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Football Survival RAW novel - Chapter (184)
프로축구생존기 프로축구 생존기-184화(184/242)
Conte de fées (6)
-Allez, Allez, Allez Allez Allez. Marseillais Allez↗ Marseillais Allez↘ Marseillais Allez↘ Ohh···
[3골을 먹고 잠잠해졌던 마르세유 팬들이 한 골이라도 따라붙으니 다시 힘차게 노래를 부르는군요.] [그럴 만하죠, 차로 3시간이 넘는 거리를 운전해온 관중들인데요,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을 겁니다.]그 광경을 보는 가르시아 감독은, 조금 복잡한 마음이었다.
‘3대 1이라.’
진작에 백기를 들어올릴 마음이었는데, 이러면 살짝 이야기가 달라졌다.
한 골이라도 넣었다와 한 골도 넣지 못한 상태로 끌려가는 건 느낌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
더군다나 골을 넣었다가 역전당하고 3대 1이 된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방심하고 있던 상황에서 역습 한 방으로 끝나기 직전에 따라붙은 3대 1은 선수들의 기세라는 측면에서 이야기가 다르다.
다만.
‘그래도, 냉정하게 봤을 때 아직 모든 면에서 우리가 밀리고 있다.’
모나코가 이번 시즌 전력 유출이 꽤나 많았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마르세유보다 강팀이었으며.
그를 증명하듯 대부분의 스포츠 도박사이트에서 이번 시즌의 우승팀을 꼽으라면 모나코를 꼽는 자들이 2번째로 많았다.
그래서, 4-3-3 특유의 패스워크를 선호하는 가르시아가 사실상 수비에만 모든 걸 쏟아붓는 5-4-1을 꺼내들었던 것이었다.
상대팀이 우리 팀보다 강팀이고, 원정 경기인데다, 이 쪽의 전력도 약화되어 있었기에 질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하며, 무승부라도 노려볼 생각이었던 거였다.
그런 상황인데, 여기에서 굳이 최선을 다한다? ···솔직히, 별로 감독으로서 권장할 일은 아니었다.
저 쪽의 기세는 조금 꺾였을수도 있지만, 모나코가 갑자기 약팀으로 바뀐 것도 아니였고, 2골 차라는 격차가 사라진 것도 아니니까.
이러한 경기를 뒤집거나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무리해야’ 한다.
가뜩이나 미드필더진을 빼놓곤 노장 선수로 가득해서 시즌동안 체력 관리를 소중히 해야 하는데, 이런 경기에서 힘을 뺀다는 건···
글쎄, 감독으로서 욕심에 불과했다.
‘포기하는 게 맞겠군’
그렇게 결심하고, 라커룸에 앉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실수로 이렇게 되었다며, 너희들을 탓할 필요가 없다며 달래는 말을 하려던 순간.
“감독님, 후반전 지시사항을 내려주시죠.”
단호한 표정으로, 이 경기에 미련을 뚝뚝 가지고 있는 선수가 있었고.
“···일단 다들 앉도록.”
가르시아 감독은, 하려던 말을 바꾸기로 했다.
“불운했던 전반이다.”
선수가 포기하지 않았다면.
감독 역시 포기하지 않아야 했으니.
-*-*-*-
“커헉.”
-삐이익!
[모나코의 파울입니다. 시디베, 주의를 받는군요.]악, 씨바알···
“리, 괜찮아?”
“···괜찮아.”
경기 끝나면 백프로 멍들겠지만, 부러진 것 같진 않으니 괜찮은 게 맞지.
[확실히, 후반전 들어서는 그래도 경기력 면에서는 좀 더 팽팽해진 모습입니다. 하프타임 때 선수 두 명을 한꺼번에 교체한 효과가 있군요.]후반전 시작과 함께, 감독님은 세르티치를 위로 올리고, 후보찬을 라미로 교체하고. 역습에서 살짝 부족함을 보이던 제르맹을 스투아니로 바꾸면서.
우리는 평소에 자주 하던 4-3-3 진형을 불완전하게나마 갖추는 데 성공했고.
[예, 마르세유가 후반전 들어서는 모나코에게 수비 다음에 수비만 하는 게 아니라, 나름 치고 받기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나름대로 성과도 내고 있었다.
하지만.
[모나코가 영 결정적인 기회는 내주지 않는군요. 4-3-3을 상대로도 중앙 미들싸움을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습니다.] [예, 측면의 르마가 자주 중앙으로 가주면서 중앙에서 볼을 돌릴 출구를 어떻게든 만들어주는 게 아주 크네요.]여전히, 팽팽한 정도였다.
