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Football Survival RAW novel - Chapter (196)
프로축구생존기 프로축구 생존기-196화(196/242)
Empêchement (5)
[아, 실바, 태클로 공을 빼앗고.]-뻐엉.
[멀리 차냅니다!] [캉, 시간상 마지막 역습 기회!]음, 어디 보자.
공 낙구 예상지점은-
‘호들랑이 받겠네.’
하긴 역습 볼을 주려면 키 190 넘는 뚝배기가 있는 분한테 드려야지. 그럼 호들랑은 공을 어떻게 받을까?
‘위치상 앞으로 받는 게 아니라 우리 쪽으로 등 돌려서 받으려고 하겠지.’
그럼 어떤 자세인지도- 확인.
자, 그럼 이제 저 친구가 공을 받았을 때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공이 흘러갈지 예측 된다. 그리고 여기까지 확인됐으면-
[아, 호들랑, 공을 받습니다, 살짝 튕기고-]-투욱!
그럼 한번 빼앗아 보자.
[아, 튀어나온 볼을 리가 가로챕니다!]확실히, 공중볼에 대한 감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게 옛날에 비해서는 좋아졌네.
-네 판단력이 좋은데도 공중볼 경합할 때 경합이나 방해도 그리 잘 하지 못하는 이유는, 공중 볼 경합을 한 경험 자체가 굉장히 부족해서인 게 가장 크다는 게 내 결론이야.
옛날 차 선배님께서 말씀하신 그대로다. 경험이 쌓이니까 공중 볼이 이렇게 중앙에 있을 때도 조금씩은 보이는구나.
‘뭐 그럼, 끝났네. 이제 저 쪽 골대 쪽으로 뻥 차면.’
-뻥.
-삑! 삑! 삐이이익-!
[아, 주심이 추가시간 없이 휘슬을 불어 버립니다!] [그럴 만 했습니다. 점수차도 크게 나고 있는데, 마지막 역습까지 막혀버렸으니까요.]***
[jeu terminé]Marseille 6 : 0 Caen
[Buts]Marseille : Gustavo(43), Sanson(52), Thauvin(47, 81), Stuani(67, 86)
Caen : (rien)
***
[승리, 대승리입니다. 토뱅과 스투아니의 멀티골에 힘입어 마르세유가 6대 0 대승리를 거둡니다!]개막전 대승리 이후, 오랜만에 느끼는 3점차 이상의 시원한 대승리에 선수들은 모두 하나같이 펄쩍펄쩍 뛰었다.
“이예에이-! Allez-!”
“모나코랑 똑같이 6대 0 승리다! 하하. 2위는 다시 우리 꺼다!”
그리고.
-Allez, Allez, Allez Allez Allez~
약 5만 명의 팬들도 클레멘타인 노래를 모두 힘차게 쿵짜작거렸다.
‘이런 걸 보면, 응원가로 쓰이는 노래도 대부분 정해져 있단 말이지.’
-Marseillais Allez↗ Marseillais Allez↘ Marseillais Allez↘
뭐, 그래도 3경기 만에 홈으로 돌아온 경기에서 대승리고, 5만 명이 부르니까. 기분이 안 좋을 리야 없고.
-Allez, Allez, Allez Allez Allez~
대부분의 선수들도 같이 노래를 불러댔지만.
“리! 빨리 와!”
나를 포함한 몇몇은 바로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아, 저기에서 같이 뛰놀고 싶은데, 안 돼나?’
그러게. 나도 그러고 싶다···
-Qui saute pas n’est pas Marseillais, Eh! Eh!
-(지금 뛰지 않는 녀석은 마르세유 사람이 아니라네. 예! 예!)
지금 저 5만 명이랑 같이 쾅쾅거리면서 노래 부르면 진짜 기분 끝내줄 것 같은데.
“아, 진짜. 잠깐만 저기에서 같이 뛰다 가면 안 돼요? 저 오늘 2골이나 넣었는데.”
오케이, 좋았어 토뱅.
조금 더 설득 열심히 해봐.
“안 돼, 토뱅. 우리가 왜 이러는지는 너도 알잖아. 빨리 들어가자.”
“아, 알죠, 알아요, 스투아니. 알이요. 근데 어차피 저는 국대 가 봤자 벤치일 텐데요.”
“···아직 프랑스어 힘들어, 영어로 해줘.”
“{어차피 전 소집은 됐어도 벤치여서 체력 빠질 일 없다고요. 그냥 좀 이럴 때라도 신나게 분위기 즐기면 안돼요?}”
그렇게 토뱅이 조금 불만어린 표정으로 영 들어가기 싫은 마음을 표현하자.
“안 돼. 토뱅, 빨리 들어와.”
