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Football Survival RAW novel - Chapter (187)
프로축구생존기 프로축구 생존기-187화(187/242)
Changer (2)
-[경기 종료됩니다. 마르세유가 모나코전 패배의 아픔을 제대로 씻어내지 못했는지, 스타드 렌과의 경기에서 2대 2 무승부를···]
-삑.
‘휴우- 제기랄, 이걸로 확실해졌군.’
가르시아 감독은, 투덜거리면서 인정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우리 팀의 4-3-3 전술이 위력이 훨씬 약해졌다는 것을.”
물론 자신의 전술에 큰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4-3-3은 제대로 돌아가기만 하면 수많은 축구 전술 중에서 가장 ‘약점이 없는’ 무결점의 전술인 만큼 수많은 팀에서 주 전술로 쓰고 있는 전술이니.
다만. ‘약점이 없다’ 는 축구에서 꼭 칭찬만은 아니다.
축구는 그 어떤 전술이건간에 똑같이 11명의 선수를 똑같은 경기장에 배치하는 전술인 만큼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기에.
‘특별한 약점’ 이 없다면 ‘특별한 강점’ 도 없다는 거다.
그렇기에 보통 4-3-3 포메이션은, 정말 거의 정직하게 선수단의 퀄리티를 따라간다. 그런데 특별한 일 없이 4-3-3의 위력이 약해졌다는 소리는 무엇인고 하니.
‘로페즈도 그렇고, 상송도 그렇고 패스가 좋은 중앙 미드필더들의 폼이 예년처럼 좋은 편이 아니야.’
기존 선수들의 폼이 나빠졌다는 소리였다.
많은 사람들은 선수가 한번 고점을 찍고 나서 또 다시 무럭무럭 성장하길 바라지만. 실은 알고 있다. 한번 선수가 이제까지 찍은 최고점을 찍고 나서 그 폼을 유지라도 하는 쪽이 오히려 더 드물다는 것을.
왜냐하면, 선수도 사람이기 때문이다.
평벙한 사람들이 목표하던 학교에 합격하고, 원하던 회사에 합격하고 나면 해이해지듯이, 프로선수들도 한번 나름 만족할 만한 지점을 통과해 버리는 순간 아주 조금이지만 해이해진다.
그런데 로페즈는 바르셀로나에게서의 관심, 상송은 도움왕이라는 지점을 한번 뚫어버림으로서 각각 살짝씩 안도해 버렸다.
물론, ‘아주 조금’ 해이해졌을 뿐이었다. 애초에 그 정도 가지고 완전히 해이해지는 선수였으면 아주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이 레벨까지 절대 못 올라온다.
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그 살짝의 안도는 일류 선수를 평범한 선수로 떨어뜨리기에 충분했고, 지금 마르세유는 그 영향이 하필이면 중앙의 두 패서(Passer)에게 나타나 버렸다.
‘젠장, 물론 이럴까봐 콩도그비아를 비롯해서 미드필더들을 대거 영입한 거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니 좀 뼈아프군. 하필이면 패스가 뛰어난 선수들이 모두 이렇게 될 줄이야.’
이렇게 된 이상, 작전의 변경은 불가피했다.
그리고 가르시아 감독이 가장 처음으로 생각한 건.
-탁, 탁, 탁.
“···4-2-3-1, 이게 베스트이긴 한데···”
바로 4-2-3-1이였다.
패스를 뿌려줄 줄 아는 중앙 미드필더 두명과 수비형 미드필더가 역삼각형(▽)모양으로 이루어진 4-3-3과는 다르게.
2명의 중앙 미드필더와 1명의 공격형 미드필더가 정삼각형(△)을 이루는 4-2-3-1은 패스를 뿌려줄 줄 아는 선수가 1명만 있어도 된다.
물론, 그 1명이 정말 무지하게 뛰어난 패스를 줄 수 있는 패스마스터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긴 하지만.
‘그건 파예가 원래 뛰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로 돌아가면 해결되지.’
세계 최고로 몸싸움이 거친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최고라고 평가받던 공격형 미드필더가 있는 마르세유는 그 점은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다만, 모든 전술이 그렇듯 단점은 존재했는데.
‘하지만, 이건 파예 한 명에게만 너무 큰 부담을 주는 전술이다.’
바로 팀에 주된 패서가 한 명뿐이기에 그 패서에 문제가 생길 경우 경기력이 처참하게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게 컨디션이 되었든, 저번처럼 부상으로 빠지든 말이다.
물론 그럼에도 가장 높은 승률을 보장하는 건 이 전술임은 확신했다. 파예라는 이 리그앙에서 비대칭 전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이 이거였으니.
그러나 이 전술을 바로 쓰기는 망설여졌는데.
‘그렇다고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에 파예를 갈아넣을 수는 없는데…’
그랬다. 일반적으로 축구 클럽에서 보통 경기의 중요도를 따지면 리그경기가 최우선이다.
