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Football Survival RAW novel - Chapter (178)
프로축구생존기 프로축구 생존기-178화(178/242)
Néanmoins (4)
[리, 스로인-!] [토뱅! 잡았습니다! 슈우웃-!]-티이잉.
[아, 그러나 골대를 맞고 나갑니다!] [전반전이 끝나가는 와중에도, 아직 균형이 이어지는군요!]에라이 씨.
이건 좀 예상 외네.
‘디종 상대로 전반 30분이 지나도록 서로 무득점일 줄이야.’
***
[première mi-temps 37]Marseille
0 : 0 Dijon
[Buts]Marseille : (rien)
Dijon : (rien)
***
[아, 디종, 정말 잘 버티고 있습니다. 정말 잘 버티고 있어요.] [그렇군요, 이번엔 운이 좋아서 막아낸 거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생각한 것 이상으로 잘 막아내고 있습니다.]이건 많이 예상 왼데.
‘올해 유력한 강등 후보팀을 공격을 좋아하시는 감독이 맡았는데, 이렇게 수비조직이 잘 짜여져 있다고?’
올해 디종을 맡은 감독인 달로글리오인가 뭔가 하는 감독도 전진적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좋아해서 금방 승부가 날 줄 알았는데. 우리를 상대로 이렇게 잘 버티다니.
‘대단하네. 그래도 개막전이니만큼 지고 싶어하진 않는다는 건가.’
하긴, 이 순간을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한 건 저들도 마찬가지일 거다. 아니, 더 진지하게 준비했을 거다.
강등권을 벗어나는 것이 목표인 저들에겐 우리나 파리나, 솔직히 별로 크게 다를 바 없는 빅 클럽이니까. 우리를 쓰러뜨리기 위해 엄청나게 준비해왔겠지.
‘에휴ㅡ 하긴. 세상은 나만 주인공은 아니지.’
뭐- 그래도.
“[저 쪽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잘 안 움직이네요. 파예, 여유롭게 하죠.]”
“Oui.”
우리 모두 지거나, 비길 거라는 생각은 아직 들지 않았다. 모든 팀이 이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기길 바라는 건 마찬가지라곤 하지만.
우리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 프랑스에서 3번째로 돈을 많이 쓰고 있는 축구팀이자. 라이벌과의 더비 매치도 아닌데 오직 개막전이랍시고 5만 5천명이 축구장에 찾아오는 팀.
-mar-! MAR-! sei-! SEI-! llais-! LLAIS!
-짝짝짝, Marseillais!, 짝짝짝, Marseillais!
마르세유다.
반면 우리가 상대하는 디종은 그 누가 뭐래도 선수 가격을 후려치거나 공짜로 부려먹을 수 있는 임대 선수를 굉장히 많이 채워놓고 싶어하는 이 리그 앙의 약팀 중의 약팀이고.
그러니 아직 경기 내용도 골만 안 터졌을 뿐.
[델 카스티요, 천천히 드리블합니다.] [아, 리, 깔끔한 태클로 바로 걷어냅니다! 디종의 스로인.]경기 내용은 전혀 밀리지 않았기에.
-삐이익!
[아- 디종, 또 급하게 공격하다 이번엔 파울입니다. 공격까지 잘 풀리는 건 무리일까요?] [예, 디종이 수비는 여전히 버티고 있지만, 공격은 점점 더 자주 끊기네요. 매끄럽지 못하게.]우리는 차분히 저 팀의 약점을 찾아내고 있었다.
“[세르티치, 쟤네 이번에도 공격 혼자서 왔지?]”
“[응, 두 명 이상이 동시에 달려들질 않는다.]”
그렇구만.
‘쟤네 수비적인 4-2-3-1 움직임이 아직 살짝 미숙하구나.’
우리를 상대하는 디종 쪽의 포메이션은 4-2-3-1.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 2017년의 축구에서 감독이 전원 수비에 가까운 전술을 쓰려고 한다면 시메오네식 4-4-2를 쓰거나, 아니면 클래식하게 4-1-4-1을 쓰면 된다.
그런데, 디종은 4-2-3-1을 쓰고 있었다. 이건 감독이 텐 백을 쓸 생각까진 아니었단 소리였다.
‘···뭐, 굳이 따지면 처음부터 일반적인 4-2-3-1은 아니였지만.’
