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Football Survival RAW novel - Chapter (192)
프로축구생존기 프로축구 생존기-192화(192/242)
Empêchement (1)
[카데르자베크! 호펜하임의 마지막 찬스입니다!]자, 왼발, 오른발, 오른발.
-투욱.
지금? 아니다.
‘아직 저 쪽이 무언가를 선택 하기보단, 볼을 컨트롤 하는 데 더 집중하고 있어. 이러면 빼앗기 힘드니 조금만 더 기다리자.’
-투욱.
지금도 아니다.
‘지금 내가 시도하면 뺏을 수도 있겠지만, 아직 중앙의 선수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을 거야.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태클을 뻗다가 실패하면 치명타다.’
그렇다면-다음 박자.
-투-
‘지금!’
-욱, 뻐엉.
‘예쓰. 끝났다.’
[이준혁 선수의 깔끔하게 들어가는 태클입니다!]-삑, 삑, 삐이익-!
[그리고, 동시에 유로파 리그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종료됩니다!]***
<2017–18 UEFA Europa League group stage D>
[Game Over]Marseille 2 : 1 Hoffenheim
[Goals]Marseille : Germain(29), Kondogbia (70)
Hoffenheim : Schulz(46)
***
[AC 밀란에게는 패배한 마르세유가 호펜하임을 상대로는 승리를 거두며, 2승 1패로 D조 2위를 유지합니다!]-짜악-!
“Bien joué!(나이스!)”
“Merci.(고마워.)”
휴우- 좀 힘들다. 힘들어.
‘역시 호펜하임이다. 주전을 꽤 많이 빼고 나왔는데도 간신히 이겼네.’
분데스리가에서 챔피언스 리그를 노리는 팀 답다고 해야 할까?
‘아직 유로파 조별이라서 감독님이 오늘은 웬만하면 에브라로 내보낼 거라고 생각했는데, 왜 이런 건지는 모르겠네.’
어쨌든, 두 경기 이상 연속으로 빠지는 경기가 없다는 걸 생각하면··· 이젠 진짜, 완전무결한 선발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오히려 이젠 갈갈 갈리는 걸 더 걱정해야겠지.’
아, 물론 그렇다고 선발 뛰는 게 불만이 있거나 한 건 아니다. 애초에 계속 선발로 뛴다고 불평불만을 표하는 선수 따윈 초초초엘리트급 일부 선수 아니고선 없다.
그럼에도 걱정되는 이유라면.
-짝짝.
“오늘 뛴 인원들, 전부 수고했다.”
“Oui, Entraîneur!(예, 감독님!)”
단지.
“평소라면 끝나고 바로 다들 무엇을 하든 상관하지 않았지만, 오늘만큼은 다들 구단에서 주는 식사를 챙겨먹고 푹 쉬어 줬으면 좋겠군. 다음 경기는 정말 큰 경기니까.”
다음에 겨룰 상대가 상대라. 조금 걱정될 뿐인 거다.
우리의 다음 경기는.
“···Oui! Entraîneur!”
“그래, 그럼 모두들 식사 후 해산하고, 파리 원정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준비해주게.”
PSG니까.
그래, 어느새 르 클라시크(Le Classique), 프랑스 최고의 더비 매치가 눈앞에 다가왔다.
-*-*-*-
더비 매치(Derby Match).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영국에서 탄생한 건 거의 확실하다고 평가받는 이 언어는, 캐임브리지 영영사전에 의하면.
-a sports event between teams in the same area
이렇게 나와 있는데. 번역할 경우
더비 : 연고지가 같은 팀들 간의 경기.
이런 뜻으로 번역할 수 있고, 이는 언뜻 보면 맞는 말처럼 보인다.
당장 한국인 선수가 많이 입단하며 유명해진 토트넘과 아스날의 북런던 더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의 맨체스터 더비. 레알 마드리드와 AT 마드리드의 마드리드 더비 등등.
이와 같은 수많은 더비 매치의 이름에 도시나 지역 이름이 붙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러나, 축구를 조금이라도 본 사람이면 안다. 이게 틀린 말이라는 것을.
당장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더비 매치를 꼽으라면 단연코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엘 클라시코(El Clásico)인데.
이 두 팀의 연고지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가 어디 같은 도시에 있던가?
또 바이아웃이라는, 관례적으로 지켜지던 상도덕을 무시하고 그 쪽으로는 절대 선수를 안 팔겠다고 온갖 꼼수를 부린 맨유와 리버풀의 노스웨스트(North West) 더비 매치는?
