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117)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17화(117/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17화
– 나 지금 진지한데 MH 사장 바뀌었어?
– 잠만 명훈이 노망난 거 아니지
무대를 보는 내내 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멤버들의 도포 자락이 휘날릴 때마다, 그것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다운 그림이 연출됐다.
그걸 의식한 건지는 몰라도 몸을 크게 쓰는 고난이도 안무가 여럿 있었는데, 모든 이들의 시선을 빼앗기는 충분했다.
거기에다가 연출은 또 어떤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해 주는 안개는 무대 내내 신비롭게 일렁였고, 거대한 복사꽃 나무와 갖가지 소품들은 몰입감을 더해줬다.
환상의 세계를 표현해 내는 데에 부족함이 없는 무대였다는 뜻이다.
원래 동양풍이라는 것은 중간만 가도 여럿의 심금을 울리는 컨셉인데, 끝내주게 잘하기까지 했다?
이건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자체가 히트를 쳤던 곡이라, 어중간했더라면 오히려 원곡에 못 미쳤다는 평을 받았겠으나 라이트온은 원곡과 180도 다른 컨셉으로 감탄을 자아낼 만큼 완벽한 무대를 펼쳤다.
그 결과, 팬들은 4분 남짓한 무대를 나노 단위로 쪼개며 여운을 즐기고 있었다.
– 나 라이트온 팬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낌
– 애들이 부채 살랑일 때마다 내 심장 찢어짐 너무 좋아서
– 보컬/댄스 라인 잘 쓰는 거 너무 좋다 어중띠게 능력치 없는 멤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 진짜 기적임
– 레전드는 외줄 타기라고 생각해 사이에 보름달 떠오르는 것까지 뱀파이어 무대랑 접점 있는 느낌이라 소름 돋음 갓벽함
└ 진짜 코어랑 균형감각이 얼마나 좋으면 tlqkf 심지어 외줄 높이도 꽤 높았어 미쳤냐고 라이트온 ㅠㅠㅠ
– 처음을 성해온이 열고 마지막을 신유하가 닫는 거 미쳤음 보컬즈 사랑할 수밖에
– 난 성해온 오프닝이 잊혀지지 않음;; 진짜 임팩트 돌아버린 것 같아
라이트온 팬이 아닌 이들도 이 주제에 관해 계속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 2절에 바이올린이랑 가야금 콜라보되는 거 나만 소름 돋았나? 편곡 진짜 장난 아니다 솔직히 원곡 생각 하나도 안 났음;;
– 근데 진짜 이 그룹은 1차 경연부터 꾸준히 컨셉 미쳤나ㅋㅋㅋㅋ ㅈㄴ 컨셉츄얼한데 그걸 또 소화를 잘함 얘네 보는 맛이 있음
– 존나 잘생기긴 했다 두근거림
└ ㄱㅇㄱ 킹정
– 그리고 저 휘파람 소리 원곡에선 그냥 일반적인 허밍 소리였지? 휘파람 같은 소리로 바꾼 거 ㄹㅇ무릎 탁 침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
[라이트온 컨셉 소화력 하나는 넘사인 듯]1차 – 마법 관련 컨셉
2차 – 사제와 뱀파이어 컨셉
3차 – 무릉도원과 신선놀음(?) 컨셉 < (맞나?)
솔직히 컨셉이 과하다면 과한데, 얘넨 과한 느낌이 1도 없음
얼굴이 개연성이라 그런 듯 ㅅㅂㅋㅋㅋㅋ 역시 아이돌의 기본 미덕은 얼굴이란 걸 다시 한번 깨달음
거기에다가 실력도 ㅅㅌㅊ잖아 진짜 X소의 기적이다…
– 망돌의 기적임 솔직히 투더탑 첨 할 때만 해도 얘네가 이렇게 잘할 줄은 상상도 못함ㅋㅋㅋ
– ㅇㅈ 구라 안 치고 무대 시작할 때부터 경악했는데 마지막에 얼빡 잡힌 애 보고 소리 지름
└ 222 난 처음에 풍악을 울려라 하는 멤버 보고 소리 지름 얼굴도 얼굴인데 목소리 ㅈㄴ 끝내줌
└ 3333
원래 이 타이밍쯤엔 러쉬 팬들이 훼방을 놔야 하지만, 논란이 터진 후로 팬덤 분위기가 쑥대밭이 되었기에 아주 잠잠했다.