그리고 5-4-1에서 4-3-3으로 바꾸고도 팽팽한 정도라면, 수비할 때 우리의 빈 공간이 조금식은 생기기 마련이니 저 쪽의 공격 기회 자체는 많이 줄어들더라도.
‘노 마크 상황이라던가 1대 1 상황같은 치명적인 공격 기회는 오히려 늘어날 수밖에 없-’
씨이발. 말하자 마자네.
[파비뉴, 침투하는 로페즈에게 깊게 찔러줍니다!]아, 살짝 늦었다.
[리도 같이 달리고 있는데! 로페즈도 이미 속도가 붙어 있습니다. 막을 수 있나요?]빌어먹을, 조금만 더 빠르게 눈치챘어야 했는데.
‘패스하기 전에 눈치채서 수비하기 많이 늦은 것까진 아닌데, 되게 어려운 상황 와 버렸다.’
수비를 할 때 기본은 애초에 달릴 수 있는 공간을 내주지 않거나, 아니면 달리기 전에 이런저런 방식으로 방해를 하고 있었어야 했는데.
나는 측면을 파고, 저 놈은 갑자기 살짝 중앙 쪽에서 놀다 보니 마크가 약간 헤이해져 있었고, 덕분에 평범하게 달릴 수 있는 공간을 줘 버리면서 가속도가 붙어 버렸다.
‘젠장, 중앙을 좀 더 신경썼어야 했나?’
···아니다. 그러면 내가 가지고 있는 날카로운 무기 하나를 버리는 셈이였다. 후회해 봤자 지금은 늦었다.
자, 상황 생각하자. 지금 역습은 완전한 역습이 아니라, 중앙에 수비수가 어느정도 있는 상태의 수비였으니 상대편이 패스나 돌파 중 지 꼴리는 대로 선택할 거다.
‘그 둘 중 뭐에 걸어야 하냐. 패스? 드리블?’
[아니면, 로페즈가 오늘 다시 한 번 보여주나요!]···깊게 생각할 시간이 없다. 오늘 저 선수는 유독 드리블이 잘 먹히는 날이었고 심지어 그걸로 어시스트까지 해냈으니, 거기에 걸어보자.
‘타이밍 재자. 왼발로 볼 한 번 차고, 그 다음에 오른발이 공 옆까지 오고-’
다시 왼발로 공에 터치하는 지금, 그 앞을 노리고!
-촤아악-!
[오, 휘슬도 안 불리는 아주 깔끔한 슬라이딩 태클! 드리블 방향을 완전히 읽었습니다!]휴, 이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성공했네.
간신히 막았다.
[만단다, 바로 멀리 걷어냅니다. 마르세유가 위기를 잘 넘겼네요.] [전반전에 로페즈가 드리블을 자주 치던 것을 눈여겨봤었나 보군요, 중앙으로 파고들 순간만을 노리고 있던 영리한 수비였습니다.]-우우우-!
휴, 구장에 가득 차는 원성소리 들어보니 막았구나.
다행이다. 살짝 도박이었는데.
“잘 막았다, 리.”
“아니에요, 정상적이라면 제가 막아야 할 놈이였는데요.”
게다가 지금은 칭찬보다는.
“그럼 바로 올라가겠습니다.”
달릴 시간이었다. 내가 이걸 잘 막았다고는 해도 실점을 막았을 뿐이지.
‘아직도 3대 1이야.’
***
[74: 32]Monaco 3 : 1 Marseille
***
슬슬, 시간이 자꾸 적어지고 있었다.
[아, 마르세유, 후반전에 경기력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결실이 나오질 않는군요]후반전에 와서 감독님이 전술을 바꾸며 팽팽한 정도까지는 따라왔지만
아직,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슬슬 무승부라도 바라보기 위해선 추가득점이 필요한 시점인데요.]다만 이건 전술적인 문제라고 하기엔 애매했는데.
‘우리가 지금 4-3-3인데도 중원에서 저 쪽을 쉽사리 뚫질 못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모나코의 전술은 시메오네식 현대식 4-4-2가 아니라, 클래식 4-4-2다.
옛날 맨유나 내가 K리그 챌린지에 있던 시절 상무에서 쓰던 중앙 미드필더를 두 명 두는 공격적인 4-4-2.
그리고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현대식 4-3-3은 중앙 미드필더가 3명인 전술이고.
그런데도, 우리가 중앙에서 압도하기보단 팽팽한 정도였고, 가끔씩 저 쪽에서 이렇게 찌르는 패스가 나올 정도였으니.
모나코는, 두 명과 측면 윙어 한 명의 가담만으로도 우리의 불완전한 4-3-3을 상대로 주도권을 내주지 않는다는 소리였다.
