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datory Soul RAW novel - Chapter 106
-106-
숨기려 애쓴 보람조차 없이, 이샤칸은 레아가 어떤 호기심을 느끼고 있는지 이미 꿰뚫어보고 있었다.
그에게 육체적으로 끌리고 있다는 사실을 들킨 것이 부끄러웠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어째서 거부감이 들지 않는지 알고 싶었다.
사실 모두 핑계였다. 잡다한 생각들을 걷어내면, 결국 남는 것은 단 하나의 욕망뿐이었다.
저 남자와 살을 맞대고 싶어.
그러나 충동을 느끼기 무섭게 머릿속에서 경고를 보냈다. 레아는 현실을 떠올렸다. 결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심지어 정혼자의 몸도 제대로 만져본 적 없건만……. 뒤늦은 도덕심이 튀어나가는 마음을 붙잡았다.
그리고 이샤칸은 레아가 느끼는 혼란조차 알고 있었다.
“그놈은 코르티잔에 창부까지 불러가며 난잡하게 굴고 있던데. 너만 정절을 지켜야할 이유가 무엇이지?”
할 말이 없었다. 손가락이 다물린 입술을 천천히 어루만져왔다.
“그저 잠깐 기분 좋아지자는 것이잖아.”
호기심이야말로 죄악의 근원이었다. 새빨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레아는 결국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궁금하다고 하면.”
그를 바라보며 살며시 질문했다.
“어떻게 해주실 건가요?”
덮고 있던 이불이 확 걷혔다. 이샤칸은 레아를 거칠게 밀어 눕히며 허벅지 위에 올라앉았다.
짐승이 노리던 사냥감을 채가듯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낮에도…….”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이 굳었다. 눈만 빠르게 깜빡이는 레아를 내려다보며 이샤칸이 짙게 웃었다.
“그리고 밤에도 내 생각만 하도록 만들어줄게.”
왕국법전을 낭독한다 해도 야하게 느껴질 눈빛과 목소리였다. 얼굴에 화끈하게 열이 몰렸다.
레아는 손으로 뺨을 감쌌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편한 마음도 솟아났다.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삐죽하게 말했다.
“바람둥이 같은 말이에요.”
“나도 처음 들었을 때 똑같이 생각했어.”
“…….”
어디서 저런 말을 듣고 다니는 것인지 모를 일이었다. 입술을 깨무는 동안, 이샤칸은 레아의 손을 잡아당겼다.
무거운 결혼반지가 스르륵 손가락을 빠져나갔다.
“이건 잠시 빼놓기로 하고.”
다행히 어디 숨기거나 하진 않고, 침대 옆의 협탁 위에 올려두었다.
어쩐지 가뿐한 느낌이 들어서, 레아는 손을 쭉 펼쳤다.
침의가 천천히 위로 말려 올라갔다. 살결에 천이 쓸려서 간지러운 느낌이 들었다.
아래 속옷과 함께 살짝 볼록한 배가 드러났다.
봉긋한 언덕에 잠시 걸렸던 천자락은 이내 도드라진 정점을 지나 쇄골까지 다다랐다.
요새 가슴이 조금 붓는 듯해서 자기 전에 가슴 속옷은 벗어놓고 있었다.
그 탓에 침의를 끌어올리자 맨가슴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샤칸은 잠시 레아의 몸 구석구석을 살폈다. 혹시나 어디 다친 곳은 없는지 확인하는 듯한 눈이었다.
레아는 그와 자신의 첫 만남을 상기했다.
블레언에게 맞아서 퉁퉁 부은 뺨을 하고는 분수대 앞에서 울고 있었으니, 맞고 다니는 건 아닌가 걱정할 만도했다.
우스운 일이었다. 정작 남편 될 사람은 손찌검하고, 전혀 낯선 이가 걱정해주고 있다니.
레아는 그 사실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으나,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자, 뽀얀 가슴 위로 집요한 눈길이 달라붙었다.
분홍색 유두는 꼿꼿하게 서있었다. 커다란 손이 가슴을 덥석 움켜쥐었다.
레아는 급하게 숨을 들이마셨다. 시선이 마주친 채로, 그가 천천히 얼굴을 내렸다.
가슴을 가득 깨물어 흰 살결 위에 잇자국을 남겨놓고, 혓바닥으로 느릿하게 유두를 핥았다.