부모님이 자식을 자랑하거나 깔 때 보통 자기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말하지 어디 멀리 다른 사람 찾아와서 말하지는 않는 것처럼.
축구팀 팬들도 자기의 팀을 비교할 때 기본적으로 같은 나라의 같은 리그 팀과 비교하게 되고, 그렇기에 챔피언스리그에서 막 우승하고 그러는 게 아닌 이상에야 자국 리그 결과가 훨씬 중요하다.
특히나 이번 시즌의 마르세유의 최우선 목표는 리그 2위, 못하더라도 3위 안에 들어서 챔피언스 리그에 복귀하고 마르세유의 부활을 알리는 것이였으니 더더욱.
‘물론 유로파리그 우승을 해낸다면 챔피언스리그가 자동적으로 확정되지만···’
당장에 근 50년간 프랑스 클럽 중에서 UEFA 주관하의 ‘제대로 된’ 클럽 대항전 우승을 거둔 팀이 파리 생제르맹과 마르세유 단 둘 뿐이고, 그들도 각각 단 한번의 우승컵밖에 없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유로파리그에서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우승은 정말이지 천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 어렵다.
‘그에 비하면 리그 3위 안으로 들어가는 게 훨씬 쉽지. 리그일수록 파예의 폼이 하루이틀 안 좋을 때가 있더라도 결국 전체적으로 보면 이득이라는 점을 잘 살릴 수도 있고.’
그러니- 리그에서는 4-2-3-1을 쓰더라도.
유로파리그에서는 조금 다른 전술을 써야 했다.
패서들을 최대한 덜 쓰고도, 현재 넘쳐나는 수비적인 미드필더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전술을.
-탁, 탁.
그리고 고민한 결과 나온 것이.
‘···자르딤이 모나코에서 보여주고 있는 4-4-2가, 가장 최고라는 결론이 나오는군.’
새로이 영입한 콩도그비아를 필두로. 그와 함께 짝을 맞출 단단한 수비형 미드필더를 하나 더 붙이면서 중앙에서 최대한 압도하는 그림이 덜 나오도록 만들고.
측면의 윙어 중 하나 정도는 자주 중앙으로 이동하며 그 중앙싸움에서 밀릴 경우 도움을 주는 것을 제외하고는, 굉장히 클래식한 4-4-2에 가까운 전술이 가장 잘 들어맞았다.
물론, 이 전술이 잘 돌아가기 위해서는 이 외에도 두 가지가 선행되어야 했다.
투 톱이 상대편 수비수들을 억제할 만큼 좋은 득점력과 활동량을 모두 갖춘 공격진이여야 했고. 양 측면의 풀백이 위로 자주 올라가줘야 한다.
그런데 지금 마르세유는 짜기라도 한 것처럼, 그것들이 모두 갖추어져 있었다.
스투아니라는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는 스트라이커와, 작년 4-4-2를 쓰던 모나코에서 주전으로 뛰었던 제르망이 투 톱을 아주 잘 소화해줄 수 있었고.
리와 사카이라는, 리그에서 상위권에 뽑을 수 있는 좋은 풀백도 있었다.
다만 이 포메이션에서 일어날 수 있는 걱정은···
‘리, 그가 상송이나 로페즈처럼 만족해버렸을 수도 있다는 거지.’
연봉을 배 이상으로 올려가며 재계약을 해냈다는 것은, 한 선수에게 있어서 안도감이 들게 만드는 하나의 목적지가 될 수도 있었다.
다만.
-탁.
“그렇다고 재계약 전까지 팀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던 선수 중 하나를 뺄 수는 없는 법.”
가르시아는 그건 자신이 직접 경기장에서 확인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선수의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도 전에 미리 의심하는 것은 그리 좋지 않은 행동임은 물론이고.
여기에서 그 선수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면.
“그 친구가 여기에서 만족할 것 같지는 않단 말이지.”
그 선수는, 바라는 게 따로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
야, 신나네.
[이준혁 선수! 이번에도 또 오버래핑을 시도합니다!] [오늘따라 아주 자주 올라가는데요, 돌파 시원시원 합니다!]오늘 나에게 떨어진 명령은 명백했다.
4-4-2의 풀백으로서 오버래핑의 빈도를 굉장히 높이고, 크로스도 훨씬 많이 올리는 공격형 풀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라는 것.
솔직히, 일주일만에 급조된 전술이었지만. 이러한 클래식 4-4-2에 가까운 전술은,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어릴 때 최소한 한 번쯤은 제대로 배우고 연습한 전술이기에 큰 불편함을 겪진 않았고.
특히 나에게 있어서는.
[이준혁 선수, 바로 콩도그비아에게 건네주고] [다시 받는군요, 2대 1 돌파 성공합니다! 그리고 바로 크로스!]정말이지, 너무나도 익숙했다.
