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Football Survival RAW novel - Chapter (194)
프로축구생존기 프로축구 생존기-194화(194/242)
Empêchement (3)
“시합 전에 예상한 대로 파리는 전형적인 4-3-3을 꺼냈고, 우리는 리그에서 언제나 그렇듯 4-2-3-1을 꺼내들었다.”
지금 파리의 포메이션은 4-3-3.
그리고 우리의 리그 포메이션은 4-2-3-1.
이 둘이 대치할 경우의 포인트는 중앙, 그 중에서도
4-2-3-1의 공격형 미드필더, 4-3-3의 수비형 미드필더다.
왜 이 곳이 중요하냐면, 이 둘이 포메이션상 정면으로 마주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4-2-3-1 쪽에서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날뛸 수 있어야 볼이 원할하게 돌아가고, 반대로 4-3-3 쪽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가 공격형 미드필더를 틀어막아야 단단하게 수비를 할 수 있으니.
당연히 서로 자주 맞부딪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일반적으론 두 포메이션이 맞부딪치면 4-3-3이 아주 살짝, 살짝 더 유리하다.
포메이션상 같은 위치에 있는 선수는 자주 서로 마주치게 되고, 이는 여차하면 피지컬 싸움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구에는 언제나 예외가 있는 법. 4-2-3-1이 오히려 4-3-3을 파훼할 수 있는 방법도 몇 가지 있다.
가장 일반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파예, 어떤가. 후반에는 측면 연계가 좀 더 활발하게 가능할 것 같은가?”
공격형 미드필더가 가운데에 위치해서 딱 플레이메이킹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좌-우 측면으로 자주 빠져주는 거다.
이렇게 하면 수비형 미드필더와 볼을 잡았을 때 경합하는 일 자체를 적게 만들고 측면 선수들과 연계함으로서 측면 공격의 위력을 높여준다.
물론 수비형 미드필더가 측면으로 따라온다면 그건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지만. 그건 그것 나름대로 괜찮다.
세 명의 선수에게 둘려싸이게 되는 중앙의 스트라이커가 가지는 부담이 조금이나마 줄어들면서, 조금 더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님이 준비한 플랜 중에 이것도 있었지만.
“···역시, 어려워 보입니다.”
우리가 메인으로 연습한 전술은 아니였다.
애초에 네이마르-음바페라는, 경기당 공격포인트를 1 이상씩 쌓는 초특급 윙 포워드 둘이 우리들을 압박하고 있는데, 어떻게 우리가 저걸 100% 막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겠는가.
그건 세계 최고의 수비진이 있어도 장담 못한다.
“그렇군. 좋아, 그럼 측면 돌파는 버린다.”
그러니, 우리가 메인으로 준비한 것은.
“자, 그럼 우리가 메인으로 준비한 것을 저들에게 보여줄 때가 왔구나.
“자, 기본적인 공격 플랜은 변하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설명하겠다. 지금 우리들이 빠르게 분석한 결과를 보면 PSG의 중원이-”
조금 더 위험하고, 극단적인 방법.
“다들, 후반전부터는, 측면은 버리고 중앙을 향해 움직여라.”
그래, 중앙을 부숴 버리는 거다.
-*-*-*-
-삐이이이익-!
[고올-! 마르세유가 만회골을 터트립니다! 그 골의 주인공은 루이스 구스타보! 엄청난 중거리 슈팅이었습니다!]***
[seconde mi-temps 17]PSG 1 : 1 Marseille
[Buts]PSG : Mbappe(36)
Marseille : Gustavo(61)
***
[아, PSG 입장에서는 통한의 동점골이겠습니다. 네이마르와 음바페가 그토록 많은 드리블을 성공했는데도 후반전 들어 골이 안 나오다가, 갑자기 중거리 슈팅으로 골이라니.]그 말을 증명하듯, PSG의 서포터즈들로 가득한 파르크 데 프랭스 스타디움은 어느새 조용해져 있었다.
[중거리 슈팅 골이라니, 행운의 여신이 이번엔 마르세유 쪽을 조금 더 들어줬군요.]그리고, 그 말에 해설자는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오,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마르세유가 후반전 들어서 바꾼 전술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어요.] [그게 뭐죠?] [음- 사실, 캐스터분도 아시겠지만 네이마르에 음바페까지 영입할 때 파리가 굉장히 무리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그랬다. 물론 돈을 쓴 만큼 PSG의 네이마르-카바니-음바페로 이루어진 공격진은 리그앙을 넘어 세계 최고라고 하지만···
[그 둘을 영입하느라. 미드필더 영입은 하나도 없었으니까요. 수비형 미드필더인 모따의 백업이 사실상 없습니다.]그에 비하면 중원은 ‘비교적’ 약했다.