원래 일반적인 4-2-3-1은 공격형 미드필더-중앙 미드필더 두 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아주 공격적으로 상대 진형에서 볼을 돌릴 수 있는 전술이지만.
디종이 초반에 보여준 4-2-3-1은 세세하게 나눌 경우 수비형 4-2-3-1로 따로 분류되는, 수비형 미드필더 두 명에 중앙 미드필더 한 명을 두어 볼을 아군 진형에서 안전하게 돌릴 수 있는.
세세하게 분류할 경우 수비형 4-2-3-1이라고 따로 이름을 붙이는 전술이긴 했다.
그러나 이 전술은 공격을 아예 포기하는 전술은 아니니만큼,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조금 과감하게 앞으로 전진 드리블을 칠 줄도 알아야 하는데.
‘또, 또. 혼자서.’
-촤악.
[아, 리의 슬라이팅 태클! 공을 빼앗깁니다.]지금도 옆에 줄 사람이 없어서 내가 그냥 과감하게 슬라이팅 태클 걸 수 있을 정도로, 중앙이 너무 수비적으로 굴었다.
저 놈들, 공격은 별 거 없다.
“[야, 됐다. 쟤네 공격 뚝뚝 끊긴다. 다들 앞으로! 앞으로 라인 밀어넣어!]”
“[라인, 앞으로-!]”
“[다들 앞으로-! 측면도 자주 찔러!]”
그렇게 우리가 해결책을 찾아내기 시작하자.
[마르세유 선수들, 아직 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매서워지네요!] [예, 디종의 선수들이 우왕좌왕하고 있습니다!]디종은, 서서히 밑바닥을 드러내면서 점점 웅크러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성급하게 굴지 않고, 이 흐름을 그대로 이어가다 보니.
[상송, 슈웃-! 골키퍼가 쳐냅니다!]작은 기회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기 시작했다.
[파예, 바로 안쪽으로 파고드는데-] [아, 바로 옆으로 걷어냅니다! 마르세유의 스로인, 또 한번의 공격을 잘 끊어낸 디종-]-삐이익-!
[- 아, 아? 아, 아니군요, 생각해 보니 저 위치로 볼을 차면 공격을 잘 끊어낸 게 아니네요!] [그렇죠, 또 리 선수의 스로인입니다!] [아, 이거 계속 헷갈리는군요. 원래 수비수가 옆으로 공을 차내서 역습을 끊어내면 칭찬해줘야 하는데, 올해 저 선수가 필드에 있는 동안엔 그런 상식이 무너지니 말입니다.]-짝 짝 짝짝짝 짜자자작. Oui!
-짝 짝 짝짝짝 짜자자작. Oui!
“[다들 들어가! 들어가-!]”
좋아, 이번엔 어떻게 줄까.
[아, 디종 선수들, 스로인을 아주 경계하는 모양입니다!] [2m 앞에 선수를 한 명쯤은 세워두는 게 일반적인데, 그냥 안으로 꽁꽁 들어가버리는군요!]하, 근데 그렇다고, 그렇게 경계할 필요도 없어, 이것들아.
‘어차피 그래 봤자 코너킥이라고.’
실패할 확률이 훨씬 더 높아. 그런데도 골대 위로 그렇게 다 집결할 꺼야?
[리! 도움닫기를 시작합니다!]야, 바보들아. 프리시즌에 내가 연습할 겸 스로인을 롱 스로인만 던지니까 대가리가 그 쪽으로만 굴러가고 있냐?
-idiot-! arrêter lui-!
그래, 저기 저 감독님은 나 막으라고 소리치는 거 보니 눈치 채셨네.
얘들아, 스로인은 말이야. 길게 던질 수도 있지만.
원래 정석이 뭔지 잊었냐?
[리 선수 스로인을- 바로 앞에 떨어뜨립니다!]짧게, 약하게 던지는 거라고.
우리 팀 발에 탁 하고 주기 좋도록.
지레 겁 먹고, 이렇게 내 앞에 그냥 공간 내주면 오히려 악수야. 이 녀석들아.
내가 바보냐? 내가 한 명은 묶어놔야 저쪽에서 수적 우위가 이루어지는데, 묶어놓은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그냥 바로 스로인 던지게?
[아, 리가 짧게 던지고 바로 다시 받아서 중앙으로 파고듭니다!] [이건 예상치 못한 모양인데요? 다들 롱 스로인을 던질 거라고 생각했는데!]오케이, 당황하셨구나? 두 명이나 나오네.
