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 Football Survival RAW novel - Chapter (240)
프로축구생존기 프로축구 생존기-240화(240/242)
1승의 무게 (5)
져도 된다.
이 말을 우리가 들을 일은 별로 없다.
애초에 프로의 세계에 뛰어든, 그 중에서도 국가대표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들은 평생 패배보다는 승리로부터 오는 달콤함이 더 익숙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공부로 비유하자면 서울대 의대급 정도는 될까?
‘뭐, 나는 지방대 의대였다가 서울대 의대로 편입한 케이스겠지만.’
하여튼 초-엘리트라는 거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의욕 만땅이었던 상황에서 좀 쉬엄쉬엄 해도 된다고 말하면 아 그렇군요 하고 들을까? 절대로 아니지. 그냥 DNA 수준에서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참 이게 뭐라고.
‘왼쪽은 붙어있고, 중앙도 좀 너무 내려와 있어서 주면··· 바로 연계가 되는 위치가 아니다. 오른쪽은- 오케이. 괜찮네.’
전반전에 비해, 확실히 보이는 시야가 달라졌다.
‘좋아 그럼 이대로 오른쪽에- 윽.’
-촤아악.
[아, 페루의 파울입니다 태클이 조금 깊어 보였는데요 이준혁 선수 괜찮을까요?]···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이 4-4-2에서 내가 압박을 벗기고 패스를 제대로 주기란 참 힘든 일이지만.
“선배님, 괜찮으세요?”
“어어, 괜찮아. 발목 돌아간다. 빨리 나가서 공이나 던져.”
물론 그냥 기분 탓일 수도 있고, 후반전 들어서 컨디션이 좋아진 것 뿐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나 자신이 전반전에 비해 여유를 가진 것만은 확실해 보였다. 고개가 이러한 급박한 상황에서도 잘 돌아가는 것은 둘째치고.
-대~한민국! 짝짝 짝짝짝.
저 프랑스 때까지만 해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던, 붉은 악마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말이다.
‘···참, 이런 걸 보면 축구는 멘탈 싸움이란 말도 이해가 간단 말이지.’
물론 솔직히 90%는 기술 싸움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어느 순간에는 또 멘탈 싸움이라는 게 느껴진다. 이렇게 마음을 달리 먹은 것만으로도 이 급박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다니.
‘끄응, 그건 그렇고,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그런가, 점점 거칠어지네.’
하긴 지금 경기 시간은 후반 35분. 한 15분 정도밖에 안 남았고, 이대로 무승부로 가면 페루는 16강 진출이 프랑스를 이겨야지만 ‘가능할 수도 있는’ 상태인 만큼 절대로 물러날 수는 없을 거다.
그리고, 그 덕분인지 페루는 하나같이 라인을 전반전보단 많이 끌어올린 상태이니 우리 입장에선 그걸 이용하긴 해야 하는데.
[다시 전개되는 볼입니다. 훈철, 이준혁, 앞으로- 아, 장연수에게 뒤로 돌리는군요.]그게 영 쉽지가 않다.
[후반전에는 전체적으로 우리나라의 공격 전개가 조금 답답해진 모양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지금 우리나라 대표팀의 전술상 공격까지 좋긴 힘들거든요.]기본적으로 우리의 4-4-2는 수비시 미드필더와 수비수 사이의 간격을 좁혀 블록을 형성하고, 공격수들이 수비에 많이 가담하는 시메오네식 기반의 4-4-2다.
즉, 공격이 잘 풀리면 오히려 이상하다는 거다. 언제나 말하는 거지만 수비도 잘되는데 공격도 잘 되는 전술이 있으면 왜 전술이 세상에 여러 개 있겠냐. 다 그것만 쓰지.
다만 우리 입장에서도 무승부가 아주 기분좋은 결과는 아니니만큼 한 가지 다른 점은 있었는데.
[그래도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이라면 권창운 선수가 몇 번 드리블 돌파에 성공하며 활로를 뚫어주고 있다는 겁니다.]흥빈이와 창운이 두 명 한테만큼은 수비 부담을 많이 줄여줬다는 거다.
기본적으로 축구에서는 공격이든 수비든 ‘더 많은 선수’가 ‘더 좁은 공간’ 에 위치해 있을수록 강력하다.
그렇기에 수비를 중요시하는 시메오네식 4-4-2는 선수들이 수비 상황시에 ‘그 누구도 예외 없이’ 수비에 가담해야 하고, 되도록이면 ‘좁은 간격으로’ 밀집되어 배치되도록 한다.