이건 전술의 문제 이전에, 선수 퀄리티의 문제였다.
즉. 그냥 우리가 더 약하다.
‘···괜히 감독님이 5-4-1을 쓰신 게 아니였구나.’
하긴, 작년에 저놈들하고 승점이 27점이나 차이났지?
작년의 우리 팀한테서 그 정도 승점을 빼면, 4위에서 14위로 추락한다.
즉, 이 경기는 작년 4위와 1위의 싸움이지만. 실제 전력차로만 계산하면 작년 4위와 14위가 싸우는 것만큼이나··· 차이난단 소리였다.
저 놈들은 약해졌고, 우리는 강해졌다고는 해도.
풀 전력도 아닌 우리가 견뎌내기엔 근본적인 격차가 어느 정도는 존재했다.
[토뱅, 슈우웃-! 그러나 골대를 벗어납니다.] [아, 아쉽네요, 간만에 우측에서 어떻게든 만들어낸 찬스였는데. 놓쳐버렸어요.]하하.
아- 답이 없다. 답이 없어. 약해졌는데도 이 정도냐?
젠장. 이 정도면 도대체 파리는 얼마나 강한 거지? 상상이 안 되네.
그래도- 30분 동안 떡밥은 잘 뿌려뒀다.
“카벨라.”
“응?”
“역습 상황일 때 아까 전반전처럼 바로 뛰어 줘.”
“···중앙으로?”
“그래, 생각하고 있는 플레이가 하나 있어. 누가 봐도 전반전이 생각나도록 해 줘.”
내가 그렇게 말하자, 카벨라는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쟤들이 바보도 아닌데 똑같은 전술에 당해줄까?”
“똑같은 전술은 아니야, 어쨌든 너는 그냥 하던 대로만 해줘.”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바로 고개를 돌리고 다시 바로 아래로 내려가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다. 부디 득점 때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리고 다행히도, 기회는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아 찾아왔다.
[모나코의 코너킥! 만단다가 바로 잡아냅니다!]지금이다.
“만단다-!”
그와 동시에, 모나코의 모든 선수들이 나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만단다! 바로 리에게 공을 던지고! 리는 라인을 타고 움직입니다!] [이거 전반전이랑 너무 비슷한 느낌인데요? 바로 윙어가 달려듭니다!]여기에서, 전반전을 생각 안할 수는 없겠지.
그러니 당연히 스로인을 안 내주는 데 집중하려고 들 거다.
‘그래서인지 중앙을 신경쓰기보단, 저지하고 볼 라인 바깥으로는 볼을 차내지 않겠다는 태도···’
그리고 또 달리고 있는 카벨라한테 두 명 붙었다.
‘좋아. 조건은 갖춰졌다.’
왼발, 왼발. 측면을 파고드는 척 하다가.- 오른발.
[또 스로인 유도- 가 아니라, 중앙으로 침투합니다!]그래. 내 스로인이 막강한 이유는, 측면의 죽은 볼을 중앙으로 옮기기에 막강한 거다.
그런데 이렇게 중앙을 드리블로 뚫을 수 있다면.
내가 왜 굳이 스로인을 하겠는가.
‘그냥 이렇게 드리블로 뚫지.’
물론, 예상하기 힘들었을 거다. 내가 지금까지 이곳에서 스피드가 아닌 개인기를 시도해 본 적은 없었고, 이 한 번을 위해서 후반전 동안에도 계속해서 측면을 파고들었으니까.
4-4-2의 강점이 측면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자금까지는 고마웠겠지? 하지만.
‘결국 축구에서 중요한 건 결정적인 한 방이야.’
클래식 4-4-2의 강점, 필드의 모든 선수가 균일하게 제 자리를 지킨다.
반대로 단점, 필드의 모든 선수가 균일하게 제 자리를 지킨다.
그러니까. 순간적으로 측면만 달리던 풀백이 안쪽으로 달려오는 이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찾아온다면. 4-4-2가 자랑하는 대칭이 깨지면서
‘나한테 중앙으로 한 놈, 달려온다.’
그들이 의도하지 않았던 비대칭이, 균열이 일어난다.
-뻐엉.
[스투아니! 볼 받고! 상송에게!] [상송! 노마크입니다! 바로 중거리 슛-!].
.
.
-Allez, Allez, Allez Allez Allez. Marseillais Allez↗ Marseillais Allez↘ Marseillais Allez↘ Ohh···
앞으로, 1점.
그리고 앞으로, 10분.
***
[seconde mi-temps 35]Monaco 3 : 2 Marseille
[Buts]Monaco : Glik(2), Falcao(20, 34)
Marseille : Cabella(45+2) Sanson(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