[마르세유가 노린 점이 바로 그겁니다. 지금 수비할 때는 그래도 평범한 편인데, 공격할 때는 극단적이라고 할 만큼 중앙 위주로 플레이합니다.]그리고 그 뜻은 명백했다.
[판을 깔아주던 중앙 미드필더들을, 그냥 미친듯이 선수들을 투입시켜서 숫자와 활동량으로 찍어누르겠다는 거죠.]측면을 막을 수 없으니. 그 곳은 버리고 중앙이라도 압도해 버리겠다는 것.
그것이 마르세유가 내놓은 해답이었다.
게다가 파리의 4-3-3은 최전방 공격수 세 명이 최전방에 박혀서 활동량을 줄이고 최대한 공격하는 데만 집중하는, 쉽게 말해서 중원의 볼 전개보다는 드리블하고 골 넣는 데에만 집중하는 전술이였기에.
마르세유가 작정하고 중앙을 파고들자 중원 미드필더 싸움에서는 쭉쭉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환경에서 터진 중거리 슈팅이었으니.
[우연이라고 보기엔 너무 많은 의도가 합쳐져서 나온 골이었습니다.]해설자는 굉장히 즐거운 목소리였다.
물론 그런 만큼.
[아, 네이마르! 단독 드리블!] [토뱅도, 사카이도 기를 못 쓰고 넘어져 버립니다!]마르세유의 측면이 PSG에게 더욱 더 파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축구 전술에서 무언가가 얻었다면, 무언가는 포기해야 하는 법.
[네이마르, 크로스를 시도-]-삐이익!
[아, 반칙입니다. 사카이. 옐로 카드를 받는군요. 이로서 마르세유는 양 쪽 윙어와 풀백이 전부 카드를 받게 됐습니다.] [어쩔 수 없죠. 측면을 수비하기가 가뜩이나 힘든데 저렇게 중앙 지원까지 해줘야 한다면, 어느 정도는 거칠게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그리고, 이제 마르세유는 측면 선수들이 파울을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젠 조금만 더 거칠게 반칙하다간 퇴장당할 수도 있으니까.
[자, 이제 남은 시간은 10분!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승리의 여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요?]-*-*-*-
-삐익! 삑-! 삑-!
“하, 시발.”
[고오오오올-! 에딘손 카바니의 골입니다!] [사실상 네이마르가 다 만들어준 골이군요! 측면을 다 뚫고, 수비진도 제친 후에, 다 떠먹여 주는 패스라뇨!]“차라리 전술 변경으로 지기라도 하면 억울하지나 않지.”
맞춤으로 전술 짜고 나름 노린 대로 됐는데도 이 모양 이 꼴이냐···
‘하아- 젠장. 다른 전술을 써야 했나?’
저 쪽이 섣불리 올라오지 못하게,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측면을 뚫어 보는 전술을 주장했어야 했나?
‘···아냐, 이게 최선이었어.’
우리는 PSG에 비해서 약하기에, 가만히 있으면 그냥 그 덩치에 깔려 죽었을 거다.
그래서, 한 쪽이 밀리는 걸 감수하고 한 쪽을 제대로 장악하는 전술은, 좋은 선택이였다. 그 장악되는 지역이 중앙이었으니 더더욱 좋은 선택이었고.
그래, 이게 우리가 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어떻게든 찌를 방법을 찾아낸 최선의 결과물이었다.
단지. 저들은 그냥 하던 대로 해도 우리를 박살낼 수 있을 정도로. 실력도 재능도 넘쳐났을 뿐이다.
‘하, 시발.’
진짜 쎄다. 쎄. 중거리 슛 들어갔을 때 어찌어찌 무승부는 만들어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5분 남겨놓고 기어이 뚫어내다니.
‘이게 재능이란 놈이구나. 진짜.’
세계 최고의 재능이라는 벽돌로 세워진 벽을. 절대로 내가 뚫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너무나도 단단했다.
-Allez Allez, Je t’ai dans la peau, de toai je ne peux me séparer···
-(파리여 넌 나의 피부와도 같지, 절대로 떼놓을 수 없어···)
···그리고 우리 편이 단 한 명도 없는 이 공간이라 그런지, 더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하아-‘
···이제 그냥 그만하고 싶다는 마음도 든다.
그래도 음바페를 상대로 한 골만으로 막은 건 잘한 거 아니냐고 내 자신에게 말하고 싶고.