즉, 우리가 시메오네식 4-4-2를 쓸 거였으면 수비 시에 측면 공격수와 중앙 공격수들도 중앙으로 좁히면서 중앙에 벽을 쌓아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 창운이는 거기에서 제외되었고,
그리고 그 이유는 당연히 공격을 위해서였다. 물론 감독님이 져도 된다고 말하시긴 했지만 수능 못 봐도 된다고 하는 부모님치고 진짜로 자식이 수능 못 보길 바라는 부모님은 없지 않은가.
다만 그 덕분에
[다만 저러면 수비적인 전술 치고는 약점이 좀 보일 수밖에 없는데 지금 봐도 살짝 오른쪽이 헐거워- 아! 위험합니다!]아주 조오오오금 수비가 헐거워진 것도 사실이지만, 뭐 어쩌겠냐.
[아, 그러나 바로 걷어냅니다. 페루의- 아니, 대한민국의 스로인입니다.]이건 그냥 버텨야지.
‘쯥, 그나저나 볼 뺏어서 바로 역습 들어가려고 했는데, 그걸 또 발 뻗어서 어떻게든 내보네내. 이 놈들도 참 끈질, 아니 우리보다 더 독하다.’
체력도 우리보다 많이 써댔을 놈들이 뭐 이리 경기 막판까지 집중력이 팔팔하냐. 이런 상황에서는 그냥 한 두개 놓쳐줘도 되잖아.
‘스로인으로 뭘 만들어보기엔 필드 중앙선 부근이라 제대로 던져봤자 의미가 있게 만들기도 어렵고, 그냥 평범하게 던질 수밖에 없-?’
···조금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일반적으로는 전혀 생각 못 할 만한 전략이.
‘···이 위치면 내가 롱 스로인 던진다고 해도 그렇게까진 경계 안 할 위치긴 한데.’
다들 내가 스로인을 길게 던진다는 걸 알긴 하지만, 이곳은 아직 중앙선도 넘지 못한 위치이니 아무리 나라고 해도 페널티박스까지 한 번에 이어주긴 힘드니 말이다.
그러니- 내가 떠오른 이 미친짓이 성공한다면 위력만큼은 확실할 거다.
다만, 이 짓이 더 위력 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러니까 골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흥빈이가 위로 대놓고 올라가야 하는데. 문제는 그러면 저 쪽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상하다는 걸 눈치챌 수밖에 없다는 거다.
그러니 웬만하면 미리 작전을 말해두고 평소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다가 타이밍을 맞춰 올라가는 식으로 약점을 찌르도록 유도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시간이 별로 안 남았어.’
한 10분 정도밖에 안 남은 이 상황에서 중앙 미드필더인 내가 자연스럽게 스로인 공을 잡아도 저 쪽이 긴장하지 않을, 그럴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있다고 해도 한 번이고, 없을 확률이 더 높겠지.
그러니까. 그냥 해 보자.
[어? 이준혁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최대한 물러나고 있습니다. 롱 스로인을 던지려는 걸까요?] [글쎄요, 이준혁 선수가 롱 스로인의 귀재긴 하지만,스로인을 던진다고 해도 거리가 좀 있는데요.]져도 된다고 했고, 이게 실패한다고 해도 지는 건 아니잖아? 그냥 내가 망신당하고 끝날 일이다. 그러니까, 그냥 한번 해 보자. 가벼운 마음으로.
자, 손 대신 축구공을 지지대로 써야 하니 두 손으로 꽉 잡고.
[어? 어? 지금 저게 뭐하는 거죠? 앞구르기인가요?]그러면서 다리가 라인에 닿진 않아야 하는데- 좋아, 이 정도면 닿진 않을 것 같다. 그럼 이 원심력을 살려서-
“으라차차차!”
가라.
[쐈어요! 쐈습니다! 쭉쭉 날아갑니다! 이준혁 선수가 텀블링하면서 스로인! 그냥 골대까지 날아갈 기세입니다!]자, 일단 골대 쪽으로 던지긴 했는데, 힘 조절을 못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잘못하다가는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갈 것 같은···
[아, 골키퍼, 당황했는지 공 붙잡지 못하고 놓쳤-]어라? 저거 놓치면 그냥 골인데, 설마 날먹 가나?
[-지만, 간신히 다시 잡아냅니다. 페루의 골킥!]···에라이, 그래, 내 운이 그럼 그렇지 뭐.
“···선배님, 그건 뭡니까. 연습에서도 한번도 못 본 건데?”
“아, 아, 신경 쓰지 마. 그냥 한 번 해 본 것 뿐이야.”
골 들어갈 뻔하다가 안 들어가서 조금, 아니 많이 아쉽긴 하지만 애초에 내가 노린 건 저런 행운이 아니다.
