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to make a group of 1st group of mangos RAW novel - Chapter (11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118화(118/528)
망돌 1군 만들기 프로젝트 118화
아, 참고로 파이널 리허설은 어제 미리 진행했다.
파바밧!
……지금은 샵 스태프들이 전투 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중이다.
병든 닭같이 앉아 있는 우리의 얼굴을 끝내주게 만들어주겠다는 어떠한 일념이 엿보였다.
“고개 잠깐만 들어볼래? 여기 조금 커트할 건데 대칭 안 맞으면 안 되잖아!”
꾸벅꾸벅 졸고 있던 차윤재가 화들짝 놀라 눈을 뜨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예, 예!”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나는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드르륵-
그때 매니저가 문을 열고 들어오며, 손에 들린 봉투를 흔들었다.
“얘들아~ 이것 좀 먹으면서 해~”
손에 들린 건 역시나 샐러드였다.
군말 없이 받아들여 먹기 시작했는데, 역시 물린다.
요 며칠, 김민성은 어디서 무얼 주워들었는지 몰라도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관리에 참견하기.
매니저의 주 업무이긴 하다만, 평소에 하지 않던 짓이라 역시나 재수 없었다.
솔직히 식단 등은 우리가 알아서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드레싱도 없는 그린 샐러드를 사 와서 먹이더라.
흔하디흔한 닭가슴살조차 없는 샐러드였다.
이러면 대기실에서 과자나 더 먹을 텐데, 역효과다.
“음.”
하지만 이런 걸 하나하나 말하는 것도 귀찮으니, 나는 무슨 맛인지도 모르겠는 채소를 우적 씹었다.
거울로 흘겨보니, 샐러드를 몇 입 먹다가 옆에 슬그머니 내려놓는 몇몇 놈들이 보였다.
습관적으로 남들을 관찰하고 있을 때, 한 스태프가 날 불렀다.
“해온 씨도 헤어 들어갈게요~”
“예.”
“……이건?”
까마득한 옛날, 그러니까 내가 어린 시절에 보던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만 같은…….
“브릿지~ 오늘 해온 씨는 여기 머리 곳곳에 보라색 브릿지를 할 거예요!”
상쾌하게 답한 스태프가 보라색 브릿지를 순식간에 내 머리에 부착하기 시작했다.
“역시 잘 어울릴 줄 알았어요! 그럼 조금만 다듬을게요~”
사각사각 소리와 함께 내 검은 머리칼과 보라색 인조 머리칼이 바닥에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했다.
옆에 앉은 최승하가 거울로 이쪽을 힐끔 바라보는 게 느껴졌다.
‘놀리고 싶은가 본데.’
이런 생각을 하기 무섭게 최승하가 입을 열었다.
“형 오늘 참-”
싱긋…….
“입.”
“넵!”
* * *
“흠.”
오늘은 프로그램 측도 정신없는지, 인사를 받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인사를 모조리 무시당한 멤버들이 머쓱하게 웃었다.
하지만 라이트온의 신세를 생각하면, 역시 먼저 숙여야 한다.
아이돌에게 공중파만큼, 혹은 더 영향을 끼치는 곳이 Nnet이다.
음악 방송부터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 시상식까지.
밉보여서 좋을 게 없는 곳이라는 뜻이다.
간혹 대형 소속사들은 Nnet과 척을 지긴 한다만, 그건 그쪽이 대형이라 가능한 거다.
명훈이를 후광으로 두고 있는 우리는, 음.
“안녕하십니까!”
이럴 수밖에 없는 거지.
나는 만면에 미소를 걸치고 허리를 꾸벅 숙여댔다.
“……?”
복도를 거닐고 있는 와중에,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왔다.
“너흰 들어가 있어라.”
멤버들을 대기실로 보낸 뒤, 소리의 출처를 찾아 발걸음을 옮겼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소리 끝엔, 논란의 주인공이 있었다.
“……오.”
샤샤샥-!
나는 흥미로운 얼굴로 기둥 뒤에 몸을 숨겼다.
“……형! 저 정말, 정말 아니라니까요!”
태오가 러쉬의 매니저를 붙잡고 애원하듯이 말하고 있었다.
“하, 너는 여길 또 어떻게 왔어. 숙소에서 있으라고 했잖아.”
짐짓 짜증스러운 얼굴로 미간을 찌푸린 매니저가 말을 이었다.
“회사에 연락해서 매니저 보내달라 했으니까, 조용히 대기실에 있다가 돌아가. 너 기사 한 줄이라도 더 줄여야 하는 상황인 거 몰라서 그래?”