오늘은 들을 일 없다고 생각한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라, 주장, 웬일이에요?”
“웬일이긴, 주장이 경기장에 오는 게 뭐가 이상하다고.”
그랬다. 주장이 들어오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였다. 그럼에도 이런 질문이 나왔던 이유는.
“주장 오늘 쉰다고 했잖아요.”
파예는 오늘 경기에서 빠졌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부상 때문에.”
그랬다. 파예가 오늘 아침 또 부상당했다.
저번엔 허벅지 부상이었다가, 이번엔 종아리 부분 부상이었다.
그래서 오늘 훈련과 경기에서는 빠진 상태였는데.
“원정 경기면 몰라도 홈 경긴데 못 올 것도 없지, 하여튼 안 되는 건 안 돼. 세레머니 과격하게 하다가 나처럼 햄스트링 오고 싶냐? 조심하랄 때 조심해. 이 녀석아.”
“아, 아, 알겠어요. 주장. 이거 놔줘요.”
아무래도, 그렇게까지 심각한 부상은 아니였나 보다.
그렇게 토뱅의 반항을 바로 진압한 파예는.
“자, 자, 그럼 국가대표 소집된 친구들은 전부 모인 거냐?”
“Oui” “Si.” “Yes”
우리들, 그러니까 11월 국가대표에 소집되는 선수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럼 모두 후딱 샤워하고 식사한 후에, 바로 팀닥터 만나러 가라. 알겠지? 이건 의무야.”
“Oui” “Si.” “Yes”
-*-*-*-
선수들에게 있어서 가장 피하고 싶은 존재를 꼽으라면, 단연코 부상이다.
그리고 감독 입장에서도 가장 피하고 싶은 존재를 꼽으라면, 단연코 부상이다.
팀의 시즌과 경기라는 그림을 그려야 하는 감독에게 있어서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다는 것은, 화가가 그림을 그려야 하는데 원하는 물감이 뚝 떨어져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당연히 가르시아 감독도 부상에 대하여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파예는 얼마나 길게 부상인가?”
“큰 부상은 아닙니다. 햄스트링이 올라온 정도라서··· 다음 리그전에는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팀 닥터의 그 말에, 가르시아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운이 좋군.”
그리고, 마르세유는 부상 운이 좋은 편이였다. 물론 파예라는 에이스와 세르티치라는 로테이션급 선수 2명이 부상당한 건 꽤나 큰 손실임은 틀림 없었지만.
그래도 핵심 선수 네다섯명씩 떨어져 나간 팀들이 꽤나 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굉장히 운이 좋은 편임은 틀림 없었다.
“그렇죠, 캉 같이 운 안 좋으면 네다섯명은 쓰러지니까요.”
마르세유가 6대 0이란 대승리를 거둔 것엔 그런 일면도 있었다.
“감독님 덕분입니다. 유로파에선 4-4-2로 로테이션을 성실하게 돌리신 덕분에 선수들이 대부분 과부하가 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가르시아 감독은.
“됐네.”
그런 칭찬을 짧게 잘랐다.
“당연한 것을, 당연하게 했을 뿐이네, 그것도 할 줄 모르는 놈들은 감독이 아니지.”
선수들에게 엄격한 만큼, 자신에게도 나름 엄격한 가르시아 감독다운 행동이였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국가대표에 나가는 선수들이네. 그 친구들의 상태는 어떤가?”
“···음, 나쁘진 않습니다.”
“나쁘진 않다?”
“진통제를 적당히 먹어가며 뛸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겁니다.”
그 순간, 가르시아 감독은.
“하아- 젠장. 망할 국가대표 같으니.”
자신도 모르게 불평을 내뱉었다.
클럽 팀의 감독 입장에서, 국가대표란 참으로 거지같은 존재였다. 특히나 강팀의 감독일수록 더더욱.
하위권 팀의 선수라면 그래도 부상 관리를 선수가 아무리 혹사당해 봤자 국가대표에 잘 뽑히지도 않기에, 1년에 40경기 남짓을 뛴다.
하지만, 강팀의 선수일 경우엔 이야기가 다르다. 잘못하다간 선수를 1년에 50경기를 넘게 뛰게 만들 수도 있기에 아주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써야만 부상을 방지할 수 있는데.
국가대표로 끌려가 약 10경기 남짓을 추가적으로 뛰게 한다?
클럽 팀 감독의 입장에선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자신들도 아끼고 아껴서 경기수를 조절하고 있는데 10경기씩이나 그런 거 신경 안 쓰는 놈들에게 선수를 맡겨버려야 한다니.
수많은 클럽 감독들이 그렇듯이, 가르시아 감독은 그게 참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모두 다 진통제는 먹어야 한다는 소린가?”