그 외에 우리나라의 슈퍼매치는? 수원과 서울이라는 가까운 위치에 있긴 하지만, 연고지를 같이 쓴다고 말할 팀은 아니다.
결국 사실 현 시점에서 더비 매치란 ‘라이벌 매치’ 와 굉장히 혼용되고 있고, 그 둘을 비교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봐도 좋다.
당장 독일의 몇몇 언론사들에서도 큰 연관성도 없는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간의 경기를 데어 클라시커 더비 매치라는 이름까지 붙이며 홍보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좀 적나라하고 정확하게 말하자면 더비 매치란 이런 거다.
-죽어도 지기 싫은 놈과의 경기.
그리고 마르세유에겐-
“자, 다들 알겠지만, 이번 우리의 리그 10라운드 상대는 PSG다.”
파리 생제르망. 이 팀이야말로 가장 지기 싫은 팀이었다.
프랑스의 북부를 상징하는 도시이자 수도인 파리.
프랑스의 남부를 상징하는 도시이자 제 2도시 마르세유.
이 두 도시의 지역감정과 두 팀은 프랑스 내에서 유이하게 UEFA 주관하의 메이저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린 점까지 겹쳐지면서.
차음엔 반쯤 언론에 의해서 만들어진 말이었지만 가면 갈수록 두 팀의 사이는 절대로 져서는 안될, 최악 최고의 라이벌 팀이 되었고,
지금에 들어서는 서로 선수를 절대 사고파는 경우를 찾아볼 수 없는 클럽, 그게 파리 생제르맹과 마르세유의 사이였다.
···뭐,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전력 차가 나는 건 엄연한 사실이다. 거기에다가 원정 경기까지 겹쳤으니. 더더욱 승리는 힘들겠지.”
“······”
최근의 마르세유에 비해, 최근의 PSG는 너무나도 강했고.
특히나 올해의 PSG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그들은 원래도 강했지만, 올해는 네이마르란 말이 필요없는 세계 최고의 선수와 음바페라는 미래의 프랑스 최고의 선수가 될 거라고 주목받는 선수까지 데려옴으로서.
덕분에 올해 챔피언스 리그 우승 배당률에서도 레알 마드리드-바르셀로나-바이에른 뮌헨에 이은 4위로 낮은 배당을 기록하고.
모두의 몸값을 합친 가격도 우리 팀의 약 네 배로 평가받을 정도로 고평가받음으로서.
···분명 우리가 옛날에 비해서 강해진 게 맞는데도.
“전문가들이 예상하길, 3대 1 내지 4대 1 패배가 될 확률이 가장 높다고 하더군.”
모두가 압도적인 열세를 예상했다.
“···그렇지만, 축구공은 둥근 법이고, 우리는 작년에 이미 파리의 홈에서 그들에게 무승부를 안겨준 적이 있지. 결국 해 봐야 아는 거다.”
-탁.
“자, 우리 팀의 분석가들이 예상한 다음 저 친구들의 포메이션은. 모두 알다시피 4-3-3이다.”
그 말과 함께, 감독은 예상 선발 라인업을 우리에게 보여줬다.
“PSG의 에메리 감독이 원래 4-2-3-1 전문가인 만큼 이번 시즌은 4-2-3-1로 다시 회귀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9라운드가 지나도록 계속 4-3-3을 써온 것을 보면 지금 바꿀 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지.”
그리고 저 4-3-3에 있는 선수들은··· 뭐, 그냥 대단했다.
수비진의 마르퀴뇨스, 티아고 실바, 다니 알베스.
센터백 두 명에 오른쪽 풀백이 현역 브라질 국가대표로, 그나마 가장 약하다고 할 수 있는 왼쪽 풀백도 프랑스 국대 상비군이였고.
3미들에 있는 모따, 라비오, 베라티.
모따는 한 놈은 작년까지 이탈리아 국가대표였던 주전이었던 선수고 나머지 두 놈도 현역 프랑스-이탈리아 국가대표 주전을 다투는 있는 선수들이다.
그리고 공격진 세 놈은?
한 놈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가장 축구 잘 한다고 소문난 브라질 국가대표팀 에이스고.
한 놈은 작년 리그에서만 35골 박은 압도적인 득점왕이고.
한 놈은 만 18세에 온갖 클럽에서 최소 1억 5천 유로를 불러대는 유망주.