“형, 형은 알잖아요. 제가 그럴 사람이에요? 제가 그럴 리 없다는 거 아시잖아요!”
“태오야. 목소리 낮춰. 그리고 너 그날 밤에 숙소에서 말도 없이 나갔었잖아. 네 얼굴에 네 옷! 그렇게 찍혔는데 너 이렇게 회피만 해서 될 게 아니야. 자숙, 자숙하자고. 자숙! 너 똑똑하니까 형이 무슨 말 하는 줄 알지?”
음.
그러고 보니 논란이 터진 날, 러쉬의 사생이 그날 태오가 홀로 밖에 나갔다며 사진과 함께 폭로글을 올렸었지.
‘정말 정신머리가 빠진 놈이로군.’
어떻게 파이널 경연을 목전에 두고 그딴 멍청한 짓을 하는지.
더 들을 가치도 없어서 발을 돌리려는 차에, 물기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저 새끼 우나 본데.’
슥!
난데없이 흥미진진해진 상황에, 나는 걸음을 멈추고 벽에 등을 기댔다.
“……아, 아니라고 했잖아요. 제가 아니라고요. 경연이 얼마 남지도 않았는데 제가 미, 미치지 않고서야 돌발 행동을 했을 리가, 없, 없잖아요.”
말만 들으면 정말 억울해 보일 정도로, 절박한 목소리였다.
“하! 형이 너도 상처받은 것 같아서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네가 요즘 보통 막 나갔냐고. 라이브도 혼자 켜버리고, 애들 분위기도 흐리고. 아, 아니다. 아니야. 내가 너를 붙잡고 이런 얘기 할 시간도 없어.”
자신의 팔을 붙잡은 태오의 손을 내친 매니저가 말을 이었다.
“숙소로 얼른 돌아가. 아니다. 지금 사생들 또 쫙 깔렸을 거 아니야. 이래서 나오지 말라고 몇 번을 말했잖아, 형이! 하아……. 너 오늘은 숙소 말고 본가로 가라, 태오야.”
축객령까지 내려졌군.
홀로 숙소로 돌아가는 태오의 모습이 찍히기라도 하면, 러쉬의 파이널 방송에 방해만 될 테니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의 매니저는 긴 한숨과 함께 곧장 등을 돌려 떠났고, 그 자리엔 태오만이 빳빳하게 굳어 있었다.
아연실색한 낯짝이었는데, 퍽 어울렸다.
불쌍하다, 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내가 본 기억에서 신유하 얼굴이 딱 저랬거든.
‘자업자득이군.’
나는 그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기실의 문을 열자, 과자를 까먹고 있던 멤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이쪽을 응시했다.
“매니저 형인 줄 알고 깜짝 놀랐네!”
최승하가 방긋 웃더니 손에 들린 과자를 지익, 하고 뜯었다.
얼마나 먹은 건지 앞에 빈 봉지가 수북했다.
척! 척! 척!
미소를 띤 나는 빠르게 다가가 멤버들의 손에 들린 과자를 뺏었다.
지금 먹는 것은 붓기에 큰 관련을 끼치지 않을 테지만, 어차피 오늘이면 끝날 거.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는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서야 한다.
어벙한 얼굴을 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무어라 말을 하려던 순간, 대기실의 문이 거세게 열렸다.
작은 노크 소리도 없이 말이다.
우리의 위치가 워낙 하찮다 보니, 종종 이렇게 예의 없는 스태프들이 있긴 했다.
‘……?’
그런데 멤버들의 얼굴이 조금 이상했다.
자리에서 주춤 일어나는 녀석들도 있었다.
뭐, 메인 PD라도 행차하신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상체를 빙글 돌린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새끼, 생각보다 더 정신이 나갔나 보군.
문을 열어젖힌 주인공이 태오였기 때문이다.
“야.”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목소리로 툭, 반말을 던진 놈이 신유하에게 다가가려는 듯 성큼성큼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당연히 멤버들에게 막혔지만.
“선배님, 무슨 일이신가요?”
최승하가 생글생글 웃으며 물었다.
“비켜, X발.”
이제는 메이킹할 이미지도 없는지 욕을 대놓고 지껄이는군.
“으음, 선배님. 저희가 욕을 할 정도로 친밀한 사이는 아닌데.”
이 상황에서도 만면에 웃음기를 띤 채 방글대는 게 대단하다면 대단했다.
