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Football Survival RAW novel - Chapter (206)
프로축구생존기 프로축구 생존기-206화(206/242)
Déclaration de Marseille (4)
[파예, 옆으로 패스- 아, 시디베가! 가로챕니다! 안쪽으로 찌르는데! 사르는 막지 못하고!] [아, 발데, 발데-!]-삑! 삑! 삐이익-!
[골-! 케이타 발데의 골! 이른 시간에 모나코가 선취 득점합니다.] [아, 이런, 이거 뭡니까, 마르세유, 경기 시작한 지 5분도 되지 않았는데 실점입니다!]***
[première mi-temps 5]Marseille
0: 1 Monaco
[Buts]Marseille : (rien)
Monaco : Baldé(4)
***
-우우우우우-!
[마르세유 팬들이 화가 단단히 났는지 고함을 지르고 있습니다.] [그럴 만하죠, 후반기 시작 이후 컵 대회까지 합쳐서 6경기 무실점이던 수비진이 이렇게 허무하게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뚫릴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차라리 원래도 실점을 자주 했다면 세금이겠거니 하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믿던 도끼에 발등을 찍히면 아플 수밖에 없다.
거기에다 플러스로.
[예, 게다가 홈 경기이다 보니 아우성이 더 크군요.]홈 경기니 더더욱 그 짜증이 컸다.
원정 경기라 TV로 볼 때는 그래도 자기가 마음에 안 들면 꺼버리고 다른 일 하러 가거나 채널을 돌리면 되지만.
홈 경기같이 직접 와서 보는 경기라면 저 경기가 이기건 지건 90분이란 시간을 계속해서 지켜봐야 하지 않는가.
그리고, 이런 경우 선수들을 응원하자고 독려할 서포터즈들도 살짝 힘이 빠졌다.
당장 이번 시즌에 기껏 원정경기를 응원하러 갔더니만 2분만에 선제골 먹히고 전반전에만 3골이나 먹히면서. 후반전에 그렇게 잘해놓고도 결국 4대 3으로 패배했던.
전반기의 그 기억이 아직 그들에겐 생생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마르세유, 아직 경기 초반입니다.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으니 역전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맞습니다. 아직 경기 시작 이후 5분밖에 안 지났어요.]그래서 해설진들의 말도 그들에게 크게 위로가 되지 않던 참에.
[라미, 받고 다시- 어? 아딜 라미, 드리블을 시도합니다. 무슨 일이죠?] [계속 전진합니다. 한 명 제치고! 어? 페널티박스 코앞까지! 설마 바로 슛-은 아니군요. 옆으로 뺍니다.]그러나 해설자들이 안도하기도 잠시.
[어? 어? 어! 라미 내려가지 않습니다! 패스 이후 계속 앞으로!]그의 이상행동은 계속되었고.
[토뱅, 페널티박스로 찔러주고, 스투아니-]-뻥.
[막아냈는데! 라미가-!]-삑! 삑! 삐이익-!
[···골-! 아딜 라미-!] [전반 7분! 실점 후 3분만에 이루어진 마르세유의 만회골입니다.]그리고 그 순간, 서포터즈들은 언제 불만을 가졌냐는 듯이.
-Qui saute pas n’est pas Marseillais, Eh! Eh!
-(지금 뛰지 않는 녀석은 마르세유 사람이 아니라네. 예! 예!)
경기장에서 다시 신나게 들썩거리기 시작했지만.
[와우, 저건 뭐죠? 제가 순간 뭘 본 건지 당황스럽군요.]해설진들은 순수히 골을 기뻐해주시보단, 조금 당황스러웠다.
[센터백이 세트피스 상황도 아닌데 저렇게 위까지 드리블도 해 가며 올라와서 골을 넣다니. 정말 특이한 방식의 득점이군요.]물론 세상은 넓고 다양해서 전방으로 길게 드리블을 즐겨하는 수비수는 꽤나 많았고, 그 중에서 저렇게 골을 넣는 선수도 적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기에 한 가지가 더 붙으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확실히, 포백에서 보기 힘든 좀 신기한 상황이긴 합니다.]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는 대부분 쓰리 백의 센터백이라는 거다.
쓰리 백은 한 명의 센터백이 올라가도 두 명의 센터백이 남아있어 수비가 어느 정도는 가능하지만, 포 백은 저랬다가는, 그냥 한 명만 남기에 역습에 엄청나게 취약하다.
그래서 포 백에서 수비수가 저렇게 마구 전방으로 드리블치고 골까지 넣으려고 시도하는 경우는 정말 드물었다.
게다가 마르세유의 수비진들은 상당히 나이가 있는 만큼 운동능력이 떨어져 저런 전방 드리블을 자제하는 편이였으니 더더욱 드물었고.