그리고 말이야, 내가 프리시즌 동안 거의 스로인에만 집중해오니까 잊어버린 모양인데. 나는 원래 압박이 없거나, 적잖아?
그럼 원래 어떤 사람이었을까? 정답은.
-뻥.
[리, 땅볼 크로스!]크로스를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우와아아-!
[아,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선제골은 마르세유의 것이로군요! 신입생 스투아니가 이번 시즌 마르세유의 첫 골을, 그리고 리가 첫 어시스트를 가져갑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리 선수의 스로인은 롱 스로인이 아니라, 쇼트 스로인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롱 스로인만 던지라는 법은 없었죠!]-쿵, 쿵
-Qui saute pas n’est pas Marseillais, Eh! Eh!
-(지금 뛰지 않는 녀석은 마르세유 사람이 아니라네. 예! 예!)
-짜악.
“{나이스, 스투아니.}”
“{나이스, 리.}”
그래, 미안하지만 그렇게 스로인을 의식하고 있다면. 내가 굳이 원하는 대로 해줄 필요가 왜 있겠냐?
‘우리는 스로인만 있는 게 아니라고.’
마르세유는, 내가 스로인 던지지 않아도 충분히 강팀이다.
비록 객관적인 전력을 비교하면 파리한테는 무조건 밀리겠지만.
그래도 강팀이란 말이다.
너희가 무엇이든 간에 빈틈을 보여주는 순간
이렇게 5분도 안 되는 사이에 연속골을 넣고, 순식간에 박살낼 역량은 충분한.
‘뭐··· 그래도 리그전인 이상 패배할 때는 찾아오고, 언제나 이렇게 쉽게 풀어갈 수는 없겠지.’
무패 우승을 하지 않는 이상, 승점 100점을 찍는 역사에 기록을 남길만한 팀이라도 두어번은 패배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우리가 매번 저렇게 상대방의 약점이 조금이나마 보이면 바로 팍 하고 뚫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리그 초반.
우리도 리그 초반 몇 경기 동안은 안 질 수 정도의 기량은 충분하다.
그러니까.
-이번 시즌, 마르세유의 예상 순위는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앞으로 그러한 질문이 들려온다면, 나는 몇 번이고 말해주겠다.
-글쎄요, 그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많이 승리하고 싶다는 것 뿐이네요.
재미없는 대답이라서 아마 기사로는 못 나가겠지. 아마 프랑스 축구 좀 칭찬해준 내용이 메인으로 올라가고.
‘하지만 그게 내 진심인걸.’
최대한 많이 이기도록, 올해 무슨 수를 써서든 발버둥쳐볼 거다.
내가 저번 시즌에 엄청 뛰어난 선수들이랑 부딪쳐본 건 아니여서 저 하늘이 얼마나 높은지는 모르겠지만. 두 가지만큼은 확실하니까.
하나는, 이 팀은 내가 지금까지 봐 온 그 어떤 팀보다 강하고.
또 하나는…
‘이번 시즌이 아마 내 최고 전성기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지.’
내 나이가 이제 29살이니. 운동선수로서는 아무리 부정해도, 이제 몇 년만 지나면 노화가··· 시작되는 나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러 우연이 겹치고 겹쳐서 가장 반짝일 수 있을 이 때가 아니면 언제 부딪쳐 보겠는가.
그러니, 기뻐하자.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선수들과 경기장에서 직접 겨룰 수 있다는 것 자체를.
그리고 그런 경기가 찾아오면.
-Aux armes !
두 팔 높게 들어올리고 맞이하자. 이번 시즌. 어떤 고난이 찾아오던간에.
-Nous sommes les marseillais !
마르세유의 선수로서.
-Et nous allons gagner !
···매번 이기지는 못하겠지만. 그럼에도-
그럼에도 불구하고(Néanmoins) 이기겠다고 최대한 믿으면서.
-Allez l’OM !
앞으로 나아가 보자고.
***
[jeu terminé]Marseille
4 : 0 Dijon
[Buts]Marseille : Stuani(44), Thauvin(48), Njie(51, 72)
Dijon : (rien)
***
[모든 팀이 첫 경기를 마친 리그앙, 리옹과 마르세유가 공동 선두.] [프랑스의 축구는 위대하다! 마르세유의 Lee, 강력한 스로인의 비결에 EPL 쪽이 아닌 프랑스 협회가 도움을 줬다고 말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