이러한 선수진을 바탕으로, 9라운드까지 28득점 6실점이라는 평균 3골을 넘게 넣고 1골도 안 먹히는 팀.
리그앙 생태계의 파괴자이자 명실상부한 왕.
그게 파리 생제르맹이었다.
물론, 축구공은 둥글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레 겁 먹고 숨어들어 봤자 좋을 게 하나도 없다.”
감독님의 저 말도 맞았지만.
우리들이 시즌 초에 느꼈던 감정이, 잊어진 줄 알았지만. 막상 찾아오자 다시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것이 느껴졌다.
-···저 친구들을 정말로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피어오르고 있는 것을 말이다.
“자, 자, 다들 집중해라.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그리고, 자꾸만 나도 감독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을 막을 수가 없었다.
나는 올해 들어서 스로인 때문에라도 거의 전문 풀백이 되어가고 있는 만큼, 미니게임에서 우리 팀 측면 윙어들과 1대 1 상황을 자주 맞이하는데.
그 때마다 내가 너무 힘들다고, 못 막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둘 있었다.
파예, 그리고 토뱅.
파예는 뭐, 그냥 한 번 상대해본 후에 내가 바로 납득했다. 이건 절대로 완벽하게는 못 막는다고.
양 발 중 어떤 발로든 간에 모든 것을 할 수 있었고. 덕분에 내가 아무리 선택지를 줄여도 바로 다른 선택지를 골라 내 수비를 무력화시키면서.
그냥 내가 수비를 해도 바로 별 의미가 없게 만들 수 있는 플레이스타일이었으니까.
그런데, 토뱅. 우리 팀 주전 우측 윙포워드.
그 녀석의 드리블은 그런 거 없이 그냥 막기 힘들었다.
‘아니 진짜, 어떻게 된 게 양발을 다 쓰는 것도 아니고 한 발만 쓰는데도 이렇게 미친듯이 뚫리는 거지?’
원래 수비수에게 있어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양발잡이나 스피드스타다.
한 발만 쓸 수 있는 드리블러는 최대한 집중할 수 있는오른발잡이나 왼발잡이는 소위 양발잡이는 양 쪽 모두를 주의해야 하기 때문이고.
스피드스타는 뭐, 말해 뭣하겠는가. 한 번 놓치면 잡을 수가 없으니까 수비수에게 있어서 악몽인 거다.
그런데 토뱅은 그 둘 다 아니였다. 빠르긴 하지만 나보다는 느렸고, 양발을 다 잘 쓰는 것도 아닌데.
그 드리블을 막기가 너무나도 힘들었다.
이건 그냥, 재능이라고밖엔 말할 수밖에 없었다.
‘뭐, 하긴 그러니 그 녀석이 이번 시즌 우리 팀에서 파예 제치고 평점 1위에 공격포인트 1위겠지만···’
하여튼, 그래서 그 녀석이 프랑스 국가대표팀에도 뽑히고, 팀에서도 대우해주는 등 나름 잘 나가는 선수라는 게 느껴졌지만.
‘···내가 내일 상대해야 하는 음바페는 그보다 한 술 더 뜨겠지.’
음바페는 그런 토뱅을 국가대표 주전에서 상비군으로 밀어내버린 선수니까.
···고작, 만 18세에 말이다.
나보다 10살은 더 어린 나이에 그 선수는 월드컵 우승후보 국가대표팀의 선수로 자리잡았다.
그건, 단 한마디로밖에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재능. 압도적인 재능.
그 재능이란 놈이 철철 흘러 넘치는 선수라는 소리였다.
‘하- 참··· 세상 불공평하네.’
···분명히, 더 이상 꺾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이런 걸 볼 때마다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이것저것 끌어모음으로서 결국 리그앙 상위 권 팀의 주전 풀백이라는 자리까지는 왔지만.
저런 친구를 볼 때마다. 내가 이룬 것들이 얼마나 적은지를 깨닫게 해 주고. 근본적인 회의감이 들게 되는 건···
후- 정말 어쩔 수 없구나.
“······”
그래도.
할 수 있는 데까진 해봐야겠지.
나는 그렇게 싸워웠다.
그리고, 아직까진 잘 버텨왔다.
과연 이번에도 버틸 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꽈아악.
‘···단 한번이라도 좋아. 그러니까.’
그 재능이란 단단한 벽을.
넘어볼 수 있기를.
아니
“자, 그럼 이들을 이기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에 중점을 둬야 할지 이제부터 설명해보겠다.”
“···Oui, Entraîneur!”
균열이라도 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