‘물론, 선수의 돌발 행동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해설자들은 도저히 그렇게 생각할 수가 없었다.
‘신인이라면 또 몰라도 라미 같은 베테랑이 저럴 리가 없잖아.’
원래 회사에서도 신입이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경우는 꽤 많아도 연차 높은 직원이 돌발 행동을 하는 경우는 드문 것처럼. 축구라고 해서 딱히 다르지 않다.
물론 예외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예외적인 플레이를 장기간 플레이하면 당연히 소문이 나버리기에, 그런 예외적인 베테랑 선수들은 이름이 똑똑히 남게 되어 있다.
그런데, 라미는 프랑스 국가대표팀에서 결원이 생길 때마다 뽑는 상비군 1순위 센터백으로서. 축구에 있어서만큼은 꽤나 정석적인 육각형 베테랑이였다.
원래 저런 기행을 저지르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선수란 말이다.
[라미! 또 앞으로 나갑니다!]그래서, 해설자들은 살짝 혼란스러워할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뭐지?’
다만, 한 가지만은 확신할 수 있었는데.
[…이건 가르시아 감독의 작전이라고 봐야겠죠?] [그렇습니다. 저런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아무런 일이 없는 걸 보면 말이죠.]물론 베테랑이라고 해도 한 두번은 미친놈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행동을 윗사람이 뭐라고 하지 않는다면?
그건 상급자의 명령일 확률이 매우 높다.
[가르시아 감독은 지금 무슨 생각인 걸까요? 저러면 역습에 너무나도 취약해질 텐데 말입니다.]-*-*-*-
-툭.
왼발로 잡았고, 시선이 저 쪽으로 갔고, 그렇다면-
‘한 번 접은 다음에 바로 무티뉴한테 다이렉트 패스 주겠네.’
그렇다면-
[아, 틸레망스가 빠르게 패스를 연결하지 않고, 공을 한 번 끌면서 템포를 조절합니다. 바로 때리는 게 좋았을 텐데요.]역시나네, 패스 경로로 미리 움직이길 잘 했다.
[아, 이런, 이번에도 역습 실패인 듯 싶군요. 마르세유의 진형이 이미 갖춰졌습니다 오늘따라 모나코가 자랑하는 측면 역습이 영 별로로군요.]휴우-
‘하, 이번에도 막았구나, 막았어. 참 스릴이 넘치는구만.’
저번에 패배했을 때 가장 문제되는 것이 후반에 4-3-3을 사용하고도 중원 싸움에서 크게 우위를 가지지 못했던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가르시아 감독님은 꽤나 극단적인 수를 꺼내드셨다.
바로, 포 백의 중앙 수비수가 꽤나 자주 위로 올라가는 것.
그리고 그 선수로서 라미가 당첨된 거였다.
다만 이렇게 되면 센터백이 한 명밖에 안 남는만큼 역습에 엄청 취약해질 수 있다는 게 엄청 문제였는데.
다행히 저 쪽도 4-2-3-1인 만큼, 측면 공격도 공격이지만 결국 어느 정도는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볼이 몰빵될 수밖에 없었고.
덕분에 공격을 할 때 무티뉴 선수를 거치는 경우가 많아, 저 선수에게 패스하기 좋은 길을 미리 막고만 있다면.
[틸레망스 다시 볼을 잡는데, 또 멈칫거립니다.]생각보다는, 생각보다는 쉽게 빠른 역습을 저지할 수가 있었다. 저 쪽이 나보다 확실하게 빨라서 스피드로 제쳐버릴 수 있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였으니.
‘푸핫, 좀 웃긴다.’
이 예측 수비를 한다는 게 옛날이였으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인데, 어느새 좀 보이는구나.
‘뭐, 하여튼 이 작전, 꽤 할 맛이 나네. 공격할 때의 주도권이 확실히 우리한테 있으니.’
초반부터 골 내주면서 자칫하면 오늘도 질질 끌려갈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 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살짝 문제가 있다면.
[파예의 패스가 빗나갑니다!] [좀 크게 빗나갔네요, 패스할 때 너무 서둘렀어요. 모나코의 스로인입니다.]오늘따라 파예가 생각보다 실수가 잦다. 전반전의 그 실점도, 따지고 보면 파예의 패스 미스가 시발점이 되기도 했고···
‘하여튼 그냥 전체적으로 폼이 별로네. 씁, 이러면 곤란한데.’
전술상 보통 4-2-3-1에서의 핵심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그리고 그 공격형 미드필더가 전방에 있는 양 윙어, 혹은 전방에 있는 선수들과 함께 삼각형을 이루며 빠르게 패스를 전개하면서 빈틈을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4-2-3-1의 정석적인 전개고, 때문에 이 전술의 공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공격형 미드필더의 존재인데 공미가 별로다?