너무 부끄럽고 민망해서 눈을 질끈 감았다. 허나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앞이 보이질 않으니 감각이 훨씬 예민해졌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금색 눈동자는 여전히 레아를 응시하고 있었다.
따뜻하고 말캉한 것으로 유륜을 따라서 느리게 훑고, 볼록한 정점을 계속 간질이듯 핥았다.
춥 소리 나게 빨아들이다가 단단한 이가 깨문 순간, 아래에 화끈하게 열이 돌았다.
“흣…….”
허리가 저절로 휘어졌다. 잘근거리며 괴롭히는 탓에 레아는 몸을 뻣뻣하게 굳혔다. 안쪽이 술렁거렸다.
깊은 곳에서부터 젖어드는 것이 이어질 행위를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다른 쪽 가슴을 짧게 톡톡 꼬집던 손이 밑으로 미끄러졌다. 아래 속옷이 천천히 벗겨졌다.
척척하게 붙어있던 얇은 천과 음부 사이에 가느다란 실이 생겨났다.
속옷은 그야말로 흠뻑 젖어있었다. 둥그스름하게 젖어든 흔적이 적나라해 부끄러웠다.
얼른 어디론가 숨겨버리고 싶었는데, 다행히 이샤칸이 침대 밑으로 휙 던져버렸다.
속옷을 벗겨낸 그는 잠시 레아의 발바닥을 만지작거렸다. 말랑한 부분을 꾹꾹 누르고 복사뼈를 문질렀다.
그러다 허벅지를 붙잡아 활짝 벌렸다.
젖은 속옷을 걱정하고 있던 레아는 뒤늦게 다리를 오므렸다. 레아의 몸은 조금 특이한 구석이 있었다.
남들과 달리 털이 거의 없다는 점이었다. 매끈한 음부를 남에게 보이는 건 처음이라 수치스러웠다.
그러나 이샤칸은 별로 놀라는 눈치가 아니었다. 그가 레아의 양손을 끌어다가 음부 위에 올려놓았다.
“벌리고 있어.”
“네……?”
“제대로 만져줘야 할 거 아냐.”
그러려면 도움이 필요하다며, 붙잡고 양옆으로 벌리라 말했다.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전부 그에게 맡겨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레아는 시키는 대로 해보았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머뭇머뭇 여린 살을 붙잡았다. 껍질을 벗으며 수줍게 드러난 짙은 분홍색 살에 공기가 닿았다.
활짝 벌리자 고여 있던 액이 울컥 흘러나왔다. 흐르는 감각이 진득하게 느껴졌다.
음부를 타고 느리게 흘러내리는 애액을 손가락으로 슥 훑어낸 이샤칸이 슬며시 웃으며 물었다.
“봐주니까 좋아?”
젖은 손가락이 천천히 안으로 파고들었다. 길고 단단한 것이 느리게 밀려드는 감각에 레아는 허벅지를 떨었다.
“푹 젖었네.”
무어라 변명하고 싶었으나 진실이었다. 누가 보면 소변이라도 흘린 줄 알겠다 싶을 정도로 밑이 흥건했다.
녹진녹진하게 무른 속살이 손가락에 달라붙으며 꽉 물어댔다.
침범을 막아보려는 행위였지만, 침입자는 겨우 그런 걸로 물러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깊게 쑤시고 들어왔다.
기다란 손가락이 끝까지 들어왔다가 빠져나가길 반복했다.
몇 번 느리게 드나들던 손가락은 살짝 구부러지며 안을 슬슬 긁어댔다.
안쪽 어딘가가 볼록하게 솟아있었는데, 그 부분을 만져줄 때마다 온몸이 저릿했다.
자꾸 더운 숨이 나오고, 목에서 앓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흑, 흐응, 하아…….”
레아는 끙끙거리며 뒤통수를 침대시트에 마구 문질렀다. 손에서 힘이 빠졌다.
자꾸만 붙잡은 것을 놓치려 해서, 다급하게 말했다.
“으읏, 더, 모, 못 잡겠…….”
“그럼 이거 만져봐.”
그가 몸을 바짝 붙이며 레아의 손에 무언가를 쥐여 주었다. 무심결에 움켜쥔 레아는 파드득 놀랐다.