방금의 저 모습을 기억한다면, 내가 라인 아웃된 공을 잡으러 측면으로 갈 때마다 저 놈들이 공격적으로 중앙을 차지하기보단 공이 혹시나 측면으로 빠지는 걸 조심할 수밖에 없고, 내려앉게 될 수밖에 없다. 스로인은 오프사이드에도 안 걸리니.
그러면, 자연스레 압박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아, 게레로, 슛-! 아, 다행히 막아냅니다! 바로 장연수에게, 장연수, 이준혁!]그래. 바로 이거. 내가 볼을 잡고 생각할 수 있을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는 소리다.
자, 드디어 좀 생각할 여유가 생겼다.
오른쪽이냐, 왼쪽이냐, 중앙이냐. 일단은 좀 달려야 하니까.
-뻥.
[이준혁, 권창운!]그리고 이 순간부터 나는 미끼다. 공이 창운이에게 가 있는 이 상황에서 저들에게 내 움직임이 위협적이라고 느낄 위치, 움직임은 어디일까.
오른쪽? 동선이 꼬일 수도 있지만, 창운이 쪽이 고립되지 않도록 선택지를 늘려줄 수 있다. 일단 킵.
왼쪽은? 창운이는 짧은 패스는 몰라도 반대편으로 줄 만한 긴 크로스가 무기 수준까진 아니다. 배제.
그럼 중앙 돌파나 오른쪽 기점에으로 이동하는 게 좋아 보이는데.
[권창운, 드리블 돌파! 빠릅니다! 빨라요!]창운이가 중앙으로 파고들지 않고 오른쪽 측면을 달리고 있으니 일단 중앙으로 가는 게- 아니군.
‘이미 구지철 선배가 살짝 내려와서 기점을 만들어주고 계시려고 하시네.’
역시 분데스리가라는 빅리그에서 몇 년째 버티는 선수라고 해야하나, 그냥 자연스럽게 연계할 공간으로 찾아 들어간다. 그럼 내가 가져가야 할 움직임은.
[권창운, 땅볼 크로스! 구지철!]방금 전 배제했던 왼쪽이지. 원래 상황이란 항상 유동적인 법. 그럼 이제-
[구지철, 다시 이준혁!]씁, 생각보다 반 박자 빠르네. 이러면 생각할 시간이 없는데. 앞, 왼쪽 중에서- 왼쪽이다.
[이준혁, 바로 손흥빈에게! 좋은 위치! 슈팅 찬스입니다!]이제부터는 오로지 흥빈이의 영역이다. 다만 혹시를 대비한 움직임은 가져가야.
[손흥빈, 슈웃-!]-뻐엉, 티이잉-!
[···아! 그러나 골키퍼가 쳐냅니··· 다시 이준혁!]젠장, 받을 수는 있어도 슈팅각은 안 나올 것 같-
-턱.
시발. 역시나 바로 붙었네. 일단 빨리 아무한테나-
-뻐버엉.
아 망할, 늦었다. 저 쪽이 건드렸어. 제대로 패스 안 됐···
-철썩.
“······어?”
-삐익, 삐익, 삐이익-!
[골! 골! 골! 들어갔습니다! 들어갔어요! 대한민국의 득점입니다!]···뭐냐, 이건 시발?
“···우, 우와아아아아악-!”
“우와아아아아-! 만세! 만세! 만세!”
“억! 악! 야! 아파!”
아니 어떻게 골 들어간 거냐 이거.
[아! 다시보기로 보니, 이준혁 선수가 구지철 선수에게 패스하려던 찰나에 라모스 선수가 발을 뻗어서 막으려고 한게, 골대로 들어가는 일이 되어버렸군요!]···.아니 시발 뭐야 진짜.
“야! 야! 이제 다 내려와! 다 내려와! 텐백! 텐백! 버스 세워!”
“10분만! 10분만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
이렇게 힘들었던 경기가 이딴 식으로 끝난다고? 진짜?
.
.
.
.
.
.
-삐이익, 삑, 삐이익-!
-우와아아아아악-!
***
[Game Over]South Korea 1 : 0 Peru
[Goals]South Korea : Ramos(78, Own Goal)
Peru : (nothing)
***
-이겼다아-!
-만세-!
-우아아아아악-!
···응, 그래. 이겼구나, 이겼어. 이겼다.
-털썩.
“이긴··· 거구나.”
하, 진짜 허무하다. 뭔가.
이 치열하던 경기의 승부가 결국 자살골로 결정나 버리다니.
-퍽.
“얌마, 수고한 건 알겠는데, 일어나.”
“···저 지쳤어요, 좀만 더 누워있고 싶은데요.”
“그럴 수 있을 리가 있겠냐. 웬만하면 오늘 니가 경기 MVP로 뽑힐 텐데.”