그러면,
[아, 앞으로 찔러주는 롱 패스! 스투아니 달려드는데!]-뻥.
[조금 길었습니다. 수비수가 곧바로 걷어냅니다!]좀 투박한 찬스밖에는 안 나온다.
‘씁, 그래도 파예가 집중 마크라도 없으면 어떻게 전개를 해 줄 텐데, 저 쪽에서 파비뉴로 전담 마크하는 게 참 크네.’
파비뉴. 작년에도 모나코식 클래식 4-4-2의 핵심이었고.
올해에도 수많은 선수들을 팔면서 전력이 조금 약화되어버린 모나코의 핵심 중의 핵심으로 꼽히는 선수.
그 선수가, 오늘따라 조금 더 수비적으로 굴면서 우리의 볼 전개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막아내고 있었다.
다만 이건 나름대로 장점도 있긴 했는데.
-뻐엉.
저 선수가 수비에만 집중하는 덕분에 저 쪽의 공격 전개가 조금 더 뻔해지긴 했다.
[오늘따라 모나코의 공격 전개가 4-2-3-1인데도 계속적으로 측면 위주의 공격만을 거듭하는 느낌인데요?] [그 느낌대로입니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온통 내려가 있으니 역습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측면밖에 없죠.]이런 걸 보면, 확실히 느껴지긴 한다. 전반기랑 다르게 우리가 더 전력상으로 앞서긴 하다는 게.
전반기에는, 우리가 전력상 약하다고 생각하고 수비적으로 5-4-1을 사용하고 저 쪽은 공격적인 4-4-2를 꺼내들었는데.
이번에는 똑같은 4-2-3-1이었지만 저 쪽은 중앙 미드필더가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굴고 있었고, 우리는 수비수까지 공격에 가담하고 있었다.
완전히 서로의 입장이 뒤바뀌어 버려진 거다.
‘뭐, 엄밀히 물론 그 때와 완벽한 비교는 힘들긴 하지만···’
일단 완전히 내려앉았던 전술을 사용했었던 우리와는 다르게,
모나코는 그래도 4-2-3-1 진형을 유지하면서. 일단 측면 공격이라는 루트를 만들어냈고.
[파예, 상송에게- 아! 파비뉴!] [아이쿠, 위험했네요. 마르세유. 볼 빼앗길 뻔했습니다.] [모나코, 오늘 수비적이긴 하나 중앙에서 물러나지는 않겠다는 듯 적극적으로 움직입니다!]우리가 절대적으로 앞서 있는데도, 중앙에서 우리가 안일하게 볼을 전개하다간 빼앗길 거라는 신호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참 이런 걸 보면 축구가 어렵다. 어려워.’
분명히, 우리가 조금 더 리스크를 짐으로서 우리가 조금 더 주도권을 가지고 플레이를 하고 있었는데.
파예가 컨디션이 안 좋으니 결정적인. 그러니까 페널티박스 안으로 볼을 넣는 행위를 하기는 좀 무리였고.
저 쪽도 나름 볼 점유율만 나쁘지 않지, 중앙에서 조금 넘어갈려고 하나 싶으면 아주 빠르게 압박을 가해왔다.
‘확실히 모나코만 만나면 왠지 모르게 조금 꼬인단 말이지. 역시 우승했던 자존심 같은 게 있는 걸까.’
아니면, 챔피언스 리그도 못 나가서는 안 된다는 생존을 위한 일념이 강력한 걸까.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지금 확실한 것은, 우리가 경기를 흐름을 리드하고는 있지만, 승리를 확신할 정도로 리드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것. 그것 하나뿐이다.
그렇다면, 뭐 별 거 있나.
전술을 바꿔야지.
-삐이익!
[아, 마르세유, 꽤 이른 시간에 선수 교체가 있군요.] [홀란두 선수가 나가고, 킴이 들어옵니다.]오케이. 마침 딱 말씀하신 대로 선수교체 하네.
“라미, 슬슬 당분간은 그만 올라가요. 이제 제가 올라갑니다.”
“오케이.”
우승을 할 정도의 강팀이란 건.
한 가지 방법이 막혀도 다른 방식으로 주도권을 찾아올 수 있다면 강팀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승을 노린다고 말했다.
그 말인즉슨. 파예가 막힌 이 상황에서.
다른 방식으로 이 현실을 풀어나갈 방법도 준비해왔다는 거다.
“민제야, 뒷공간 좀 잘 부탁한다.”
“예. 형님.”
어디, 내가 주도하는 측면 공격도 한 번 막아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