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1)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화(1/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화
건물 4층에 들어서자,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엽서 세트 2개
포스터 세트 1개
포토 카드 세트 2개 … [전체보기]
목록을 빠르게 훑어본 나는 인파 쪽으로 눈을 돌렸다.
“……음.”
광활한 스토어 내부에서 나는 어렵지 않게 굿즈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다급한 심부름 요청으로 미루어보건대, 이것은 오늘 처음으로 시중에 풀어진 굿즈들.
나는 시선을 한 지점에 고정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바로 저곳에 있을 확률이 크다.
“총 98,000원입니다.”
“……엽서 세트는 재고가 없을까요.”
치열한 현장, 눈앞에서 마지막 엽서 세트를 빼앗겼다.
‘손가락은 내가 더 먼저 닿았는데……!’
내심 기대를 담아 점원을 바라보자, 경쾌한 즉답을 들을 수 있었다.
“네, 현재 품절입니다!”
“…….”
점원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 뒤, 나는 곧장 건물 밖으로 나섰다.
‘여기는 올 때마다 붐비는군.’
VX Entertainment가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쉽게 말해 소속 아티스트들의 굿즈를 파는 곳이다.
나는 굿즈가 담긴 종이백과 휘황찬란한 건물을 번갈아 바라봤다.
‘저 건물 문짝 몇 개는 이해성이 달아줬겠지.’
-라는 생각을 하기 무섭게 재킷 주머니에서 진동이 울렸다.
지잉, 지이잉-
“……귀신같군.”
흐릿한 눈으로 스마트폰을 꺼내자, 메시지가 연달아 떠올랐다.
[누나 : 야야야] [누나 : 야] [누나 : 샀?] [누나 : 샀음???]나는 구매한 것들의 보고를 시작했다.
[엽서 세트는 품절]1이 사라지기 무섭게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누나 : 아나 ㅁㅊ 화나네 다른 건 다 샀고?]“……하아.”
찰칵!
손에 들린 굿즈 봉투 내부를 찍어 채팅방에 전송하자, 곧바로 답장이 떠올랐다.
[(사진)] [누나 : 굿~^^ (웃는 이모티콘)]나는 옅은 한숨을 내뱉으며 곧바로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요즘 바쁘니까 다음부터 이런 심부름은-]이래 보여도 난 바쁜 대학생이다.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밀려 있는데…….
[누나 : 봉투가 도착했어요!] [누나 : 댈구 ㄱㅅ 용돈 써라ㅋㅋㅋㅋ]올라온 메시지에 나는 다급하게 거의 작성했던 메시지를 지워냈다.
[다음에도 필요한 거 있으면 시켜]절대 내가 잿밥에 눈이 먼 게 아니고, 이 정도 거리는 충분히 오갈 수 있다.
다니는 학교와 그리 멀지 않으니까.
나는 홀로 고개를 끄덕거리며 잠시 멈췄던 발걸음을 뗐다.
“……얼른 가서 과제나 해야지.”
지금도 산처럼 쌓인 과제를 처리하다가 누나의 다급한 메시지를 받자마자 나온 참이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이내 발걸음이 멈춰 섰다.
“흠.”
대충 봐도 연예인들이 타고 있을 것만 같은 검은색 밴에서 익숙한 얼굴들이 하나둘씩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시야에 들어온 놈들을 훑으며 중얼거렸다.
“쟤네가 여길 왜 왔지.”
밀리어스, 이해성이 좋아하는 그룹이자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그룹.
‘뭐, 촬영이라도 온 건가.’
안에 있는 팬들 난리 나겠군.
난공불락의 요새처럼 그들을 감싸고 있는 가드들을 보아하니 팬들은 그들의 근처도 가지 못할 듯싶다만.
나는 스마트폰을 들어 내가 보고 있는 시야를 찍어냈다.
찰칵-!
꽤 거리가 있어 흐릿한 화질이지만, 누나라면 분명 곧바로 알아보고 분개할 것이다.
이해성은 틈만 나면 덕후는 계를 타지 못한다며 덕계못을 외쳐댔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군.
사진 한 장을 찍은 나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려 골목 쪽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놀려먹을 생각에 피식 웃으며 사진을 선택하고 메시지를 입력하려던 순간이었다.
“……?”
눈이 멀어버릴 듯한 인공적인 빛무리에 반사적으로 두 눈이 찌푸려졌다.
빠아아앙-!
뒤이어 귀가 먹먹해질 정도로 거센 경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
뇌는 당장 피하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몸이 돌처럼 굳어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객관적으로 판단하자면 이건 피할 수도 없다.
그만큼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까.
‘어떤 미친놈이 좁은 골목길에서 이렇게 속도를 내는 거지.’
부웅-
내 몸이 매가리 없이 허공으로 떠오르는 게 느껴졌다.
비가 올 것처럼 먹구름이 자욱해진 하늘이 눈에 들어왔고-
팔랑.
그다음으로는 허공에 흩날리는 굿즈와 눈이 마주쳤다.
‘……마지막으로 보는 게 이 종이 쪼가리 속 얼굴이라니.’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건가.
음주 운전인지, 약을 빨았는지, 뭔지도 모르겠는 정신 나간 트럭에 치여서?
죽기 전엔 주마등 같은 기억들이 스쳐 지나간다던데, 그것도 아니네.
하긴, 가족이라곤 누나밖에 없으니까.
‘슬퍼할 텐데.’
이내 몸이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으로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스르륵.
무거운 눈꺼풀이 서서히 감겨왔다.
……그리고 다시 눈을 뜬 곳은, 상상조차 못 했던 장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