금 내가 가진 것만으로도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생각이 달라졌다.
‘이 시계가 없었으면 조금 골치 아플 뻔했어.’
T와 F.
Truth or False
진실과 거짓을 밝혀주는 이 시계는 생각한 것 이상으로 쓸모 있었으니까.
양복을 사면서 함께 샀던 평범한 손목시계.
내게는 더 많은 물건들이 필요했다.
손목시계에 개방권을 사용한 것이 아니었다.
스윗 하우스의 2단계 업그레이드가 완료되고, 새롭게 나타난 능력,
그 어떤 것보다도 심플한 내용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도 ‘특별’하기도 했고.
옥탑방의 업그레이드.
나는 뭐 집이 로봇처럼 변신이라도 할 줄 알았지…….
특별한 물건을 만들어주는 특별한 집.
즉, 그 말이다.
‘랜덤 개방권을 일정 주기마다 퍼준다는 거잖아……?’
그동안 개방권을 얻은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좀 더 확실한 수급처가 생긴 것이니깐.
어떤 어려운 퀘스트가 나올까 걱정하고 있었는데.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퀘스트라고 불리는 게 이상하리만큼 쉬운 일이었다.
누가 질문하는데 굳이 거짓말을 하겠는가.
……나는 예외로 치고.
그래도 걸리는 점이 있긴 했다.
한 번이라도 판별에 실패할 시, 퀘스트는 종료.
숙련도의 초기화 같은 것이 아니라, 손목시계의 능력을 다시는 얻을 수 없겠지.
만약에 상대방이 장난으로라도 거짓을 말한다면, 실패할지도 모른다.
“……뭐 남들이라면 그렇게 생각했겠지만.”
다행히도 내게는 항상 진실만을 말하는 귀여운 동생이 한 명 있었다.
“루비야. 지금 기분 어때?”
“당연한 걸 물으시는군요. 이렇게 성자님과 마주 보고 있을 때면, 제 기분은 언제나 날아갈 듯 행복합니다. 성자님이 이곳에 자주 오게 되시니 요즘은 더욱 그렇습니다.”
……아니, 너무 솔직한 거 같기도 하고.
조금 부끄러웠다.
그리고 진실.
혹시라도 거짓말을 하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쉽게 퀘스트가 클리어되었다.
그렇게 손목시계의 능력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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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거짓을 판별하는 손목시계」
설명: 【만물의 주인】 이서진이 사용할 경우, 상대방이 하는 말의 진실과 거짓을 가려낼 수 있다.
*말이 진실에 가깝다면 시곗바늘이 T축으로 향합니다.
*말이 거짓에 가깝다면 시곗바늘이 F축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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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상했던 그대로의 능력이었고.
‘저놈. 뭔가 있는 게 분명해.’
대부분의 길드장들이 그를 보며 호감을 표하고 있을 때, 그의 검은 속을 알아차릴 수 있게 해주는 확실한 증거였다.
* * *
이후로도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지만, 이거다! 라고 할 것은 나오지 않고 시간만 흘렀다.
이른 시일 내로 다시 한번 모이기로 하고, 이번 회의는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
“후우…….”
“피곤하네…….”
각자 지친 것처럼 보였지만, 일단 급한 불은 껐기 때문일까.
길드장들의 표정은 처음보다 한결 편해 보였다.
정부에서 어떤 방침을 세울지는 모르겠지만.
수천 개의 물약을 무상으로 푸는 것보다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다.
차우 길드에서 물약에 대한 내용을 발표한다면, 당장에 시민들의 원성은 줄어들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그 시간 동안 근원을 찾아내고, 해결하는 것.
‘최소한 억울해서라도, 우리 잘못이 아니란 건 알려야겠지.’
애초에 던전이 원인이라고 해도, 딱히 길드의 잘못이 아니니깐.
각 길드장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우 길드장. 이럴 게 아니라, 같이 식사라도 어떠신가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저도 그렇습니다!”
길드장들의 관심이 박재한에게로 몰렸다.
중국의 대형 길드와 연을 맺고 있는 자.
그것도 꽤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을 자.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길드임에도 무섭게 성장해 대형 길드의 반열에 선 자.
저런 행동을 하는 게 이해가 갔다.
그들에게 나는 이제 안중에도 없었다. 오히려 다행이다.
나에게 끈덕지게 달라붙었으면 꽤 위험했을 테니까.
……내가 아니라, 저들이.
내 뒤에 서 있는 루비의 무미건조한 눈빛이 그들을 향하다가, 나를 보고는 티 나지 않게 미소 짓는다.
“좋습니다. 저 또한 여러분들과 좀 더 많은 대화를 하길 원하니까요. 아, 부디 여러분들도 함께 가셨으면 좋겠군요.”
박재한이 싱긋 웃으며 나와 정해연에게 물었다.
나는 정해연과 잠시 눈을 맞추고는 고개를 저었다.
내가 왜 너랑 밥을 먹냐?
