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tion is flowing from the water purifier in my house RAW novel - Chapter 66
우리집 정수기에서 물약이 흐른다 067화
23. 약간은 불편한 식사 자리(3)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서진 씨.”
“제가 할 소리예요. 에스코트 고마웠어요, 해연 씨.”
“후훗. 아, 잠시만요.”
정해연이 바짝 다가오더니, 보드라운 손을 내 뺨에 가져다 대었다.
그녀의 손에서 느껴지는 체온이 내 얼굴을 통해 전해지고, 얼굴은 더욱 가까이 다가왔다.
묘한 숨을 내뱉으며, 내 귀를 향해 작게 속삭인다.
‘머리카락 붙으셨어요.’
얼굴에 붙어 있던 머리카락 하나를 살갑게 때줬다.
……그런데 이거 때준다고 이렇게 가깝게 붙나?
지근거리에서 정해연을 바라보는데, 그녀의 눈이 내가 아니라, 내 뒤쪽을 향하고 있었다.
눈이 초승달 모양으로 휘어진 정해연이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지었다.
“여기까지 할게요. 더 이상은 미움받아 버릴 거 같거든요.”
나도 고개를 돌려, 정해연이 보고 있는 곳을 쳐다봤지만,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뭘 본 거지?
* * *
“……들어오시죠.”
“이렇게 환대해 주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
“……큭.”
내 앞의 남성이 입가를 부들부들 떨며 공손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하나같이 귀빈(貴賓)을 모시기 위한 제스처.
‘여기가 전진우의 길드구나.’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스네이크의 길드 하우스.
오늘은 그곳에 방문하게 되었다.
전진우는 나를 안쪽에 있는 접객실로 안내했다.
길목마다 복도에 특이한 미술품들이 눈에 띈다.
황금으로 된 뱀 모양 조각상.
두 마리의 뱀이 하늘로 치솟고 있는 그림.
거대한 뱀처럼 꼬불꼬불 이어진 카펫.
‘……얘네 진짜 뱀 좋아하는구나.’
접객실 내부로 들어오고,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꼰 전진우가 턱짓으로 반대편 방향을 가리켰다.
“앉아라.”
“존댓말 컨셉은 그만두는 거냐?”
“나는 네놈과 정당한 거래를 한 것이다. 내가 굽히고 들어갈 필요는 없지.”
이 자식. 보는 눈 사라지니까, 바로 변하는 거 봐라.
“그렇긴 해.”
전진우가 내 앞으로 무심하게 생수 하나를 던졌다.
“목마르면 그거라도 마시던가 해라.”
……보통 차라거나 음료를 대접하는 거 아닌가?
이런 곳에서도 자존심 세우는 게 전진우답기는 했다.
나는 생수병을 하나 까고는 목을 축였다.
“그래서, 저번에 말했던 약속은 진행되고 있나? 얼마 정도 걸릴 것 같지?”
황혼과 스네이크.
각 길드 간의 중요한 계약이다.
황혼과의 물약 거래를 주선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사용하는 길드장들을 생각해 본다면, 어렵고, 긴 시간이 되리라.
“그거? 성사됐어. 다음 달부터 너희 길드로 물약이 들어가게 될 거야. 그것도 황혼의 상등품이.”
“……뭐라고?”
내 말에 전진우가 눈을 끔뻑거렸다.
“농담하지 마라. 그게 그렇게 쉽게 해결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안 믿네.”
의심스러운 눈을 보내고 있는 전진우를 쳐다보며 어제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두 사람.
비즈니스적인 사고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신경전.
그런 것은 없었다.
어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을 때, 순둥이의 입에 묻은 소스를 닦아주며 정해연에게 무심하게 물어봤었다.
-해연 씨. 혹시 스네이크 길드라고 알아요?
-음…… 들어본 거 같기도 한데…….
-어쩌다가 그쪽에서 이번 일을 도와주게 되어서요. 혹시 뭐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정해연에게 자세한 내용을 말하니, 그녀는 고민조차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죠. 그럼.
“……진짜였다고? 아니, 내가 그리 개고생할 때는…….”
내 말에 거짓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전진우가 허공을 향해 깊은숨을 내쉬었다.
어째선지 나를 노려보는 전진우가 말했다.
“그럼 더 이상 네놈이랑 마주치고 있을 필요는 없겠군.”
