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ferences for possessed people RAW novel - Chapter (90)
90화
[‘영혼을 심판하는 천칭’이 빙의자가 오러에 진심일 걸 예상 못 했냐며 ‘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을 비웃습니다.] [‘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이 시끄럽다고 버럭 합니다.] [‘창조경제 관리자’가 신성력 보상을 ‘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이 협찬했다고 당신에게 언질해 줍니다.] [‘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이 그걸 말해버리면 어떡하냐고 외칩니다!]“헉.”언령님이 협찬을 했다고?
“신께서 저를 위해 선물을 준비하셨는데 제가 뜯지도 않고 반품시킬 뻔했어요.”[‘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이 냉정한 상황 요약에 마음의 상처를 입습니다.]
“맞아요. 안 되죠.”
이렇게 된 이상 선택은 정해진 것 같다.[ ‘신성력’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예![‘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이 크게 기뻐합니다.]뿅!
“오?”
별안간 내 앞으로 커다란 선물 상자가 나타나 두 팔 위에 안착했다. 무게가 굉장히 묵직했다.[ ‘언령교주의 코스튬 세트’를 획득하였습니다.]뭐? 코스튬 세트?
상자 뚜껑을 열어 보았다.
“와아아!”
여신이 입을 듯한 우아하고 새하얀 드레스, 섬세한 자수가 놓인 치렁치렁한 망토, 아름다운 보석 장신구들이 상자 안에서 번쩍번쩍 빛을 발했다.[ ‘언령교주의 코스튬 세트’
‘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이 협찬한 명품 코스튬이다. 입으면 매력, 기품, 위엄, 카리스마가 200% 상승되어 포교 활동이 수월해진다.
참고: 드레스만 입으면 몹시 야하므로 망토를 꼭 같이 착용하길 권장한다.]
“그러게요. 우와……. 순간 장르가 로판인 줄.”
“그런 게 있어요. 아무튼 너무 좋고……. 역시 우리 신님이 최고야…….”[‘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이 당신이 마음에 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우쭐한 어깻짓을 합니다.] [‘영혼을 심판하는 천칭’이 드레스는 자기가 같이 골랐다고 말합니다.] [‘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이 숟가락 얹지 말라고 선을 긋습니다.]탁.
그 무렵 감동을 마친 나는 상자 뚜껑을 덮었다. 헤벌쭉했던 표정도 수습한 뒤 중요한 사실을 짚었다.
“그런데 입진 못하겠네요.”
“전투와 관련된 스탯 상승도 없고요. 곱게 모셔둬야겠어요.”
교주 코스튬은 곧장 사첼백 인벤토리 속으로 직행했다.
다시 꺼내게 될 날은…… 음, 솔직히 기약이 없어 보인다.[‘영혼을 심판하는 천칭’이 착용을 기대했는데 아쉽다고 말합니다.] [‘세계를 구축하는 언령’이 곧 입을 날이 오고야 말 것이라며 눈을 빛냅니다.]치지지직.
그때 모닥불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졌다. 마침 오늘은 달이 뜨지 않는 삭월의 밤이었던 탓에 사위에 짙은 어둠이 내렸다.
나는 황급히 다시 모닥불에 불을 붙였다.
화르륵.
빛이 돌아오기까지 5초쯤 걸렸을까.
“……아일렛.”
잠긴 음성이 나를 불렀다. 나는 놀랐다.
아까까지 내가 아그네스랑 떠들어도 세상모르고 자던 테실리드가 어느새 말갛게 시선을 맞춰오고 있었다.
이상한 말이지만, 어두워서 깬 것 같았다.
그는 밤에도 빛을 밝혀놓고 자고는 하니까.
“깼어? 다시 자.”
“충분히 잤어. 불침번 내가 설게.”
“음, 그래.”
모포를 몸에 두르는 사이 테실리드가 모닥불에 장작을 더 던져 넣었다.
환한 빛을 좋아하는 주인공.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 생각하며 넌지시 말을 걸었다.
“테리.”
“왜?”
“신사는 숙녀를 건드리는 거 아니래.”
“…….”
주인공의 설정값은 무려 신실하고 성결한 기사다.
내 농담에 당황한 반응을 즐겁게 기다렸는데.
“내가 널 건드리면 네 손에 죽지 않을까.”
“……어, 음, 그렇지.”
진지하게 대답하니 할 말이 없어졌다. 조용히 하고 눈이나 붙이기로 했다.✠한편, 비슷한 시각.
아일렛이 육아물 빙의자를 향한 질투 때문에 첫날 이후 거들떠보지 않았던 ‘빙의자 커뮤니티 채팅’에서는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
물론 처음에는 화기애애했다. 다음과 같이.[장르탈출지망자] : 현대물에서 100억 캐시 빠르게 버는 방법 구함.