[이야, 제가 이준혁 선수의 경기를 중계하는 것은 처음인데,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안 나오는군요. 마치 이 전술을 시즌 전부터 준비해온 것처럼 날뛰고 있습니다.]내 풀백으로서의 첫 시즌이, 바로 공격적인 4-4-2에서의 풀백이었으니까.
‘그 때 감각 다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직 살아있네. 하하.’
솔직히 벌써 3년이 다 되어가서 까먹을 줄 알았는데, 첫 경험이라는 건 확실히 특별한가보다. 거의 그 때 감각 그대로네.
‘물론 그 때와는 달라진 것도 있지만 말이지.’
[아, 이번엔 바샥셰히르의 공격입니다. 에덴 비슈차, 공을 잡고 움직입니다.]왼쪽, 오른쪽. 왼쪽- 오케이.
[아, 이준혁 선수, 아주 완벽한 태클! 깔끔하게 공만 빼앗습니다!]그 때랑은 다르게 수비가 참 좋아졌다는 것. 덕분에.
[이준혁 선수, 바로 앞으로 달립니다!] [바로 역습 들어가는 마르세유!]공격도 훨씬 위력적이게 변했다는 것.
‘참, 신기하네.’
우리가 상대하는 이 팀이 약하다고는 해도 터키리그 2위 찍은 팀이다. 그리고 터키리그는 현재, 루키 리그의 끝이라고 할 수 있는 벨기에 리그와 비슷한 수준이다.
즉, 이 팀은 내가 뛸 수도 있었던 스탕다르 리에주보다 어쩌면 더 뛰어나다고 봐도 무방한 팀이란 거다.
그런데도, 내 플레이가 먹혔고.
-뻐엉.
[아, 그러나 너무 길게 달린 탓일까요, 수비수가 밖으로 걷어냅니다.]설령 가끔 막히더라도.
[잠깐, 그런데 생각해 보니 막힌 게 아니군요!?] [그렇죠, 이준혁 선수는 스로인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저 위치라면 이준혁 선수가 잘 할 경우엔 어찌어찌 한 방에 골대 앞으로 보낼 수 있는 위치입니다!]바로 다음 수를 이용해 뚫어낼 수가 있다.
중앙에서 또 볼을 따줄 선수가 있으니까.
-삐이이이익-!
[제르망! 제르망이 집어넣습니다! 골! 마르세유의 두 번째 골입니다!]-Allez, Allez, Allez Allez Allez. Marseillais Allez↗ Marseillais···
“제르망, 축하한다! 이번 시즌 첫 골이지?”
“그래, 하하. 고오맙다! 리! 나도 가끔씩은 네 스로인 덕 보는구나!”
“이봐, 나도 있다고. 어시스트는 내가 해 줬어.”
“그래그래, 콩도그비아 두 번째 경기만에 공격포인트 축하하고.”
-삐이이익-!
[아, 마르세유, 골과 동시에 선수교체가 있네요.] [구스타보가 앙귀사로, 이준혁 선수가 에브라로 교체되는군요?] [아마도 부상 이후 첫 경기라서 좀 아껴주려는 것 같습니다.]-짝.
“남은 시간 잘 부탁해요.”
“······그래.”
음, 이 쌀쌀한 표정 봐라.
뻘쭘하네.
‘휴우, 풀타임 못 뛴 건 좀 아쉽긴 하지만···’
뭐 복귀전에서 기점이 되는 패스 몇 개 하고, 오버래핑 활발하게 보여줬으면 된 거지. 너무 풀타임에 연연하지 말자.
-짝짝짝짝짝···.
어라, 이건 또 뭔-
[아, 마르세유 팬분들이 수고했다고 구스타보 선수와 이준혁 선수에게 박수를 쳐주는군요.]휘유.
‘이거 좀 마음에 드네.’
재계약도 무난하게 끝났고.
내 개인 활약도 꽤나 이상적으로 흘러가는 분위기고.
‘뭣보다 교체 박수가 마음에 쏙 드네.’
저번 시즌이 끝날 때 결심하지 않았던가.
이곳에서. 저 사람들이 모두가 나를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야 말리라고.
지금, 그게 미약하게나마 채워진 느낌이다.
‘그렇지만. 아직 만족하기엔 이르지.’
이왕이면, 이렇게 아직 조별 리그인데다 평일이라서 경기장의 1/3도 안 찬 경기에서 교체되었을 때 나오는 박수소리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이 경기장의 정원인 67,394 명이 가득 들이차는 빅 매치에서.
그런 게임에서 박수 소리를 들을 때까지.
그리고 그런 박수소리를 듣는다면- 어떤 기분일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런 박수 소리를 몇 번이고 다시 듣기 위해서.
나는 계속해서 노력하고 또 노력할 거다.
***
<2017–18 UEFA Europa League group stage D>
[Game Over]Marseille 2 : 0 Basaksehir
[Goals]Marseille : Thauvin(29), Germain(70)
Basaksehir : (noth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