라이트온 팬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영업을 시작했다.
* * *
생일자도 아닌데 막내라는 이유로 깜찍한 캐릭터가 그려진 고깔을 쓰고 케이크를 손에 든 한수현을 필두로, 우리는 생일 노래를 부르며 방문을 열었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누워 있던 최승하의 눈이 커다래졌다.
“……!!”
상체를 벌떡 일으킨 놈이 케이크와 우리를 번갈아 보며 물었다.
“언제 준비한 거예요?”
류인이 작게 웃었다.
“아까 들어오기 전에 사놨지.”
“뭐야! 저 감동받았어요……!”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불안한 눈으로 케이크를 살피던 한수현이 입을 뗐다.
“죄송하지만 촛농이 케이크에 떨어지고 있어서, 얼른 소원을 빌어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와악, 진짜 다 떨어졌네!”
곧바로 눈을 꾹 감은 최승하가 손을 모아 중얼거리더니 초를 불었다.
후!
일렁이던 촛불이 단숨에 꺼졌다.
“승하야, 생일 축하해.”
“축하한다.”
“……축하해.”
“형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미역국을 끓였어야 하는 건데……!”
“축하합니다.”
모두의 축하를 받은 최승하가 헤실 웃었다.
“어쩐지 방송 끝나자마자 얼른 자자고 방으로 밀어 넣더니! 이거 때문이었구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최승하의 생일은 내일이지만, 전날에 미리 축하해 주는 쪽이 나을 것 같아서.
이미 SNS에선 최승하의 생일 해시태그 총공이 이어지고 있었다.
방송으로 인해 유입이 많이 들어오긴 했는지, 이전이었다면 어림도 없었을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는 기염까지 토했다.
이번 무대 반응이 아주 좋았는데, 그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있는 생일이라 그런지 화력이 예상보다 거셌다.
“흠.”
놓칠 수 없지.
터업!
나는 손에 든 고깔을 최승하의 머리에 얹은 뒤, 입을 열었다.
“다들 붙어라.”
차, 차차차차찰칵-!
“안 친해 보인다. 더 모여.”
“우리 친하다니까요!”
“맞, 아요……!”
“이 형님에게 ‘안친해보인다’와 ‘친한척’을 금지 시키고 싶습니다!”
싱긋…….
“뭐라고?”
“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보기엔 이 형도 윤재 괴롭히는 걸 즐긴다니까.”
“승하 형님이 제일 심합니다! 누가 누구에게 뭐라 하는 건지!”
“어라! 생일인 사람한테 이렇게 냉정해도 되는 거야?!”
“승하 형은 철 좀 드실 필요가 있으십니다.”
한수현의 말에, 차윤재가 감동한 듯 눈을 빛냈다.
“나도!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 형님은 철 좀 들어야 해!”
나는 시끌벅적한 놈들 틈에서, 갤러리를 넘겼다.
“……흠.”
영 마음에 드는 사진이 없군.
나는 망설임 없이 케이크에 장식된 크림을 손가락으로 퍼서 최승하의 얼굴에 박았다.
“억.”
얼빠진 얼굴의 최승하가 말을 이었다.
“이게 지금 뭐 하시는.”
“그 부분은 내가 먹을게.”
“아니, 그런 말이 아닌데, 이 사람이 정말~ 형 생일에 기대하세-”
차, 차차차차찰칵-!