[성공한덕후] : 현대물이면 상타치 아닌가요? 그냥 적응하시지. [장르탈출지망자] : 난 싫음. [마수요리사] : 배부른 소리 자제 좀여ㅠㅠ 여기 김치랑 라면 못 먹어서 광광대는 판타지 빙의자들이 얼마나 많은데ㅠㅠ [힘을숨긴관종] : 시련의 탑 103층 공략 구함. [FFF급피지컬] : 헐? 힘숨관님 그새 102층까지 깨심? 대단대단! [사이다패스381] : 또 시작이네ㅋㅋ [원작무새7] : 그냥 깼으면 깼다고 솔직하게 자랑을 하셈. 공략 구하는 척 관심 끌지 말고. [힘을숨긴관종] : ?? 공략 구한다는데 왤케 사람이 삐딱함? 열등감 있음?? [FFF급피지컬] : 칠무새님 말넘심; 힘숨관님 맘 상하지 마세요. [힘을숨긴관종] : 신경 안 씀. 내가 S급이라서 시비 터는 것 같음. [FFF급피지컬] : 헐. 힘숨관님 S급이셨구나! [딸바보의아빠바보] : S급 멋있다……. 난 F급인데……. [장르탈출지망자] : 근데 등급은 세계관에 붙는 거 아님? [랭킹1위헌터의딸] : 빙의 적성과 체질에 맞춰서 배정받은 거니까요. 세계관 등급=빙의자 등급이라는 게 빙의계의 정설. [장르탈출지망자] : 헐. 그럼 존멋 ㅇㅈ [힘을숨긴관종] : ㅎㅎㅎㅎ [사이다패스381] : 아 또 TMI 오졌죠? S급이라서 시비 ㅇㅈㄹ 관종력 S급 ㅆㅇㅈ [원작무새7] : 빙의자 100만 명 시대라 S급 많이 늘었을 듯. 이제 막 대단한 건 아님. [랭킹1위헌터의딸] : 진짜요? 제가 빙의할 때만 해도 10만 명당 1명꼴로 나오는 S급이라면서 난리 났는데요. [폭군의딸5] : 저 실제로 봄ㅋㅋ 제 앞 번호 언니가 등급 받고 나라 잃은 표정 하고 있는데 그 앞에서 웰시코기가 해맑게 꼬리 흔듬ㅋㅋㅋㅋ 손 있었으면 악수도 해달라고 했을 듯 ㅋㅋㅋㅋ [금지옥엽11] : 제 앞앞 번호라서 저도 기억해요! 그 언니 육아물에 진심이었잖아요. [폭군의딸5] : 빙의한 게 세구회였나? 대기자들이 그 언니 ㅈㄴ 불쌍해하다가 빙의 생명 보험 풀패키지 구매했다는 말 듣고 태세전환 오졌음 ㅋㅋㅋㅋ [FFF급피지컬] : 헐. 풀패키지. 대박. [랭킹1위헌터의딸] : 그분 지금 뭐 하고 계시려나? 채팅 보고 계시면 말씀 좀 해주세요! [힘을숨긴관종] : 아직까지 안 나타난 걸 보면 그냥 죽었다고 봄. S급은 차원이 다름. 생존 확률 10%도 안 됨. [사이다패스381] : 자기가 관심 못 받으니까 고인 만들어버리는 인성; 10%는 또 어디서 나온 수치인지;귀한 랭커에게 함부로 개기지 말자는 사회적 합의가 채팅창에 숙연히 흘렀다. 그때였다.[알림] : 축하합니다! ‘킬힐’님이 ‘빙의 관리국 최초 SS급 빙의자 튜토리얼 완료’ 업적을 달성했습니다!아일렛이 튜토리얼 보상을 수령한 순간, 채팅 시스템에 숨겨져 있던 업적 광고 기능이 빛을 발했다.[성공한덕후] : 헐.
[마수요리사] : 헐. [사이다패스381] : 헐. 이게 뭐야. [FFF급피지컬] : 대박. [장르탈출지망자] : SS급? [폭군의딸5] : 실화? [성공한덕후] : 100만 명 시대에 유일한 SS급……. [하렘건설노동자] : 이건…… 진짜 인정해 줘야 한다. [사이다패스381] : 와 씨, 킬힐이 누구임? 본 적 있음? [사이다패스381] : 킬힐 형님? 누님? 대답 좀요. 대답 안 되면 당근이라도? [원작무새7] : 과묵한 거 보소. 역시 찐 고수. [폭군의딸5] : 힘숨관님 갑자기 조용해짐 ㅋㅋㅋㅋ [사이다패스381] : 그런다고 고수 안 됨. 와서 소감이나 말하지ㅋㅋㅋㅋ 관심 뺏긴 관종 반응 개꿀잼ㅋㅋㅋㅋ그날 빙의자들은 킬힐의 등장을 목을 빼고 기다렸지만, 아일렛이 채팅창을 다시 켜는 건 그로부터 한참 후의 일이었다.빙의자를 위한 특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