마르세유 팬들도 그래도 파리를 상대로 원정에서 2대 1 패배라면 나름대로 선방한 거라고 해줄 거다.
그런 마음을 품어도, 정말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거다.
하지만.
“사카이. 일어나자, 지금은 망연자실할 때가 아니야.”
“···그래, 그렇지.”
아직···은 휘슬이 불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리는 후들거리고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최후의 발버둥을 쳐 볼 때다.
후회는 경기가 끝나고 나서 해도 충분하다.
“파예, 공 찰 때, 왼쪽도 한번만 봐 줄 수 있어요?”
“···그래, 해 봐라.”
“좋아, 오캄포스 넌 중앙으로 달려 줘.”
[마르세유, 중앙선으로 천천히 볼을 가지고 옵니다. 지고 있는데 빠르게 가져오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요?] [이제 서둘러도 사실상 마지막 공격이니, 공격에 신중을 기울이려는 것 같습니다.]자, 숨을 깊게 들이키자.
Trois, deux, un(3, 2, 1)
[구스타보, 볼을 잡고-]-Allez.(Go.)
-파예에게 패스, 경기 재개됩니다.]
-뻥
[파예, 바로 왼쪽으로 길게 패스를 찔러주는데.] [리가 잡습니다. 미리 달리고 있었군요.]좋아, 이대로-
[아, 그러나 바로 음바페가 달라붙습니다.]···그래, 그리 쉬울 리가 없지.
-퍽.
‘윽.’
천재라는 놈들은, 참 불합리하다. 수비적으로는 노력도 별로 안 한 놈일텐데, 달라붙어서 최소한의 수비는 해줄 몸빵이 있다니.
그렇지만, 저 놈도 사람이다.
물리적으로 똑같은 사람이고 하루 24시간을 보내는 이상, 18세의 공격수가 아직 수비까지 배우지는 않는다.
그 이상을 노력했다가는, 자칫하면 부상당하니까.
귀-하신 몸이시니 더더욱.
‘태클부터 걸어대는구나, 그렇게 오른발부터 뻗고.’
이것만 막으면 된다는 생각이겠지. 그러면-
왼발로 몰고 가는 볼을, 오른발로 바꾸고.
-툭.
공은 네 가운데 다리 속 빈 공간으로 살짝 차넣고.
한 번 더 달린다.
[어, 리가 스피드 싸움을 거는군요? 음바페가 더 빠를 텐데-]물론 내가 좀 더 느리지만, 나는 달리는 중이었고, 저 녀석은 방향 바꿔서 달려야 하니-
아주 잠깐은 빈 공간이 나온다.
[아, 역시 리, 바로 접습니다. 그럼-]자, 그러면 망설이지 않고.
-뻐엉.
[크로스! 모든 선수들이 달려듭니다!]자, 이제 공은 내 손을 떠났을 확률이 99.9%다.
저기에 있는 우리 선수 중 누구 하나가 골대 안으로 집어넣으면 다행인 거고. 상대편이면 밖으로 멀리, 멀리 차내겠지.
그럼 경기가 끝날 테니까.
···그래도. 아무도 바라보지 않더라도.
[마르퀴뇨스와 스투아니! 과연-!]혹시나 하는 마음에, 발걸음을 더 움직인다.
0.1% 의 가능성이 있기에.
[아, 마르퀴뇨스가 따냅니다!] [땅에 떨어지고! 킴펨베가 잡고, 뻥!] [파예! 발 들이밉니다!]그 0.1%의 확률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하여.
[아, 닿았나요? 공이 옆으로-]그래도 달려야-
“어.”
-뻥-철썩.
“······”
-···삑! 삑! 삐이이이이-익-!
우, 아, 뭐?
[자신의 실점을 자신이 되갚습니다! 리!] [90분 내내 주도권을 잡고 있던 건 파리였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에, 마르세유가 결국 파리 원정에서 승점을 가져갑니다!]어. 아?
“으아아아-! 존나! 존나게 잘 했다! 리!”
“씨발! 비겼어! 비겼다고! 승점 따냈어!”
“으아아아아아아-! 악! 악! 악!”
아, 그래, 넣었구나.
넣었어.
넣었다고.
그걸 깨닫자.
-쾅! 쾅! 쾅!
90분간 나를 압도해온 재능이란 놈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아-! 악! 악! 악! 아아아아-!”
그게 무엇이든 간에, 지금 내가 만들어낸 이 결과와는 바꿀 수 없을 테니까.
***
[jeu terminé]PSG 2 : 2 Marseille
[Buts]PSG : Mbappe(36), Cavani(90+1)
Marseille : Gustavo(61), Lee(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