최승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셔터를 눌러대자, 녀석의 얼굴에 황당함이 물들었다.
그래봤자 금세 카메라를 보며 헤실 웃어댔지만.
한 60장쯤 찍었을까, 나는 곧바로 침대에 걸터앉아 갤러리를 살폈다.
결과물이 꽤 화목해 보였다.
‘마음에 드는군.’
이 정도면 친해 보이겠지.
적당한 멘트를 골라 트윗을 올리자 순식간에 반응이 몰려왔다.
– 미리 생일 축하해 줬구나ㅠㅠㅠㅠ 너무 보기 좋은 아기들이야
– 세상이 힘들어질 때면 고개를 들어 라이트온의 얼굴을 바라봐
– 아니! 단체 셀칸데! 심지어 쌩얼인데! 이렇게 잘생길 수가 있는 거임? 라이트온도?
– 승하야 생일 축하해 (케이크 이모티콘)
– 해온이 손가락에 크림 ㅋㅋㅋㅋ 최승하 얼굴에 묻힌 거 해온인가 봐요 (사진)
* * *
그리고 다음 날.
“……이게 다 저한테 온 거라고요?”
최승하가 심각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
“으음, 팬분들이요?”
생일 서포트로 여러 선물이 들어왔는데, 척 봐도 비싸 보이는 것들이 꽤 됐다.
명품 브랜드의 로고가 박혀 있는 것들이나, 고가의 전자기기들.
“……음. 이걸 전부 저한테 주시는 거라고요.”
이 녀석 평소 씀씀이를 보아하면 집안 자체가 넉넉한 것 같은데, 그 탓인지 마냥 기쁜 얼굴보다는 죄송스러움과 부담스러움이 교차된 얼굴이었다.
매니저는 연예인 팔자가 역시 부럽다며 옆에서 떠들어댔다, 쯧. 시끄러운 새끼.
“이건 저희 숙소로 옮겨놔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흰 이만 연습하러 가볼게요.”
나는 최승하의 등을 밀며 매니저에게 목례했다.
“……저거 돌려드리진 못하겠죠?”
기특한 생각이다만, 이미 받은 서포트는 어쩔 수 없다.
“그냥 감사하게 사용해. 보답하고 싶으면 선물받은 옷가지나 액세서리들 자주 착용하든가.”
그럼 주신 분들이 좋아하실걸.
내 말에 최승하가 작게 웃었다.
‘맞는 말인데, 왜 웃는 거지?’
역시 속을 알 수 없는 놈은 짜증 난다.
연습실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스마트폰을 꺼내 어제자 무대의 반응을 살폈다.
전체적으로 반응이 엄청났다.
퍼포먼스 구성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고, 자본까지 아낌없이 들어가니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훌륭한 무대가 탄생했던 것이다.
특히 신유하가 새하얀 천을 걷고 나와 마지막 파트를 소화하는 장면은 가히 전설적인 컷으로 남은 모양이다.
더불어 오프닝의 내 파트도 화제가 되고 있었다.
– 성해온 진짜 못하는 컨셉이 뭐임 보컬도 유니크해서 다 잘 어울려 컨셉 소화력 진짜 너무 좋은 것 같음
– 나 아무래도 새 남편을 찾은 것 같다
– 성… 이라는 남자한테 감기면 끝도 없음 그냥 탈출구가 없는 거임
……역시 내 칭찬을 보는 건, 조금 민망하다.
나는 스마트폰을 내려놨다.
팬분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면, 연습이나 해야겠군.
* * *
시간은 빠르게 흘러 어느새 파이널 경연이 일주일 남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무런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바쁘다.
“의상 나온 거 피팅 한 번만 해볼게요!”
“무대 구성에 대한 설명 한번 드리겠습니다.”
“이건 방송국에서 컨펌이 안 나서, 이건 제외하고 대신 이걸 넣기로…….”