“뭘 또 그렇게 섭섭한 말을.”
전진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접객실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왔다.
“크하하하! 진우야! 이게 무슨 일이냐! 방금 황혼에서 연락이 왔어! 스네이크와 물약 공급에 대한 재계약을 맺겠다는구나! 그것도 최상급의 품질로!”
호탕한 웃음소리를 내뱉던 사내가 나를 보고는 흠칫했다.
“이런. 손님이 와 있었군. 이거 죄송합니다. 혹시 낯이 익은데, 성함이……?”
누구지?
“……내 아버지시다.”
전진우가 매우 언짢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 어쩐지.
특유의 날카로운 눈매가 비슷하기는 했다.
다만, 전진우와 다른 점이 있다면, 평소에 웃음을 많이 짓는 사람에게 드러난다는 팔자 주름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눈을 제외한다면, 선한 인상의 사내였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취했다.
“신성 길드장, 이서진입니다.”
“음! 신성 길드장…… 귀하신 분이 이런 곳까지는 어쩐 일로……?”
“스네이크의 부길드장님과 긴히 할 이야기가 있어서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폐가 되진 않았는지, 걱정되는군요.”
“하하! 폐는 무슨. 이곳에 눌러산다고 하셔도 전혀 상관없습니다.”
일어나지도, 앉지도 않은 어정쩡한 자세의 전진우를 보며 스네이크의 길드장이 말했다.
“그런데 진우야.”
“예. 아버지.”
“남들 앞에서는 길드장님이라고 부르라 했잖아.”
“……예.”
“그런데 넌 뭐 하고 있는 거냐?”
“네……?”
“이런 귀하신 분이 왔는데, 대접하는 게 고작 저딴 생수병 하나인 게 말이 돼! 당장 제대로 된 차를 가져오지 못해!”
“아, 저는 괜찮…….”
“네 발로 직접 가져오는 게 좋을 거다! 지금 당장!”
그의 호령에 전진우가 냉큼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천외천이라고 해야 하나.
자존심이 하늘을 찌를 것 같던 전진우도 제 아버지한테는 안 되는 모양이다.
전진우의 아버지.
스네이크의 길드장이 사근사근 웃으며 반대편에 앉았다.
“이거 죄송합니다. 형편없는 아들놈 때문에 괜히 못 볼 꼴만 보여드렸군요.”
뭐라 해야 할까.
아까도 생각했던 거지만,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완전히 딴판이다.
스네이크의 길드장.
좀 더 교활하고 날카로운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거 제 소개가 늦었군요. 저는 스네이크의 길드장, 전진명이라고 합니다.”
그가 웃으며 제 손을 내밀었다.
손과 손이 잡히는 순간, 전진명의 눈이 좁혀졌다.
가만히 내 손을 바라보고 있는 전진명에게 물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저희 진우와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셨는지……? 혹시 저놈이 또 사고라도 친 겁니까?”
“아뇨. 그게 아니라…….”
나는 대충 전진우와 했던 일을 간략하게 말해주었다.
그러자 감동한 듯, 그가 제 손으로 촉촉해진 눈을 비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나이가 들면 모두 그러는 것일까. 전진우의 막장 행동들을 이야기하는 그는 근심이 많아 보였다.
“……차기 길드장이라는 놈이 그렇게 행동할 때는 눈앞이 캄캄했죠.”
“이해합니다.”
전진우와의 첫 만남을 이야기해 주니, 당장에 뛰어가서 무릎 꿇게 만들겠다는 걸 겨우 말렸다.
이렇게 보고 있으니, 되게 평범한 사람이네.
그러고 있자니, 전진우가 석 잔의 차를 들고 돌아왔다.
“……차 가지고 왔습니다.”
손잡이 부분에 뱀 문양이 그려진 고급스러운 찻잔.
그것을 잠시 바라보다가, 이내 들이켰다.
* * *
어차피 길게 할 이야기도 없었다.
사실상 말을 전해주러 온 것뿐이니까.
“진우야. 신성 길드장님. 앞까지 모셔다드리고 오도록 해라.”
“……그걸 왜 제가.”
“하라면 해!”
전진우가 그 몰래 투덜대며 앞장섰다. 사실 필요 없었는데.
길드 하우스의 정문까지 나온 전진우가 멈춰 서더니 말했다.
“여기까지면 되겠지. 알아서 가도록 해라.”