“예, 그렇습니다. 그나마 리는 안 먹으려면 안 먹어도 될 것 같긴 한데, 혹시 모르니 처방은 해줬고요.”
그래서, 가르시아 감독은 수많은 클럽 감독들이 그렇듯.
“그럼, 혹시 국가대표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는 선수는 없었나?”
꼼수를 써보려고 했다.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말 그대로네, 일반인들은 선수들이 진통제 먹으면서 뛴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나. 선수들이 부상당한 것처럼 꾸미는 걸세.”
파예가 부상으로 인해 국가대표 소집이 불발된 것처럼, 어떻게든 부상 확인을 증명받고 국가대표 최종 소집은 불발되도록 하는 것이였다.
물론 국가대표 감독 입장에서야 화낼 일이지만, 알 게 뭐란 말인가? 자신이 국가대표 감독이라면 모를까. 클럽 팀 감독인 이상 최대한 클럽 팀 감독 입장에서는 이게 맞았다.
그러나.
“음-글쎄요, 후보인 토뱅이라면 모를까, 감독님도 알다시피 나머지는 그게 좀 힘들 것 같습니다.”
팀 닥터는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고.
“···휴, 그래, 나도 하도 답답해서 그냥 해 본 소리네.”
가르시아 감독도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나 같아도 개소리라며 거절했을 테니.”
-*-*-*-
-에에취!
“사카이, 왜 그래?”
“{아니, 갑자기 재채기가 나오네.}”
흠, 나는 귀가 근질근질한데, 이거 신기하네.
누가 우리 이야기 하나?
“{사카이, 너는 몇일치 약 처방받았냐?}”
“{2일치, 너는?}”
“{나도 2일치, 안 먹어도 버틸 수 있으면 먹지 말라고 하더라.}”
뭐, 그렇다. 다시 격렬하게 경기 뛰고 난 직후엔 진통제를 가끔씩은 먹어줘야 할 상황이 찾아와 버렸다.
‘에휴- 근 1년간은 입에 댈 일 없던 진통제를 다시 먹어야 하다니.’
뭐, 그래도 이 정도면 양반이다.
아니 진짜 무지하게 건강한 거다.
‘경기에 뛸 정도로 건강하다’ 고 평가받는 선수 중 절반이 ‘매일’ 진통제를 달고 사는 데 비해. 나나 사카이는 경기 끝나고 아플 때에만 가끔 먹어주면 되는 정도니까.
“{넌 뭐 처방받았냐?}”
“{이부프로펜, 리, 너는?}”
“{난 타이레놀.}”
“{오, 리 너 진짜 건강하구나.}”
게다가 진통제 중에서 가장 약한 타이레놀 정도만 처방받았으니 난 진짜 상위 10% 안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그럼 너도 이번 국대는 정상적으로 뛰고 오겠구나?}”
“{뭐, 그렇지, 두 경기 모두 다 뛸 생각이야. 너도지?}”
“{당연하지.}”
물론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우리를 보고 말할 거다.
돈도 안 주는 국가대표에 왜 그렇게 힘을 들이냐고.
이럴 때 그냥 푹 쉬면 확 나아질 수 있는데, 선수 생활에 방해만 되는 국가대표 은퇴할 생각은 없느냐고.
뭐,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너희도 이번이 최전력이지?}”
“{그래, J리거랑 유럽파 다 끌어모으고 있어.}”
선수에게 있어서 가장 큰 무대를 준비하기까지. 이제 단 1년도 안 남았다.
월드컵.
어쩌면 챔피언스 리그보다도 더 큰, 모든 선수들의 꿈의 무대.
그리고. 4년마다 한 번 밖에 안 열리기에
기량이 좋은 선수도 단 한번도 못 가기도 하는, 그런 대회.
‘그리고 이번 대회가 내가 전성기의 기량으로 뛸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이지.’
4년 뒤, 32살이면···
아무리 애를 써 봐도, 내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대회이기에,
이런 평가전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하고.
단 한 점의 후회도 남기고 싶지 않다.
무엇보다.
내가 축구를 하게 된 이유는, 국가대표다.
그리고 내가 꿈을 꾸게 만든 곳도, 국가대표다.
그러니, 이번에 월드컵이 확정된 나라들이 가장 온 힘을 들여 맞붙는 11월의 평가전에서.
“{그럼 리, 나중에 다시 보자.}”
“{그래- 그럼 우리 둘 다 건강하게 잘 뛰고 오자.}”
-툭.
나는, 우리는 또 한 번 도전하러 간다.
– <대한민국, 11월 평가전 FIFA 랭킹 13위 콜롬비아와 확정.>
우리가, 월드컵이란 거대한 세계의 벽 앞에서
무언가를 이루어 낼 수 있을지를 알아보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