“···자살골인데도요?”
아니 내가 넣은 것도 아닌데 왜.
“그 자살골 넣게 만든 게 너니까 아마 뽑힐껄, 뭐 기본적으로 니가 중미에서 보인 활약도 나름 무난했으니 더더욱.”
“···하.”
씹, 아 진짜 가기 싫다···
“근데 넌 왜 그렇게 누워서 죽상이야? 이겼는데.”
···이유라, 이유.
“그냥,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번 게임은, 정말이지 모두가 모두의 총력을 다해서 겨룬 경기였다. 그런데 이런 경기의 마지막이 이런 자살골로 끝나다니.
‘물론 지는 것보다야 훨씬 낫지만···’
뭐라고 해야하나.
-···Dispense, por favor···
-Está bien, Está bien···.
조금만 운이 안 좋았다면 저렇게 울고 있는 건 우리였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가. 참 승리하고도 뒷맛이 그렇게까지 깜끔하진 못하다고 해야하나.
결국 그거다.
“뭔가 실력으로 이긴 것 같지가 않아서요.”
결국 승리의 최대 요인이 우리의 노력이 아니라 그냥 운에 의해서 좌우되었다는 것.
그게 난 조금, 아니 많이 허무했다. 물론 축구는 운빨망겜이라 이런 거일 수도 있다곤 하지만 이건 너무···
-퍽.
“악! 아, 씹. 왜 차요!”
“별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네 그럼 지는 게 나았다는 소리냐?”
아니 그건 아니긴 한데..
“그리고 우리 골이 왜 운빨이야? 엄연히 실력이지.”
“···네?”
아니 그럼 삼팔광땡 잡는 것도 실력이라고 할 셈인가- 싶어서 쳐다보니.
“결국 그 자살골이 나올 만한 상황을 만들어 낸 건 우리의 실력이었잖아.”
“······?”
상상했던 것과는 살짝 다른 답변이 돌아왔다.
“야, 너 중앙 돌파하기 전엔 뭔 생각 했어?”
“···일단 스로인으로 사람들 정신 좀 빼놓자?”
“그래, 그리고 그렇게 밑밥을 깔고 중앙돌파했고, 중앙 돌파할 때는? 팀원 전체가 유기적으로 전진했잖아. 니 템포에 맞춰서. 덕분에 골대 앞까지 꽤나 스무스하게 들어갔고.”
그건··· 그렇긴 하지.
“뭐 물론 그 공격작업이 골이 된 건 순전히 운빨이긴 했지만, 그 골이 들어갈 만한 상황까지 몰아붙인 건 우리의 노력이고, 너의 노력이야.”
“······”
“이런 말도 있잖냐. 땅에 떨어진 돈을 주우려면, 땅을 쳐다보는 노력 정도는 해야 하는 법이라고.”
-퍽, 퍽.
“아, 또 왜요?”
“엄살 부리지 마, 밀어낸 수준이잖아. 그리고 뭣보다 이 4년마다 한 번 오는 이 대회에서 운 좋아서 이겼으면 그냥 기뻐할 일이지 뭔 궁상맞게 굴고 있어.”
그 말까지 듣자, 나는 피식 웃었다. 웃을 수밖에 없었다.
‘확실히, 주장은 주장이시네.’
하긴 그래. 운도 실력이고, 뭣보다 지금은 이겼으니 기뻐할 때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었는데도 이렇게 들으니 또 진정이 되는 게 묘하다.
“진정됐으면 빨랑 스트레칭해라. 이대로 스트레칭 안 하다가 너 부상당하면 죽인다?”
“예예, 근데 마지막 그건 어디에서 들은 말이에요?”
“몰라, 나도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 어딘가에서 나온 말이라는 소리만 들었어. 그보다 빨리 안 일어나냐?
“아, 알겠어요.”
그렇게 쿨다운 스트레칭을 간략하게나마 마치기 무섭게.
-준혁아! 너 MVP다! 빨리 와!
인터뷰를 하러 가라는 말이 들려왔다.
“···와, 좀만 늦었으면 스트레칭도 못하고 갈 뻔했네요.”
“그래, 내 말 듣길 잘했지? 이제 기자 기다리게 하지 말고 빨리 가라.”
“예, 예.”
그래, 비록 대부분은 이것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거고, 실제로도 운이 많이 따라준 경기긴 했지만···
“이준혁 선수,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오늘 경기의 MOM으로 뽑히셨는데, 기분이 어떠신가요?”
그렇다고 이 승리를 폄하할 이유는 없다.
“하하, 일단 좀 얼떨떨 하네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운도 노력하는 자에게 따르는 법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