정해연도 같은 의견이었다.
“저희는 이후에 따로 할 일이 있어서요. 음~ 배가 고픈 거 같기도 한데. 서진 씨, 저희끼리 맛있는 거라도 먹을까요?”
……이야 이거 좀 센데.
“하하…….”
“그, 그렇습니까? 정말 아쉽군요…….”
한 치의 고민도 하지 않고 딱 잘라 말하는 정해연.
밥을 먹긴 먹을 건데, 너랑은 먹기 싫다.
순간이지만, 박재한의 눈 끝이 떨리는 것이 보였다.
감정을 잘 숨기는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모양이다.
“바쁘시다니 어쩔 수 없네요. 다음에는 부디 함께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황혼 길드장. ……그리고 신성 길드장. 저는 당신에게 관심이 아주 많거든요.”
시계를 보았다. 말하는 족족 F에 가 있던 시곗바늘이 이번에는 T를 향해 있었다.
박재한이 했던 수많은 말 중 유일한 진실이었다.
……하필 왜 관심 있다는 말이 진짜고 난리야?
여러모로 기분 나쁜 놈이다.
박재한이 길드장들과 함께 회의실을 나갔다.
남은 것은 나와 정해연 그리고 안환재.
안환재 또한 이후 스케줄을 위해 회의실을 나갔다.
아, 또 하나 있네.
“넌 저쪽이랑 같이 안 가냐?”
“……별로. 저런 놈들 사이에 끼고 싶지는 않아.”
가고 싶지 않긴. 딱 봐도 권유조차 안 받았을 게 뻔하다.
저 자존심 강한 놈이 남들 다 끼는 곳에 못 끼고 얼마나 속이 끓을까.
괜히 웃겨서 피식 미소 지으며 말했다.
“밥은 먹었냐?”
“……내가 왜 그걸 네놈한테 말해야 하지?”
단순한 놈이다.
시계를 볼 필요도 없이 표정에는 내가 짜증 나 죽겠다는 듯, 오만상을 짓고 있었으니까.
최소한 박재한 같은 거짓말쟁이와 밥을 먹을 바에 이놈이랑 먹는 게 더 나을 것이다.
“밥이라도 한 끼 하려 했지. 뭐, 싫음 말고.”
“……그럴 사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만.”
더 이상 말 상대를 하기 싫었는지, 전진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저놈, 저거 꽤 재밌는 놈이란 말이야.
그렇게 웃고 있는데, 옆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진 씨?”
……아, 맞아.
남을 보고 웃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
평소와는 다른 그 음성에 나도 모르게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뒤로 주춤하는데, 누군가가 내 옆에 나란히 섰다.
루비에르트.
아니, 누구보다 든든한 내 여동생 루비다.
그래. 나도 이제는 한 길드의 수장이다.
이렇게 긴장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그래. 당당하게…….
“……정말 너무해요.”
“죄송합니다앗!”
서운해하는 정해연의 표정에 곧장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정해연 팬클럽 정예 회원으로서 이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농담이에요.”
“…….”
정해연이 얼굴을 가리던 손을 치우고는 배시시 웃었다.
요즘 들어 장난기가 많아진 그녀였다.
그러나 꼭 장난만은 아닌지, 살짝 새침한 표정이 된다.
“서운한 건 사실이에요! 신성 길드장이라니! 어떻게 그런 사실을 그렇게 감쪽같이 속이실 수 있어요?”
잔뜩 볼을 부풀린 정해연이 나 대신, 내 옆에 있는 루비에르트를 쏘아보았다.
루비는 정해연의 날카로운 시선에도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다소곳하게 손을 모으고 서 있을 뿐이었다.
“딱히 놀랄 일이 아닙니다. 저 같은 것보다, 성자님에게 더욱 어울리는 자리니까요. 물론, 성자님에게는 이마저도 한참 부족합니다만…….”
그 부동의 자세를 바라보던 정해연이 작게 한숨 쉬었다.
“하아…… 사실 이럴 거라고는 어렴풋이 생각은 했어요…… 던전에서 보았던 행동도 그렇고…….”
정해연이 중얼거린 말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물어보려 했지만, 그녀는 상상하기도 싫다는 듯, 입을 꾹 다물었다.
정해연이 나를 보며 미소 짓는다.
“뭐, 꼭 저한테 말해야 한단 법도 없으니까요. 저도 말 못 할 것도 있고…… 그래도 이렇게 중요한 거라면 남이 아니라, 서진 씨한테 직접 듣고 싶어요.”
정해연의 목소리가 갑자기 팍 작아졌다. 부끄러운 듯, 말을 더듬는다.
“저희. 치, 친구라면서요?”
“미안해요. 진짜로.”
딱히 속일 생각도 없었다.
말했던 대로, 워낙 바빠서 말할 틈이 없었던 거니까.
“이제 진짜 저한테 숨기는 거 없죠?”
“물론이죠.”