지금 이태오의 얼굴은, 당장에라도 누구를 친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분노로 절여져 있거든.
잠깐만…… 쳐?
친다, 친다라.
이 사이코패스 또라이 새끼 꼬라지를 보아하니, 정말 칠 수도 있겠다 싶군.
“……음.”
절대 안 된다!
생방송이 코앞인데, 멍이라도 들면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순간적으로 머릿속에 사이렌이 윙윙 울리는 기분이었다.
연신 헤실거리고 있는 최승하를 보아하니, 정말 금방이라도 맞을 수 있겠다 싶었다.
저기 봐, 저 새끼 주먹 부들거리고 있잖아.
나는 걸음을 재촉했다.
“X발, 별 X같은 새끼가 진짜, 야. 내가 우습냐?”
툭! 툭!
이제 눈에 뵈는 것이 없는지, 이태오가 최승하를 손가락으로 기분 나쁘게 치며 이죽거렸다.
매니저한테 흠씬 깨진 걸 왜 우리한테 화풀인지.
그때 옆에서 듣고만 있던 류인이 그 손을 치웠다.
“소란이 커지기 전에 그만두시죠.”
조용히 말하는 거지만, 더 행패를 부리면 사람들을 불러와 제대로 쪽을 주겠다는 의미였다.
방송가에선 워낙 소문도 빨리 퍼지니, 영악한 개새끼한테 정확히 먹혀들어 갈 만한 협박이었다.
하지만 이 새끼는 이미 제정신이 아니라는 게 문제였다.
“하하, 그걸 협박이라고.”
눈이 회까닥 돈 것 같은 놈이 번들거리는 눈빛으로 뒤쪽에 굳어 있는 신유하를 응시했다.
“이미 X된 이미지, 그런 소문 하나 더 얹어진다고 뭐 달라질까.”
사실 여기서 다른 사람들을 부르기엔 우리 쪽도 리스크가 컸다.
안 그래도 입이 가벼운 놈들이 넘쳐 나는 방송계, 아직 제대로 인지도도 못 쌓은 라이트온에게 이런저런 소문이 돌면 그것도 최악이다.
INT와 적대한다는 소문이 돌면, 만만한 우리에게 불이익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고.
역시 이득을 따져보자면, 이 새끼를 얌전히 돌려보내는 게 최선이다.
나는 눈을 돌려 대기실에 붙어 있는 거울 속 내 얼굴을 살폈다.
‘싸가지 없어 보이나?’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나는 조금 더 입꼬리를 올렸다.
‘지금은?’
[성좌, ‘세상의 파수꾼’이 인상을 찌푸립니다!]역시 이 얼굴로는 무리로군.
나는 무해한 얼굴을 만드는 걸 포기하고 태오의 앞에 섰다.
“선배님, 이러지 마시고 나가서 이야기하시죠.”
“이런, X발, 별 X같은 새끼가.”
어쩐지 더 화를 돋운 것 같은데.
스윽-
태오가 허리를 숙여 내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 댔다.
“야, 너 기분 좋았지? 나 X된 거 보고.”
어떻게 알았지.
“그럴 리가요. 저는 끝까지 함께 경연을 마무리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비꼬는 거냐? X발 새끼야, 비꼬냐고. 별 벌레 같은 새끼들까지 날 무시를 하네.”
으음, 완전 말이 안 통하는 상태로군.
그때 태오가 돌연 류인과 최승하를 거세게 밀었다.
이성이 사라지면 힘도 세지는 걸까, 금세 멤버들에게 다시 가로막혔지만 신유하의 지척까지 닿는 데에 성공한 태오가 소리를 질렀다.
“야, 야! 야! 신유하, 이 씹, 너냐? 네가 그랬어? 나한테 그런 악감정 가질 사람은 너밖에 없잖아. 미친 새끼야. 너냐고. 너냐고!”
매니저 앞에서 현실을 부정할 때부터 알아봤지만, 이 새끼 정말 정신에 큰 문제라도 있는 모양인데.
진심으로 본인이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현실 도피, 뭐 이런 건가.
하지만 본인에게도 양심이 있다면 이래선 안 되는 거다.
“나가주시죠. 저희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내 말은 들리지도 않는 듯, 태오가 신유하 쪽을 바라보며 폭언을 이어갔다.
“고개만 숙이고 있지 말고 나랑 얘기 좀 하자고, 이 X발, X같은 새끼야!”
그 순간, 자리에서 일어난 신유하가 태오와 눈을 마주쳤다.