“댄서들이랑 합 맞춰보는 건 다음 주 화요일로 픽스되었습니다.”
“내일 새벽에 샵에 일정 잡아뒀습니다! 전체적으로 헤어 손보는 건 그때 할게요.”
실무진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는데,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가 굉장히 어수선했다.
MH는 배우들만 바글바글한 소속사인데다가, 가수는 우리가 처음.
심지어 생방송을 진행해 본 경험은 전무하다.
생방송 진행이 꽤 흔한 연말 무대나 시상식 같은 곳에, 같은 곡 따위를 발매한 라이트온의 자리가 있을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잊지 말자, 이 그룹이 망돌이라는 사실 말이다.
게다가 우리 쪽도 비상이었다.
‘벌써 3번째.’
강찬혁이 곡을 갈아치우고 있는 횟수 말이다.
파이널인지라 부담감 자체가 차원이 다른 모양이다.
게다가 원곡 자체가 본인의 손에서 나왔으니, 이걸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싶어 하는 열정까지 있는 것 같고.
“……와, 편곡 진짜, 진짜 좋은데요?”
최승하의 입에서 나온 감탄사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편곡본도 좋았는데, 거듭될수록 점점 더 명곡이 탄생하고 있었다.
“흐음…… 하아아아.”
구희승이 재차 도착한 편곡본을 듣더니 뒷머리를 헝클었다.
“인트로가 바뀐 거지? 오케이, 너흰 그대로 연습하고 있어봐. 내가 인트로 부분만 수정해 볼 테니까.”
구희승도 뺀질거리는 듯싶지만, 자신의 본업에 대한 열정과 프라이드가 넘치는 류다.
좋은 쪽으로 바뀌는 거라면 아마 전날에라도 안무를 갈아엎을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와중에 나는 정말 요단강 건너기 직전의 상태다.
‘죽겠다.’
하루에 영양제를 두 움큼씩은 챙겨 먹는 것 같은데도, 온몸에 기력이 하나도 없다.
나는 물끄러미 허공으로 시선을 올렸다.
‘선생님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황급히 눈을 피합니다!]힐링 포션…….
그거 하나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은데…….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자리를 비웁니다!]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이것까지 중계하면 어떡하냐며 역정을 냅니다!]* * *
“……속이 우, 울렁거립니다.”
차윤재가 중얼거리자, 류인과 신유하까지 말을 이었다.
“음, 나도 떨리네.”
“나도, 너무 떨려……!”
이 녀석들도 생방송 무대는 처음이니 떨릴 수밖에 없을 거다.
차윤재와 신유하의 안색은 이미 파랗게 질려 있었다.
“수현아! 형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것 같은데, 느껴볼래?”
한수현의 손을 끌어 자신의 가슴팍에 올린 최승하가 싱글 웃자, 한수현이 질색하며 내 등을 밀었다.
“해온 형이 느껴주신대요.”
난데없이 최승하 앞에 대령된 내가 황당해할 겨를도 없이 최승하가 곤란하다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이 형, 음험하게 역시 내 가슴에 손을 올리고 싶었던-”
퍼억!
“와! 이거 진심 들어간 등짝 스매싱인데? 진짜 진심 들어갔는데?”
“형님은 언젠가 그렇게 혼쭐이 날 줄 알았습니다!”
차윤재의 말에, 한수현이 작게 주억거렸다.
“속이 시원해요.”
“어떻게 내 귀여운 막내들이 이럴 수가!”
경악한 최승하가 내 팔에 매미처럼 달라붙었다.
……사실, 내 몸이 더 작은 관계로 약간 우스운 꼴이지만 말이다.
달라붙는 최승하를 꾹꾹 치운 나는 고개를 들어 아직 해도 뜨지 않은, 새벽의 어슴푸레한 밤하늘을 바라봤다.
‘드디어 마지막이군.’
파이널 경연 날이 밝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