“그래라.”
“……그런데 혹시 그건 따로 생각 없나?”
“어떤 거?”
“그때 선착장에서 내게 줬던 물약.”
아, 그거.
신체 강화의 물약을 말하는 모양인데.
나는 전진우를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글쎄?”
“…….”
“너 하는 거 보고.”
처음부터 그렇게 막 퍼주면 쓰나.
미안하지만, 망나니를 단 한 번만 쓸 생각은 없다.
“자. 받아라.”
나는 녀석에게 노란색과 보라색의 물약이 든 병을 하나씩 던져줬다.
“앞으로 열심히 해. 이건 선수금이니까.”
“이딴 건…….”
“싫음 내놓고.”
“……받도록 하지.”
물약을 소중하게 옷 안쪽에 넣은 전진우가 고개를 들더니, 눈이 커지며 흠칫한다.
날 보는 건 아니고…….
뒤에?
‘아무것도 없는데?’
몸이 굳은 전진우가 나를 보면서 입을 열었다.
“……역시 차를 불러 직접 데려다주도록 하지. 기다리도록 해라.”
“갑자기 무슨 바람이래. 그런다고 해도 더 안 줄 거다?”
“음험한 놈. 왠지 안 보인다 싶더라니…… 만약을 대비해서 주변에 항상 대기시키는 거다, 이거냐?”
“뭐가.”
전진우는 다시 한번 뒤쪽을 보더니,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다. 별로 죽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까.”
* * *
“흐음. 진우 녀석. 그렇게 싫어하더니, 잘하고 있었던 모양이구나.”
전진명이 황혼에게서 온 전화를 생각하며 싱글벙글 웃었다.
자신이 따로 뭔가를 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진우 녀석이 무슨 수를 쓴 것이겠지.
“진우 도련님께서 정말로 대단한 일을 하셨습니다.”
그의 옆에 있는 최성필이 감동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전에는 괴로워 죽겠다는 듯, 전진우에 대한 질 나쁜 행동을 보고하던 그였지만.
‘역시 한 길드의 수장이 될 자질이 있으셨던 거야.’
요즘 최성필은 전진우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것에 불만이 전혀 없었다.
근래 보였던 모습도 그렇고, 그 유명한 신성 길드장과 저렇게 가깝게 연을 맺고 있는 것도 그렇고.
매일 같이 노름을 하던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뒤에서 부지런히 밑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대단해…….”
제 아들놈에게 환상을 품고 있는 최성필을 무시하고, 전진명이 상념에 빠졌다.
‘……그나저나. 말도 안 되는 인물이야.’
스네이크의 길드 하우스에 신성 길드장이 찾아왔다.
밑에서 전해온 보고에 그는 곧바로 접객실로 향했다.
자신의 영역으로 들어온 더없이 큰 먹잇감.
여러 가지로 조사해 본 결과, 그는 한 길드의 수장이라는 것 치고는 조금 허술한 면이 있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길드, 신성.
‘잘하면, 무언가를 얻어갈 수 있을지도.’
자그마한 흑심을 품었다.
문을 열기 전, 그는 자신도 모르게 몸이 긴장하고 있단 것을 알아챘다.
‘이 너머에 무언가가 있다.’
몸 안에 있는 마나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몸에 은근히 전해지는 압박감은 줄어들지 않았다.
스네이크 길드장, 전진명.
그의 몸이 말하고 있었다. 이 안은 위험하다고.
그리고 그 안에 제 아들놈이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적과는 별개로 스네이크의 차기 길드장을 혼자 둘 수는 없었다.
망나니이지만, 제 아들이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자, 문 앞에서 느껴지던 기운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안에 있는 것은 거만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제 아들놈과 생수를 마시고 있는 신성 길드장.
“이런. 손님이 와 있었군.”
우연을 가장하며, 그 사이로 섞여들었다.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었기에, 그의 아들을 내쫓고 그를 응시했다.
평범하다.
그런 생각은 그의 손을 마주 잡는 순간 지워져 버렸다.
“왜 그러세요?”
태연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신성 길드장.
‘……수호 길드장이 떠오르는군.’
안환재가 처음 자신을 만났을 때 했었던 장난.
그것을 현재 눈앞의 사내가 하고 있었다.
자신이라는 존재를 조사하듯이 파고드는 이질적인 기운.