사이좋게 시선을 맞추고 웃고 있을 때.
쿵!
회의실의 문을 열고 안쪽으로 누군가가 들어왔다.
먼저 보이는 것은 원래라면 이곳에 길드장 대리로 출석했을 성기사단장, 신백준.
언제나 근엄하던 그의 자세는 마치 말 안 듣는 아이를 쫓는 것처럼 다급했다.
문을 연 사람은 신백준이 아니었다.
이런 회의실에 있기에는 한없이 어린 존재.
루비와 비교해도 작디작은 소녀가 해맑게 웃는다.
“아빠아! 이제 다 끝난 거 맞지! 보고 싶었어!”
“……죄송합니다. 서진 님.”
신백준이 면목 없다는 듯, 내게 고개 숙였다.
지금까지 이 회의실에서 들리던 그 어떤 목소리들보다도 충격적인 말에 정해연의 목이 천천히 돌아갔다.
“……숨기는 거 없으시다면서요?”
* * *
“어디로 가시겠습니까? 제가 잘 아는 곳이 있는데 어떠신지…….”
“이럴 게 아니라, 저희 길드로 가서 좀 더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게 어떨까요.”
“뭐야? 누구 맘대로?”
“하하. 다들 진정하시죠. 저는 여러분들 전원과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박재한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주변을 훑었다.
하나같이 대형 길드의 수장들.
‘쯧. 거물은 없네.’
하지만 눈에 썩 차진 않았다.
첫 만남 이후로 별다른 연락이 없는 안환재와 눈여겨보고 있던 황혼의 여식.
특히 후자는 노골적인 적대감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역시 그놈을 어떻게든 포섭했어야 했는데.’
처음으로 정체를 드러낸 신성 길드장, 이서진. 조금 더 특별한 인물일 줄 알았으나 직접 만난 그는 별 볼 것 없어 보이는 평범한 사내였다.
‘느껴지는 힘이 그리 대단하지도 않았고.’
하지만 그의 뒤에 서 있던 키 작은 소녀에게선 이 주변에 있는 반푼이들보다 훨씬 강한 기운이 느껴졌다.
탐이 난다.
‘신성 길드는 내부의 결속력이 대단하기로 소문이 나 있지.’
그런 자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꼭 안 될 거라는 법은 없지.’
지금 하고 있는 것이 잘 된다면, 모든 것이 자신의 수중에 떨어질 것이다.
“흐…….”
그도 모르게 웃음을 흘리면서, 밖으로 나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스쳐 지나갔다.
“거기, 스네이크의 전진우 씨 맞으신가요?”
마침 잘됐다.
저놈한테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아까 보니까 신성 길드장과 친분이 있어 보였다.
딱 봐도 가볍고 무식해 보이는 게 조금 놀아주면 알아서 길 것 같은 타입.
“어떠십니까. 같이 식사라도 하러 가시는 게?”
‘저런 놈이랑…….’
‘별 도움도 안 되는 놈일 것인데.’
주변에 있는 길드장들이 남모르게 얼굴을 구겼다.
남 밑에 기생할 생각만 하는 기생충 같은 놈. 이런 기회를 놓칠 놈이 아니다.
그러면 자신들의 몫이 적어질지 모른다.
하지만 전진우는 여전히 시큰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딱히. 배가 고픈 게 아니라서요.”
“하하. 말 그대로 식사를 하자는 게 아니라, 담소라도 나누자는 뜻이죠.”
‘그런 뜻도 모르냐?’
“담소?”
전진우는 마치 사냥감을 탐색하는 뱀처럼 눈을 좁히고 박재한을 주시하였다.
누가 보더라도 사람 좋다고 말할 정도로 순한 인상이다.
-밥은 먹었냐?
순간 자신도 모르게 생각 난 한 사내의 얼굴에 다시 기분이 팍 상한다.
그놈도 꼴 보기 싫은 건 마찬가지지만…….
이 실실 웃는 표정은 도저히 참아줄 수가 없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고 했나.
개소리였다.
예전이었다면, 이런 놈과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애를 썼겠지만…….
전진우가 그의 웃는 얼굴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한쪽 입꼬리를 들어 올린다.
“별로. 그쪽한테선 좀 구린 냄새가 나는 거 같아서 말이야.”
“……예?”
“너, 이 자식!”
“무슨 말버릇인가!”
“예이. 예이.”
콧노래를 부르며 전진우가 떠나갔다. 오늘로만 벌써 두 번째로 맞는 면박에 박재한의 표정이 순간 멍해졌다.
“하…… 하하…….”
“저런 망나니 같은 놈 말은 무시하시죠.”
“맞습니다.”
잠깐이지만, 또 표정 관리를 실패할 뻔했다.
그래, 어차피 저런 떨거지는 필요 없다.
‘뱀이든 황혼이든 신성이든.’
전부 다 자신의 발밑에 놓게 될 테니까.
정작 안에서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박재한이 미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