진저리치는 모습에 이샤칸이 낮은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레아는 심각했다.
맙소사, 이게 뭐지? 뱀인가……?
사내의 성기를 코앞에서 본 것은 블레언의 것밖에 없었다.
미라옐 부인이 잠자리를 가질 때 신음하던 말에 따르면, 블레언의 성기도 큰 편인 듯했다.
하지만 이샤칸의 것은 아예 다른 느낌이었다. 그는 다리 사이에 구렁이를 숨기고 있었다.
독 오른 뱀처럼 고개를 빳빳이 쳐든 그것을 아연하게 바라보고 있자니, 이샤칸이 손바닥에 스윽 문질러댔다.
“네 거야.”
화끈한 열기와 함께 손이 끈끈한 선액으로 축축해졌다. 꼼짝 못 하고 있는 레아에게 그는 뻔뻔스레 주장했다.
“너 이거 좋아했어.”
반박할 정신도 없었다. 제 손에 쥐어진 것이 너무 믿기지 않아서 입만 멍하니 벌렸다.
그사이 성기가 뜨겁게 꿈틀거렸다. 이샤칸이 길고 낮은 신음을 흘리며 손바닥에 성기를 느리게 치댔다.
하얗고 작은 손에 문질러지는 굵은 성기의 모습이 도색적이었다. 너무 야해서 눈을 둘 곳이 없었다.
레아는 금방이라도 펑 하고 터질 것 같은 얼굴로 입술을 달싹였다.
“이, 이거, 너, 너무…….”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손가락 하나 까닥 못 하고 있다가, 이샤칸을 보았다.
“…….”
선명하던 황금색 눈동자는 흐려져 있었다. 정염에 취한 눈빛은 뜨거웠고, 또한 애정으로 가득했다.
이샤칸은 레아와 나란히 마주 보며 몸을 옆으로 눕혔다.
그가 레아의 음부에 박아 넣은 손가락을 천천히 흔들며 요구했다.
“손 움직여봐, 레아.”
얼떨결에 따라서 움직이니, 이샤칸은 눈매를 찡그리며 신음했다. 그가 다른 쪽 손으로 레아의 엉덩이를 꽉 움켜쥐었다.
주물럭거리다 등을 쓸며 뒷목을 붙잡고 입을 맞췄다.
진득한 입맞춤 속에서 얽힌 손들이 움직였다. 안에 박힌 손가락은 어느새 두 개로 늘어나있었다.
더운 숨을 내뱉은 이샤칸이 레아의 입술을 핥았다. 레아는 휩쓸리듯 두 손으로 남자의 성기를 쥐고 흔들었다.
눈앞이 어지러웠다. 그러나 쾌감이 깊어질수록 배덕감 또한 강해졌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블레언의 이름이 떠올랐다.
복잡하게 몰아치는 감정들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울음을 삼켰다. 이샤칸이 곧장 손을 멈췄다.
그는 퍽 다정한 어조로 물었다.
“아파?”
고개를 내저었다. 아프지 않았다. 하나도 아프지 않고, 역겹지 않아서 문제였다.
쏟아지는 쾌감이 무서울 정도로 좋았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해서는 안 될 말을 제멋대로 뱉어냈다.
“남편 될 사람을 두고……. 이, 이런 짓을…….”
이샤칸의 입매가 비틀렸다. 빠져나갔던 손가락이 단박에 푹, 하고 깊게 파고들었다.
“틀렸어.”
“하으……!”
신음이 튀어나오며 엉덩이가 바짝 치켜 올라갔다. 여린 속살을 헤집는 손길이 거칠었다.
여태까지는 장난이었다는 듯, 손가락은 빠르게 앞뒤를 왕복했다. 치덕치덕 소리가 나며 물이 튀었다.
몸이 경련하며 손이 움츠러들었다. 자연스럽게 성기도 꼭 움켜쥐게 되었다.
자극을 받으니 성기 끝에서 잔뜩 흥분한 선액이 줄줄 흘러나와 젖은 소리를 더했다.
손을 떼려 했으나, 이샤칸은 제 손을 덮어서 함께 쥐어버렸다.
“진짜 남편도 못 알아보면서.”
손가락 사이를 얽어 움켜쥐고선, 음부에 꽂아 넣은 손가락과 맞춰 사납게 흔들었다. 그가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되지, 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