아무리 마나를 끌어 올려도, 피할 수가 없었다.
그는 순간 소름이 돋았다.
장난이 아니다.
허튼수작을 부리면, 가만히 안 둔다는 경고였다.
그 순간부터 전진명은 이자에게 무언가를 한다는 생각을 없애버렸다.
뱀.
사냥감을 잡아먹는 포식자는 최상위 포식자 앞에서 연기를 시작했다.
친근하고, 조금은 팔불출인 아버지의 모습을.
익숙한 일이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의 표정을 웃음으로 감추곤 했으니까.
그 이후로는 처음에 느꼈던 기운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긴장하고 있던 자신의 몸이 점점 풀어질 정도였다.
그게 오히려 더 무서웠다.
그만큼 힘의 조절이 능숙하다는 이야기니까.
“하아…… 피곤하군.”
전진명이 한숨 쉬었다.
진우, 저놈은 대체 어떻게 저런 사람 앞에서 저렇게 대담하게 행동하는 건지…….
“……진우가 고생이 많구만.”
어째선지 제 아들놈에게 연민이 가는 그였다.
* * *
“후우……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까…….”
흑발의 머리를 뒤로 묶은 여검사가 검을 내렸다…… 그녀의 근처에 있던 환영들이 하나, 둘 사라져간다.
그녀는 음료수 하나를 들었다.
세이크리드 스트로베리.
요즘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필수라고 해도 좋을 에너지 드링크였다.
[지윤아. 오늘 할애비랑 오붓하게 식사라도 할까?]
“얼른 씻고 가자.”
안지윤.
수호 길드장, 안환재의 손녀딸인 그녀는 자신이 방금까지 검을 휘두르던 곳을 쳐다보았다.
특수 재질로 만들어진 훈련용 인형들이 이곳저곳 반으로 갈라진 채 널브러져 있었다.
평범한 각성자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해낸 안지윤은 불만스럽다는 듯이 혀를 찼다.
“이 정도로는 부족해.”
구식 휴대전화를 켜자, 제 오빠가 보내온 문자가 나타난다.
[수호 길드 소속 안지훈. 2층 규모 던전 단독 공략 성공!]
[야, 어떠냐. 이제 좀 오라버니를 존경할 마음이 드냐?]
“…….”
벌써 각성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자신과 비슷한 이름의 남성,
짜증 나는 자신의 오빠였다.
안지윤은 문자를 무시하고, 곧바로 휴대전화를 껐다.
“……고작해야 한 살 차이밖에 안 나는데, 왜 나만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야?”
-지윤아. 너는 아직 때가 아니다.
존경하는 할아버지가 그런 말을 할 때마다, 안지윤은 가슴 속에서 무언가 쿵 하고 눌러앉는 기분이 들었다.
“하아…….”
할아버지는 자신을 너무 애 취급한다니까.
나도, 나도…….
저 정도쯤은 할 수 있는데…….
할아버지의 기대를 만족시켜 드릴 수 있는데…….
문득 자신의 오빠 말고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자신의 분신을 단번에 알아챘음에도, 일부러 항복을 했던 사내. 이후 몇 번이고 그곳에 찾아갔지만, 다시 만나진 못했다.
아직도 안지윤은 품속에 신속환을 고이 간직한 상태였다.
‘다시 붙는다면, 다음번엔 제대로 이길 수 있어.’
입술을 문 안지윤이 손을 들었다.
짝!
제 뺨을 가볍게 친 안지윤이 혼자 속삭였다.
“자자. 지윤아. 웃자. 오늘은 오랜만에 할아버지랑 단둘이 식사하는 거라고!”
샤워를 끝마친 그녀가 풀어진 머리를 뒤로 묶고 발랄하게 웃어 보였다.
도착한 곳은 한정식 식당, 한빛.
자신의 할아버지가 죽고 못 사는 음식점이었다.
“하여간 여전하시다니까.”
그녀를 향해 종업원이 다가왔다.
“안지윤 님 맞으시죠? 안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자신의 할아버지가 있는 방문 앞.
“큼큼. 할아부지이~ 저 왔어요옵!”
목을 가다듬은 안지윤이 문을 열며 간드러지게 외쳤고.
“에?”
어딘가 낯익은 얼굴의 남성이 자신을 향해 입을 벌리고 있는 것을 보며, 그녀의 얼굴이 순식간에 달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